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1차 CBT, 이게 뭐꼬?!
2009.12.17 11:39게임메카 김경래 기자
첫 인상: 기어즈 오브 워를 잘 베낀 짝퉁이네? 장점: 화끈하다면 화끈한 무기, 가슴까지 시려지는 ‘처형’모드의 신선함, (맵에 따라) 빠른 게임 진행 단점: 전장의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허접한 사운드, 답답한 모션, 부실한 엄폐 시스템, 2009년도의 그래픽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철 지난 그래픽, 느릿느릿한 움직임 |
네오위즈 게임즈의 신작, 3인칭 슈팅 액션 게임(이하 TPS)인 ‘디젤(DIZZEL)’의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가 12월 15일부터 진행 중이다. ‘디젤’은 네오위즈 게임즈의 내부 스튜디오 중 하나인 ‘띵 소프트’가 개발한 TPS 게임으로, 기존의 FPS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액션 슈팅 게임이다.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을 ‘디젤’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첫 인상은 ‘기어즈 오브 워’
‘디젤’의 첫 인상은 ‘기어즈 오브 워(이하 기어즈)’와 너무나 닮아 보였다. 많은 게이머들도 ‘이거 기어즈 짝퉁 아니야?’라는 말로 ‘디젤’에 대한 첫 인상을 대신했다. 특히, 수류탄을 장비 한 채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클릭하면 나오는 타겟 시스템은 ‘기어즈’의 그것을 그대로 갖다 박은 듯한 모습이었다.
▲ 어디서 많이 본 시스템
‘기어즈’와 비슷한 모습은 여기 저기에서 발견되었다. 물품이나 벽 뒤에서 숨어 빼꼼히 고개만 내밀 수 있는 포즈는 ‘기어즈’의 그것을 쏙 빼닮은 모습이었고, 심지어 준 미래형 총기라는 점 역시 ‘기어즈’의 향기를 지울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TPS 게임이 어찌 ‘기어즈’만 있으리오? 단순히 ‘기어즈’ 짝퉁이다 라고 넘어가기에는 할 말이 많은 게임이 ‘디젤’이다. 과연 실제 플레이는 어떨까?
▲ 무기는 뭐 이 정도면 되려나
눈과 귀가 좀 많이 허전합니다
아쉽게도 ‘디젤’의 그래픽과 사운드는 기대 이하의 수준이었다. 1차 CBT임을 감안한다 하여도 아바 최하옵과 비슷한 ‘디젤’ 상옵, 조용하다 못해 허전하기 까지 한 사운드는 내가 전장에 있는지 아니면 서바이벌 게임장에 있는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썰렁했다. 실제로 ‘디젤’ 내의 게이머들도 이런 단점에 대해 많이 지적하는 모습이 보였다. ‘디젤’의 겉모양 뿐만 아니라 화면 효과도 좀 단순해 보였다. 스프린트(달리기)시에 화면 주변이 흐려지는 블러 효과를 집어넣은 것 빼고는 화면 효과에 장점도 없고 감동도 없었다.
▲ 달려라 달려!
특히 사운드 문제는 심각한 정도였다. 보통 이런 류의 액션 게임은 전장에서 사운드 플레이를 하는 게이머가 많은데 지나치게 조용한 사운드 탓에 사운드 플레이도 없이 치고 박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타격감 전선에 이상 있다
하지만 ‘디젤’의 진정한 문제는 그래픽도 사운드도 아니었다. 바로 타격감이었다. 내가 적을 맞췄는지 못 맞췄는지 구분하는 ‘감’이 있어야 하는데 ‘디젤’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고 그냥 크로스헤어가 붉게 변하는 정도로 명중을 구분하고 있었다. 무기의 반동도 너무 약해서 생긴 건 분명 중화기처럼 생겼는데 반동도 없고 진동도 없어서 썰렁한 느낌을 줬다. 특히 총알을 대충 갈겨도 에임이 흩어지지 않는 모습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점은 소총이나 샷건, 그리고 스나이퍼 라이플까지 적용되는 ‘디젤’의 총제적인 문제점이었다.
▲ 이게 보기에는 화끈한데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다
그나마 독특한 ‘디젤’만의 시스템은 ‘처형’ 시스템이었다. ‘디젤’에서는 사망시 캐릭터가 바로 죽지 않고 무릎을 꿇는다. 이 상태에서 근접무기로 찍거나 총으로 쏴서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처형’ 시스템에 사용되는 근접무기도 마찬가지로 썰렁한 타격감을 보여주었다. 분명히 생긴 건 무겁고 단단한 근접무기처럼 생긴 주제에 ‘서든어택’의 기본칼과 비슷한 레벨의 타격감을 가지고 있어서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이건 엄폐가 엄폐가 아니야
‘디젤’의 또 다른 ‘엄폐’ 시스템은 어떨까? 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벽이나 오브젝트에 찰싹 붙는 엄폐는 적의 사살 뿐 만 아니라 숨어서 적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역할도 한다.그렇다면 이 부분은 ‘디젤’에 어떻게 구현되어 있을까?
▲ 숨어서 캠핑 중인데 아무도 안 온다
아쉽게도 ‘디젤’의 엄폐는 엄폐 같지가 않았다. 일단 엄폐를 할 수 있는 구역이 매우 좁아서 엄폐하려면 벽이나 오브젝트에 아주 가까이 붙은 다음 스페이스 바를 눌러야 겨우 엄폐를 시도 할 수 있었다. 다른 TPS가 어느 위치에서든지 오브젝트에 찰싹 붙을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디젤’ 역시 사람이 만든 게임인 만큼 처음부터 완성도를 기대하기엔 조금 가혹한 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게임인 ‘기어즈’의 장점만 따와서 게임을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디젤’의 1차 CBT가 감안해도 좀 많이 부족해 보인 것도 사실이었다. 게임 플레이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허전한 그래픽과 사운드 그리고 타격감은 가리고 싶어도 가릴 수 없는 ‘디젤’의 단점들 이었다.
▲ 한 명 잡고 기회를 기다리는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디젤’에 기회는 있다. 게이머들은 허전한 그래픽과 사운드에도 불구하고 ‘처형’ 시스템 등 ‘디젤’의 독특한 요소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으며, 이런 점들이 아주 재미있다는 게이머들도 다수 있었다. 앞으로 ‘디젤’이 성공할 수 있는 요소는 이런 ‘코어 게이머’들을 어떻게 잡아내느냐 하는 것이며 그 첫 번째 발걸음은 게이머의 의견을 수렴해 더 훌륭한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디젤’이 좀 더 발전 된 모습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게이머는 절대 소수가 아니다. ‘디젤’의 2차 CBT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