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헌터 프론티어, 성공요소과 불안요소 3가지(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
2008.07.01 10:10게임메카 이동곤 기자
일본의 온라인 액션게임의 상륙
거대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스릴감, 손맛을 느끼는 액션, 장비 수집의 재미 등 필자의 게임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게 즐긴 액션게임 중 하나가 바로 ‘몬스터헌터’(이하 몬헌)다. ‘몬헌’ 시리즈의 첫 게임인 ‘몬헌’부터 지금까지 즐겨온 필자로써는 ‘몬헌 프론티어’의 한국 서비스 시작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CBT 기간에도 거의 밤새듯이 게임을 즐겼다.)
▲ '게이머, 별을 쏘다' 몬스터헌터 이벤트 참여하기
그러나 이 글에서는 ‘몬헌팬'에서 벗어나 ‘몬헌’에 대해 좀 더 냉정한 시각을 가지고 평가를 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서비스하기 전의 ‘몬헌 프론티어’는 일본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게임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떤 결과가 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과연 ‘몬헌 프론티어’가 자랑하는 ‘현실적인 수렵생활’이 한국 유저들의 입맛에 맞을까?
1. 현실적인 수렵생활 VS 생소하고 복잡한 시스템
현실적인 수렵생활
‘몬헌’은 컨셉의 바탕에는 ‘현실적인 수렵생활’이 깔려 있다. 하찮은 장비구 하나를 만들 때도 ‘수렵’은 필수적인 요소다. 예를 들어 장비구를 만들려면 해당 몬스터를 사냥해서 갈무리를 하고, 거기서 얻은 재료를 공방에 가져가 장비구를 만든다. 그리고 소모성 아이템들은 필드에 있는 포인트를 찾아가 재료를 얻고, 그것들을 조합하여 만든다. 그냥 구입하여 쓸 수 있는 아이템은 거의 없으며, 있어도 대부분 기초적인 아이템들뿐이다.
‘몬헌’의 이런 시스템은 위에서 말한 ‘현실적인 수렵생활’이라는 컨셉을 잘 담아내었다. 이런 시스템은 ‘몬헌’만의 개성있는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으며, 유저는 실제로 ‘몬헌’ 안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몬헌’은 똑같은 게임을 거부하고 ‘다르고 개성 있는 게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유저들에게 적합한 게임인 것이다.
▲ MMORPG에선 몬스터에게 구운 고기가 나오지만, '몬헌'은 고기를 직접 구워야 한다
생소하고 복잡한 시스템
‘몬헌’의 강한 개성은 유저들에게 ‘낯선 게임’이란 첫인상을 받게 한다. 필자가 ‘몬헌 프론티어’를 플레이하고 있을 때, 채팅창에 게임방법에 대한 질문이 자주 보였다. ‘무기를 어떻게 만드나요?’라는 기본적인 것부터 ‘왜 이 퀘스트는 나오지 않나요?’까지 여러가지 질문들이 올라온다. 이런 질문이 주는 의미는 ‘몬헌’의 기초적인 부분부터 생소함이 많다는 것이다. 그 생소함 때문에 기존 온라인게임을 즐겨 했던 유저들은 시작부터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다.
그에 대비하여 '몬헌'은 연습 퀘스트나 도움말을 추가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하지만 기존 한국 MMORPG나 온라인 액션게임보다 도움말이 불친절하다. ‘몬헌’의 게임 내 도움말은 모두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연 영상이나 그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몇몇 도움말들은 NPC를 찾아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함은 이만저만 아닐 수 없다.
2. 이것이 진짜 액션! VS 너무 어려워!
이것이 진짜 액션!
‘몬헌’은 자잘한 적을 상대하고 마지막에 보스를 상대하는 방식의 횡스크롤 액션게임이 아니다. 횡스크롤 액션게임이라기보다 거대한 몬스터와 담판을 짓는 대결액션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몬헌’의 진정한 액션을 느끼게 하는 부분은 바로 ‘몬스터’다. ‘몬헌’에서는 ‘란고스타’ 같은 자잘한 벌레부터 ‘노산룡’ 같이 발밖에 안 보이는 거대한 크기의 용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들은 저마다의 전투 스타일과 약점, 서식처 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몬스터를 효과적으로 상대하려면 이런 정보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
▲ '몬헌'에 나오는 각 몬스터들의 크기 비교사진. 이 몬스터는 일부일 뿐이다
‘몬헌에서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거대 몬스터는 기존 패키지 액션게임에서 보는 듯한 보스의 복잡한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공격이 높은 공격력을 지니고 있어, 한방한방이 유저에겐 치명적이다. 이런 불리한 상황이 유저의 컨트롤을 더욱 중요하게 만든다. 결국 이런 ‘몬헌’만의 액션과 컨트롤 중심의 플레이는 기존 온라인게임에서 느낄 수 없었던 통쾌하고 스릴감 있는 전투가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너무 어려워!
유저들 중에서는 액션성, 컨트롤보다 쉽고 간단한 플레이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있기 마련이다. 딱 한번의 클릭으로 자동으로 마을까지 이동하고, 스킬을 사용하는 조작만큼 편한 건 없다. 그런 면에서 ‘몬헌’의 조작방식은 기존 온라인게임을 즐겨오던 유저에게는 생소하고 어렵다. 예를 들어 WASD키를 사용하는 기본 공격방법, 회피와 아이템 사용 등이 너무 달라 조작방법을 새로 배워야 할 정도다. 이에 더해 몬스터들의 높은 공격력, 컨트롤 중심의 플레이, 세번 죽으면 퀘스트가 실패하는 조건 등은 초반 난이도의 장벽을 높게 만든다. 필자의 경우 같이 플레이를 시작했던 지인들 중 몇 명은 높은 난이도 때문에 게임을 포기하기도 했다.
▲ 협동 플레이가 굉장히 중요한 게임이다
게다가 파티플레이의 비중이 높은 ‘몬헌’은 솔로잉이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다. 솔로잉을 할 때는 채집 같은 간단한 퀘스트를 수행할 때뿐이며, 거대 몬스터를 사냥할 때는 파티를 맺는다. 물론 거대 몬스터를 사냥할 때도 솔로잉은 가능하다. 하지만 파티로 플레이할 때보다 체감 난이도가 훨씬 높아지고, 시간도 더 오래 걸린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파티플레이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솔로잉은 몬스터 사냥의 재미가 반감된다.
▲ 몬스터의 전투스타일을 알면 솔로잉도 가능하지만, 그래도 어렵다는 건 변함없다
3. 패드 최적화 게임 VS 패드를 사야 돼?!
패드 최적화 게임
비디오게임용 ‘몬헌’에서는 패드를 사용하였지만 ‘몬헌 프론티어’에서 필자는 PC용 패드가 없어 키보드로 플레이 했다. 패드에 최적화된 게임이라 그런지 많은 부분에서 불편함이 있었다. 우선 패드와는 다르게 키 배열이 반대로 바뀌었다. 그리고 만약 키보드가 동시 키를 지원하지 않으면 조작이 작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시점 변화도 불편하고, 보우건이나 활을 사용할 때의 조준점 이동은 키보드로 해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불편하다. 또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채팅키나 취소키 등이 다르기 때문에 초반에 혼동이 올 수 있다. 다행히 옵션에서 키 배열을 직접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입맛대로 키를 바꿀 수 있다.
▲ 뭔가 미묘하게 불편한 '몬헌'의 키보드 키배열
키보드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패드의 구입은 필수다. 조작의 불편함 외에도 무기로 몬스터를 치거나 몬스터에게 맞을 때의 진동을 패드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체감성과 타격감은 더욱 강해진다. 꼭 ‘몬헌’ 전용 패드가 아니더라도 PS2의 듀얼쇼크와 같은 모양과 버튼 수를 가지고 있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패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호환성도 좋은 편이다.
패드를 사야 돼?!
우리나라 유저들은 대부분의 게임들을 ‘키보드 + 마우스’를 기본 컨트롤러로 사용한다. FPS와 MMORPG도 그렇고, 액션, 레이싱 모두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패드의 사용은 ‘몬헌’의 첫인상부터 거부감이 들게 한다.
‘몬헌’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려면 패드의 사용은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패드를 사용한다고 게임이 더 쉬워지지는 않는다. 키보드+마우스를 사용하는?유저가 패드로 FPS를 하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유저에게는 키보드+마우스가 더 손에 익은 것이다. 그러므로 패드도 자연스럽게 사용하려면 그 나름대로 적응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집 안이 아닌 PC방 같은 야외에서 ‘몬헌’을 즐길 경우 패드의 사용은 걸리적거릴 수 밖에 없는 문제다. ‘몬헌’ 하나 즐기려고 가방에 패드를 넣고 다닐 수도 없는 상황. 또 패드를 사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도 무시할 순 없다. 내적 문제보다 외적 문제가 더 큰 패드의 사용은 ‘몬헌’에게 하나의 장벽이 될 수있다.
▲ 이것이 바로 문제의 '몬헌' 전용 패드
매니아를 위한 게임이 될 것인가? 매니아를 만드는 게임이 될 것인가?
이미 완성된 게임을 서비스하기 때문인지 ‘몬헌’ 자체의 안정성은 높았다. 버그도 없었고, 서버 다운과 같은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문제는 ‘몬헌’의 생소한 게임성이 한국 유저의 입맛에 만족감을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몬헌’의 게임성은 가장 큰 장점이지만, 가장 큰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생소함과 어려움덕분에 어쩌면 소수의 매니아만이 존재하는 게임으로 되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비디오게임과 휴대용게임에서 매니아층을 형성한 ‘몬헌’ 시리즈인 만큼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시장에 하나의 큰 매니아층을 형성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과연 ‘몬헌’은 매니아를 위한 게임이 될 것인지, 아니면 매니아를 만드는 게임이 될 것인지 그 행로가 주목된다.
‘몬헌’은 현재 1차 CBT를 마친 상태이며, 7월 10일에 2차 CBT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