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편 만에 종결되는 아머드코어의 모든 것(아머드코어 라스트 레이븐)
2005.07.11 17:23게임메카 박진호
1997년 시리즈 첫 작품인 ‘아머드코어’가 등장한 이후 8년의 세월이 흘렀다. 스퀘어에닉스(당시 스퀘어)가 메카닉 시뮬레이션 ‘프론트미션’을 발매한 이후 메카닉의 여러 부분을 플레이어가 직접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무렵 등장한 아머드코어는 당시 플레이스테이션의 핵심 타이틀로 손꼽힐 만큼 대성공을 거두며 ‘메카닉 액션’ 장르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런 아머드코어의 인기는 일본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일본 못지않은 실력자와 커뮤니티를 배출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아머드코어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츠쿠다 켄이치로 씨가 자주 내한할 정도로 프롬소프트웨어는 아머드코어에 대한 한국시장의 이미지를 높게 봤다.
▲승리를 위해 주어지는 시간은 24시간 뿐!
아머드코어 시리즈의 최신작 ‘아머드코어 라스트 레이븐(이하 라스트 레이븐)’은 지난해 발매된 ‘아머드코어 넥서스’ 이후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다. 라스트 레이븐에서도 플레이어는 기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직접 레이븐이 돼 전장을 누비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 나가야만 한다(참고로 정식발매된 아머드코어 포뮬러 프론트는 기존 시리즈와 시스템이 다르므로 논외로 한다).
플레이어가 레이븐이 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점은 기존 아머드코어 시리즈와 다르지 않지만 라스트 레이븐은 시간경과, 죽음, 비애 등 비교적 암울한 스토리를 메인으로 다루며 이에 필요한 다양한 장치를 게임 내 새로운 시스템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중에서 라스트 레이븐이 기존 작품과 가장 차별화가 되는 부분은 바로 시간경과.
특정기업이 제시하는 일종의 의뢰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 지난 작품과 비교하면 라스트 레이븐이 도입한 ‘시간경과’라는 요소는 상당히 독특한 부분이다.
라스트 레이븐에서 플레이어는 상호대립관계에 있는 얼라이언스 본부와 버텍스 중 한 곳을 선택해 상대세력과 전투를 벌여야 한다. 라스트 레이븐은 버텍스의 지배체재에 반기를 들고 버텍스와 맞서 싸우기 위해 얼라이언스 본부가 통보한 총공격 시간을 불과 24시간을 앞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게임의 목적은 물론 자기진영을 승리로 이끄는 것. 이를 위해 라스트 레이븐에는 플레이어를 포함해 총 22명의 레이븐이 자신의 의지대로 전장에서 피를 흘리며 싸움을 벌인다. 24시간이란 짧은 시간과 플레이어의 감정흐름을 그대로 게임에 반영하려고 한 라스트 레이븐은 더 이상 차가운 메탈의 느낌만을 표현한 메카닉 액션이 아닌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는 사람의 온정을 표현하고 있는 휴먼 드라마다.
▲시리즈 최초로 ‘사람’이 게임에 등장
아머드코어 시리즈의 집대성 버전인 만큼 라스트 레이븐은 기존 아머드코어 시리즈가 내세웠던 다양한 특징들을 잘 배합해 게임에 적용시키고 있다.
이런 특징 중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바로 ‘사람’이란 개념을 게임 내에 도입한 것.
메카닉에 대한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그동안 게임요소에서 늘 배제시켜왔던 ‘사람’이 게임에 직접적으로 등장했다는 것은 라스트 레이븐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라스트 레이븐에 환경캐릭터로 등장하게 된 ‘사람’은 이벤트 신뿐만 아니라 일반 배틀필드에도 병사로 등장해 맵과 아머드코어의 규모를 가늠케 하고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아머드코어의 파괴력에 대한 느낌을 상대적으로 표현해준다.
때문에 라스트 레이븐에서 플레이어는 사람을 공격하거나 숨겨주거나 도망치게 해주는 등 사람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액션을 취해야만 한다. 특히 사람들이 아머드코어 공격용 무기로 공격할 경우 아머드코어에 비해 약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아머드코어에 대미지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AP가 거의 바닥이 난 상황이라면 주위 인간병력도 신경을 써야한다.
이런 ‘사람’의 등장 외에도 라스트 레이븐은 메카닉의 각 부분을 별도로 파괴할 수 있는 ‘부위파괴’ 시스템을 추가로 도입했다.
‘부위파괴’ 시스템은 라스트 레이븐에서 처음 도입되는 시스템으로 기체 전체뿐만 아니라 머리, 코어, 팔, 다리 등 메카닉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부분에도 별도의 내구도를 설정해 기체가 받는 대미지 축적도에 따라 기체가 차례대로 파괴되도록 했다.
파츠의 내구도와 대미지 양에 따라 각 파츠의 성능다운도가 정해지며 각 파츠의 내구도가 0이 되면 파츠는 파괴된다. 파괴된 파츠는 수리를 할 수 없으며 전장에 다시 나가기 위해서는 해당 파츠를 다시 샵에서 구입해 장착해야만 한다.
즉 라스트 레이븐의 부위파괴 시스템은 단순한 액션게임으로 마무리될 수 있는 전투에 전략성을 더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아머드코어 시리즈 최신작 ‘라스트 레이븐’은 이전 작품과 달리 메카닉이 아닌 사람과 플레이어 자신이라고 할 수 있는 레이븐에 초점이 맞춰져 지난 시리즈까지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휴머니티를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변화된 세계관과 그에 따라 개량된 시스템 그리고 대량 추가된 파츠 등은 기존 아머드코어 팬들을 충분히 끌어들일 만 한 요소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상승되는 난이도 덕분에 라이트 유저들은 쉽게 플레이할 수 없는 게임이 된 것이 아쉬운 점이기는 하지만 메카닉 액션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아머드코어 넥서스 이후에 이렇다 할 만한 메카닉게임을 찾지 못한 유저 또는 아머드코어 포뮬러 프론트를 접하고 시뮬레이션보다는 경파한 액션게임이 자신에게 딱 맞아떨어진다고 느낀 유저라면 8월 4일 발매될 아머드코어 시리즈 마지막 작품 ‘라스트 레이븐’을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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