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선 온라인, 거의 모든 것이 구현된 완성형 RPG
2009.06.08 19:04게임메카 유지은 기자
넓은 대륙을 배경으로 중국 전통의 건물, NPC, 요괴 등 분위기를 잘 살려낸 모습으로 게이머들의 호기심을 자극시켰던 무협 MMORPG ‘심선 온라인’이 지난 7일 1차 CBT를 끝마쳤다. CBT답지 않은 안정적인 서버 운영을 보여주며 유저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지만 채팅창, 인터페이스 등 일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개성강한 캐릭터들
‘심선 온라인’의 캐릭터들은 국내나 일본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양인 같은 10~20대 미소년,미소녀가 아니다. 오히려, 중국 느낌 물씬 풍기는 못난이 캐릭터들이 더 많다. 다만 못난이지만 중국인 이웃처럼 친근하고 재미있는 못난이다. 흰 수염 가득한 할아버지에서 부터 원숭이를 닮은 청년, 고릴라를 닮은 아저씨, 어린 소년까지 전부 말이다.
▲니하오마 |
특유의 개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캐릭터들이 가질 수 있는 직업 역시도 독특한 요소가 상당히 많다. 힘이 센 금강역사, 검을 사용하는 어검협객, 마법을 쓰는 공화마법사, 주술을 사용하는 천군주술사까지, 이름부터 특이하지 않은가. 쓰는 무기 역시도 평범함을 거부한다. 흔한 검이나 도가 아닌 깃발,호리병,큰 돌 등 가지각색이다. 이는 무협이라도 판타지의 외관,시스템들을 차용한 여타 게임들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심선 온라인’만의 특징이다.
▲내가 미륵불.. 아니 금강 역사니라 |
▲깃발에 맞아보신적 있어요? 없으면 말을 마세요 |
전반적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닮았다
게임의 진행은 퀘스트를 수행하며 이를 따라 자연스럽게 더 높은 난이도의 지역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전반적인 진행은 물론 인터페이스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를 생각나게 한다. 초보자 존에서 느낌표(!)가 뜬 NPC와 대화를 통해 퀘스트를 받고 게임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아이템을 선택과 루팅 창 등등 전반적인 인터페이스와 진행 방식이 ‘와우’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이 보인다. 그러나, ‘와우’를 베꼈다기 보다는 자신들의 것으로 자연스럽게 잘 소화해냈다는 느낌이 든다. ‘와우’의 인터페이스에 초상화 창을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이나 NPC 창 등 자신들이 나름대로 필요하다 생각되는 부분들을 추가해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게임 내 소소한 재미를 더했기 때문이다.
▲아이템을 내놓거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
▲이걸로 목도리 하나 만들까 |
배경과 비슷한 채팅창 글씨
애니메이션 RPG를 추구해서일까. ‘심선 온라인’은 동화속에 들어온 듯한 배경을 보여준다. 녹색의평원 위에 평화로이 흔들리는 꽃밭도 좋고, 곳곳에 흐르는 강도 평화롭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풍경을 찍은 스크린샷을, 그대로 배경화면으로 삼아도 될 정도다. 이런 풍경은 저사양 PC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점으로, 동영상 캡쳐 기능을 자체 지원하는 게임다운 모습이다.
▲동화속의 한 장면같다 |
▲장안의 화제였던 학 타기 날갯짓이 조금 어색했다 |
하지만, 배경 화면의 색과 채팅창 글씨 색이 비슷한 점은 수정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둘 다 밝은 색인데다, 글씨 크기 수정도 되지 않는다. 때문에, 채팅창을 보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최소한, 채팅창 배경의 농도 조절만이라도 할 수 있게 해서, 작은 글씨라도 수월하게 볼 수 있게끔 해주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글이 올라가고 있는건가?? |
인터페이스, 정리가 필요하다
네비게이션에 친절한 안내문과 펫 등 ‘심선 온라인’은 초보자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하는 게임이지만, 그럼에도 처음 접할땐 조금 당황하기 쉽다. 다루어야 하는 창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캐릭터 초상화의 왼쪽을 보면, 클래스, 초상화 바꾸기, 상태창 , 레벨창에다가 파티찾기 기능창 등등 붙어있는 것만 다섯 가지가 넘는다. 그 상태에서 퀘스트 창이 두 개가 뜨고, 친절한 설명 말풍선까지 여기저기 뜬다. 나중에는 레벨업을 할 때 마다 도우미로 매뉴얼 창, 단축키 창까지 새롭게 뜬다. 그 뿐인가. 소환수를 얻고 나면 위에 소환수 창이 새롭게 뜨고, 쉴새 없이 조잘거리는 소환수의 말까지 들어줘야 한다. 이렇게 창이 너무 많이 뜨다보니, 정작 하는 일은 퀘스트밖에 없는데도 많은 인터페이스 창 때문에 지쳐버리기 쉽다. 이 부분이 수정되어서 다음 베타 테스트 때에는 정리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너무 친절해도 탈이다 |
▲하다못해 저 메뉴얼 창만 없어도.. |
네비게이션, 편리하지만 가끔 엉뚱한 곳으로 가기도 한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길을 잘 몰라도 어디든지 쉽게 찾아갈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초보자에게 유용하다. 게다가 ‘심선 온라인’은 한글화가 무척 잘 이루어져 있어서, 이 네비게이션에 적응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단지 아이디를 클릭만 해주면 알아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엉뚱한 곳으로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이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분명, 말을 걸어야 하는 NPC는 바라보는 방향에 있음에도, 엉뚱한 곳에서 화살표가 끝나는 것이다. 마을이기에 다행이지만 던전이나 여타 위험한 지역일 경우 게이머들의 짜증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NPC는 저기에 있는데 '다 왔어요'라고 말하는 펫과 화살표 |
마치며
중국에서는 이미 상용 서비스가 되고 있는 게임 답게, ‘심선 온라인’은 1차 CBT임에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보여주었다. 각각 캐릭터와 직업의 완성도, 퀘스트, 지역 완성도와 아이템, 탈것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이 구현되어 있었다. 물론 아직 인터페이스나 캐릭터의 움직임 부분 등 수정해야 할 점들이 있지만, 일단 수정이 이루어지면 ‘심선 온라인’은 완전히 완성된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독특하고 이국적이면서도 친숙한 게임을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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