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블의 맞수등장!(바즈 테일)
2004.10.22 15:27게임메카 오재원
‘브라이언 파고’는 폴아웃과 발더스게이트 등 출시와 동시에 명작에 반열에 올라선 작품을 만들어내는 RPG계의 히트메이커이다. 애플II 시절에 처음 등장한 바즈테일은 울티마, 위저드리와 함께 애플 3대 RPG라는 평가를 받으며 3편의 시리즈 모두 호평을 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패키지 게임으로는 마지막이 되버린 울티마 9: 승천. 부제 그대로 게임성이 완전히 승천해버린 작품으로 끝을 맞이하고 말았다 |
▲위저드리 8, 전체적인 완성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마니아적 요소와 대중성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다가 결국 최후를 맞이했다 |
하지만 욕을 먹을 때까지 울궈먹다가 결국 종말을 고한 울티마나 위저드리와 달리 불행인지 행운인지 EA와의 저작권 소유문제로 인해 시리즈개발이 중단된 바즈테일은 올드게이머들에게 변하지 않는 명작으로 길이 기억되는 영광을 누린데다, ‘브라이언 파고’가 폴아웃과 발더스게이트 등의 새로운 RPG 시리즈를 만드는데 나름데로(?) 기여했다.
▲인터플레이와 블렉아일 스튜디오의 처녀작이자 명작 RPG로 손꼽히는 폴아웃 시리즈 |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는 말이 필요없는 불멸의 명작이다 |
기나긴 세월이 지나 ‘브라이언 파고’는 지금 파산하고 사라진 유통사 인터플레이를 떠나 새로운 개발사인 인자일엔터테이먼트를 세우고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대로 다시 한번 바즈테일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개발과정에 이런 굴곡이 있어서인지 상당히 심한 인생굴곡을 살아가는 주인공 바드가 등장하는 신감각 시트콤 코믹 풍자 액션 RPG(헥헥~) 바즈테일. 출시를 얼마 두지 않은 약 20년 만에 돌아오는 명작 RPG를 이야기해본다.
멍청하고 무능력한데다가 돈과 여자만 밝히는 주인공(-_-;)
게임의 주인공인 바드는 흔한 정의의 용사나 잘빠진 주인공들과는 전혀 거리가 먼(실제로 이 게임에서는 정의의 용사라는 녀석들의 시체가 아무데나 굴러다니고 있다..-_-;) 실로 멍청하고 못생긴데다가 무능력하고 돈과 여자만 밝히는 주인공이다.
▲세상을 구하느냐 부와 명예를 택하느냐~ |
▲바드의 선택은 부와 명예다(주인공의 도덕심은 개만도 못하다는 건가..-_-;). |
이러한 특징은 주인공이 바드가 된 과정에서부터 나타난다. 주점의 창녀가 옷을 갈아입는 것을 훔쳐보다 들켜 혼난 주인공은 그곳에서 우연히 멋지게 노래하는 바드와 그 주위의 여자들(?)을 보고 바드가 되기로 결정을 해버린 것이다.
▲퀘스트를 받기 전에 일단 신체검사(?)부터 하시는 우리의 바드. 보상액이 좀 적어도 딸려오는 옵션(?)이 좋다면 만사 OK인 바른 정신세계를 갖고 계신 주인공이다(-_-;) |
노래실력은 엉망에 잘난 것도 하나 없는 주제에 모든 여자들에게 추파를 던지지만 모두 무시당해 결국은 술집의 창녀들이 옷갈아 입는 탈의실이나 몰래 숨어 구경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런 어린시절을 보낸 주인공이 정상인으로 성장했을 가능성은 당연히 제로. 결국 집과 마을에서 쫓겨나(자신은 그것을 원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거지꼴에 가깝게 여행을 하게 된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여행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그의 운명을 180도 바꾸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 운명의 사건은 자신을 해치지 말라고 부탁하는 한마리 쥐와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본래 음유시인이었던 그는 평소대로 여자를 등쳐먹으려다가 실수로 마녀에게 작업을 걸었다가 저주를 받아 이런 모습으로 바꿨다고 바드에게 말한다.
‘저런~ 어떻게하면 그 저주를 풀 수가 있지요?’ 라고 일반적인 게임은 물어보瑁嗤 일단 자기가 어제 작업을 걸었던 여자가 바로 그 마녀인 것을 먼저 확인한 뒤에 안심하는 바드(-_-;) 그리고 나서는 왜 자기가 그 말하는 쥐를 저녁찬거리로 쓰지 않아도 될지를 묻는다(어이 사람목숨보다 한끼 밥이 더 중요한거냐..-_-;)
그러다가 그는 그 쥐가 음유시인이었을 때 사용하던 소환의 노래를 배우게 되고, 저주를 받아 쥐로 변한 음유시인를 언제든지 소환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다. 결국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쥐를 소환해 소란을 피운 뒤에 쥐를 쫓아주겠다며 돈을 챙기는 식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던 어느날 여느와 똑같이 쥐쫓기 작업을 시작하려는 ‘드렁큰 랫’이라는 주점에서 게임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판타지에 대한 조롱과 독특한 자유도를 추구하는 태도 시스템
개발자인 ‘브라이언 파고’는 이 게임이 추구하는 유머가 서양과 동양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웃음을 주는 시트콤식의 유머라고 한다. 게임 안의 소재나 그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흔히 알고 있는 사실을 우습게 만드는 유머를 구사하던 ‘발더스게이트’의 민스크를 생각하면 조금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바즈테일은 게임 곳곳에서 기존 RPG의 매너리즘을 비판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거창해지는 퀘스트 완료신을 비꼬듯 겨우 쥐한마리 잡고 거창한 음악과 폼을 잡는 모습에서부터 가끔 만화나 RPG에 등장하는 도플갱어 신에서는 ‘아~ 이건 뻔한거야 목소리가 이상한 녀석이다!’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활을 쏴버린다.
바드의 여행은 대다수 혼자서 이루어지지만 필요할 때는 소환의 노래를 이용해 동료들을 호출할 수도 있다. 바드는 여행을 통해 다양한 동료들을 얻게 되는데 화려하고 강력한 불의 정령을 비롯해 멍청하기 이를데 없는 자이언트들의 우두머리 그리고 장님 노인에 이르기 까지 매우 다양한 종류의 동료들이 등장한다.
그 중 장님노인은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인데 일반적으로 도둑계열들의 역할인 함정의 탐색을 눈도 안보이는 노인이 한다는 것은 믿기 어려울 것이다. 노인은 일반적으로 절벽 사이에 숨겨져 있는 안보이는 길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거기에 일반인의 눈에 뻔히 보이는 함정으로 보내 육탄해체(-_-;)를 시킬 수 있기 문에 파티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료다.
바즈테일에서도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대화 트리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모든 대화는 감정에 기반을 하고 있으며 바드가 실제로 어떤 말을 할지는 착하고 정의로운 태도와 건방지고 버릇없는 태도(파고는 이쪽이 더 재미있다고 한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중요한 분기에서는 위와 같이 화면 상단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선택할 수 있다 |
▲잘못된 선택을 했다가는 이렇게 얻어맞는 경우도 |
게이머가 선택하는 태도는 단순히 바드가 어떤 말을 하느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대화 도중 발생하는 사건에 영향을 미치고 나중에 가서도 그 영향이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게임 초반에 누군가를 화나게 만들었다면 20시간 후에 복수를 하러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약 40,000줄에 달하는 대사내용을 모두 음상으로 지원하며, 바드가 용감하고 정의로운 행동을 했을 경우 나레이터가 등장해 ‘용감한’ 행동을 한편의 서사시화 해서 이야기해준다. 반면 비열하고 용기없는 행동을 했을 경우에는 그를 조롱하는 모습을 보여줘 재미를 더한다.
페이블과의 빅매치가 주목되는 작품!
같은 해에 그것도 짧은 기간차를 두고 이런 비슷한 컨셉을 가진 작품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사실 개발기간동안의 사람들의 관심과 평가는 페이블의 압승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바즈테일의 해외출시가 일주일도 안남은 지금 표면으로 올라온 바즈테일의 정보들을 보고 있으면 이 게임이 선사할 재미와 재치는 페이블을 넘어설 뭔가를 보여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선과 악이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작품인 페이블 |
▲바즈테일은 12월경 웨이코스를 통해 플스 2와 PC로 한글화돼 출시될 예정이다 |
‘피터 몰리뉴’의 ‘자아’와 ‘브라이언 파고’의 ‘재치’의 대결! 일주일도 남지 않은 이 꿈의 대결에 RPG 마니아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벌써부터 들려오는 듯하다(PC버전의 경우 2005년 상반기에 멀티플레이 부분을 강화하여 나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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