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오리진 심경주 대표
2004.11.01 18:19게임메카 박진호
게임기반 웰빙사업으로 살맛나는 온라인게임시장 만들 겁니다! 네오리진 심경주 대표
게임메카는 PC게임유통업체 위자드소프트의 창립자로 알려진 심경주 대표를 만나 최근 근황과 새롭게 설립한 게임개발사 네오리진의 사업방향에 대해 물어봤다.
3D 온라인 퀴즈게임 ‘젤리젤리’를 통해 제 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심경주 대표는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은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겪고 있다”며 “그동안 업계에 몸담으면서 축적시켜온 노하우를 통해 설립한 네오리진과 독특한 장르의 젤리젤리를 통해 새로운 시장분야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어 “새롭고 독창적인 게임사업을 펼치기 위해 NEW(NEO)와 ORIGIN이란 단어를 합쳐 네오리진이란 이름으로 사명을 정했다”며 “앞으로 게임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웰빙사업을 펼쳐 게임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아닌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웰빙게임으로 나이트클럽 부킹게임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특유의 위트를 보여준 그의 얼굴에서는 위자드소프트로 인한 어두운 그늘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유한양향 유일한 대표처럼 향후 대부분의 수익을 사회로 환원할 수 있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그는 네오리진을 통해 게임업계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듯 했다.
2003년
3월 위자드소프트의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그해 4월부터 네오리진
설립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정도의 지분정리도 그와 무관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되고 한 단계 높은 곳으로의 성장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회사
구성원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당시 본인은 게임보다는 디지털컨텐츠 공급업체로서
위자드소프트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신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경영자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당시 야후코리아 투자담당이사였던 이용갑 씨를 만났고 위자드소프트에
대한 그의 포부 및 배경에 대해 신뢰를 갖게 돼 공동사업을 하게 됐다.
하지만 사업을 함에 있어 그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으며 그를 통해 의욕적으로 시도했던 것에 대한 결과도 좋지 못해 그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떨어지게 됐고 결국 위자드소프트를 게임관련업체로 계속 성장시켜나간다는 조건 하에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게 됐다.
유통 또는 퍼블리싱 회사가 아닌 네오리진이라는 개발사를 설립한 구체적인 이유가
있는가?
앞선
질문에 대한 부연답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위자드소프트 내부에서는 젤리젤리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퀴즈게임 개발을 목표로 한 ‘Q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용갑 대표는 Q 프로젝트 진행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참신한 기획안을 가지고 있는 이 프로젝트가 위자드소프트에서 빛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까워 관련 개발팀을 끌어안게 됐다.
이후 2003년 8월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지분정리가 됐고 같은 해 7월 31일 위자드소프트를 그만둔 뒤 5, 6월부터 진행돼 왔던 네오리진 업무를 본격화했다.
Q 프로젝트가 전혀 새로운 개념의 온라인게임이었기 때문에 개발자들을 위해서는 새로운 요소와 환경을 가진 개발사 설립이 시급했고 네오리진 설립은 그에 대한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네오리진의
인원 및 자본구성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한다.
네오리진의
총 자본금은 8억 원이다. 총 자본금의 60%는 본인이, 10%는 직원들이 출자한 것이며
나머지 30%는 위자드소프트와 일본 협력사의 투자금을 통해 마련됐다.
위자드소프트에서 Q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팀원 15명을 기반으로 네오리진이 설립됐으며 현재는 몇 개의 사업부서가 추가되면서 필요인력이 더 충원된 상태다.
첫
작품으로 유저들의 부정적인 선입관이 있는 온라인 3D퀴즈게임을 개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은 너무 많은 MMORPG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포화상태를 거꾸로 해석하면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에는 새로운 것이 없거나 또는
기존의 똑같은 패러다임과 패턴 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결과물에 대한 퀄리티만
심화시키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장에서 새로운 발상을 가진 장르의 게임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고 이것은 신생개발사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말했다시피 퀴즈장르는 게이머에게 있어 긍정적인 것 보다는 부정적인 선입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효과를 가지면서 독특한 액션을 취하는 3D아바타를 이용해 다양한 모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퀴즈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은 확실히 기존의 때리고 죽이고 부수는 형식의 게임과 차별화되면서 독특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또 퀴즈란 단순한 장르를 이뤄가는 과정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추구할 젤리젤리는 교육적이면서 건전한 것도 유저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는 힘든 명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네오리진에 있어 비교적 적은 자금으로 대형 MMORPG가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데 젤리젤리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고 생각한다.
▲독특한
형태의 퀴즈게임. MMORPG로 포화된 시장의 돌파구?
'젤리젤리'란
타이틀명이 재미있다. 어떻게 짓게 됐는가?
젤리젤리는
여성 유저들을 타깃으로 한 온라인게임이었기 때문에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가진 이름이 필요했다. 당시 개발자로 있던 한 여사우가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는
‘젤리’라는 이름을 건의했고 회의를 통해 도메인을 확보할 수 있는 ‘젤리젤리’라는
타이틀 명으로 확정짓게 됐다. 향후 마케팅도 그런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젤리젤리의
기획에 있어 가장 초점을 맞춘 부분이 있다면?
젤리젤리는
10대 여성 유저를 주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10대 여성 유저들이 가장 싫어하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부분을 배제하는데 주안점을 뒀으며 댄스, 음악 등 주관적인 판단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퀴즈라는 장르를 택해 그 안에서 그들이 원하는 재미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젤리젤리는 그 재미에 대한 해답을 아바타에서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플레이어 아바타의 움직임과 그를 통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재미있는 퀴즈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젤리젤리의 기획핵심이다. 표정, 동작 그리고 액션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독특한 퀴즈게임, 캐릭터와 아바타가 일치하는 게임이 바로 젤리젤리가 추구하는 것이다.
▲다양한
캐릭터 모션은 차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그럼
이런 요소들은 젤리젤리의 수익구조와 직접적인 연관을 갖게 되는 것인가?
그렇다.
기본적으로 젤리젤리의 수익구조는 아바타 액세서리 판매, 캐릭터 모션 판매 등을
통해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게임시작 시 기본적인 모션은 제공되지만 플레이어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여러 타입으로 제공되는 캐릭터 모션을 구입해야
한다.
캐릭터 모션 및 표정은 저마다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다양하게 조합해 연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자신만의 의사전달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플레이어를 매료시키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이런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수익모델만 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개인 홈페이지인 마이젤리를 비롯해 향후 업데이트되는 요소에 따라 수익모델은 다양한 형태로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가장
유력한 수익모델로 떠오르는 젤리젤리의 개인 공간 마이젤리
젤리젤리의 여러 게임요소가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면서 수익모델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도쿄 컨텐츠 마켓에서 젤리젤리는 인터랙티브 부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네오리진은 이를 젤리젤리의 시장성, 성공가능성, 완성도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구체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해 달라.
당시
심사위원들은 젤리젤리에 대해 ‘가장 보편적인 퀴즈라는 장르에서 MMO를 실현시킬
수 있을 정도의 캐릭터 완성도와 명확한 타깃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고 평했다.
10대 여성 유저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게임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누구나 쉽게 접근해 즐길 수 있을 정도의 다양성과 유저가 필요로 하는 컨텐츠를 개발해 업데이트만 하면 될 정도로 기본적인 게임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바로 시장에 내 놓아도 될 정도의 게임이라는 것이 도쿄 컨텐츠 마켓 위원회의 평이다.
누구나 쉽게 게임에 적응해 즐길 수 있는 보편화를 기반으로 한 시장성, 소비자인 유저가 필요로 하는 요소를 모듈처럼 게임에 적용시킬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 아바타를 이용한 독특한 방식의 게임진행 등의 다양한 요소가 충분히 온라인게임시장에서의 성공가능성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한 것을 도쿄 컨텐츠 마켓이란 객관적인 기준을 통해 인정받았다.
또 젤리젤리의 대상 수상은 일본 컨텐츠만이 경쟁을 벌이는 도쿄 컨텐츠 마켓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다양한
퍼블리셔들 가운데 땅콩과 손잡은 이유는?
게임
퍼블리싱은 게임포털을 통한 퍼블리싱과 전문 게임 퍼블리셔를 통한 퍼블리싱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게임포털을 통한 퍼블리싱의 문턱은 굉장히 높고
대작이 아닌 온라인게임의 경우 게임 전문 퍼블리셔를 통해 퍼블리싱 할 경우는 계약금이나
수익분배 등 개발사가 앉아야 할 부담감이 굉장히 큰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네오리진은 젤리젤리 퍼블리싱을 위해서 야후, 다음, 엠파스, 네이트닷컴 등의 일반포털을 통한 퍼블리셔를 찾았고 결국 그 해답을 네이트닷컴을 통해 찾았다.
본인이 SKC 출신이기도 하지만 네이트닷컴은 다른 포털업체와 달리 게임에 대한 인식이 달랐고 다른 업체와 달리 게임사업에 있어 구성원들의 의욕이 넘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SK는 이동통신 자회사인 SKT와 함께 향후 게임포털 땅콩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에 대한 유무선 연동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고 젤리젤리도 그 비전에 잘 부합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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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성과 선정성이 시장에 있어 어느 정도 필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지금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은 이런 폭력성과 선정성으로 너무 치우쳐져 있어서 균형을 잃은 상태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시장의 70% 이상을 잠식하고 있는 이런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게임과 균형을 이뤄줄 수 있는 건전하면서 교육적인 재미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통해 시장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것이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의 평생 과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균형이 맞춰지지 않으면 온라인게임에 대한 역작용, 부작용 등이 계속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될 것이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성인들을 위한 컨텐츠와 비등할 정도로 건전하고 교육적인 컨텐츠 개발에 전력해 심각한 컨텐츠 불균형을 겪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을 바로 잡고 이를 통해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이 전 세계 온라인게임시장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지금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 네오리진은 젤리젤리 게임사업부, 마린블루스 게임사업부, 웰빙사업부 등 크게 세 가지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젤리젤리 게임사업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언급한 그대로다. 마린블루스 게임사업부에서는 마린블루스 캐릭터를 이용한 다섯 가지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세 가지 게임은 클로즈베타테스트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웰빙사업부는 게임과 상관없는 플라워캔, 완구 등의 사업을 일본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으며 차후 젤리젤리를 통해 시작하게 될 다양한 오프라인 사업을 담당할 것이다. 오프라인 사업은 젤리젤리의 주 타깃층이 10대 여성인 만큼 그들이 만나서 편하게 쉴 수 있는 카페형태의 아이템이 가장 먼저 가시화 될 듯 하다. 온라인게임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환경을 오프라인에서 구현해 그 안에서 정신을 맑게 해주는 산소호흡을 하면서 프린트 형식의 네일아트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네오리진이 생각하는 게임을 통한 웰빙이다. 카페가 잘 된다면 이후에 음식점 등 그들의 타깃에 잘 맞는 사업을 온, 오프라인 연동을 염두에 두며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생활전반에서 일반인들이 쉽게 네오리진과 만날 수 있도록 생활과 밀접하면서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게임사업이라고 아이템이 게임에 국한될 것이란 생각은 일종의 고정관념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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