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 5차 CBT, 마음에 안 드는 적에게 '소똥'을 선물하자
2012.09.07 18:51게임메카 이승범 기자
엑스엘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아키에이지’의 5차 클로즈베타테스트가 17일간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5차 테스트에는 무역과 재판, 그리고 신규 인스턴스던전 등의 다양한 즐길거리를 선보였다. 약 2주간의 짧은 테스트 기간이었지만 새로 추가된 콘텐츠들은 “역시 아키에이지스럽다!” 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게임 속에 잘 녹아 들어 있었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그럼 지금부터 이번 테스트를 통해 소개 된 아키에이지만의 독특한 콘텐츠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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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아키에이지의 매력을 낱낱이 파헤쳐보자
‘서리’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사고들
아키에이지 5차 테스트를 처음 시작할 당시 농작물을 훔쳐가는 ‘서리’ 이야기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공개 채팅창에는 “피땀 흘려 키운 농작물을 훔쳐가지 말라”는 부탁 글이 수도 없이 올라오고 “누가 내 양털을 전부 서리해서 벌거벗은 양만 남았다”고 하소연 하는 유저도 있었다.
일례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도중 한 NPC를 만나게 되었는데 병아리, 송아지, 망아지 등의 새끼동물을 판매하는 가축 상인이었다. 이 새끼동물들을 기르면 알과 우유, 고기 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귀여운 하얀색 새끼 오리를 10마리 구입해 키우기로 마음 먹었다. 적당한 풀밭을 찾아 새끼 오리를 풀고 사료와 물을 주며 자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지나가던 유저가 모이를 쪼고 있는 내 오리들을 주섬주섬 담기 시작했다.
“아니 이봐요 남의 오리를 왜 마음대로
가져가는 겁니까?”
“그러게 누가 이렇게 아무데서 키우래?”
“????”
영문도 모른 채 눈앞의 오리를 모두 빼앗기고 난 뒤, 억울함에 주변 유저들에게 호소하였더니 가축이나 작물을 아무 곳에 기르면 소유권을 인정받지 못해 누구나 가져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해당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나의 귀여운 오리들이 모두 사라지고 난 뒤였다. 즉, 생활콘텐츠가 단순히 키우고 거두는 게 끝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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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이나 작물을 아무 곳에서 기르면
다른 유저들이 모두 훔쳐간다
나무 또한 목재를 얻기 위해 심고 베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내 나무를 남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몰래 심는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나무를 숨겨 심더라도 심마니처럼 작물들만 찾아 다니는 전문 서리꾼들도 존재해 어렵게 심어놓은 작물들을 도둑맞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나무를 도둑 맞지 않기 위해 아무도 오지 않을 거 같은 외진 산 꼭대기에 나무를 100그루 심었는데 잠시 후 돌아와 보니 도둑의 발자국만 무수히 남아 있었다. 분하고 억울한 생각에 서리꾼이 감옥에 갇히길 바라며 증거로 남아있던 발자국을 클릭해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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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나무는 누가 다 베어갔을까
오리와 나무를 서리 당하고 난 뒤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작물을 기를 수 있는지 유저들에게 수소문해본 바, 텃밭과 집이 필요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텃밭과 집이 설치된 지역은 자신의 영토로 취급되 그곳에 기르는 작물과 가축을 다른 사람이 훔쳐갈 수 없다. 때문에 평화롭게 생활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유저들은 꼭 확인해야 할 필수 요소다. 하지만 집과 텃밭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텃밭의 넓이가 한정되어 있어 심을 수 있는 작물의 양이 적다. 따라서 많은 양의 작물을 심기 위해 사람의 발이 닿지 않는 외진 장소를 찾아야 하며 이것은 아키에이지의 광활한 세계에 모험의 첫발을 딛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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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저곳 사람의 발이 닿지 않는
오지에 작물들이 심어져 있다
농사는 다 자란 작물을 수확하는 기쁨도 있지만 물질적인 이득도 존재한다. 낮은 확률로 특수한 작물을 획득하게 되는데 이것을 통해서 특산물을 제작하고 비싼 값에 판매할 수 있다.
요리를 하기 위해 옥수수가 잘 자란다고 알려진 온대 기후 지역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우연히 ‘커다란 옥수수’라는 아이템을 획득하게 되었다. 이웃집 호박 농사를 짓고 있던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특산품 ‘미끈한 식물성 염료’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라는 사실과 교역 상인에게 판매하면 비싼 값에 판매할 수 있다는 솔깃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재료들을 모아 간신히 해당 물품을 만들었더니 ‘펑’ 소리가 나며 짊어지고 이동해야 하는 ‘등짐’으로 변해 이동 속도가 매우 느려지는 것이 아닌가? 특산품을 팔기 위해 교역상인에게 이동하려고 했지만 무게 때문에 행동이 느리고 불편해 몇 발 가지도 못하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지나가던 사람이 그새를 안 놓치고 들고 가버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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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짐을 아무 곳에 내려놓으면 이렇게
지나가는 유저가 훔쳐간다
등짐은 내려놓았을 때뿐만 아니라 PK를 통해 유저를 죽일 경우에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물품을 지고 지나가는 유저는 공격의 대상이 된다. 이로 인해 등짐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유저들은 무리를 이루거나 돈을 주고 보디가드를 고용하는 등의 커뮤니티를 자연스럽게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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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등짐을 운반하기 위해 원정대
규모로 운반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범죄신고와 재판을 통해 범죄자를
심판하자
사실 본인도 남의 농작물을 서리한 적도 있고 숨겨진 지역에 심어 놓은 나무를 벤 적도 있다. 마리아노플 남쪽 황금평원으로 이동하는 도중 누군가 심어놓은 당근을 보게 되었다. 집에서 키우고 있는 토끼에게 주면 좋겠구나 싶어 아무 생각 없이 하나씩 뽑았는데 망을 보고 있던 농부에게 공격을 받아 죽고 말았다. 그런데 평소에 ‘누이 여신상으로 이동’ 버튼이 아닌 ‘재판을 받으시겠습니까 아니면 감옥으로 가시겠습니까?’라는 선택 문항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아키에이지내에는 범죄 점수가 존재하여 서리를 하거나 살인을 반복하게 되면 범죄자들을 재판하는 재판소로 강제연행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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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점수가 50점 이상일 때 죽으면
재판을 받게 된다
재판은 30레벨 이상의 유저들이 랜덤하게 배심원으로 소환되기 때문에 원수를 만날 수도 있고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 배심원들은 범죄 목록을 보고 충분히 토론한 뒤 감옥 형량을 직접 정할 수 있다. 당근을 훔치다 농부에게 죽임을 당해 재판소로 회부 되었을 당시, 하필이면 3명의 배심원이 모두 외국인이었다. 안 되는 영어를 쓰면서 손짓 발짓 다 했지만 외국인들은 재판소에 있는 ‘짱돌’을 던지며 최고 형량인 2시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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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에는 형량을 정하는 동안 배심원들이
심심하지 않게
범죄자에게 던질 수 있는 짱돌이
마련되어 있다
재판 중에는 범죄자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로 인해 뒷거래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한번은 배심원으로 소환되 범죄자로부터 “30골드를 줄 테니 무죄로 해주세요”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걸로 돈 좀 만질 수 있겠구나 싶은 마음에 무죄를 선고해주었지만 범죄자는 풀려난 뒤 묵묵부답이었다.
“무죄로 풀려났으니 약속대로 골드를
주세요.”
“범죄자님이 그란비아님을 차단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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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의 말을 믿은 게 잘못이다
자본확보를 위해 일어나는 대규모
전쟁들
앞서 언급한 적 있는 ‘거대한 옥수수’와 같은 특산품의 경우 마을 곳곳에 있는 교역 상인에게 판매가 가능하며 이동한 거리에 따라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때문에 원정대 단위로 대규모선단이 등장해 ‘무역’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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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대 단위로 대규모 무역이 시작되었다
특산품을 제작해 무역으로 돈을 벌어보고자 무역이 가장 활발하게 번성한 이즈나 항구를 방문하였다. 항구 근처에서 무역에 관련된 정보를 모으던 도중 갑자기 하늘에서 날틀을 탄 유저가 추락하더니 옆에 있던 전차에 들이받아 폭발하였고 그 여파로 인해 애꿎게 죽고 말았다. 죽고 난 뒤 누이 여신상으로 이동했더니 우습게도 날틀로 자폭한 유저도 그곳에 있었다. 왜 그런 자폭 행동을 하였는지 궁금하여 물어보았더니 제작을 통해 무역을 하는 것 외에도 일정 시간마다 항구에 생기는 특산품을 구입해 판매하는 방식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날틀을 이용해 적대 원정대를 방해하기 위해 자폭 공격을 했던 것이었다. 같은 이유로 대형 원정대들이 이 무역품을 차지하기 위해 항구에 모여 서로 경쟁하며 전쟁을 벌이고 있었고 가끔 지나가는 유저들이 이 전투에 휩쓸려 학살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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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 있는 무역품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원정대 간에 전쟁이 일어났다
그 동안 땀 흘려 수확한 농작물과 자식처럼 키운 가축을 이즈나 항구의 교역 상인에게 팔고 어떻게 다시 초승달 항구로 돌아갈까 고민하고 있던 중, 우연찮게 한 원정대의 무역선을 얻어 타게 되었다. 그런데 선장이 타지도 않은 배가 갑자기 우측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배 아래를 내려다 보니 유저들이 나룻배를 이용해 교역선을 마치 개미가 과자를 운반하듯이 밀어내고 있었다. 항구 내부는 보호 구역이라 서로간의 PK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무역 물품을 약탈하기 위해 배를 항구 바깥으로 밀어 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이 가능하게 물리엔진을 구현해 놓은 것도 놀랍지만 이를 발견하여 실제로 써먹은 유저들이 더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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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의 무역선을 나룻배로 밀어내는
유저들
무역 전쟁에 동원한 무기로 범선이나 병기만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 원대륙에서 집을 만들고 밀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 멀리서 50여 마리의 젖소 떼가 우르르 내 텃밭을 짓밟으며 지나간 적이 있다. 이 젖소들이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지 호기심이 생겨 따라가 봤더니 한 원정대가 무역으로 싸우고 있던 적대 원정대의 영지를 공격하기 위해 몰려온 것이었다. 왜 영지를 공격하는데 젖소를 몰고 왔는지 궁금해 하던 찰나, 갑자기 한 마리의 젖소가 똥을 싸기 시작하더니 뒤따라 수십 마리의 젖소들이 연쇄적으로 싸 순식간에 영지 전체가 똥 밭이 되고 말았다. 이 똥은 자동으로 사라지지도 않고 제거하기 위해 클릭하면 캐릭터가 ‘기절’ 디버프에 걸리기까지 하여 테러를 당한 원정대의 골치거리로 남았다. 아키에이지 전쟁에 공성 병기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가축을 활용한 생화학 병기를 사용하는 놀라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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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을 이용해 이런 생화학 테러도
가능하다
이렇듯 유저들은 새로 추가된 ‘무역’ 콘텐츠를 단순히 특산품을 만들어 배를 타고 나가 물건을 파는 행동의 반복만을 하지 않았다. 서로간에 물품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다른 공성, 선박, 축산 등과 엮여 유저 스스로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즐기고 있었다. 이러한 것이 아키에이지의 가장 큰 재미요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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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틀만해도 사용방법이 무궁무진하다
각자의 꿈을 찾아 삶을 선택하다
이번 아키에이지 5차 테스트를 즐기면서 다양한 꿈을 가진 유저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농장의 지주가 되고 싶은 사람, 과수원을 경영하는 것이 목표인 사람, 영주가 되어 성을 차지하려는 사람, 무역을 통해 거상을 꿈꾸는 사람 그리고 서리의 최고봉인 대도가 되려는 사람 등 각자 자신만의 목표를 갖고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었다. 그들이 꿈을 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기존의 MMORPG처럼 기계적으로 레벨업만 하는 것이 아닌 유저 하나 하나가 자신의 꿈과 목표를 가지게 하는 것이 아키에이지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