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무료로 마비노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인가? 마비노기 무료화 체험기(마비노기)
2008.08.06 17:19게임메카 김경래 기자
기름값은 오르고 물가는 치솟으며 지갑은 나날이 얄팍해지는 서민들에게, 한 달에 몇 만원씩 하는 온라인 게임 정액 요금은 너무나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다 못해 있는 자가용도 세워두고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마당에 모니터 안에서만 서식하는 캐릭터 보자고 몇 만원을 거침없이 투자하긴 힘들지 않는가.
이런 상황에서 ‘무료화’ 게임을 찾아 유랑하는 서민 게이머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넥슨의 간판 MMORPG인 ‘마비노기’가 전격적으로 무료화를 선언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 과연 ‘마비노기’를 진짜 ‘무료’로 즐길 수 있을까? 직접 검증해 보았다.
도대체 ‘마비노기’는 어떤 게임인가?
‘마비노기’는 2004년 첫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약 4년간 정액 서비스를 해온 넥슨의 고참(?) MMORPG다. 다른 MMORPG와는 차별화 된 전투 시스템과 클래스가 없는 캐릭터 육성, 특색 있는 캐릭터 등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런 ‘마비노기’도 세월의 힘에는 어쩔 수 없는지 결국 얼마 전 무료화를 선언했다.
‘마비노기’는 무료화 이전에도 하루에 2시간은 누구나 무료로 플레이가 가능했다. 사실은 (정액 이용자에 비하자면) ‘천민’이나 다름 없는 수준의 플레이였지만, 어쨌든 무료이긴 무료였으니까… 그랬던 ‘마비노기’가 아예 24시간 무료 플레이를 선언했으니 게이머들의 반응이 어떨지는 불 보듯 뻔할 노릇. 과연 돈 없는 서민도 ‘천민’플레이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마비노기’를 플레이 할 수 있을 것인가?
‘마비노기’ 캐릭터 생성만은 싸네
‘마비노기’의 캐릭터 생성은 무료로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캐릭터 1개만 무료다. 기본 캐릭터 외에 추가 캐릭터가 필요하다면 아이템샵에서 추가로 카드를 구매해야 하며, 가격은 6600원과 9900원의 두 종류가 있다. 캐릭터 카드의 가격이 차이 나는 이유는 선택할 수 있는 외모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고 게임 플레이 상의 차이는 없다.
▲ 참고로 프리미엄과 베이직의 차이는 고를 수 있는 외모 뿐이다.
보통 MMORPG 하나를 잡으면 여러 캐릭터를 키우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에게는 ‘마비노기’의 캐릭터 시스템이 곱게 보일 리가 없다. 하지만 ‘마비노기’는 다중 캐릭터 육성이 별 의미가 없는 게임이므로 (이유는 후에 설명) 추가 캐릭터가 유료라는 점이 무료 사용자에게 큰 페널티는 아니다.
▲ 이 정도 캐릭터가 마비노기에 굳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마비노기’를 최대한 럭셔리하게 플레이를 하고자 하는 갑부(?)들은 캐릭터 생성에 큰 지출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마비노기’가 무료라서 싸게 보일지는 몰라도 캐릭터 생성만은 장난이 아니다. 캐릭터는 인간, 엘프, 자이언트의 3종류가 있으며 종류에 관계 없이 최대 80개까지 허용한다. 펫은 제외하고 이 80개를 캐릭터로만 채운다고 쳐도 그 비용은 무지막지하다. 자세한 비용은 아래를 참조.
‘마비노기’ 서민플레이 캐릭터 비용: 0원 ‘마비노기’ 럭셔리 플레이 캐릭터 비용: 최대 9900 x 80 = 792000원 |
패키지 상품의 강렬한 압박
당연한 말이겠지만 ‘마비노기’는 넥슨 게임답게 완전한 무료 게임은 아니다. ‘마비노기’는 추가 요금을 내고 ‘패키지 상품’을 선택해 게임 진행에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이 ‘패키지 상품’이 서민 게이머에게 가장 유혹적인 부분이다.
‘마비노기’에서 초보에서 중수로 넘어가다 보면 인벤의 압박이 크게 심해진다. ‘마비노기’의 핵심 컨텐츠인 ‘생산/생활 스킬’은 물론이고, 순수하게 전투만 한다고 해도 회복 물약과 드랍 아이템을 잔뜩 쑤셔 넣을 인벤이 필요해진다. ‘마비노기’의 인벤 시스템은 다른 MMORPG와는 달리 1 아이템 = 1 인벤이 아니라 아이템의 크기에 따라 차지하는 인벤이 다른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게이머가 마법에 흥미가 있어 마법 스킬만 잔뜩 올렸다면 인벤에 마나 포션 냄새가 진동 하게 될 것이다.
▲ 가방에 진동하는 광석의 냄새
이런 인벤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마비노기’에는 ‘가방’ 아이템이 있다. 이 가방 아이템은 최대 9개까지 구매할 수 있으며, 인벤 확장뿐 아니라 개인 상점의 역할까지 겸하므로 ‘마비노기’를 즐기기 위해서는 거의 필수나 다름 없는 아이템이다.
그런데, 이 ‘가방’ 아이템은 유료 패키지를 선택해야만 쓸 수 있다. 이 말은 곧 인벤 확장과 ‘개인 상점’을 열기 위해서는 유료 패키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비노기’에서는 가방을 사용할 수 있는 ‘인벤토리 플러스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는데 가격은 월 5500원이다. 여기에 4400원을 추가로 내면 게임 진행 용 여러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 유료 상품에 가입하지 않으면 가방은 물론이고 길드 관리도 할 수 없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인벤토리 플러스 패키지’는 ‘마비노기’를 즐기는데 필수인 것처럼 보인다. 오오 신의 패키지…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렇게 ‘필수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극복해야 진정한 서민 플레이의 길이다. 물론 ‘마비노기’하면서 가방을 쓰면 참 편하다. (그러니까 돈 받고 파는 거겠지만.) 하지만 없어도 ‘마비노기’를 즐기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일단 전투 계열 스킬만 올린다면 인벤의 압박은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사냥을 할 때 필요 있든 필요 없든 떨어진 아이템을 몽땅 먹는 ‘땅그지’ 근성만 버린다면 된다.
딱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아이템만 쏙쏙 챙기는 ‘아이템을 노리는 매의 눈’ 스킬을 올린다면 그까짓 가방 쯤이야… 물론 사냥 한 번 할 때마다 은행으로 달려가서 아이템을 박거나 팔아야 하는 불편함과, 거래 한 번 하려면 파티창 열고 수동으로 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겠지만 근성으로 극복하자. 근성! 서민에게 가, 가방 따위 필요 없다구! 흐,흥! 생활스킬? 그냥 포기하면 편하다.
▲ 어드밴스드 아이템의 목록. 쓸만한 아이템은 월, 토, 일요일 정도.
반대로 ‘마비노기’를 럭셔리하게 즐기고 싶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30일당 9900원인 ‘마비노기 프리미엄 팩’을 지르면 된다. 매일 공짜로 받을 수 있는 ‘어드밴스드 아이템’은 캐릭터 별로 받을 수 있으므로 앞에서 캐릭터 80개를 샀다면 80개의 ‘어드밴스드 아이템’을 매일 공짜로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해서 돈을 버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마비노기’ 서민플레이 패키지 비용: 0원 ‘마비노기’ 럭셔리 패키지 비용: 30일당 9900원 |
유료 아이템의 유혹을 이겨내야 진정한 무료플레이
패키지의 강렬한 압박을 이겨내면 또 다시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유료 아이템이다. 가방도 없이 허덕이는 서민 게이머에게 ‘패키지 아낀 돈으로 아이템이라도 사세요’라는 강렬한 유혹을 주는 유료 아이템들이 ‘마비노기’에 준비되어 있다.
▲ 보기만 해도 구매 의욕이 샘솟는 아이템들
사냥하다 죽었을 때 페널티 없이 부활시켜 주는 ‘나오의 영혼석’, 멀리 떨어진 곳도 한 번에 순간이동 시켜주는 ‘밀랍날개’, 잘못 찍은 스킬을 무효화 시키는 ‘스킬 언트레인 캡슐’ 등등… 대충 훑어 보기만 해도 유혹적인 아이템들이 아닐 수 없다. 그래, 하나만 사야지…라고 중얼거리며 넥슨 캐시를 결제한 순간 당신은 이미 패배자.
잘 살펴보면 이 ‘아이템’들이라는 것이 분명 유혹적이긴 한데 돈 가치는 못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아이템샵 가장 하단에 있는 외형을 변화시켜주는 포션부터 살펴보자. ‘펫에게 먹이면 외형이 X살 외형으로 변하는 포션’을 990캐시에 파는데, 사람 쓸 아이템도 못 사는 판에 펫에게 쓸 돈이 어디 있단 말인가?
▲ 길어야 일주일이 효력인 아이템이 990원?
여기에 ‘캐릭터의 키가 XX살의 키로 변하는 포션’은 더욱 가관이다. 아이템 설명을 보면 ‘토요일이 되면 원래대로의 키로 돌아갑니다’라고 씌어있는데, 그렇다면 이 아이템의 효력은 길어야 일주일이라는 뜻이다. 이 아이템을 금요일날 990원 주고 사서 적용한다면 그보다 멍청한 짓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외모가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캐릭터 육성에도 바쁜데.
나머지 아이템들도 다 비슷비슷한 모양새다. ‘스킬 언트레인 캡슐’은 무려 2500캐시나 하는데 스킬 하나 잘못 올렸다고 캐삭해야 하는 모 MMORPG도 아니고 ‘마비노기’ 육성하면서 스킬 하나 하나에 신경 쓸 필요 없다. 2500원 주고 사서 스킬 깎느니 그냥 하는게 낫다는 뜻이다.
▲ 그나마 쓸만한 아이템인데, 개당 300원의 가치는 분명 아니다.
밀랍도 마찬가지. 실생활에서도 자동차 놔두고 걸어다니는데 게임 내에서 뭐 순간이동이 필요한가. ‘마비노기’는 자연 경관도 아름다운데 그냥 풍경 구경하면서 걸어다니자. 그나마 제일 쓸만해 보이는 것이 ‘나오의 영혼석’이다. 전투 중 행동불능이 되면 페널티 없이 바로 부활할 수 있는 아이템이니 쓸모가 많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도 개당 300원이니 굳이 사는 것 보다는 그냥 부활해서 ‘축복의 포션’ 따로 바르는 게 훨씬 이득이다.
▲ NPC의 영혼을 돌 안에 담아 파는 무서운 마비노기
이런 식으로 럭셔리하게 살고 싶다면 끝도 없을 것이다. 수리할 때 장비 깨지지 말라고 1회에 9900원짜리 아이템 사서 발라주고, 걸어다니기 귀찮으니까 개당 300원짜리 밀랍 사서 펑펑 쓰고… 하지만 그런 유혹을 이겨내야 진짜 무료 플레이다. 힘내자. 고지가 멀지 않았다.
‘마비노기’ 서민플레이 유료 아이템 비용: 0원 ‘마비노기’ 럭셔리 유료 아이템 비용: 무제한(!) |
서민 플레이의 가장 큰 걸림돌: 그것은 바로 환생
여기까지 왔다고 해도 아직 고비는 남아 있다. 바로 ‘마비노기’를 하면서 돈을 쓸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환생 시스템’이다. 환생 시스템이란 ‘마비노기’만의 성장 시스템으로, ‘마비노기’에 돈을 쓸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마비노기’의 성장은 일정 레벨을 넘어서면 급속히 성장이 둔화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신 게이머는 ‘캐릭터 카드’를 구입해 기존의 캐릭터 상태(스킬, AP, 누적 레벨)등을 보존하고 캐릭터의 레벨을 1로 리셋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환생 시스템’이다. 물론 기존에 올렸던 레벨은 ‘누적 레벨’의 개념으로 고스란히 보존되지만, 레벨 업에 필요한 경험치 테이블 등은 레벨 1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 ‘환생’이 없다면 ‘마비노기’를 하면서 캐릭터 성장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일단 캐릭터 레벨이 50이 넘어서는 순간 성장이 크게 둔화되며, 환생을 하는 사람에 비해 하지 않는 사람은 엄청난 페널티를 받으며 게임을 진행해야만 한다.
▲ 환생시 좌측의 'lv34' 부분은 리셋되지만, 우측의 '누적 레벨'은 리셋되지 않는다.
다행히(?) ‘마비노기’가 무료화 되면서 ‘환생’ 역시 무료화 되었다. 캐릭터 나이를 기준으로 20살이 넘으면 무료로 환생이 가능해 진 것이다. 환생할 때 캐릭터 나이 역시 조정할 수 있고, 최대로 조정할 수 있는 나이는 17살이므로 빠르면 3주에 한 번씩 무료로 환생이 가능하다. ‘자 이제 캐릭터 카드는 영원히 살 일이 없을거야…’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당연히 유료 이용자를 위한 혜택이 준비되어 있다. 가장 먼저 환생에 필요한 시간의 차이다.무료로 환생하는 게이머가 빨라 봤자 3주에 1번 환생할 수 있는 반면, 캐릭터 카드를 ‘구입’해 환생하는 게이머의 경우 1주일에 1번씩 환생이 가능하다. 3배의 속도로 캐릭터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 이 조그만 아이템 하나가 적게는 3만, 많게는 30만 골드의 가격에 거래된다.
여기에 유료로 환생하는 사람들은 게임 내에서 유용하게 팔아먹을 수 있는 아이템인 ‘지정 색깔 염색 앰플’을 환생할 때 마다 1개씩 받을 수 있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환생이야말로 ‘마비노기’를 공짜로 즐기려는 게이머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패키지 서비스도, 캐시 아이템도 포기했지만 ‘캐릭터 카드’만은 어떻게든 사서 환생하고 싶은 게이머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자. ‘마비노기’에서 허용하는 1주일 환생을 한다고 치면 캐릭터 1개당 한 달에 들어가는 비용은 26400원에서 39600원에 달한다. 웬만한 정액제 게임 보다 비싸지 않은가!
▲ 이 별거 없어보이는 카드가 장당 9900원이다.
이 시점에서 돈이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워 질 게이머도 많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왜 부자로 ‘환생’이 안될까? 그렇지만 포기할 필요는 없다. 1주일 내로 목표 레벨을 달성하고 환생할 수 있는 사람은 ‘마비노기’ 게이머 중에서 극소수에 불과하고, 이들은 어차피 누적 레벨이 상당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사냥 능력이 있어야 1주일 환생이 의미가 있고, 하루에 던전 몇 번 돌기도 힘든 저 레벨 캐릭터가 1주일마다 환생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드디어 해법을 찾았다. 레벨이 낮다면 어차피 3주일 환생을 하나 1주일 환생을 하나 마찬가지므로 굳이 캐릭터 카드를 살 필요가 없다. 아… 돈을 최대한 안 쓰기 위한 눈물겨운 사투다.
‘마비노기’ 서민플레이 환생 비용: 0원 ‘마비노기’ 럭셔리 환생 비용: 캐릭터 1개 당 월 최대 39600(9900 x 4) |
‘마비노기’를 정말 공짜로 즐기기는 좀 많이 힘드네!
지금까지 무료화 된 ‘마비노기’가 과연 ‘진짜 무료인지’ 한 번 검증해 보았다. 분명히 돈 없이도 ’마비노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돈이 없는 서민 게이머에게는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액제보다 더 한 돈을 써야 ‘마비노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 아무리 그래도 몇 년 된 게임을 아직 월 2만 7천원씩 받아먹는 모 게임 정액제보다야 무료화의 ‘결단’을 내린 ‘마비노기’가 훨씬 낫긴 하지만.
사실 무료화 된 ‘마비노기’를 즐기면서 가장 씁쓸했던 부분은 바로 캐시 아이템이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밀랍날개’ 한 개에 300원, ‘나오의 서포트’ 한 번에 300원씩 하는 이 서비스들은 정액제 시절 전부 무료로 제공되던 진짜 ‘서비스’가 아니었던가? 여기에 개당 990원짜리 ‘키 변화 물약’과 2500원짜리 ‘스킬 언트레인 캡슐’에 이르면 게이머는 정말 할 말이 없어진다.
▲ 나오: 이제 저 만나려면 한 개에 300원짜리 영혼석을 구매하셔야 해요.
그래도 무료화라는 말은 가난한 서민 게이머들에게 큰 매력임에 분명하다. ‘마비노기’의 경우에도 무료화 시작일인 8월 1일 당일 서버가 터져나갈 정도로 많은 게이머들이 몰렸고, 주위의 많은 게이머들이 ‘마비노기’로 복귀해 ‘판타지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 이들 중에는 아직까지 정말로 ‘돈 한 푼’ 안 쓰고 ‘마비노기’를 즐기고 있는 게이머들도 상당수 있다.
▲ 확실히 무료화 이후 게이머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무료화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로 하고, 아쉽게도 ‘마비노기’ 역시 무료화를 선언한 게임의 고질적인 병폐인 서버 불안정과 대규모 버그 발생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넥슨’과 개발팀 ‘데브캣’은 대규모로 유입된 무료 유저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는지, 무료화 다음 날부터 비공식적인(?) 버그파티를 벌여 많은 ‘마비노기’ 유저를 즐겁게 해 주었다.
먼저 아이템 복사 사태. 무료화가 되자 마자 터진 아이템 대량 복사 덕분에 웬만한 게이머들이 ‘꿈도 꿀 수 없었던’ 초 고가의 아이템이 대량으로 복사되어 나돌기 시작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게임 내 아이템 시세는 엉망 진창이 되었다.
▲ 더 큰 문제는 관련 버그템을 거래한 사람까지 피해가 미친다는 것이다.
거기에 무료화 둘째 날은 ‘꼼수’가 있는 고급 퀘스트로, 누구나 손쉽게 1시간 만에 레벨 40~50을 찍을 수 있게 해 ‘고레벨의 즐거움’을 누구나 맛볼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풀려나간 수억 골드의 게임머니는 부수적인(?) 문제일 뿐이므로 신경 쓰지 말자.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데브캣’은 게이머들의 건강까지 염려한 세심한 배려로 ‘마비노기’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주말 내내 지속적인 서버 점검과 패치(다 합치면 12시간에 육박한다)로 주말 동안 ‘마비노기’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난 많은 게이머들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게 해주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배려가 아닐 수 없다.
▲ 점검 패치 점검 패치 점검 패치...
이런 배려에 ‘마비노기’ 팬의 한 사람으로써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가난한 서민 게이머들을 위해 과감히 무료화를 선언하고 대신 2500원짜리 ‘스킬 언트레인’ 캡슐을 마련해 준 넥슨과 데브캣을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다 같이 무료 게임인 ‘마비노기’를 즐겨줘야 하지 않을까?
자칫 자제력을 잃으면 정액제 보다 더 한 돈이 나갈 수도 있고, 무료로 즐기면 오로지 ‘근성’만 있을 뿐 게임을 제대로 즐기긴 어렵지만 말이다. 혹시 그 시간에 밖에 나가서 땅을 파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