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이상의 명작(블랙 앤 화이트 2)
2005.02.02 18:11게임메카 오재원
▲갓(God)게임의 창시자 ‘피터 몰리뉴’. 개발한 게임 앞에 자기의 이름을 붙이고 판매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개발자중에 한명이 피터 몰리뉴다 |
피터 몰리뉴는 1987년 EA를 통해 자신의 첫 작품인 파퓰러스를 출시해 4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려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둔 갓(God)게임의 창시자다. 보통은 대작 증후군이라는 말처럼 크게 성공한 작품 이후 한번의 실패를 겪는 일이 많지만 파퓰러스 이후 내놓은 파워몽거, 신디게이트 시리즈와 매직카펫, 던전키퍼 시리즈는 대작 증후군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비평과 흥행에 모두 성공했다.
▲ GTA 시리즈가 등장하기 이전 폭력에 관한 자유도란 무엇인가를 보여준 신디케이트 |
▲ 후속편인 신디케이트 워즈는 훗날 GTA를 만들게 될 TAKE 2의 손에서 탄생한다 |
계속된 성공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선과 악,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게이머에게 던지는 독특한 게임성은 피터 몰리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자 연이은 성공의 원동력이다.
▲ ‘선과 악’의 기로가 아닌 철저한 악으로 게이머의 역할을 고정시킨 작품 ‘던전키퍼’ 선과 악의 역할 변화라는 점은 기발했지만 피터 몰리뉴 특유의 철학은 부족한 작품 |
악마가 되어 영웅들로부터 던전을 지킨다는 독특한 발상의 작품 ‘던전키퍼’의 성공 이후 피터 몰리뉴는 갑작스레 볼프로그를 EA에 매각하고 라이온헤드스튜디오를 설립해 학습형 인공지능을 적용한 게임 블랙 앤 화이트의 개발을 착수한다.
새로운 선과 악의 모습
라이온헤드 스튜디오를 통해 2001년에 출시된 블랙 앤 화이트는 선과 악에 대한 특별한 설정 없이 게이머가 게임 내에서 한 행동들이 게이머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처에게 영향을 끼쳐 선하게, 혹은 악하게 만들 수 있는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었다
▲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의 크리처가 사람을 잡아먹는 그릇된 행동을 할 때 벌을 내리느냐 칭찬을 하느냐에 따라 크리처의 점차 행동이 바뀌어 간다 |
마을에 불이 붙이면 크리처가 비를 불러 불을 끄거나. 혹은 신나서 불을 붙이고 다니는 행동의 차이는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게이머가 크리처를 어떻게 가르쳐왔느냐에 의해 좌우된다. 선과 악은 행동과 그에 따른 외모로 블랙 앤 화이트는 그 차이를 구분했다. 이런 차이는 블랙 앤 화이트 2에서도 그대로 계승되는 점이다.
▲ 성향에 따른 크리처의 외모변화 |
게임은 여전히 자신을 믿는 세력을 늘려 하나의 지역을 통일하면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기본으로 진행된다. 전작의 가장 핵심적인 세력확장 방법은 크리처를 이용한 기적과 크리처간의 전투에서 승리를 얻는 방법이었다.
이렇게 전작이 크리처를 중심으로 게임을 진행했다면, 블랙 앤 화이트 2는 크리처 전투를 없애고 자신을 믿는 문명을 발전시켜 세력을 확장하는 형태로 변화한다. 새로운 선과 악의 형태는 크리처의 외모에 한정되지 않고 게이머(신)가 지배하는 문명의 모습으로 그 차이를 보여준다.
▲ 블랙 앤 화이트 2는 더이상 크리처 VS 크리처가 아닌 문명 VS 문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
악한 문명과 선한 문명을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은 바로 전쟁과 평화다. 강력한 군대를 양성해 상대문명을 정복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게이머의 크리처와 문명은 전투와 정복에 효과적인 공격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마치 반지의 제왕의 사루만의 탑처럼 새들이 지저귀는 평화로운 장소는 바닥에 용암이 끌어오르고, 나무가 배어진 황폐한 땅으로 변해가게 된다. 게이머(신)의 문명을 중심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자연환경은 마치 질병처럼 퍼진다. 게이머의 군대와 크리처가 이동하는 곳은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초록이 완연한 수풀은 검고 말라비틀어진 잡초가 무성한 토양으로 바뀐다.
▲ 부유한 선의 도시 |
▲ 척박하지만 강대한 힘과 군사력을 지닌 악의 도시 |
이와 반대로 평화를 상징하는 선한 문명은 마치 한족의 문화에 물들어 자신들의 문화를 잊어버린 몽고족의 실제 역사처럼 풍요로운 문명을 건설해 상대방의 문명을 점차적으로 흡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 선한 크리처가 머무는 곳에는 꽃이 피어나지만 |
▲ 악한 크리처가 머무는 곳에는 황량한 대지와 폭발하는 화산, 그리고 고통만이 머문다 |
평화와 자연을 사랑하는 문명은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려지게 되는데 이는 주변환경에도 영향을 미쳐 게이머(신)의 문명이 확장할수록 전쟁으로 황폐화된 토지는 크리처의 걸음을 따라 녹음이 짙은 풍요로운 토지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다.
▲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환경이 변화한다 |
공격과 방어, 선과 악의 전투
전작의 경우 신들이 힘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을 피터 몰리뉴의 대표작인 파퓰러스처럼 일종의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구분을 두었다.
블랙 앤 화이트 2는 이런 신의 영역 이외에 문명의 영역을 장벽으로 구분하고 있다. 마을을 둘러싼 성벽은 문명이 미치는 영역의 구분만이 아닌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한 역할을 동시에 한다.
특히 정복을 중심으로 발전한 문명과 달리 발전을 중심으로 한 평화적인 문명일수록 이런 장벽의 중요성은 더욱 대두된다.
정복을 중심으로 한 문명의 경우 적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와 대장기술에 대한 발전이 두드러지는 발전을 중심으로한 문명은 좀 더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기 위한 석공술로 인해 좀 더 강력한 성벽을 갖게 된다.
전쟁은 매우 거대한 스캐일로 펼쳐질 예정이다. 최소 백단위에서 많게는 천단위에 이르는 병사들은 전작에 크리처를 운용하기 위해 사용된 끈 시스템에 의해 운용된다. 천 여명에 이르는 거대한 유닛을 하나의 끈으로 묶으면 단순히 하나의 유닛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되며 그 끈을 크리처에게 연결하게 될 경우 게이머가 크리처와 유닛들을 직접 조종할 수 있지만 자신의 크리처에게 직접 지휘를 맡길 수도 있다
▲ 전투 경험이 풍부한 크리처의 경우에는 병사들의 사기를 돋구는 등의 행동을 보여준다 |
▲ 성격이 흉폭한 크리처의 경우는 명령을 듣지 않고 적에게 달려들 가능성이 높다 |
전작에 비해 마법의 종류는 대폭 줄어들었지만 적은 수의 마법으로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점에서 실재 화면에 보여지는 마법효과는 더 많아졌다. 예를 들면 전작에 비를 내리게 하는 마법의 경우 악하거나 선하거나 모두 불을 끄는 역할에 그쳤다. 하지만 블랙 앤 화이트 2의 경우 선한 크리처가 좀더 강력한 비구름 마법을 시전할 경우 좀 더 넓은 지역에 곡물이 빨리 자랄 수 있게 비를 내리거나 전투에 지친 병사들이 회복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악한 크리처의 경우에는 적에게 피해를 주는 폭풍우의 형태로 그 모습을 변화한다.
영상과 음악, 게임성까지 두루 갖춘
전작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신선함을 준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블랙 앤 화이트 같은 명작일수록 후속작이 갖는 부담감은 그만큼 크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통해 보여준 블랙 앤 화이트 2는 전작 이상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라는 느낌을 전해준다.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자연환경, 앞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5개의 문명에 각각 악, 중립악, 중립, 중립선, 선으로 나뉘어 준비된 BGM은 시각과 청각적인 요소만 보더라도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블랙 앤 화이트 2를 가장 기다리게 만드는 큰 요소는 선과 악이라는 하나의 주제로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피터 몰리뉴’ 게임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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