얼마나 익스트림한 액션을 보여주고 있는가?(데카론)
2005.05.10 15:40게임메카 박진호
빠른 전투를 모티브로 한 익스트림 온라인게임을 표방하고 있는 데카론은 세밀하고 사실적인 표현과 화려한 액션을 온라인에서 구현하기 위해 데카론에 최적화된 3D 그래픽엔진인 ‘카론’을 직접 개발, 적용시켜 화제가 됐다.
두 번에 걸친 클로즈베타테스트와 프리오픈베타테스트로 기본적인 게임시스템과 컨텐츠를 정비하고 초반 서버집중에 대한 사용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서버 오픈 일을 예정일보다 약 1주일간 연기한 바 있는 데카론. 오픈베타테스트 버전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일까?
▲얼마나 익스트림한가?
빠른 전투를 앞세워 ‘디아블로’를 표방하며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한 데카론. 그만큼 데카론은 RPG의 가장 중요한 컨텐츠 중 하나인 전투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전투를 통해 게임에 몰입하게 하는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데카론은 콤보, 디피트, 블록, 가드, 방패, 크리티컬 등 전투와 관련된 세부효과를 시스템화하고 나름대로 적절한 이펙트를 부여해 좀 더 화려하고 타격감 있는 전투를 재현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확실히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무기에 따른 2~5연타 콤보구현, 뒤로 밀림과 동시에 공격불능 상태가 되는 디피트, 몬스터가 플레이어의 공격을 막아내는 블록, 대미지를 막는 가드 등 전투와 관련된 시스템은 모두 장비와 캐릭터의 기본 스테이터스에 의해 발생하며 플레이어가 시각적으로 각 시스템이 발동한 모습을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눈에 띠는 이펙트로 처리하고 있다.
▲전투와 관련된 다양한 이펙트를 눈에 잘 띠게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적이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는지 금방 파악할 수 있다 |
게다가 블룸효과, 빛 반사처리, 무기의 궤적효과 등을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전투장면에서 연출되는 연속동작과 절삭과 같은 피니시 이펙트가 강조돼 기존 MMORPG에 비해서는 확실히 눈으로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하지만 ▲사운드 효과 ▲고정된 절삭화면 ▲너무 느린 회복속도 ▲캐릭터 밸런싱 등 몇 가지 보완해야 할 점이 눈에 띤다.
타격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면을 부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청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면도 중요하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데카론의 타격감은 기준점 이상이지만 귀로 듣는 데카론 타격감은 기준점 이하다. 싱크가 잘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비에 따라 전혀 타격음을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두발 걸을 때 발소리 한번은 애교. 맨손으로 공격할 때는 아예 사운드가 사라지기도 한다 |
이런 천편일률적인 사운드 효과와 맞물리는 것은 바로 데카론이 자랑하고 있는 절삭에 대한 문제. 타격감과 공격에 대한 파괴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18세 이상 성인서버에 한해 제공하고 있는 절삭효과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바로 모든 공격에 대한 절삭효과가 일정하다는 것이다. 칼로 공격을 해도 활로 공격을 해도 허리가 잘리는 몬스터의 절삭효과는 완성도면에 있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 회복속도도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 중 하나다. 앞서 언급됐던 문제가 데카론의 타격감과 연관된 문제였다면 캐릭터 회복속도에 대한 것은 빠른 전투와 관련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데카론에서 HP 1포인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5초간 대기해야만 한다. 이는 기존 MMORPG가 10초 대기마다 10~20 포인트 정도 HP를 회복시켜주는 것에 비하면 매우 느린 속도라고 할 수 있다.
▲인벤에
물약 가득히 넣어가세요
또 보통 동렙 몹과의 전투에서 1회 공격 당 플레이어가 얻게 되는 대미지는 평균 10~20사이이기 때문에 적어도 전투 시 대미지를 입게 되면 플레이어는 50초에서 100초의 시간을 대기하고 있어야 전투에 대한 피해를 자연 회복할 수 있게 된다.
물약으로 회복에 의존한 익스트림 액션이라면 그런 부분은 다른 온라인게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무얼 목적으로 하고 있는가?
개발초기단계에서부터 소설을 통해 탄탄한 배경스토리를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만화 ‘진짜사나이’로 유명한 만화가 박산하 씨를 통해 만화로도 유저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데카론.
데카론 개발팀은 “기존 MMORPG에서 스토리는 그저 구색을 맞추기 위해 밥상에 올라온 튀김 한 조각 정도의 역할 밖에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데카론은 나름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팀의 설명대로 소설이나 만화에서는 데카론의 탄탄한 시나리오를 맛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명목상의 스토리가 아닌 데카론만의 세계관과 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물들 간의 갈등구조가 잘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데카론에서는 개발팀이 말하는 스토리를 느끼기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 다양한 퀘스트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데카론만의 스토리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데카론이 내세우는 퀘스트는 아직 이렇다 할 만한 것이 없다.
▲만화와 트레일러에서 느꼈던 이상의 뭔가가 게임에는 없다. 만화를 보지 못한 게이머는 데카론의 재미를 못느끼는 것인가? |
컨텐츠 또한 마찬가지다.
RPG에 있어 대부분의 컨텐츠는 스토리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플레이어의 재미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퀘스트 외에 현재 데카론이 제공하고 있는 컨텐츠는 아이템 수집 등 전투와 관련된 것 뿐.
데카론이 오픈베타테스트 초기단계이며 기존 MMORPG와 달리 박진감 넘치는 전투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현재 데카론이 가지고 있는 컨텐츠에 대해 이렇다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약간의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스토리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만큼 ‘카론에 대항한다’라는 명제에 대해 플레이어들이 납득할만한 계기 정도는 제공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화려한
전투 이펙트나 보면서 죽어라 사냥만 하기에는 뭔가 모자른 것이 있사오니 놀거리를
좀 주시는 것이...
아무런 목적 없이 레벨 업만을 강요하는 듯한 지금의 데카론에서 플레이어들이 느낄 수 있는 것은 지루함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저의 편의를 살린 조작성
전투를 메인으로 하고 있는 만큼 데카론에 있어 조작성은 핵심시스템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데카론은 클로즈베타테스트와 프리오픈베타테스트를 통해 조작법에 대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최대한 편의적인 방향으로 개선해왔다. 게다가 데카론은 조작법에서 오는 이질감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기본적인 조작법은 ‘디아블로’의 조작법을 따르고 있다.
또 기존 MMORPG처럼 목표지점을 향해 일직선으로 캐릭터가 이동하는 방식이 아닌 목표지점까지의 이동루트 중 존재하는 장애물은 모두 피해서 가는 방식을 채용해 목표지점을 마우스로 클릭하게 되면 캐릭터가 무사히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게 해 장애물이 등장할 때마다 이동루트를 수정해 줘야 하는 유저의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있다.
▲진행루트에 있는 방해물을 돌아서 최단거리로 이동하기 때문에 장애물 때문에 이동루트를 자주 수정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은 없다 |
이 외에도 FPS게임이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이 W, A, S, D 키로 캐릭터를 움직이는 키보드 조작방식을 선호하는 유저들을 위해 마우스 조작방식 외에 키보드 조작방식도 추구해 조작법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렇듯 조작성에 있어 데카론은 여러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름대로의 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의견 반영이 오히려 유저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재 유저들이 가장 불편해하고 있는 점은 공지와는 다른 조작방법과 타깃 재설정에 대한 부분이다.
▲'조작법도 연습하라시면 하겠습니다. 좀 더 편리한 방법으로 패치 부탁드릴게요' 유저들은 이런 입장이다 |
데카론이 오픈베타테스트 공지를 통해 설정한 조작방법은 다음 두 가지다.
▶A타입: 투 클릭 시 자동공격,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이용한
스킬시전 모드
▶B타입: 원 클릭 시 자동공격, 펑션키(숫자키)를 이용한 원 클릭
스킬시전 모드
그러나 현재 A타입은 원 클릭 시 자동공격, 오른쪽 버튼을 이용해 스킬시전이며 B타입은 투 클릭에 자동공격, 단축키를 누름과 동시에 스킬시전으로 구현돼 있어 혼란을 느끼고 있다. 공격에 대한 손맛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조작방식을 채용한 것은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모든 클래스를 아우를 수 없다는 점과 조작법 수정에 관한 요청이 분분한 점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습
데카론이 유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게임시스템과 요소가 디아블로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스킬트리와 아이템 수집.
뿐만 아니라 데카론은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몇 몇 가지 요소들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데카론에서 즐길 만한 것은 많지 않다.
이제 막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하고 기본을 다지고 있는 데카론. 전투 이외의 놀거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고 길드 구성, 공성전 등의 컨텐츠도 없으며 맵 크기가 좁아 한 맵에서 여러 유저가 한꺼번에 플레이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점 등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뽀대 빼면 시체? '무얼 위해 레벨 업을 요구하는가'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이 준비돼 있는가, 데카론 |
그러나 ‘기초가 튼튼한 건물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디아블로’라는 탄탄한 기본을 바탕으로 한 만큼 차차 다양한 컨텐츠를 쌓아 간다면 언젠가는 데카론이 바라던 그런 모습의 온라인게임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완성도 높은 퀘스트, 다양성은 없지만 밸런스 조절이 잘 된 등장 클래스, 타격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효율성이 높은 조작법 등 지금 유저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문제점 해결을 급선무로 하고 있는 만큼 데카론의 성장가능성은 기대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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