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4U, 정말 신나지만 원작을 알아야 신난다
2012.08.03 18:49게임메카 임태천 기자
지난 7월 27일 ‘페르소나’ 시리즈 팬들을 위한 스핀오프 타이틀 ‘페르소나 4 얼티메이트 인 마요나카 아레나(이하 페르소나 4U)’가 출시되었다. ‘페르소나 4U’는 매니악한 대전격투게임을 제작하기로 유명한 아크시스템웍스와 아틀라스가 합작으로 만든 게임으로, 출시 전부터 큰 이슈를 불러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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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할때마다 바뀌는 시작화면
‘페르소나 4U’는 ‘페르소나 3’, ‘페르소나 4’와 다르게 비한글화로 출시되면서 언어의 장벽이 존재하는 아픔이 존재한다. 하지만 ‘페르소나’ 시리즈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일어사전이라도 붙잡고 반드시 즐겨봐야 할 정도로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모드를 제공한다. ‘페르소나’ 시리즈의 팬이자 대전격투게임 매니아로서 이 게임을 놓칠 수 없었다.
‘페르소나’ 시리즈로서의 ‘페르소나 4U’
‘페르소나 4U’는 아틀라스의 인기 RPG ‘페르소나’를 토대로 만든 대전격투게임이다. 원작 ‘페르소나’ 시리즈는 국내에서 RPG 한글화가 극히 드물던 PS2 말기, 한글 자막으로 정식 발매되면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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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원작이라 할 수 있는 '페르소나 3(위)', '페르소나 4(아래)'
참고로 '페르소나
4'는 PS비타로 '페르소나 4 골든'이라는 이름으로 이식된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아틀라스의 ‘진 여신전생’, ‘데빌 서머너’와 함께 ‘여신전생’ 시리즈의 외전형태로 시작됐다가 독창적인 다른 노선을 걸으며 자체 시리즈로 바뀌게 된다. 기존의 ‘여신전생’ 시리즈들이 무겁고 매니악한 분위기인 것에 반해 ‘페르소나’ 시리즈는 꽤 밝고 화사한(?) 편에 속해서 대중성이 많이 가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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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재미있는 스토리다. 물론 일본어를 안다면
굳이 원작 RPG 시리즈를 언급하는 이유는, 개발사 아크시스템웍스와 아틀라스가 해당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 최대한 원작 ‘페르소나’ 시리즈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페르소나 4U’를 제작했기 때문이다. ‘페르소나 4U’는 ‘페르소나 4’ 엔딩에서 2개월 뒤를 다루고 있으며, 엄연히 정식 스토리(원작)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그 덕분에 스토리모드는 플레이타임이 3~40 시간은 거뜬히 넘어가며, 참전 캐릭터들의 수도 대전격투게임치고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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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높게 호평받더니 게임에서도 그대로 수록되어있다
‘페르소나’ 시리즈를 아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매우 감사할 따름이지만 그저 ‘대전격투게임이다’, ‘정식발매 됐으니 구입해볼까?’ 라는 느낌으로 ‘페르소나 4U’를 접했다면 캐릭터들의 인물관계나 스토리를 이해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페르소나 4’ 이후를 다루고 있음에도 참전 캐릭터에는 ‘페르소나 3’의 인물들도 보이고, 한글화조차 되지 않아서 매우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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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모드에서는 원작에서 보던 대화 모드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시리즈를 잘아는 게이머라면 각 캐릭터별로 잘 꾸며진 스토리 진행, ‘페르소나 3’의 인물들과 ‘페르소나 4’ 인물들의 만남, 영상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재미까지. 그런 관점에서 보면 ‘페르소나 4U’는 상당히 고마운 작품이다. 물론 일본어를 안다는 전재 하에서.
대전격투게임으로서의 ‘페르소나 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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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시스템을 알 수 있는 레슨 모드
본 기자는 대전격투게임(그것도 2D)를 매우 좋아하지만, 복잡해지는 2D 대전격투게임의 시스템과 느린 손 탓에 특별히 고수는 아니다. 그래서 ‘스트리트 파이터 4’가 원점 회귀를 모티브로 간소화 된다는 말에 매우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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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뉴타입인지 올드타입인지를 알 수 있는 챌린지 모드
대전격투게임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2D 그래픽 대전격투게임의 매니악성(?)을 높힌 일등공신 아크시스템웍스에서 ‘페르소나 4U’를 제작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전작인 ‘길티기어’ 시리즈, ‘블레이블루’ 시리즈 등은 분명 재미있고 화려해 보이지만 흔히 기자와 같은 ‘올드타입’ 게이머에게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서 금방 포기하게 만들어버린다. ‘페르소나 4U’는 그 느낌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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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그래픽과 움직임을 보여주는 대전 모습
실제로 제작진은 ‘페르소나 4’의 분위기를 대전격투라는 장르에 묻어나게 하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덕에 아크웍스시스템 특유의 시스템과 ‘페르소나 4’ 고유의 시스템이 합쳐져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진 극악의 난이도로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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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보여도 꿈의 대전
(왼쪽이 '페르소나 3'의 엘리자베스, 오른쪽이 '페르소나
4'의 쿠마)
예를 들어 ‘스트리트 파이터 4’ 같은 경우 가드, 낙법, 울트라 콤보를 제외하면 ‘세이빙 어택’ 외에 특별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페르소나 4U’ 같은 경우 적의 공격을 탈출하는 ‘버스트(맥스 버스트, 리버설 버스트, 원모어 버스트)’, 공격을 긴급 회피하는 ‘퀵 에스케이프’, ‘페르소나 4’에서 적 그로기 시 발동되는 찬스공격을 시스템으로 만든 ‘보코스카 어택’, 그리고 일반적인 대전격투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상태이상’ 등 수많은 시스템이 존재한다. 전용 시스템 목록을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힘들 정도라 일반적으로 즐기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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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일러스트를 갤러리 모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약손(□ 버튼)을 연타하는 것 만으로도 ‘연타 콤보’가 발동되고, 약, 중, 강 형식의 버튼 입력(□ 버튼-X 버튼-△ 버튼)으로 발동되는 ‘P 콤보’ 등 기본적인 격투에 필요한 콤보 입력은 쉽다는 점이다. 그 덕분에 네트워크 플레이에 들어가면 처음 하는 게이머들은 일단 근접해서 □ 버튼만 연타하는, 조금 웃긴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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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언어, 자막 설정
실제로 내부에서 ‘길티기어’ 시리즈를 해본 기자, ‘킹 오브 파이터즈’ 만 해본 기자, ‘철권’ 등 3D 대전격투게임만 해본 기자들과 함께 플레이를 해보니 ‘시스템을 파악하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더라’, ‘연타 콤보만 입력하다 보니 뭘 하는지 모르겠다’ 와 같은 반응이 나왔다. 공통점이라면 대부분 대전격투게임으로써의 ‘페르소나 4U’를 좋지 않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팬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 이 이상 무엇을 바랄 것인가
시각적인 관점에서 ‘페르소나 4U’는 PS2로 나온 원작과 달리 PS3, Xbox360으로 출시되면서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2D 그래픽과 원작의 느낌을 제대로 살린 인터페이스 구성들이 눈에 띈다. ‘페르소나 4’를 상징(?)하는 노랑, 검정, 빨강색으로 매치되는 배경이나 만화책을 읽는 듯한 기술 연출 등은 원작 팬은 물론 시리즈를 모르는 이들도 꽤 재미있고 색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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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격투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하고 멋진 연출
사실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시리즈로 축척한 아크시스템웍스만의 2D 대전격투게임 노하우는 ‘페르소나 4U’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덕분에 캐릭터들의 기술 연출이나 배경, 일격필살 시 보여지는 컷 인들은 확실히 깔끔하고 멋지게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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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주력 캐릭터 엘리자베스
그 외에 네트워크 모드를 통해 랭킹 대전이나 퀵 매치를 즐길 수 있고, 스코어 모드, 트레이닝 모드, 첼린지 모드 등 다양한 모드를 지원해서 깊이 있는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네트워크 모드 같은 경우, 방에 들어가 있는 인원끼리 서로 대전을 할 수 있거나 관람을 하는 등 다양한 기능들이 있어서 지인들과 함께 실력을 겨루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면 매우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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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대사 등 모든 것이 유쾌한 작품
‘페르소나 4U’는 원작을 아는 이들에게는 더할 것 없는 게임일 것이다.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스토리 모드, 파고들 수 있는 다양한 대전모드, ‘페르소나 3’, ‘페르소나 4’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만나서 펼치는 크로스오버 등 PS2 시절 ‘페르소나’ 시리즈를 해본 이들에게는 최고의 대전격투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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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캐릭터들끼리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알고 싶다면 원작을 해라
이 게임을 해보고 싶은 게이머가 있다면 ‘반드시’ 원작 ‘페르소나 3’, ‘페르소나 4’를 먼저 플레이 해보자. 그전엔 복잡하고 어지럽게만 느껴질 수 있는 게임이 단순하게 어려운 시스템을 파악 하여 고민해야 하는 대전격투게임이 아닌 한 편의 만화책을 보는 잘 만들어진 대전격투게임으로 탈바꿈 하는 마법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