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RvR의 결합
2006.08.16 20:14게임메카 나민우 기자
사일런트힐, 메탈기어 솔리드, 위닝 11 등 KONAMI의 화제작을 국내에 유통한 ‘유니아나’가 국내 MMORPG계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서유기 온라인(가제)’이다. 아직 계발단계에 있는 서유기 온라인은 기존 국산 MMORPG와 색다른 무엇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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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아하~ 서유기!
소설 ‘서유기’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게임과 생소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게임의 첫 인상은 확실히 다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를 예로
들어보면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시리즈가 계속 출시되면서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인지도는 꾸준히 쌓였고 그 덕을 지금의 와우가 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게이머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세계관을 채용하면 게이머들이 쉽게 시나리오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과 게임이 말하고자 하는 컨셉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 등 많은 장점이 있다. 서유기 온라인 역시 잘 알려진 ‘서유기’라는 세계관을 채용해 게이머들의 접근성과 몰입도를 높이고자 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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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월드 이벤트
단순히 세계관만 서유기 일 뿐, 서유기 특유의
무언가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 서유기 온라인은 그 무언가를 ‘스토리텔링 이벤트’에서
찾았다.
소설 ‘서유기’는‘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 일행이 서역(지금의 인도)으로 불경을 가지러 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일을 담고 있다. 주가 되는 것은 삼장법사가 서역으로 가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괴들을 퇴치하는 내용이다. 서유기 온라인은 이런 소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개발진들은 서유기 특유의 시나리오를 유저들이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그것은 다름아닌 월드 이벤트 형식으로 삼장법사 일행을 게임에 직접 출현 시키는 것이다! 유저 입장에선 다소 어리둥절 할 수 도 있지만 이야기는 간단하다. 삼장법사를 도와 그들이 서역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간 진영’과 삼장법사 일행을 없애려는 ‘요괴 진영’이 존재한다. 유저는 이 두 진영 중 한 진영을 선택해 삼장법사 일행을 아군 혹은 적군으로 둘 수 있는 것이다.
특정 시간이 되면 삼장법사 일행은 서유기 온라인 세계에 모습을 드러내고 유저들은 이들을 보호하거나 제거해야 하는 입장이 되는 것이다. 거기에 삼장법사 일행이 서역으로 가면서 겪었던 ‘108 요괴’에 관한 이야기 역시 퀘스트 형식으로 게임에 고스란히 담을 계획이라고 한다. 때문에 서유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 요소들이 여럿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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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간 RvR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유저는 인간을 중심으로 한 ‘인간
진영’과 요괴를 중심으로 한 ‘요괴 진영’ 중 한 진영을 선택해야 한다. 두 진영은
삼장법사 일행을 두고 대립관계에 있다. 즉, 와우의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대립구도와 같은 이치다. 재미있는 것은 위에서 이야기한 ‘월드 이벤트’인데, 대립관계에
있는 두 진영이 삼장법사를 목적으로 모인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인간진영은 삼장법사 일행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어진을 구축할 것이고 요괴진영은 삼장법사를 처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생각할 것이다. 단순히 적이기 때문에 죽이는 무분별한 RvR보다는 서유기 온라인처럼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승리’ 혹은 ‘패배’를 가릴 수 있는 RvR이 유저들에게 확실한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힘들여 모은 아이템의 성능을 확실하게 발휘할 수 있는 장이 열리는 셈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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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온라인에 바라는 것
RvR은
자칫 여러 문제점을 낳는 경우가 있다. 유저들에게 가장 민감하게 다가오는 부분이바로
이 부분이다. 그럼 조심스럽게 기획 되어져야 할 부분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선 가장
우선시 되야 할 것은 진영간 밸런스다. 두 세력이 대립해 있는 만큼 어느 한쪽이
더 좋은 능력치나 특수한 기술을 가지게 되면 게임의 밸런스는 파괴된다. 밸런스
파괴에 따른 짐은 고스란히 유저들이 짊어 지게 된다.
두 번째는 인구비율이다. 한 진영이 일방적으로 많거나 적으면 해당 진영은 물론 상대 진영의 재미도 감소된다. RvR의 기본 모토가 ‘전쟁’인 만큼 비슷한 비율이 갖추어져야 한다. 캐릭터의 외모, 능력, 진영간의 메리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세밀하게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과도한 RvR에 대한 안전장치다. ‘어차피 적이니까 어떤 짓이나 해도 괜찮다’란 생각을 가진 유저들이 종종 있다. 때문에 과도한 RvR로 인해 피해를 보는 유저들이 생길 수 도 있다. 한 권의 책이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듯 게임도 마찬가지다. 유저들을 위한 각종 안전장치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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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에 박수를 보내며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다. 하지만 재미는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게임에서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이 필요하다. 아직 많은 부분을
알 수 없는 서유기 온라인 이지만 색다른 형식의 MMORPG라는 것은 확실하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새로운 항로를 향해 나아가는 서유기 온라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