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격투게임 초고수 집결지, 노량진 정인게임장
2012.10.04 16:47게임메카 Ryunan
아케이드 리듬게임 14년 경력의 하드코어 게이머. 맛집과 게임, 여행전문 종합 블로그 '류토피아(http://ryunan9903.egloos.com)' 를 6년간 운영중인 Ryunan이 얼마 안 남은 대한민국 아케이드게임장 성지순례를 시작했다. 당신이 알고 있는, 혹은 전혀 몰랐던 아케이드 게임의 세계. 우리 함께 Let`s GO! |
안녕하세요 여러분. 모두들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연휴 내내 먹고 쉬느라 늘어난 뱃살(!)과 환절기 감기를 동시에 달고 돌아온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감기라는 건 일상 생활은 물론 게임을 즐기는 데도 큰 지장을 끼치더군요. 여러분도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이번 주 성지순례의 무대가 될 장소는 예로부터 다양한 게임 매니아들이 즐겨 찾곤 하는 서울 동작구의 노량진동입니다. 일반적으로 노량진 하면 고시생, 그리고 수많은 학원들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노량진은 수많은 고시/입시학원, 그리고 그 학원에 다니며 꿈을 키우고 있는 고시생들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지역입니다. 이들은 매일같이 살인적인 스케줄의 강의와 공부에 지쳐 있기 때문에 무언가 소소한 여가활동에 굶주려 있는데요, 이 때문에 노량진 근처에는 수많은 게임센터들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고시생들을 주 고객으로 삼았던 노량진 게임센터들은 잘 갖추어진 게임 라인업과 수많은 커뮤니티의 교류 등으로 유명세를 타며 점차 외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서울 서남부 지역의 성지로 불릴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그럼 노량진에는 어떤 게임센터들이 있을까요? 노량진의 게임센터는 크게 노량진 고시촌을 중심으로 한 세 개의 게임센터가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노량진 3대 게임센터’, 혹은 ‘삼대장’ 이라고 하죠. 격투게임의 성지이기도 한 '정인게임장', 아케이드 리듬게임으로 유명한 곳 '노량진 어뮤즈타운', 마지막으로 인지도는 낮지만 저렴한 게임 요금으로 지역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싸이버 게임랜드'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번 성지순례에서는 삼대장 중 하나인 격투게임의 성지 '정인게임장' 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정인게임장 가는 길
‘정인게임장’ 을 비롯한 노량진의 여러 게임센터들은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노량진역은 일반적인 지하철 환승역과 달리 역 내부 환승통로가 없으며, 환승을 위해서는 개찰구 밖으로 일단 한 번 나간 후 이동해야 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기도 하죠. 1호선과 9호선 출구 위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단 1호선 노량진역을 기준으로 먼저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9호선 이용자는 어디 가지 말고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올게요!
1호선 노량진역 개찰구를 나오면 아래과 같은 풍경이 보일 것입니다. 저 사진의 '9호선 타는 곳' 표시를 따라 밖으로 나오면 바로 앞에 큰 길을 건너는 육교가 하나 보이는데요, 육교를 건넌 뒤에 왼쪽 계단으로 내려가면 본격적인 ‘정인게임장’ 가는 길이 열립니다. 육교에서 내려와 와플 노점을 발견하면 절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갓 구워진 와플 냄새에 현혹되지 말고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9호선 지하철을 타고 오는 사람들도 이 곳으로 끌고 와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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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 노량진역 출구입니다. 9호선 환승을 위해 나가야 하는 곳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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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를 건너 왼쪽으로 내려오면 이러한 와플집과 노점들이 보입니다
잠시 와플
냄새를 맡으며 기다리세요, 9호선 유저들 데리고 올게요
9호선 노량진역에서 내렸다면 크게 두 군데의 개찰구가 보일텐데요, 역사 밖으로 나온 뒤 '1호선과 환승할 수 있는 방향’ 의 개찰구로 나오면 편리합니다. 개찰구를 지나 3번 출구로 나온 뒤 오른쪽으로 쭉 가다 보면 방금 1호선 안내에서 나온 노점 거리가 보입니다. 이제 1호선, 9호선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서로 만났습니다. 감격의 상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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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이용객들은 약간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출구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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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출구로 나가면 됩니다. 1번 아니고 2번 아니고 3번요!
일단 육교 밑 노점 거리까지 찾아왔다면 삼거리 교차로가 나올 때까지 계속 직진합니다. 중간에 가는 길에 나오는 수많은 먹거리가 게이머들을 유혹하지만, 한눈 팔지 마시고 계속 걷다 보면 사진과 같은 교차로가 나옵니다. 저 교차로를 일단 건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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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삼거리가 나오면 일단 횡단보도를 건넙시다
교차로를 건너고 나면 아래 사진과 같은 풍경이 보일 텐데요. 다이소, 그리고 던킨도너츠가 있는 방향의 골목으로 약간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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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보이는 가운데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됩니다
약 30초 정도 안으로 들어가면 또 한 번 길이 갈라집니다. 위 사진의 건물을 중심으로 양갈래로 길이 나뉘는데 ‘정인게임장’ 은 왼쪽 방향입니다. 참고로 오른쪽 방향은 ‘노량진 어뮤즈타운 게임장’ 방향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거의 다 찾아온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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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나오는 갈래길, 왼쪽이 정인게임장, 오른쪽이 어뮤즈타운 게임장입니다
이번에는
왼쪽으로 가도록 하죠. 오른쪽은 다음 기회에...
왼쪽 길로 약 20초 정도 걸어가면 오른편에 당당히 위치하고 있는 ‘정인게임장’ 이 여러분을 맞이해 줍니다. 한 번 익숙해지면 이후엔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지만, 노량진이란 지역이 워낙에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상점들로 복잡한 곳이기 때문에 초행길 유저들은 헤매기 쉽습니다. 다만, 제 친절한 설명과 함께라면 길을 잃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그냥 길 잘 찾는 친구와 함께 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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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격투게임의 성지 '정인게임장' 에 찾아왔습니다!
실제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기 때문에 한 두번만 오면 손쉽게 찾아갈 수 있어요
정인게임장 입장
‘정인게임장’ 역시 일반적인 게임센터와 마찬가지로 입구에 다양한 종류의 인형뽑기 및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체감형 게임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사진처럼 두 개의 농구게임 사이에 슈팅게임인 ‘건 블레이드’ 한 대가 있는데, 농구대의 압도적인 크기 때문에 슈팅게임이 굉장히 위축되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안 그래도 커다란 공을 쿵쿵 던지는 농구게임인데, 집중력이 요구되는 슈팅게임을 할 때 양 옆에서 사람들이 농구게임을 즐긴다면 게임을 플레이에 큰 방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뭐 알아서들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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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슈팅 게임을 하다가 잘못 던진 농구공에 얻어맞을 수도 있겠네요
그 옆에 위치한 인형뽑기 게임들도 상당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대세(?)로 자리잡은 봉 밀기형 게임도 보이는데요, 1,000원이라는 비싼 플레이 요금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인기리에 가동 중...이어야 하는데 이 날은 기계가 고장났군요. 그 옆에 위치한 전통적인 인형뽑기 기계들을 보고 있노라니 수많은 노량진의 고시생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동전(?)을 얼마나 많이 받아먹었을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자 그럼 바깥 풍경은 이 정도로 살펴보고 본격적으로 게임센터 안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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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형뽑기 기계들이 행인들을 유혹합니다
국내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경우 리듬게임이나 혹은 슈팅게임 등 체감형 기계들이 메인에 나와있고 앉아서 즐기는 스틱게임들은 안쪽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 일반적인데요, ‘정인게임장’ 은 스틱게임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체감형 게임은 구석으로 밀려 있습니다. 마치 90년대 '오락실' 을 온 것 같은 기분, 이 곳이 바로 격투게임의 성지인 ‘정인게임장’ 의 모습입니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게임에 사람이 가득 차 있을 정도로 이 곳의 격투게임 유저들의 열기는 대단한데요, 일단은 격투게임을 제외한 게임들을 한 번 천천히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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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몇 안되는 오락실 중 하나인 '정인게임장' 모습
게임센터 입구에는 ‘펌프 잇 업’ 의 최신작인 ‘FIESTA EX’ 가 한 대 있습니다. 플레이요금은 500원입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기는 게임이긴 합니다만, 수많은 격투게임들에 밀려 크게 돋보이진 않아 보입니다. 그나마 규모가 좁은 게임센터임에도 불구하고 기기 근처의 공간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다는 점이 다행입니다. 다만 게임센터 내부가 상당히 좁고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는 특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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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펌프' 기기
카운터를 지나면 ‘EZ2DJ’ 의 구버전인 BE, 신작인 AE가 사이좋게 한 대씩 놓여있습니다. 플레이요금은 300원입니다. 이상으로 ‘정인게임장’ 의 리듬게임 소개가 끝났습니다. 정말로요. 화려한 비주얼의 리듬게임을 중심으로 내세우는 게임센터들과는 상당히 이질적인 모습이죠?
실제로 '정인게임장' 에는 일반 게임센터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유비트나 리플렉비트, 사운드 볼텍스 부스 등 E-amusement 서비스를 이용하는 리듬게임은 한 대도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듬게임을 하러 억지로 ‘정인게임장’ 을 찾는 유저는 거의 없다시피 하거든요. 바로 옆 골목에 리듬게임으로 유명한 ‘노량진 어뮤즈타운’ 이 있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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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2DJ 2대를 끝으로 '정인게임장' 의 리듬게임 소개를 마칩니다
어때요, 참 적죠?
게임센터의 꽃이자 게임센터 경영주들의 밥줄이기도 한 코인 노래방(오래방-이하 코인노래방으로 명칭 통일)이 빠져서는 안 되지요! 이 곳 역시 효자상품인 코인 노래방을 내실있게 잘 갖추어 놓은 편입니다. 게임장의 한쪽 벽면을 전부 코인 노래방 기계로 장식할 정도로 규모도 꽤 큰 편이며, 근처의 고시생들이 자주 찾는지라 인기가 매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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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게임장' 역시 노래방 기기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철권 고수들의 집합소
국내 아케이드 격투게임의 절대적인 1인자는 역시 ‘철권’ 입니다. 실제로 노량진 ‘정인게임장’ 은 대림동의 ‘그린게임장’, 신논현의 ‘철권게임카페’ 등과 더불어 서울 내 수많은 무림 고수들이 모이는 성지입니다. 그 유명세를 증명하듯 최신작으로 알차게 들어찬 ‘철권’ 기기들에서는 언제나 유저들의 교류(라고 쓰고 싸움이라고 읽는)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인게임장’ 에 설치된 ‘철권’ 은 ‘철권 6: BR’ 4조, 그리고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3조, 이렇게 7조입니다. 비록 예전에 소개한 신논현 ‘철권게임카페’ 에 비해 보유 대수는 적지만, 이 게임기들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스틱의 컨트롤은 보는 사람들마저 긴장을 하게 만들 정도로 매우 박진감이 넘칩니다. 실제로 TV에 나오는 유명 게이머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출근(?)하는 곳이기 때문에, 인터넷TV를 통한 생중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철권 태그 2’ 의 플레이 요금은 300원, ‘철권 6’ 의 플레이 요금은 200원으로 타 게임센터 대비 비교적 저렴한 가격도 정인 게임장이 가진 강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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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꽉 차있는 '철권' 기기들
초고수들이 발에 채일
정도로 흔하기 때문에 구경만 해도 즐겁습니다
비록 국내에서는 ‘철권‘ 에 밀렸지만, 대전격투게임의 시초를 연 혁명과도 같은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의 신작 '스트리트 파이터 4' 도 한 조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게임의 경우 ‘철권’ 과 달리 여러 가지 어른의 사정 때문에 한국에서는 카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실패했는데, 국내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 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어릴 적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춘리를 제일 좋아했었는데, 최신 그래픽으로 본 춘리의 허벅지는... 이 정도까지만 하고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플레이 요금은 1크레딧 3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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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모습이 '철권' 과 비교되는 '스트리트 파이터 4' 기기
그리고 ‘철권’ 이 있는 라인에서 한 라인 뒤로 오면, 매니아 유저층을 두툼하게 확보하고 있는 2D 대전격투 게임의 절대강자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이하 KOF)' 시리즈도 다수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에야 그 빛이 많이 바랬지만, 왕년에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게임이니만큼 지금도 유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현역으로서 당당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KOF 94’, 영원한 명작 ‘KOF 98’ 두 종류가 활발히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명작 게임은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다’ 라는 공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 요금은 각각 1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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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 라인 뒤쪽에는 이처럼 고전 대전격투게임이
줄지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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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격투게임의 시작을 알렸던 'KOF 94'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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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리즈 중 밸런스가 가장 잘 잡혀 있다는 평가를 받는 'KOF 98' 까지...
한켠에는 90년대 어릴 적 오락실을 한 번이라도 가 봤던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전설의 게임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격투게임의 영원한 고전, ‘스트리트 파이터 2’ 입니다.
챔피언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총 3조의 기기가 설치되어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2’ 는 무려 20년도 더 전에 출시된 초 고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현역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짧은 사이클을 주기로 새로 들어왔다 빠지는 것이 반복되는 최근의 아케이드 게임들과 비교하면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어릴 적 이 게임을 플레이 할 때 사촌 누나가 달심을 선택해서 요가 파이어를 연발하며 저를 물 먹였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샘솟는군요. 요가 파이어의 꼼수에 당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도 춘리를 끝내 버리지 못했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 의 플레이 요금은 역시 100원. 이 곳만큼은 세월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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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정겨운 '스트리트 파이터 2' 가 추억의 샘을 간지럽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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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세 대나 존재하는 '스트리트 파이터 2'
90년대와 마찬가지로 가격은 100원입니다
잠시 매장 밖으로 나왔습니다. 재미있게도 매장 밖에서는 라인을 연결하여 ‘철권’ 시리즈의 플레이 화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해주는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는 대회 등의 각종 이벤트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화면으로, 게임장 내부가 협소하여 안에서 구경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때 구경꾼들을 밖으로 유도하여 밖에서도 게임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입니다. 뭐, 최근에는 웬만한 대형 게임센터들에서도 더 큰 화면을 통해 게임 장면을 중계해주기도 하지만, '정인게임장' 의 이러한 중계는 상당히 옛날부터 이루어졌던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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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매장 안쪽의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만든 중계 스크린
수많은 노량진 지역의 고시생들과 학생들의 놀이터이자, 저 멀리에서 찾아오는 격투게임 매니아들의 성지이기도 한 노량진 ‘정인게임장’. 비록 매장 크기가 협소하고 화려한 체감형 게임의 라인업이 부실한 편이지만, ‘철권’ 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전격투게임 매니아들이 이룩한 커뮤니티는 국내 제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전격투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라면 꼭 이 곳을 찾아 다양한 유저들과 대결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길 바랍니다. 이상 고시생들의 삶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 노량진에서 Ryuna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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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격투게임이 그립다면 노량진 '정인게임장' 입니다
게임장 근처 맛집
노량진은 예로부터 주머니사정이 가벼운 고시생들을 위해 저렴한 먹거리 문화가 발달된 곳으로 유명합니다. '여기가 서울 맞아?' 라는 물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저렴한 식당과 길거리 음식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그 맛과 양 또한 웬만한 식당에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에 적어도 이 곳에서는 '먹을 게 없어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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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_노량진의_흔한_밥값.jpeg
이번에는 그 중에서도 언론에까지 보도될 정도로 유명해진 노량진의 저렴하고 맛있는 길거리 음식 몇 가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재인 대선후보도 다녀간 곳, 맛있게 매운 폭탄밥
노량진에서 소개할 첫 번째 먹거리는 노량진역 큰길가에 있는 컵밥 전문점 '폭탄밥'입니다. 폭탄밥을 소개하기 앞서 노량진의 컵밥에 대해 소개하자면, 커다란 종이컵(그릇)에 밥과 양념, 각종 반찬과 토핑을 담아 비벼 먹는, 간편하고 든든한 간식 겸 식사입니다. 여기서 소개할 ‘폭탄밥’ 외에도 노량진역 주변에는 꽤나 많은 점포가 들어서 있기도 하지요.
노량진의 명물로 자리잡은 컵밥집은 보통 2,000~3,000원 정도의 가격대를 자랑하는데요, 이는 일반 식당음식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때문에 노량진 근처 학원생이나 고시생들에게는 엄청난 환영을 받고 있지만, 근처 점포에서 장사를 하는 식당 주인들에게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이기도 하지요. 결국 식당주들과 컵밥집 주인들과의 싸움이 벌어져 언론에까지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컵밥집들의 가격을 일괄적으로 약간씩 올리며 합의(?)되었다고 하네요.
그 컵밥집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인 ‘폭탄밥’ 은 따끈한 밥 위에 갓 부쳐낸 계란후라이, 고기, 야채 등 다양한 재료와 중독성있는 매운맛의 특제 고추장 소스를 넣어 단돈 2,500원에 판매하는 곳입니다. 이 곳의 소스는 화끈하게 매우면서도 자꾸 먹고 싶게 만드는, 왠지 모를 매력이 있습니다. 육개장 사발면 정도의 그릇에 가득 담긴 비빔밥 한 그릇이면 웬만한 성인 남성도 허기를 달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주머니 가볍고 배고픈 고시생들의 애환과 사연이 녹아있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매운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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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컵밥집 중 단연 돋보이는 '폭탄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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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운 계란과 푸짐한 토핑 덕에 배가 든든해집니다
단돈 800원에 즐기는 푸짐한 생크림 와플!
컵밥이 주로 식사 대용으로 즐기는 길거리 음식이었다면 이번에 소개할 음식은 철저한 간식입니다. 바로 저 위쪽에서도 한 번 거론된 '즉석와플' 입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곳은 1호선 노량진역에서 내려 육교를 건넌 뒤 왼쪽 계단으로 내려오면 바로 앞에 위치한 와플집입니다.
사실 와플 맛이야 정통 벨기에 와플이 아니고서야 비슷비슷한데다 어디서나 흔히 맛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이 곳의 와플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다른 곳에 비해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입니다. 일반 와플이 기본 1,000원, 조금 비싼 곳은 1,500원에서 2,000원까지 다양한 데 비해, 이 곳에서는 단돈 800원에 생크림, 딸기크림, 초코크림 세 종류의 와플을 즐길 수 있습니다. 돈을 조금 더 내면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와플도 먹을 수 있죠. 바로 구워낸 뜨거운 와플 위에서 녹아드는 생크림과 사과잼의 달콤한 조화는 먹어 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을 정도로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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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육교 밑에서 소개했던 와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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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볼 수 있는 와플이지만, 800원이라는 가격이 맛에 버프를 부여한다!
극상의 매운맛, 노량진 ‘신이 내린 매운 떡볶이’
노량진의 명소 중 하나인 ‘신이 내린 매운 떡볶이’는 ‘불타는 떡볶이’ 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극도로 매운 떡볶이를 판매하는 분식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과거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에서 닉쿤과 빅토리아 커플이 이 곳의 매운 떡볶이에 도전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떨치게 된 곳이기도 하고요.
이 가게에서 취급하는 메뉴는 떡볶이, 튀김오뎅과 만두, 김밥 등 여느 분식집에서 판매할 법한 평범한 메뉴 중심입니다. 이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매운 떡볶이겠죠! 매운맛의 기준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상~당히 맵습니다. 가격대는 대체적으로 평범한 분식점 수준이고, 여기서 좀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세트메뉴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신나게 게임을 즐기고 매운 음식으로 땀을 뻘뻘 흘리는 것! 이것이 바로 일석이조의 스트레스 해소법이겠죠?
위치 : 노량진 어뮤즈타운 게임센터 앞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 약 2~3분 직진, 진행방향의 오른쪽에 상점 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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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것을 즐긴다면, 신이내린 매운 떡볶이를 맛보는 것도 좋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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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고추가 토핑으로 올라간 것이, 보기만 해도 매워 보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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