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의 팬이라면, 꼭 해봐야될 작품!(매트릭스: 패스 오브 네오)
2006.01.13 18:28게임메카 김범준
위쇼스키 형제의 감독 아래 3부작으로 제작된 매트릭스 시리즈의 완결을 알리는 작품. 패스 오브 네오는 전작인 ‘엔터 더 매트릭스’를 제작했던 샤이니 엔터테인먼트사가 그대로 게임의 제작을 담당했다. 매트릭스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 ‘매트릭스: 레볼루션’의 개봉시기에 맞춰 출시된 패스 오브 네오. 영화는 명작이란 평을 받았지만 과연 게임은 어떨까? 이에 이 게임만의 독특한 특징들에 초점을 맞춰 리뷰를 진행하겠다.
▲'그 남자'가 되어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 '매트릭스: 패스 오브 네오' |
네오가 주인공, 시리즈 3편을 하나로
통합
이번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네오를 직접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작인 엔터 더 매트릭스에서는 니오베와 고스트만을 조작할 수 있어 ‘왜 주인공인
네오를 조작할 수 없는거냐?’며 게이머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시작부터 철저히 네오의 입장에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네오가 매트릭스의 세계에
들어오게 된 이유부터 각종 무술을 연마하는 과정, 스미스 요원과 대결을 펼치기까지
영화속에 등장했던 장면들이 게임속에 그대로 재현됐다.
▲원작에서 보여졌던 멋진 액션들을 재현할 수 있다 |
▲콤보기술이 늘어나 격투는 더 화려해졌다 |
게임의 두번째 장점은 매트릭스 시리즈 1, 2, 3편의 스토리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전작인 엔터 더 매트릭스는 외전으로 등장했던 애니 매트릭스와 더불어 매트릭스의 세계관만을 설명해주었던 데 반해, 이 게임은 정통 시리즈인 1, 2, 3편의 내용을 총괄해 다뤘다는 점에서 더욱 ‘매트릭스’란 이름이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게임 중간중간 등장하는 동영상과 영화의 주요 이벤트를 재현한 플레이화면은 원작을 즐겨보았던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스미스 요원과의 전투도 흥미진진하다 |
▲페르시아의 왕자처럼 벽을 타고 달릴 수도 있다 |
원작의 액션을 재현, 게임만의 독특한
스토리도 수록
네오로 직접 플레이하는 만큼, 영화속에 등장했던 다양한
액션을 직접 연출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게임의 매력이다. 게임은 전작에서 선보였던
포커스 모드(집중해 주변사물의 동작을 느리게 만드는 현상) 외에도 더욱 화려해진
격투와 총격씬을 통해 게이머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게이머는 포커스
모드를 사용해 총알을 피하는 것은 물론 총알막기, 벽타고 달리기, 공중에서 총쏘기
등 영화속에서 네오가 펼쳤던 동작들을 똑같이 연출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콤보기술과 화기, 검들을 사용한 액션은 게임을 더욱 맛깔나게 해준다.
▲빗속에서 펼쳐지는 전투도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다 |
게임은 원작의 스토리를 재현한 것에서 더 나아가 게임만의 독특한 스토리도 제공한다. 게이머는 초반 모피어스로부터 두가지 선택기를 제공받는 것부터 시작해, 실제 게임진행과정에서 등장하는 여러 분기를 통해 원작과는 또 다른 스토리를 맛볼 수 있다. 게임에서만 등장하는 실제 배우들의 동영상이나 이벤트들은 게임이 원작만을 따라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준다. 특히 원작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반전도 수록하고 있어, 매트릭스 시리즈의 팬이라면 놓쳐선 안될 작품임에 틀림없다.
▲포커스 모드를 사용해 더욱 멋진 액션을 연출할 수 있다 |
떨어지는 그래픽, 작은 자막은 아쉬워
하지만
게임은 영화에서만큼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물론 전작인 엔터 더 매트릭스보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배경의 표현, 사물들의 움직임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도 전작과 비교했을 때 그럴 뿐, 다른 최신게임과 비교하면 몇 년은 뒤떨어져
보일 정도다. 최근 잘 만들어진 게임들이 동영상과 플레이 화면의 갭을 줄이고 실제
사물의 움직임과 흡사해졌다는 것과 비교할 때, 이 게임은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갓 오브 워나 데메크 3와 같은 퀄리티를 기대하기엔 무리다.
▲검을 사용한 액션은 귀무자를 연상케 한다 |
게임의 단점은 그 뿐만이 아니다. 동영상이나 플레이장면에서 보이는 자막이 너무 작아 알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스토리가 띄엄띄엄 소개되는 이 게임에 있어 자막으로 나오는 대화나 명령들은 놓쳐선 안될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 부분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게 표시됨으로써 잘 만들어놓은 상에 잿밥을 뿌리는 격이 됐다. 이것은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영문판도 마찬가지라 제작사의 섬세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모피어스와 무술을 훈련하는 것도 게임의 한 요소 |
전작의 문제점은 여전, 초반에는 지루해
세번째로
전작에서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잦은 로딩과 프레임 저하현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단점이 있다. 이미 전작인 엔터 더 매트릭스에서 이 두가지 문제는 게임의 쾌적한
진행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시된 적이 있다. 패스 오브 네오에서는 개선되길
바랬지만 여전히 같은 문제가 발생되는 것으로 보아, 제작사의 개발력이 의심될 정도다.
녹색 글자로 빼곡히 차있는 로딩화면은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게임오버나 많은 캐릭터가
출현했을 때 게임이 느려지는 현상은 답답함을 유발한다.
▲원작의 주요캐릭터는 모두 등장한다 |
또 게임은 초반에 진행되는 튜토리얼 미션이 지루하다는 단점을 지닌다. 초반 모피어스가 제시한 가상세계의 체험을 통해 적들과 총격전을 벌인 것도 잠시, 게이머는 이내 에이전트의 명령에 따라 지루한 튜토리얼을 실행해 나가게 된다. 물론, 게임의 조작법을 익히기 위해선 필수라 하지만 단순히 이동만 하라는 등의 명령들은 초반에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인 액션의 요소를 간과했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빠르게 전개되는 게임의 스토리에 매료될 수도 있겠지만, 그 때까지 버티기가 힘들다는게 문제다.
▲코드비전 모드를 사용하면 마치 사이버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
모든 시작이 있는 것에 끝이 있다
그래도
패스 오브 네오는 다양한 게임의 요소가 등장해 재미만큼은 확실히 제공한다. 메탈기어솔리드처럼
잠입의 스릴을 맛볼 수 있으며, 철권과 같은 대전액션도 펼칠 수 있다. 페르시아의
왕자처럼 벽을 타고 뛰어갈 수도 있으며, 맥스페인에서와 같이 멋진 총격전을 펼칠
수도 있다. 귀무자와 같이 칼부림 액션을 선보일 수도 있으며, 야시경을 쓴 것과
같은 사이버세계도 체험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치트와 클리어한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특전도 함께 수록하고 있어, 게임의 재미만큼은 확실하다고 하겠다.
▲권총과 장총, 기관총, 수류탄 등 다양한 무기는 볼거리를 풍성하게 한다 |
위쇼스키 형제가 매트릭스를 3부작으로 계획하고, 더 이상 후속작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당분간 영화나 게임으로 매트릭스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항간에 8편까지 등장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떠돌았을 정도로 매트릭스란 이름이 전세계인에게 크게 각인된 바, 아주 가능성이 없다고 만도 할 수 없다. 단편으로 끝내겠다는 발키리 프로파일도 후속작이 개발중인 마당에, 매트릭스라고 못 나올 것이 뭐가 있겠는가? 매트릭스의 명대사 ‘모든 시작이 있는 것에 끝이 있다’란 말은 후속작을 지칭한 것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영화든, 게임이든 후속편 소식만을 기다릴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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