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그램이 선사하는 KUF의 또 다른 이야기(킹덤 언더 파이어: 히어로즈)
2005.09.27 18:57프리라이터 최윤호
2004년 10월, 몇 년간에 걸쳐서 개발되어 온 Xbox용 국산 게임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가 발매됐다. 콘솔게임 개발은 처음이었던 판타그램은 대담하게도 콘솔게임에서는 흔하지 않은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이하 RTS) 장르로 ‘KUF: 크루세이더’를 개발했고, 결과적으로 이는 대성공을 거두어 전 세계적으로 4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이루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사실 ‘킹덤 언더 파이어: 히어로즈(이하 KUF: 히어로즈)’는 전작을 즐겨본 게이머라면 크게 무리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게임이다. 물론 콘솔용 RTS라는 생소한 장르로 인하여 독특한 조작 체계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약간의 위화감이 들 수 있으나 무리 없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전작의 경우 50여 개에 달하는 싱글 미션과 게임 내의 스토리 등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Xbox Live를 통한 온라인 플레이 시 한 번의 플레이가 끝난 후에 맵을 바꾸기 위해서 새로 세션을 만들어야 하는 등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뒷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인상도 있었고, 당초 2 vs 2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결국 지원되지 않은 채 발매되어 유저들에게서 불만을 초래한 바 있다. 과연 1년 만에 출시 된 KUF: 히어로즈는 전작과의 어떤 차이점으로 ?유저들의 불만을 해소시키고 전작의 영광을 이어가려 하고 있을까?
▲ 전작(왼쪽)과 최신작(오른쪽). 새로운 신화는 이어진다 |
싱글
미션부터 보자
싱글 미션을 플레이하면 전작에서 등장했던 영웅들의 부관, 혹은 스토리에 관계되어 있던 영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전작 이후의 이야기 등 외전 격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가령 루퍼트의 경우 전작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엘프들에게 구원을 요청하러 갈 때의 이야기, 라인하르트가 어째서 레그나이어와 붙어 다니게 되었는지 등 전작을 플레이해 본 사람이라면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전작의 50여개에 달하는 싱글 시나리오의 볼륨은 KUF: 히어로즈에도 이어져 전작과 비슷한 미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다가 싱글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면 다른 영웅으로 이 미션을 플레이해볼 수 있다. 즉 라인하르트로 우르크바르 미션을 해볼 수 있고, 루퍼트로 엘렌 미션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외에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게임을 구성하여 플레이할 수 있는 스커미시 기능도 있어 전체적으로 싱글 미션의 볼륨은 더 커진 느낌을 준다.
▲ 어지러운 도서관 위의 8영웅 초상화. 저들이 본편의 주인공이다 |
▲ 유저들이 원하는 적 부대와 AI수준, 마법 등을 설정해서 싸울 수 있는 스커미시 모드 |
자, 그럼 라이브로 가볼까?
전작에서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라이브. 라이브를 한번 뜯어보자.
크루세이더 당시에 2 vs 2가 가능하다고 했으나 실상은 1 vs 1만 가능해 유저들의 원성을 들은 바 있. 여기에 세션을 만들어서 게임을 하다가 중간에 다른 맵으로 바꿔서 게임을 하려 하면 세션을 깨고 다시 만들어야 하는 신개념 시스템은 유저들을 환장하게 하였는데….
히어로즈에서는 일단 전작에서 2 vs 2대전을 지원하지 못했던 게 한이 되었는지 놀랍게도 3 vs 3 대전까지 지원한다. Xbox의 한계인지 3 vs 3 대전은 영웅부대를 포함해 세 부대로만 가능하고, 이로 인해 3 vs 3 대전만의 독특한 팀플레이가 강조된다.
전체적으로 라이브 게임은 크게 부대전과 영웅전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전작에서는 단지 부대만을 이용해 선택한 맵에서 1 vs 1로 대전을 하는 방식만 있었지만, 히어로즈에서는 부대전과 영웅전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고, 세부적으로 대장전, 인베이전, 친선부대전, 레더게임으로 나누어진다. 또한 부대전의 경우 경험치 별로 세션을 열 수 있게 되어 전작에서 문제로 지적되었던 저레벨 유저와 고레벨 유저가 만나서 학살극이 펼쳐지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레더 게임 시스템을 통해 유저들 간의 무분별한 밀어주기를 악용해 스코어보드를 높였던 전작의 문제점을 해소, 자신의 실력을 평가해 볼 수 있는 장으로 탈바꿈했다.
▲ 레더 게임의 대기실. 어떤 상대방과 만날지는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는 모른다 |
Xbox라는
화폭에 그려진 히어로즈라는 그림
그렇다면 이런 변화점은 히어로즈를 어떻게 완성시켰을까? 싱글 미션에서는 각각 개성 있는 영웅들이 등장하고 플레이하기에 충분한 미션 숫자들은 적절한 수준의 플레이타임을 유저들에게 제공한다.
전작에서도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게임의 높은 몰입도는 히어로즈에서도 여전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 세계관에 빠져들게 만든다. 다만 본편에서 각 영웅들의 성우가 어떤 이유인지 게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바뀌어 전작을 유심히 플레이해본 유저들이라면 전작과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크루세이더 때에는 더듬는 말 밖에 못하던 우르크바르가 히어로즈에서는 굵직한 목소리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호통을 치는 것을 보면 왠지 위화감이 드는 유저도 있을 듯.
이밖에 커스텀 미션 등으로 볼륨이 늘어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세이브 슬롯이 15개밖에 되지 않아 늘어난 볼륨에 비해 부족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라이브의 경우 인베이전과 대장전과 같은 새로운 요소는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여 타 유저들과의 협력플레이를 통한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그 외에도 정상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해서 레더 게임이라는 부분이 마련되어 모르는 사람과 실력대결을 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시작할 때 경험치 1,000으로 시작해서 오직 친선게임으로만 경험치가 모아지고 부대를 지우게 될 경우 경험치는 돌려받지 못하는 시스템은 찬반의 여지가 있다. 라이브에 들어오자마자 싱글로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주려는 게이머에겐 귀찮은 통과의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부대 초기화를 통해 부대를 초기화시키면 그때까지 쌓았던 경험치를 돌려받는 시스템이 존재하여 다행이지만, 만약 다른 영웅으로 플레이하려면 다시 경험치 1,000부터 시작해야 하니 여러 영웅을 골고루 쓰고 싶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밸런스 부분은 조금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 엘렌으로 몇 분 동안 공격해야 하는 적을 우르크바르는 수 십초 만에 전멸시켜 버린다. 레그나이어는 공격 가능한 지역에 있다면 스웜프 맘모스조차 잡을 수 있다. 마법의 경우 메테오나 블리자드는 그 효과가 매우 좋은 반면에 바인의 경우 형편없는 대미지인데고 불구하고 메테오와 똑 같은 SP를 소모해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이름뿐인 마법이 되어 버렸다.
게임내의 음악은 전작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룬 부분이다. 엔스퀘어에서 만든 음악은 전작에서 문제시되었던 음악에 대한 불만을 말끔히 씻어 냈다. 크래시가 만든 테마 곡도 게임 시작에 나오는 영상과 잘 어우러져 게임의 느낌을 한층 더 살려준다. 다만 스커미시나 라이브에서 배경음악이 나오지 않는 점은 크루세이더 때와 같아 라이브와 스커미시를 플레이할 때에는 조금 썰렁한 느낌을 준다.
▲ 영웅의 전투력만으로는 우르크바르가 엘렌을 압도한다 |
수작이지만 명작이라 불리기에는…
KUF: 히어로즈는 분명 좋은 게임이다. 게이머는 플레이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히어로즈만의 이야기에 푹 빠질 수 있다. 라이브에서는 싱글과 달리 모르는 사람과의 대전을 제공해준다. 다른 게임과 차별되게 액션이 가미된 RTS(그것도 콘솔용)라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밸런싱이나 몇몇 인터페이스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으로 인해 명작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현재 판타그램은 일본 Q스튜디오와 함께 ‘나인티 나인 나이츠’를 개발하고 있다. 신작에서는 이런 부분이 반영되어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하나 더. 판타그램은 얼마 전 ‘킹덤 언더 파이어: 서클 오브 둠’을 개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KUF 시리즈는 판타그램의 주력 시리즈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지만 PC판부터 시작된 KUF의 뒷마무리는 슬슬 끝을 내야 하지 않을까? 히트한 작품 하나에만 안주한다는 오해를 듣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더 높은 경지의 개발사로 도약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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