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독주를 막아라?(고스트리콘 2)
2004.09.09 17:17게임메카 윤주홍
▶ 고스트리콘 2. 우측의 '신으로'라는 글자의 의미가 궁금하다 |
때는 서기 2014년. 북한 군부에서는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기 시작한다.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자랑하던 군부는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다가 급기야 쿠데타가 일어나게 되고, 이렇게 세워진 신군부가 ‘군사국가’를 확립한다는 이념 아래 러시아로부터 엄청난 양의 무기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때부터 영원할 것만 같았던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첨예한 대립관계로 돌변한다. 애초부터 북한의 행보를 달갑게 보지 않았던 중국에게 ‘통제’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신군부 움직임은 동북아지역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로서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 작전이 펼쳐지는 장소 중의 하나. 한국의 대한 의미가 곡해될까 우려는 되지만... |
급기야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대량으로 들여온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 중국의 중심부를 초토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기에 이른다. 이 첩보를 입수한 UN은 다국적군으로 구성된 특수부대 ‘고스트(Ghosts)'팀을 북한에 투입해 신군부의 야망을 꺾는다는 것에 만장일치의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자칫 세계대전을 야기할 수 있는 위기를 막기 위한 행동을 개시한다.
톰 아저씨. 이번엔 몇 번째 일으키는
세계대전인가요?
앞서 설명한 가상 시나리오처럼 ‘고스트리콘 2’는
해박한 군사지식을 토대로 그럴싸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톰 클랜시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이다. 지난 E3에서 스플린터셀 3와 함께 발표된 이후 북한의 유력일간지인 통일신보에서까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던 문제작(?) 고스트리콘 2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동북아시아의
위기를 그리고 있다. 주제가 무엇이든 항상 세계대전의 위기를 몰고 오는 것이 톰
아저씨가 쓰는 이야기의 결론이지만 이번엔 대테러의 개념보다는 처음부터 국가전의
위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유저들의 새로운 관심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레인보우식스로 일약 최고의 액션 장르로 발돋움 한 톰 클랜시의 군사관련게임시리즈가 폐쇄적인 공간에서의 소규모 테러전을 다뤘다면 고스트리콘 1은 실존하는 UN 특전단의 이야기를 토대로한 대규모 국지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레인보우식스 시리즈를 너무 울궈먹은 탓도 있었고 당시 다양한 액션이 쏟아져 나온 이유도 한몫했겠지만 고스트리콘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으로 기억 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발매된 아일랜드 썬더 등 비디오게임으로 컨버전된 작품은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둔 게 사실이나 ‘레인보우스타일’로 구분되는 또 하나의 액션유행일변도는 왠지 마니악한 냄새를 풍기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Ubi몬트리올 스튜디오에서 야심차게 준비 중인 고스트리콘 2는 사실성을 중시했던 전편의 정신은 계승하되 보다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1인칭액션으로 거듭나고 있는 작품이다. 바닥에 덤블링판을 깔아둔 것처럼 방방 뛰는 액션까진 볼 순 없겠지만 모든 플랫폼에서 동일한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인 만큼 라이트유저를 공략할만한 여러 가지 요소를 담아낼 예정이다.
멀티플레이 면에 있어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게임이지만 고스트리콘 2는 싱글플레이에 있어 최상의 퀄리티를 내기 위해 긴박한 스토리는 물론 다이나믹한 미션전개방식을 제공한다. 총 15개의 미션으로 나뉘어져 있는 싱글플레이는 2~3개조로 편성된 분대가 투입돼 절대다수의 적을 상대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게임을 체험해본 유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레인보우식스 1편에서 느낄 수 있었던 싱글플레이의 긴박감을 되살리고자 노력하고 있는 개발팀의 목표를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북한의 어느 공군기지에서 펼쳐지는 고스트리콘 2의 첫 번째 미션이 좋은 예다. 이 미션에서 주인공이 포함된 고스트리콘 팀은 영국의 SAS 부대가 비행장에 투입된 후 폭발물 설치를 돕는 역할을 맡게 된다. 폭발물을 설치하던 SAS는 급작스러운 스나이퍼의 공격으로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하는데, 주인공은 본부로부터 공항 곳곳에 위치한 스나이퍼를 제거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주변에서 박격포가 터지고 탱크가 오가는 활주로에서 곳곳에 숨은 스나이퍼를 찾기 위한 고스트리콘의 활약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 다이나믹한 액션으로 펼쳐진다.
톰 클랜시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분대운용은 고스트리콘 2에 이르러 사용하기 간편하고 유연한 인공지능을 제공한다. 미션에 돌입하기전 게이머가 직접 분대의 이동방향과 목적을 지정해 줄 순 있지만 디폴트값으로 제공된 코스만으로도 상당히 효율적인 임무진행이 가능하다. 레인보우식스 3: 레이븐실드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분대명령은 간단한 메뉴조작으로 특정 인물을 보호시키거나 특정 타겟을 조직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분대의 전멸을 야기하는 인공지능 역시 상당한 개선을 이뤄, 게이머가 일일이 이들의 행동을 제어하지 않아도 진행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또 대원 각각의 캐릭터성을 기존의 시리즈보다 부각시켰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제작사는 게이머의 감정이입을 유도하기 위해 모든 대원에게 각기 다른 개성을 부여했는데, 항상 거친 공격을 선호하는 인물이라든가 특정무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인물, 마치 형제처럼 둘이 붙여놓았을 때에만 최상의 플레이를 펼치는 NPC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수치(Stat)’로만 구분되던 이전의 모습과는 다른 인간적인 면모가 녹아내려 있다.
이 밖에 전편에서 고스트리콘의 주력무기로 등장했던 OICW(2008년 도입 예정)은 물론, M4를 대체할 차세대 화기로 주목받고 있는 시험단계의 XM8 어썰트 라이플 등 다양한 화기가 등장한다는 점 역시 밀리터리 마니아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 고스트리콘 2만의 독특한 시점 |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1인칭액션으로는 최초로 도입한 ‘어깨시점(Over-the-shoulder)’은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연출하는데 있어 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중앙의 조준점(HUD)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주인공을 비스듯하게 바라보는 시점에서 연출되는 액션은 각종 수신호는 물론 화기의 진동까지 직접 느낄 수 있는 고스트리콘 2만의 전매특허로 선보여질 계획이다. 이러한 시점에 익숙치않은 유저들에게 다양한 시점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제작사는 이번 작품에서 도입한 신요소를 맛보기 위해서라도 어깨시점을 활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멀티텍스처 프로세스로 구현된 그래픽을 체험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레인보우식스에서 선보였던 다양한 죽는 시늉(?)이 1인칭액션에 있어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듯 고스트리콘 2 역시 철저한 모션캡처를 통한 병사들의 움직임을 주목해볼만 하다. 또 하복물리엔진을 기반으로 한 물리효과는 폭발에서부터 그 폭파가 주변사물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부분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북한이라는 소재의 차용이 국내 유저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어필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이 게임의 유통권을 가지고 있는 Ubi코리아는 스플린터 셀 3과 함께 이 작품을 Ubi소프트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고 있다. 많은 내용을 공개할 순 없으나 두 개의 작품 모두 북한이 문제의 발단이라기보다는 다른 이해조직의 개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의 설명. 이렇다저렇다한들 게임이 나와 봐야 알 수 있는 일이겠지만 북한이라는 요소를 제외하고서라도 고스트리콘 2는 충분히 주목할만한 다양한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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