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대전격투게임에 정통성을 부여한다(권호)
2005.07.25 09:18게임메카 박진호
그동안 정통대전격투게임은 온라인게임분야에 있어 ‘가능성 없는 장르’로 찬밥신세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대전격투게임은 아케이드나 패키지게임처럼 하드웨어의 성능만 충분히 받쳐준다면 구현하는데 큰 문제가 없지만 많은 양의 데이터를 주고받아야만 하는 온라인에서는 하드웨어 성능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유저가 가지고 있는 회선상태가 제 3의 조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버추어 파이터’나 ‘철권’ 시리즈 같은 3D 대전격투게임을 즐겨본 유저라면 이러한 이유에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대전격투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맨드 입력과 기술구현 애니메이션 간의 딜레이 여부와 프레임 유지다.
하지만 ‘온라인’이란 상황은 오프라인과 달리 하드웨어의 성능뿐만 아니라 회선상태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대전격투게임, 특히 정통 대전격투게임을 제대로 구현하기란 쉽지 않았다.
적어도 라디오게임즈가 개발하고 있는 ‘권호’란 타이틀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정통 대전격투게임을 온라인으로 구현
2004년 4월 기획, 학습, 조사 등 밑 작업을 시작한 ‘권호’의 가장 큰 목적은 권호를 통한 수익창출이 아닌 온라인 대전격투게임을 개발하는데 있어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노하우를 쌓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온라인게임분야에 있어 정통 대전격투게임은 비어있는 게임장르 중 하나였기 때문에 라디오게임즈는 권호 개발을 통해 이를 이슈화시키고 잠재돼 있는 대전격투게임 유저들을 흡입해 신규시장을 창출하려하고 있다.
▲권호의 로그인화면과 로비화면, 정통 대전격투게임을 온라인게임화 시키기에는 장벽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
때문에 권호는 온, 오프라인을 떠나 ‘정통 대전격투게임’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에 초점이 맞춰져 개발되고 있다.
버추어파이터 시리즈와 같은 실전무술의 구현과 철권 시리즈와 같은 화려한 이펙트 효과의 절충점을 찾아가고 있는 권호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기획과 애니메이션 제작을 라디오게임즈의 공동대표인 이도경 대표가 모두 진행한다는 점이다.
▲무술은 사실감 있는 버추어파이터, 이펙트는 히트포인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철권의 것을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
다시 말해 권호는 기획자가 생각하고 있는 무술형태를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고 있다. 게다가 이도경 대표는 다양한 무술교본 및 서적 그리고 영상을 수집하고 소장할 정도의 무술마니아라고 하니 권호의 다양한 무술 애니메이션은 기대해볼 만 한 컨텐츠 중 하나다.
현재 권호가 구현한 유파는 태극권, 무에타이, 팔극권, 태권도 등 4가지며 각 유파별로 총 60여 가지의 무술이 마련돼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이 모든 무술이 책과 동영상만을 참고해서 구현됐다는 것이다. 최근 대전격투게임 개발과정에는 모션캡처와 음원 샘플링 작업이 반드시 포함되지만 비용적인 측면과 적은 인원으로 모션캡처와 샘플링 작업 후 실시해야 하는 후반작업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개발사의 설명.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유파의 무술은 서적과 동영상 만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
하지만 오는 8월,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권호의 무술 애니메이션 완성도는 상당했다. 실제 무술에 가깝게 애니메이션이 표현돼 많은 대전격투게임 마니아들의 사랑을 얻고 있는 버추어 파이터의 애니메이션 표현과 상당히 흡사할 정도다. 발동속도 등 몇 가지 수정사항이 눈에 띠기는 했지만 아직 클로즈베타테스트도 시작하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권호는 정통 대전격투게임으로서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를 기대해볼 만 한 타이틀이다.
▲시각적인 타격감과 심리전이 포인트
앞서 설명한 것처럼 사운드 샘플링 작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권호의 타격감은 시각적인 효과로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대전격투게임을 즐길 때 플레이어가 느끼는 타격감 중 70%는 시각적인 효과가 차지하기 때문에 권호에서도 충분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히트포인트에 대한 이펙트뿐만 아니라 크리티컬, 카운터 등 다양한 상황을 표현하는 이펙트도 추가로 구현해 타격감을 느끼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권호의 타격감은 철권과 버추어 파이터의 중간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하지만 라디오게임즈는 타격감이나 비주얼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점보다 입력타이밍과 애니메이션 구현타이밍이 어느 정도 완벽하게 싱크로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게임 특성상 지연현상을 100% 해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단 권호는 게임로비에 들어갈 때만 클라이언트와 연결되고 핵 등 제 3의 문제를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 외에 게임과 관련된 시스템은 모두 P2P 방식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프레임 유지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선제공격과 다운공격 그리고 기상동작의 타이밍 조절도 심리전에서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 |
그러나 라디오게임즈는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다고 해도 기본 포맷이 온라인게임인 만큼 버추어 파이터처럼 세밀한 프레임 싸움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전격투게임의 묘미는 프레임 싸움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고도의 심리전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권호는 기술간 딜레이를 파고들 수 있는 반격기 사용 등 상황에 맞는 다양한 기술을 플레이어가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려고 노력 중이다.
한편 권호의 조작법은 일단 버추어 파이터의 G, P, K 입력을 따르고 있으며 키보드 조작이 기본이 될 것이다. 또 플레이어들이 모두 제각각의 입력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만큼 입력키를 플레이어가 직접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매크로 키’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대전격투게임인 만큼 별도의 게임패드 입력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