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이전의 시대, 중간계에서 빌보 배긴스가 되어보자(호빗)
2003.06.09 20:35원병우
불과 1~2년 전만해도 ‘호빗’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일반인은 드물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이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기 전까지만 해도 호빗이라는 단어는 중간계에 매료된 톨킨 매니아들에게만 익숙한 단어였다. 하지만 이제 호빗은 전세계적으로 아주 익숙한 단어가 되어가고 있다. 비단 영화 반지의 제왕 때문만이 아니고 미들 어스(중간계)를 무대로 한 게임이 엄청나게 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에비터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고 있는 ‘호빗’도 그 중에 하나다.
호빗 종족은 작달만한 키에 단단하고 두툼한 발바닥이 있어 신발도 신지 않고 평화를 사랑하고 놀기 좋아하는 족속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 반지를 프로도에게 물려주고 글을 쓴다며 먼 곳으로 떠난 빌보 배긴스 역시 호빗 종족이다(물론 프로도도 호빗이다).
주인공 빌보 배긴스는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고 편안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좋아하는 호빗이었다. 그러나 어느날 ‘회색의 갠달프’라고 불리는 마법사 갠달프가 찾아오면서 빌보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갠달프와 함께 빌보를 찾아온 13명의 드워프들은 악한 짓을 골라 하는 사악한 용 ‘스머그’에게 자신들의 보물을 빼앗겼다며 빌보에게 이 보물을 찾아달라고 애원하게 된다. 몇번이고 몸을 빼던 빌보는 어느새 갠달프와 난장이들에게 설득 당해 이들과 함께 보물을 찾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그러길래 공산당하고 노인네들의 말은 일단 듣기 시작하면 안된다는 거다 --;). 여행을 떠난 빌보는 우연한 기회에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 그 유명한 ‘절대 반지’를 손에 넣게 된다...
반지의 제왕이 절대 악을 사멸시키기 위해 보물을 파괴하는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호빗은 정반대로 보물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어렵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J.R.R 톨킨의 이야기를 인에비터블 스튜디오는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 것일까? 간단하다. 어렵고 까다로운 내용을 대폭 삭제하고 대신 누구라도 쉽게 게임을 접할 수 있도록 액션 어드벤처로 만드는 것이다. 대신 3D로 제작된 화려한 볼거리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는 엘프와 트롤, 오크와 거대 거미, 늑대 등과의 액션을 통해 게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게임 호빗에서 빌보 배긴스는 4가지 모드를 적절히 이용해 게임을 풀어나가게 되는데 첫번째 탐험 모드는 빌보가 미지의 지역을 탐험하고 퍼즐을 풀고 비밀장소를 찾는 모드를 말한다. 이 모드는 미들 어스의 곳곳을 탐험하는데 도움을 주게 된다. 두번째는 전투 모드이다. 물론 J.R.R 톨킨의 소설에서는 호빗이 평화를 사랑하고 나약한 종족이지만 게임에서는 많은 액션을 통해 스토리를 이어나가기 때문에 전투 모드가 필수다. 하지만 전투라고 해서 진삼국무쌍처럼 중간계의 산천초목을 싹쓸이해버릴 만큼 대살육전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황을 타개하고 스토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세번째는 스텔스 모드다. 알다시피 절대 반지는 그 반지를 낀 사람을 모든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해주는 마력이 있다. 게임 중간중간마다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절대절명의 위기가 왔을 때 빌보는 이 절대 반지로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네번째는 인터랙티브 모드다. 빌보든 갠달프뿐만 아니라 13명의 드워프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면서 정보를 주고 받으며 게임을 진행해야 하며 자칫 이것을 게을리 하다가는 더 이상의 진행이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어드벤처게임만의 특성을 보여주는 모드이기도 하다.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에 이어 J.R.R 톨킨을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게 할 졸작이 될지(-_-;) 아니면 소설의 참맛을 살린 역작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아무래도 후자가 되기를 바라면서 올 가을 비벤디에서 출시할 호빗을 기대해 보자.
PS: ‘반지 신드롬’이라고 불릴 만큼 톨킨의 중간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게임제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시대의 코드를 해석할 수 있는 거대한 문화현상인지 아니면 인기 있을 때 후딱 만들어서 빨리 재미보고 손털자는 저급한 상업주의의 발로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다양한 시도만이 엔터테인먼트계를 살찌우는 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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