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어드벤처의 완결판(네버윈터 나이츠: 호드 오브 언더다크)
2004.05.24 17:42PC Power Zine
첫 번째 확장팩인 <쉐도우 오브 언드렌타이드(이하 SOU)>는 바이오웨어의 게임 디자인을 바탕으로 플러드게이트가 개발한 타이틀이다. SOU의 이야기는 오리지널 <네버윈터 나이츠(이하 NWN)>와는 무관한 외전적인 형태를 띄고 있는데, 이번 두 번째 확장팩인 <호드 오브 언더다크(이하 HOU)>에는 오리지널과 첫 번째 확장팩 모두를 연결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해 종합편이라는 느낌을 준다.
HOU에서 주인공은 SOU의 모험을 끝내고 돌아와 다시 디킨(북유럽의 음유시인-스칼드-이 되고 싶어하는 코볼드)과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HOU가 비록 SOU의 이야기를 잇고 있지만 오리지널 NWN에서 주요한 동료로 등장했던 리누 라넬란, 샤린, 데란 레드 카이거 그리고 토미 그린 언더갤로우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HOU는 레벨 20 이상의 에픽 모험이 펼쳐질 뿐만 아니라 전작의 향수가 녹아있는 NWN의 최종판 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영웅, 다시 모험을 떠난다.
두 번째 확장팩은 이렇게 시작한다. 워터딥 아래에는 엘민스터(또 다른 포가튼렐름 세계를 그린 바이오웨어의 <발더스 게이트>에 등장했던 전설적인 인물)에 필적하는 능력을 가진 마법사 힐라스터가 만든 언더마운틴이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다. 이곳은 다크엘프인 드로우들이 지배하고 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드로우들이 몬스터를 이끌고 워터딥을 공격한다. 게이머는 워터딥을 구하기 위해 두르난이 운영하고 있는 야밍포탈 여관에서 게임을 시작한다.
시작 레벨은 15로 몇 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초반 레벨업 이벤트를 통해 원하는 스킬과 피트, 마법 등을 직접 선택하거나 자동으로 올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작을 플레이하지 못한 유저라도 부담 없이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레벨업이 끝나고 잠자리에 들면 드로우 도둑이 주인공의 옷과 무기구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드로우를 클릭하면 전투가 벌어지는데 의외로 쉽게 끝난다. 그러면 여관 주인의 딸인 탐실이 들어와 말을 건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면 그녀의 아버지 두르난이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고 장비는 창고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에서 나와 바로 오른쪽에 있는 창고에 들어가 돈과 무기, 갑옷(그렇다 잠에서 깨어난 주인공은 속옷만을 입고 있다), 액세서리 아이템 등을 챙겨 두르난 일행이 기다리는 여관의 중앙홀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오리지널의 헨치맨으로 데리고 다닐 수 있었던 리누 라넬랄과 샤린, 데란 레드 카리거 그리고 토미를 만날 수 있다.
두르난과 워터딥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지 대화를 하고 있으면 갑자기 드로우들이 나타나 일행을 공격해온다. 드로우들은 이 야밍포탈 여관의 지하에 있는 포탈을 통해 언더마운틴에서 올라온 것이다. 포탈이 있는 지하로 내려가면 나머지 드로우들이 있고 그들을 물리치면 두르난은 일행에게 이곳을 지키라고 지시한다. 그때 뒤에서 비홀더가 나타나 두르난과 주인공을 쓰러뜨리며 리누, 라넬랄과 샤린, 데란 레드 카리거 그리고 토미가 비홀더를 쫓아 포탈을 타고 언더마운틴으로 떠난다. 정신을 차린 두르난은 비홀더를 쫓아간 리누 일행을 탓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이제 주인공은 언더마운틴으로 내려갈 준비(바드 디킨과 화이트 세스타를 만나야 한다)를 끝내고 리누 일행을 쫓아가야 한다. 모두 3개의 챕터로 나눠진 HOU의 세계를 탐험하며 도대체 무슨 일어나고 있는지 사건의 배경을 알아내고 그 악을 물리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언더마운틴에 내려가면 멀지 않아 샤린의 시체를 볼 수 있다. 화이트 세스타가 준 로드 오브 레저렉션(부활의 지팡이)을 이용해 그녀를 살려내면 몇 가지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전작까지 한명의 헨치맨을 데리고 다닐 수 있었다면 HOU에서는 최대 2명까지 데리고 다닐 수 있어 그녀와 함께 모험을 계속할 수 있다. 아니면 그녀는 다시 야밍포탈 여관으로 돌아가는데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다시 여관으로 돌아가 파티에 참가시킬 수 있다. 데란 레드 카리거, 토미 등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어둡고 음침한 모험이 가득한 거대한 던전을 헤매야 한다.
새로운 것은 모험만이 아니다
HOU는 새로운 이야기만을 전하지 않는다. 탐험해야 할 새로운 지역과 6개의 프리스티지 클래스, NPC, 몬스터, 피트, 스킬, 마법 등은 기본이고 D&D에서 거의 신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레벨 40까지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 이러한 확장은 HOU에서 게이머들이 경험하게 될 세상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또 다른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HOU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카메라 시점을 들 수 있다. 기존에도 에디팅을 통해 1인칭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이번 HOU에는 1인칭 시점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어깨 뒤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점이 제공된다. 숫자 키패드에서 (*)키를 누르면 시점이 바뀌는데 처음에는 무엇이 바뀌었는지 쉽게 알 수 없다. 이때 마우스 휠 버턴을 누르고 카메라 각도를 조절하면 전작보다 훨씬 낮은 각도에서 볼 수 있어 마치 1인칭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영웅의 모험에 어울리는 에픽 클래스
프리스티지 클래스가 되려면 특정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 기존 클래스와 같다. 다시 말하면 프리스티지 클래스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바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주의 깊은 성장과정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따라서 프리스티지 클래스를 만들고 싶다면 사전에 계획을 세워 캐릭터를 키워야 한다. 이 클래스는 일반 클래스보다 약간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위대한 능력을 보여준다. 참고로 캐릭터의 레벨(모든 클래스의 레벨의 합)이 21 이상이 되기까지 프리스티지 클래스의 레벨은 10에서 성장이 멈춘다. 캐릭터의 레벨이 그 한계점을 넘으면 다시 프리스티지 클래스의 레벨은 10 이상 성장할 수 있다.
HOU에 추가된 프리스티지 클래스
기존 SOU에 추가됐던 5가지(아케인 아처, 어쌔신, 블랙가드, 하퍼 스카우트, 쉐도우 댄서)에 6개의 클래스가 새로 추가돼 이제 모두 11가지의 프리스티지 클래스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 HOU에 추가된 프리스티지 클래스에는 챔피언 오브 톰, 드워븐 디펜더, 페일 마스터, 레드 드래곤 디사이플, 쉬프터, 웨폰 마스터가 있다.
챔피언 오브 톰
챔피언 오브 톰은 교회의 적을 파괴하고 성스러운 곳을 지키는 강력한 워리어다. 외형상 팔라딘과 파이터의 장점을 합친 특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챔피언 오브 톰이 되기 위해서 팔라딘은 파이터의 전투능력을 배워야 하고 반대로 파이터라면 팔라딘이 능력을 익혀야 한다. 챔피언 오브 톰은 매 레벨 2마다 +1만큼 내성굴림이 향상되고 매 레벨 5마다 공격과 방어가 +2만큼 증가한다.
드워븐 디펜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드워븐 디펜더는 방어에 대해서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보여준다. 한 줄의 드워븐 디펜더는 10피트 두께의 석벽보다 단단하고 적에게 위협적이다. 이 클래스가 되기 위해서는 회피능력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민첩이 13보다 커야 한다.
페일 마스터
에픽 네크로맨서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 클래스는 그들의 아케인 파워를 조금만 소모해도 언데드를 조종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또한 페일 마스터가 된다는 것은 특별한 은총을 받아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의미다. 소서러와 위자드가 페일 마스터가 될 수 있는데, 추가적인 마법시전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물리공격에서의 희생이 뒤따른다. 매 레벨 5마다 추가적으로 5포인트의 HP를 얻는다.
레드 드래곤 디사이플
소서러와 바드는 그들 가족의 혈통에 드래곤의 피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있다. 레드 드래곤 디사이플은 소서러와 바드가 그들 피에 녹아 있는 레드 드래곤의 능력에 불을 붙여 이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한 능력에는 무시무시한 드래곤 브레스 공격도 포함되어 있다. 레드 드래곤 디아이플은 레벨 10이후에 매 레벨마다 3마다 1d10만큼 브레스 웨폰 대미지가 증가한다.
쉬프터
쉬프터에게 자신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형상은 없다. 대신 그들은 언제 어디서나 가장 적당한 형태로 자신의 모습을 바꿀 수 있다. 에픽 쉬프터는 진정한 변신의 대가로 어떤 상상적인 생명체로도 자신을 바꿀 수 있다.
웨폰 마스터
웨폰 마스터는 하나의 무기를 완벽하게 마스터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파이터가 에픽 웨폰 마스터가 되면 더 강력하고 파괴적인 능력을 보여준다(매 레벨 5마다 +1의 공격력이 증가한다). 웨폰 마스터가 되려면 몇 개의 피트를 배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캐릭터의 민첩과 지능이 모두 13이상이어야 한다.
6개의 새로운 프리스티지 클래스를 더하면 HOU에 등장하는 클래스는 모두 20여개나 된다. 여기에 듀얼 클래스까지 고려하면 게이머가 경험할 수 있는 클래스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클래스가 많다는 얘기는 NWN가 결코 한 번의 엔딩으로 끝낼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고, 이러한 다양성은 게이머를 멀티플레이로 유도한다. 싱글플레이에서 못해본 클래스를 다양한 모듈을 통한 멀티플레이에서 경험해 볼 수 있으니 정말 네버엔딩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웅과 몬스터
영웅이 먼저일까? 몬스터가 먼저일까? 분명한 건 영웅이 있는 곳에 몬스터가 꼬이고 몬스터가 있는 곳이라면 영웅이 찾아간다는 거다. 이번 두 번째 확장팩 HOU에도 새로운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SOU에는 메두사나 바실리스크 또는 황소처럼 생긴 고르곤이나 새끼 드래곤처럼 웜링 등이 등장해 게이머들을 흥분시켰다. 이번 HOU는 그야말로 에픽 레벨에 어울리는 강력한 몬스터들이 등장해 누가 지상 최대의 악당인가를 놓고 서로 경쟁한다.
우선 너무나 유명하나 전작에선 볼 수 없었던 비홀더가 나오고 스파이더 하체에 인간의 상체가 결합된 드라이더와 말랑말랑한 젤리처럼 보이지만 순식간에 우리의 주인공을 삼켜버릴 수 있는 제라티너스 큐브 그리고 일리시드라고도 불리는 마인드 플레이어가 영웅의 혼을 뺐기 위해 깊은 던전에서 기다리고 있다.
최고의 AD&D 세상이 드디어 열린다.
해외보다 5개월 정도 늦었지만 HOU의 한글화 발매소식은 분명 반갑다. 아타리 코리아에서 제공한 마스터 버전으로 플레이 해 본 결과 한글화 수준은 만족스럽지 못해도 방대한 텍스트를 고려한다면 후한점수를 줄만했다. 전작에서 지적됐던 한글화에 대한 문제점이 모두 해소되지는 못했지만 영어의 문턱을 넘기 힘들었던 게이머라면 당대 최고 수준의 롤플레잉 게임을 접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투가 기다리는 HOU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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