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모든 예비역 장성에게 바친다(아메리카아미 온라인)
2005.02.28 17:49게임메카 윤주홍
인디펜던스데이, 말 그대로 美 독립기념일(7월 4일)을 맞이해 미 육군에서 제작한 ‘아메리카 아미: 군사작전(America's Army: Operations)’은 게임 그 자체보다는 입대장려를 목적으로 무료 배포되었다는 점에서 세간의 화제를 끈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E3에서 두해 동안 헬기와 지프를 공수하는 퍼포먼스를 비롯해 미국의 모든 게임잡지에 무료CD가 함께 배포되고 마치 무가지를 나눠주듯 이곳저곳에 뿌려진 아메리카 아미는 미 육군의 취지와는 다르게 입대장려보다는 밀리터리를 추구하는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데 더 큰 공헌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아메리카 아미가 우리나라 국방홍보원에서 전산병들을 데려다가 대충 짜깁기한 안보교육용 워드게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매년 E3 개막을 장식하는 아메리카아미. 1천만달러가 괜히 들어간 게 아니라는 것을 이곳저곳에서 증명(?)한다 |
훈련병시절 악몽과도 같았던 사격훈련을 시작으로 수류탄투척, 공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훈련(트레이닝 모드)을 거쳐 실제작전(멀티플레이)에 투입되는 과정을 매우 현실감 있게 그려낸 아메리카 아미는 게임순위 상위권에도 수차례 랭크될 정도로 뛰어난 게임성을 자랑했다. 미 육군 마케팅 예산의 1.3%를 게임에 투자한 이런 효과는 결과적으로 미국 젊은이들이 군생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을 16~24%에서 29%로 끌어올리는 나름대로의 긍정적인 성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어쨌든 비디오게임으로의 컨버전소식을 비롯해 향후 10년간 다양한 업그레이드 계획이 잡힌 아메리카 아미는 단순한 미 육군 홍보차원의 게임이 아닌, 진정한 밀리터리 게임으로서 FPS 장르의 견고한 자리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충격파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전산망이라는 이점과 함께 FPS의 대중화가 시작된 국내에 곧 전파될 계획이다.
제대로 된 밀리터리액션
국내에서
서비스될 아메리카 아미: 특수부대(이하 AA 온라인)는 최근 ‘스페셜포스’라는 이름으로
업데이트된 ‘군사작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굳이 AA온라인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 게임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꼽자면 ‘통과하지 못하면 절대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훈련시스템에 있다. 아메리카아미에서 처음 접하게 되는 훈련은 단순히 쏘고 빠지는 형식상의 트레이닝 미션이 아닌, 미국 포트 베닝-조지아주에서 육군이 받는 훈련을 그대로 이식한 것이다.
▶ 기본군사훈련 |
기초 유격훈련, 공수훈련, 스나이퍼 스쿨까지 실제 장소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그려낸 훈련코스는 단순히 수박 겉핥기식으로 밀리터리를 흉내는 게임이 아닌, 철저한 군사적고증으로 점철된 군사시뮬레이터라는 사실을 다시금 증명한다.
이러한 아메리카아미의 트레이닝은 사격과 유격, 무기사용, 시가전훈련이 기본이 되는 ‘기본훈련’과 M-24, M-82이 사격훈련이 포함된 ‘스나이퍼 훈련’, 250‘s 타워점프와 실전공수의 ’공수훈련‘, 호흡관리 및 출혈제어 등이 필요한 ’위생병 훈련‘, 특수부대 항공기 식별 및 탈출훈련이 포함된 ’특수부대 훈련‘까지 5가지 코스로 구성돼 있다.
▶ 공수훈련 |
그러나 국내에 서비스될 AA온라인은 회원가입과 동시에 기본훈련이 완료된 상태로 계정이 생성된다. 훈련을 마치지 못하는 게이머들이 멀티플레이에 접속조차 못한 채 중도하차하는 불상사를 대비한 방책으로 보이는 부분이나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기본훈련은 반드시 거쳐야만 할 코스라고 할 수 있다.
호흡에 따라 흔들거리는 가늠쇠 사이로 높은 적중률을 보여줘야 하는 사격훈련 역시 인상적이지만 공수훈련에 이르러서 AA온라인의 위력은 찬사를 자아내게 한다.
좌우앞뒤로 낙하산의 위치를 조정하다가 [E]키로 착지시 충격을 완화하는 것은 군시절 공수훈련의 일명 ‘앞꿉치~ 무릎! 앞꿉치~ 무릎!’이라고 불리는 접지훈련과 완전히 동일하다. 날아가는 지프차에서 뛰어내려 낙하산을 펴는 배틀필드 시리즈 만큼의 액션성(?)은 보여주지 못하는 아메리카아미라지만 이러한 훈련과정은 게이머로 하여금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매력포인트 중의 하나다.
물론 기본훈련 외에 필요한 스나이퍼 훈련이나 공수부대 훈련은 해당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일종의 ‘선택사항’인 만큼 멀티플레이에 입문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아니다.
실제 멀티플레이는 17개의 군사작전용 맵과 9개의 특수부대용 맵으로 구성돼 있다. 중대본부에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적진에 침투하는 교량횡단작전, 반군에 의해 감금된 미군병사를 구출하기 위한 제 10산악사단의 사령부습격작전 등 다양한 장소와 임무로 구성된 아메리카아미의 멀티플레이는 ‘침투팀’과 ‘방어팀’의 목적이 분명하다.
이처럼 사실성에 기반을 둔 아메리카아미의 게임스타일은 수류탄 한방에 아군을 전멸시켜버릴 수도 있는 조심스러운 플레이를 요구한다.
피아식별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아군의 머리에 구멍을 내버리기 십상. 이러한 조심스러운 플레이를 유지하는 아메리카아미의 특징은 올라갈 때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무기와 특정직업으로의 전환이 가능한 ‘명예(Honor)’ 수치라는 것으로 게이머들 간의 연결고리를 구축한다. 적 사살을 비롯해 임무목적에 기여한 공로에 따라 주어지는 명예수치는 람보식 액션을 즐기는 게이머에겐 마치 족쇄에 가까운 요소로 여겨질 수도 있다. 무턱대고 탄환을 남발하다 아군에게 피해를 입히고 원맨쇼를 펼치는 유저에게 주어지는 명예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메리카아미의 멀티플레이에서는 각 아군의 통신상황을 주시해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메리카아미에는 속삭임교신과 외침교신, 주파수교신, 수신호 등 다양한 교신방법이 존재하는데, 모두 작전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게임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탄환소리에 따라 적과 나의 간격을 파악할 수도 있으며 화기의 종류를 알아낼 수도 있는 만큼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다른 대원과의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 지옥으로 온 것을 환영한다 |
명예치가 일정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특수부대로 지원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특수부대훈련(SFAS 과정)을 모두 완료해야하며 훈련과 명예치 모두 만족되면 따로 마련된 특수부대만의 멀티플레이 맵을 체험해볼 수 있다.
SFAS 과정을 완료한 게이머는 엘리트 특수 부대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로서 게이머는 최고의 82 공수사단에서부터 75 레인저 연대에 이르는 부대들과 멀티플레이어 미션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제 ‘핑’ 좋은 한국서버로 오라~
‘가장
사실성 높은 FPS’라는 칭송과 함께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멀티플레이를 즐기고
있는 아메리카아미는 ‘AA온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2일부터 국내테스트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국내버전에서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계정생성에서부터 훈련에 이르기까지 난해한 영어로 점철된 아메리카아미의 모든 과정을 한글로 접해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적군보다 랙과의 전쟁이 더 무서웠던 게이머들에게 핑 좋은 서버를 제공해준다는 점 역시 애꿎은 통신망을 학대하던 유저들에게 반가울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레인보우식스 시리즈를 통해 대중화된 FPS장르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열정은 이제 카운터스트라이크와 스페셜포스로 그 정점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작품들 모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매력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높은 퀄리티의 게임이 나올수록 유저들의 입맛은 높아지기 마련이고 그러한 가운데 AA온라인의 국내서비스는 분명 환영할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 하드코어적인 게임스타일에 얼마나 많은 게이머들이 적응할 수 있느냐가 AA온라인의 성공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어쨌든 캐주얼일변도로 흐르는 국내게임스타일에 미약하게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소기의 목적은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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