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기어솔리드4 건즈 오브 패트리어트 리뷰
2008.06.20 19:40게임메카 시모나미
“전설의 남자의 마지막 임무는... 자기 자신을 배제하는 것이었다.”
의미심장한 문구와 함께 전세계의 게이머들 뿐 아니라 소니 관계자들 까지 오랜 시간 동안 목을 빼고 기다려온 ‘메탈기어솔리드4 건즈 오브 패트리어트(이하 MGS4 표기)’가 드디어 발매되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과연 ‘메탈기어’는 ‘메탈기어’의 이름값을 하고 있었다. 필자는 메탈기어프리미엄패키지(PS3 콘솔과 영문판 타이틀)를 직접 구입하였고 일본어판은 리뷰용을 제공받아 플레이한 이후 리뷰를 작성하였는데 한번 시작하면 손에서 듀얼쇼크3를 떼기가 아쉬울 정도로 몰입하여 플레이 하였다.
'MGS4'는 블루레이 디스크의 압도적인 용량 즉, 50기가라는 방대한 볼륨을 자랑한다. 그 많은 용량을 다 부어서 만든 만큼 구매하신 분들은 아마도 현세대 게임 중에선 가장 좋은 비디오와 오디오를 감상하실 수 있을 것이다. 최초 게임구동 시에 인스톨이 약 8분정도가 소요되며 액트 하나를 깨고 새로운 액트에 돌입할 때마다 인스톨이 실행된다. 인스톨 시간에는 스네이크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게임등급평가에 왜 약물표시가 되어있는지 이해되었다.
▲ 인스톨 장면마다 줄담배를 피우는 스네이크를 보게 될 것이다
액트1부터 액트5로 구분된 이번 작은 기존 스토리를 모두 통합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런 만큼 이벤트 영상의 양이 방대하다. 대략 9시간에 걸친 이벤트 영상은 그간 스토리에 얽혀 궁금했던 사실들을 모두 해소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 중간 중간 ○표시가 떴을 때 ○버튼을 누르면 과거의 관계된 장면이 한번씩 등장하여 “아 그때 저랬었지.” 하는 느낌을 주었다. 다만 영상이 과도하게 많아서 플레이 시간이 적다는 비평이 나올 수도 있겠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플레이 40%에 영상 60%인 느낌이 들었다. 영상을 조금 줄이고 플레이파트를 늘려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 미션 브리핑 시간도 10분은 기본이다
'MGS4'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러하다. 2편인 ‘선즈 오브 리버티’ 이후 5년, 세계는 전쟁경제의 시대에 들어와 있다. PMC(Private Military Companies)라고 불리는 용병집단에 의한 대리전의 규모는 더 커지고 소모전이 되어간다. 전쟁경제를 발판삼아 강해진 PMC 회사들 중 전 세계적으로 5개 조직이 가장 거대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1개의 모회사가 전체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모회사의 이름은 바로 아우터헤븐(Outer heaven). 그 소유주는 다름 아닌 리퀴드였던 것이다. 리퀴드가 소유한 아우터헤븐은 대규모 궐기를 통해 전사(戰士)가 삶의 충족을 얻을 수 있는 세계 즉 전쟁으로 세계를 몰아넣으려 한다. 급격하게 노화가 진행되고 있는 올드 스네이크는 세계를 전쟁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노구를 이끌고 전장으로 뛰어든다. 그 목적은 바로 리퀴드의 말살.
몇 일간에 걸쳐 플레이 해본 결과 그 동안의 캐릭터들이 총출동하여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감회를 안겨줬다. 또한 전편에서 접한 캐릭터들의 다른 모습 등은 플레이어에게 충격을 선사하리라. 필자 역시 “그 캐릭터가 정말 그랬단 말이야?” 할 정도로 전작의 캐릭터들은 기존 인상을 싹 지워버리고 만다.(특히 제로와 패러메딕) 그러나 전작들에 대한 스토리와 인간관계에 걸친 내용을 잘 모르거나 많이 잊어버린 유저들은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특히 처음 접한 시리즈가 ‘MGS4’인 사람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비평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MGS4’는 시리즈의 팬들을 위한 게임이지 모든 사람을 위한 게임은 아닐 수도 있겠다. 시작부터 'MGS4'를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기존 작부터 한 다음에 플레이할 것은 권하고 싶다. 기존 시리즈의 팬이 아닌 사람이 보기에는 영화와 게임을 혼합시켜놓은 게임이라고 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팬이라면 두말할 것 없는 최고의 게임으로 꼽을 수 있다. 게임은 전체적으로 비장하면서도 무거운 분위기로 흐르는 스토리이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코지마 센스는 플레이어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 3편의 EVA와 스네이크가 함께 달린다 참고로 게임 중의 카메라 아이템으로 사진을 찍으면 MGS4의 로고가 박힌다.
▲ 코지마센스, 좋은 센스다!
전작까지 MGS 시리즈를 즐겨왔던 사람들이라면 조작이나 인터페이스에서 큰 어려움이나 낯설음은 겪지 않을 것이다. 다만 □버튼을 사용하여 무기를 사용하던 기능은 R1버튼으로 대체되었다. 사격을 하려면 무조건 L1버튼을 눌러서 주관 시점으로 전환한 다음 R1으로 쏘는 것이다. 정밀한 사격을 할 때는 우선 L1버튼으로 사격자세(숄더뷰 시점)를 취한다. 그런 다음에 △버튼을 누르면 1인칭시점에서 사격을 할 수 있다.
▲ ’ L1버튼을 누르면 어깨너머 시점으로 변환
▲ L1+△ 1인칭사격시점으로 변해서 정확도 높은 사격이 가능해진다
'MGS3' 까지는 ○버튼을 눌러서 CQC를 실시했으나 R1버튼으로 그 기능을 넘겼다. 포복과 앉은 자세, 선 자세를 결정하는 X버튼은 그대로이며 □버튼은 자동조준 ON/OFF 기능으로 바뀌었고 ○버튼은 재장전 버튼으로 용도변경되었다. 전작에서 쓰이던 전술적 재장전은 이제 불가능하므로 여유가 있을 때마다 재장전을 해야한다.
▲ ‘CQC' 배후를 대라!
새롭게 추가된 아이템 2가지가 플레이어들의 눈을 확 잡아 끌 것으로 보이는데 첫 번째는 ‘솔리드 아이’라고 불리는 눈에 부착하는 아이템이고 두 번째는 MKⅡ라고 불리는 조종 가능한 소형 메탈기어이다. ‘솔리드 아이’는 안대처럼 눈에 끼우는 아이템으로 이것을 장착하면 나이트뷰 기능으로 어두운 곳에서도 사물을 분별할 수 있고 발자국, 아이템 탐지나 보스전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망원경처럼 멀리 있는 사물을 볼 수 있는 기능도 있고 주변 생물체의 반응을 레이더에 표시하여 줄 뿐 아니라 적인지 아군인지 표시하여 주고 약점도 표시해 준다는 점에서 필수불가결한 아이템이 아닐 수 있다.
단 배터리를 사용하므로 배터리가 다 소모되면 사용할 수 없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실제로 필자는 보스전을 하다가 배터리가 다 떨어지는 바람에 보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한동안 구석에 숨어서 배터리가 재충전되기만을 기다리기도 했었다.
▲ 스네이크의 왼쪽 눈에 달린 것이 솔리드아이
▲ 솔리드아이로 줌 해서 본 화면이다. 빨간 색으로 표시되는 PMC는 적이고 녹색으로 표현되는 민병은 아군이다.
▲ ‘나이트뷰’ 어두운 곳에선 이것만한 것이 없다. 밝지만 적의 위치를 알기 어려운 곳에서도 사용하면 효과만점이다
MKⅡ(마크투)라고 불리는 소형 메탈기어는 스텔스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스네이크가 가기 어려운 곳의 아이템 획득이나 적들의 위협이 있을 때 적들을 감전시키는 등의 기능을 통해서 플레이의 재미를 도울 것이다. 또한 전투 중에 적들로부터 입수한 무기류를 무기세탁업자인 드레빈에게 넘기는 것도 MKⅡ가 한다.(게임 중엔 자동으로 넘어가지만 오타콘의 설명에 의하면 그렇다)
▲ mk2는 아주 유용하지만 이것만 쓴다면 별로 재미없을 지도 모른다
앞서 말한 ‘무기세탁’이란 것은 MGS의 세계관과 관련이 있다. 거기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너무 길어 생략하기로 하고 요점만 간단히 하자면 모든 총은 ID가 걸려있어서 스네이크로서는 쓸 방법이 없다. 따라서 ID가 걸려있는 총을 스네이크가 쓸 수 있게 논ID총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무기세탁이라고 한다. 게임 내에서 ‘드레빈’이라고 하는 업자가 이것을 대행해주며 그 대가로 드레빈 포인트를 받는다. 드레빈포인트를 모아야만 무기세탁 및 구입을 할 수 있다. 드레빈포인트를 얻는 방법은 무기를 줍는 것이다. 전장에서 무기를 습득하면 최초1정은 스네이크가 가지고 2회부터 자동으로 포인트로 변환된다. 그러므로 무기를 많이 주워야한다. 액트가 끝날 때마다 평가를 해서 드레빈포인트로 평가를 해준다. 드레빈 샵에서는 별걸 다 파는데다 때때로 세일도 하니까 부지런히 포인트를 모아서 좋은 아이템을 사보는 것도 좋다. 뿐만 아니라 무기의 각 파트별로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하므로 꾸준히 포인트를 모아서 업그레이드를 시키는 것이 상책이다.
▲ 레미 본야스키를 연상시키는 이 친구가 드레빈이다
카무플라주(위장)는 ‘MGS’시리즈가 시작된 이래로 플레이어들에게 강조되어온 주요한 법칙 중 하나이다. 화면 우측 상단에 퍼센트율로 나오는 이 카무플라주율을 올리기 위해서 군복을 갈아입거나 페이스페인트를 할 필요는 없어졌다. 바로 ‘옥토카무’라고 불리는 스니킹슈츠 덕분인데 엎드리거나 사물에 접촉하면 잠시 후에 그것과 비슷한 색채로 자동 변환된다. 따라서 가만 엎드려 있기만 하면 카무플라주율이 잘 나온다.
필자는 PMC들이 군용트럭에 가득 타고 순찰도는 액트3에서 차가 지나가는 노선 바로 옆에 엎드려 있어도 적들이 못보고 지나치는 것을 확인했다. 게임초기에는 스니킹슈츠만 옥토카무이지만 진행하다보면 페이스캄도 얻어서 얼굴까지 변신할 수 있다. 페이스캄을 이용하면 물리친 적 보스들의 얼굴로 변신할 수도 있다. 스니킹슈츠를 본래의 색깔인 코발트 색으로 돌리고 싶으면 게임패드를 부채처럼 한번 털어주면 된다.
▲ ‘옥토카무’, 바위 뒤에서는 바위 색으로 변한다
▲ 옥토카무의 위력을 십분 발휘하여 동상으로 위장할 수도 있다
스네이크의 주위에는 눈에 보이는 링이 둘러져 있는데 이것은 쓰렛링(Threat Ring)라고 한다. 스네이크에게 느껴지는 위협감을 가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포복하거나 쪼그려 앉아 있으면 잘 나타나는데 평상시엔 보통의 하얀 색으로 표기되며 상황이 긴박해지면 붉은 색 링으로 변한다.
▲ 현재는 주변의 위협을 느낄 수 없는 상태이다.
▲ 위험한 상황인 지금은 붉은 색으로 나타나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민병과 PMC가 적대하고 있다. 이때 민병을 도와 PMC를 물리치면 민병의 우호도가 상승하여 게임 진행이 한결 수월하다. 우호도를 높이기 위해선 PMC를 물리치는 것도 좋으나 가까이 다가가서 레이션같은 아이템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살상 플레이를 노리고 있다면 민병들의 높은 우호도는 필수다.
▲ 레이션 하나에 눈멀은 민병을 보라
게임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코지마 히데오가 시리즈의 팬들을 위해 곳곳에 숨겨놓은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어딘지 정확히 말해드리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명칭은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액트4의 전장은 팬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 올 것이다. 필자도 액트4를 옛 추억에 빠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액트3에 등장하는 동유럽 미션에서 레지스탕스를 미행하는 미션은 잠입이라는 본래의 재미에 충실한 아주 매력적인 파트였다. 특히 EVA가 모는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며 싸우는 부분은 박력이 넘치고 흥미진진했다. 그 외에도 게이머들이 탐험하는 기분으로 찾아 낼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은 최소 5회정도는 이 게임을 플레이해야할 의무감이 들 정도이다. 끝까지 플레이한 이후에 느껴지는 감동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였다.
▲ ‘그곳’ 시리즈의 팬이라면 추억이 서린 그 장소일 것이다
필자는 'MGS4'를 하면서 게임을 통한 감동을 아주 오래간만에 느꼈다. PS3가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구입해서 플레이해야할 타이틀이라 감히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이다. 한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두고두고 아쉽지만 동봉된 가이드북의 내용이 충실하니 영어나 일어에 능통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뱀병장을 우리 마음 속에서 제대시킬 날도 왔다. 굿바이 스네이크!
“축제는 끝났으나 추억만은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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