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싸워라~ 전투다~
2002.11.23 11:04인터
흐흠 오늘도 어김없이 ‘원고마감 해야 되는데’라는 생각은 어디론가 사라저 버리고 결국에는 원고 마감일이 눈앞에 다가와 버렸다.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서 휴식을 취할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intermen : 엽때여..@_@;;?(설마 엽때요 라고 할 리가) ??? : 안녕하세요 “게임메카” *** 기자입니다. intermen : (허걱 그러고 보니 원고 마감 일 이 언젠데!! 이런 바보 인터!!) 아~ 안녕하세요 ??? : 원고를 안내놓으면... 데이트 신청할 껍니다~ intermen : (허걱 난 이제 틀렸어! 짤릴게 분명해(ㅠ.ㅠ) 아~ 어쨌든 절대로 데이트 신청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밤을 새면서 원고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오늘 따라 A4지가 이렇게 넓어 보일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었겠나. 처량한 모습으로 A4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이 상황을 다른 사람이 본다면 ‘저럴 시간에 한자라도 더 쓰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미 한번 맡은 기행 당당히 책임지고 나가야 하므로 게임을 실행하고 아타나시아의 세계로 들어갔다(사실은 데이트 신청 받는 것이 무서워서...). 가끔 자신의 스킬을 잘못 키웠다고 판단되면 서슴없이 처음부터 다시 캐릭터를 만드는 게이머가 종종 보인다. 그러나 이런 경우 언제든지 벗어날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보면 실제 내가 겪었던 일이기도 하다. 왕초보 : 에이~ 스킬 잘못 배웠네. 다시 키워야지. intermen: 무슨 일 있으세요? 다시 키우다니요. 왕초보 : 아... 다름이 아니고 제 랩이 9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번에 생산직업을 가지지 않고 사냥을 통해서만 돈을 벌어 보려구요. intermen: 그거 쉽지 않으실 텐데. 왕초보 : 그래도 시간이야 남아도니... 그런데 생산 스킬을 배워버려서요. 보통 이런 경우가 많다. 또는 사냥을 하다 무기를 하나 주었는데 그 무기가 자신의 무기보다 데미지가 높기는 하지만 다른 클래스 계열의 무기였다. 그런데 한번 착용해보고 싶어서 장착했더니 그 클래스 계열의 무기스킬이 생겨나서 황당했다라든지. 이런 경우는 레벨 10 이하 캐릭터는 잘못 배운 스킬이나 지우고 싶은 스킬을 지울 수가 있다. |
일단 게임에 들어가서 퍼피들과 열심히 놀던 인터. 심심하고 할 것도 없어서 ‘낚시나 하면서 공부를 해볼까’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 가끔씩 내 자신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솔직히 내가 생각해낸 게임에서 노가다 게임의 방지법은 이런 것이 아니었지만...
자 봐라~ 나의 건방진 모습을! 내가 얼마나 원하고 원하던 진정한 인터의 모습인가. 사실 내 레벨에서 저레벨 몬스터들 끌어모아
사냥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아무튼 작은 것 하나로 시작해 크게 되는 법이니 힘내서 사냥하자. 그런데 건방진 내모습을 보다
보니 옷도 허름한 것이 슬슬 방어구를 맞춰입어야 할 때가 온 것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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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리를 지나가려는 순간 내 파트너가 갑자기 워프(?)돼는 것 이 아니겠는가... 황당해하며 장난치지 말고 오라는 말을
건네고 다시 오라 했더니 역시 못 오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심심하지만 레벨이 낮은 게이머들이 다른 지역에 어떤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을까 하며 궁금해 하며 다른 지역을 가보면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이건 저 레벨 유저들에게 최대한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둔 스크립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유저를 사냥터로부터 보호하는 스크립트는 이제껏 다른 온라인게임에서 본적이 없는 것 같다. 한마디로 감탄사가 나왔다는... 아무튼 나 혼자 얼떨결에 다리를 건너서 마고트 한 마리를 상대하고 보니 머리에서는 ‘별거 아니네~’라는 판정이 순식간에 내려졌다.
그래서 장난 좀 칠 겸 여러 마리를 모아서 스펀지 유스를 가지고 놀던 때처럼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몹몰이를 했으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 버렸다. 마고트가 갑자기 강해진 것이 아니겠는가! 난 이제 죽었다라는 마음가짐이 가슴에 못 박히듯 박혔을 적 살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남은 스테미너를 모아 열심히 도망치면서 마을까지 끌고 가보자라는 엽기적인 생각으로 앞만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뒤쳐지면 죽는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채우기 시작했고 막 다리를 건너는 순간 마고트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ㅋㅋㅋ 역시 내가 무섭기는 무서운가 보군 다 도망가다니~’
이제 마고트를 사냥하다 보니 슬슬 돈이 모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나도 여행자 옷을 맞추는 갑부(?)가 되는구나 하며 뿌듯해하고 있을때 어디선가 도움의 요청이 들려오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무명씨 : HELP~ HELP~ intermen: 한국말로 하셈 -_-+ 무명씨 : 도와주세요~~~ intermen : 으흐흐 +_+ 간닷-_-/ 우리 한국인을 괴롭히는 못된 몬스터야~ 퍽퍽..!! 무명씨 : 감사감사;; 죽을뻔 했다는... intermen: 아하하.. 걱정 마시라~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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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연과 필연이 합쳐져 무명씨와 친분을 쌓게 되었고 도움을 준 대가로 원하지 않던 돈도 받게 되어 여행자 세트를 더욱 빨리
장만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것을 바로 선한일을 한 자에게 주어지는 행운이라고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이제 방어구도 마련하자 행복감에
취해 마고트가 너무 약한 듯싶어 그라운드 마고트를 잡을 결심을 해버리고 말았다. 역시나 그라운드 마고트도 사냥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하면서 두 번 다시 다리로 도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자만심이 더해가면서 필드 깊숙한 곳으로 슬금슬금
들어가다 결국 참지못하고 뛰어들고 말았다. 그러나 뛰어들자마자 내 앞에 나오는 것은 어마어마한 대형 몬스터... ‘엥(-_-) 이런게 왜 이런곳에!!! 몬스터를 보고 놀란 나머지 아까의 결심과는 달리 또다시 다리로 도망가려고 폼을 잡는 순간 자세히 보니 꼼짝도 안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죽어도 레벨도 낮으니 상관없다는 마음과 누군가 마법이라도 걸었겠지 하는 생각으로 큰맘먹고 안으로 다시 들어가봤다. 그러나 그곳에는 몬스터는 없고 게이머들이 여기저기서 쉬고있을 뿐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장소는 게이머들의 대련장소인 ‘용두상’이라는 장소였다.
이곳에 있는 영지를 들어가면 화면 왼쪽 위에 ‘PvP Zone’이라는 문구가 뜨는데 이 문구가 뜨자마자 바로 사람들은 다 적이 돼는 것이다. 멀리서 보니 몬스터인줄 알았더니만 가까이에서 보니. 이렇게 멋진 장소라니... 심심해서 한번 둘러보니 두명의 게이머가 가만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니 가만히가 아니라 서로 때리면서 장난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고만 있어도 아파보였다. intermen : 저기요.. 님들 레벨이? 모스크바 : 저는 11이요.. intermen : 오옷!! 동렙..!! 옆에법사 : 파티 하실래요? intermen : 저 한 대만..때려주세요;; 한 대 맞아보니 대략 10 정도 HP가 소모되었다. 무기는 한손에 강철환도 다른 손에는 반월도를 들고 멋지게 검을 휘둘러보았다. 나도 한 대 때려보니 데미지가 12정도 나온게 아닌가. ‘ㅋㅋㅋ 역시 나는 강해진거야!’ 이런 마음을 먹고나서 자만심에 부풀어 있던 나는 옆에 있는 마법사 분에게 한 대 부탁을 했더니 결과는 데미지 41. 실로 엄청났다. 나의 HP 게이지가 반이상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자만심에 부풀었던 간이 갑자기 콩알만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정식 대련을 하면서 스타크래프트로 단련된 컨트롤을 상대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사실 온라인 게임에서 무슨 컨트롤이 필요할까 생각하지만 아타나시아는 뒤통수를 치면 데미지를 더 준다든가 옆을 치면 몇 배 확률로 더 많은 데미지를 가한다는 등 한번 피하고 듀얼 월드에 의해 맞는 데미지는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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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칼을 주고받으며 공방전을 펼칠 무렵 둘다 약간의 피가 남은 상태에서 죽을까봐서, “그만?”이라고 말을 했는데 대화를
못들었는지 계속 공격을 하는 것이 아닌가. 가까스로 알아채고는 공격을 멈추었지만 이미 나는 엄청난 데미지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는
들리는 소리. “내가 이겼다 ㅎㅎ” 실로 황당스럽고 억울한 소리가 아닐 수가 없었다. 다시 한번 해보자는 나의 요청에 대련을 시작하고 나의 승리가 눈앞에 다가오는 순간 옆자리에 있던 마법사가 나에게 라이트닝을 날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하는 소리가 어처구니없었다. “왜 내 친구 죽여요!” (또다시 라이트닝) 또다시 라이트닝을 맞고 쓰러지자 ‘나도 죽여봐야지~’라는 말이 나오는게 아닌가. 정말 황당해서 말이 안나왔다. 게임을 하다보면 비매너 때문에 짜증이 나는 일이 한두번은 아니지만 처음 만난 사람이 이런 사람이라니 실망이 대단했다. 처음에 만난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어 인간관계를 가지는 것은 좋지만 그 인간관계를 끝까지 이을 수 있는 말 그대로 지속될 수 있는 그런 인간관계를 만들고 지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대련조차 맘편하게 못하는 슬픈 마음을 추스르고 밖으로 나와보니 ‘용두상’ 근처를 어슬렁 거리는 몬스터가 보였다. 그 이름도 유명한 ‘세다리’... 처음보는 몬스터라서 ‘위험하지 않을까? 저거 너무 쎈거 아니야?’라는 생각과 호기심을 가지고 멍하게 있던 순간 공격가능 상태가 되어버렸다.
어차피 건드렸으니 갈때까지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이판사판으로 공격을 했다. 그러나 보기와는 달리 엄청 약한 몬스터가 아닌가. 오늘은 비매너에 실망하고 몬스터에 실망하고 이 무슨 허무한 날이란 말인가... 어쨌든 죽을뻔(?) 한 상황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을 감사히 여기면서 “하느님~부처님~ 운영자님(?) 감사합니다 -_-;;” 라고 혼자말을 하는 순간 뒤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지나가던 행인 : 저놈 바보 아니야 ? 바보... intermen : 아 저요;;? 지나가던 행인 : 아니요;; 제 친구;; 역시 뭔가 찔리는 구석이 있던 인터는 ‘도둑이 제 발 저린다’라는 격언을 몸소 경험했다. 오늘은 많은 경험을 했다. 선한 일을 행해서 답례도 받아보고 비매너도 경험해보고 도둑이 제발 저려보기도 하고. 그런데 오늘은 뭔가 깨달은 날이었다. 사냥을 통해서만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버리게 된 것이다. 사실 모든 온라인 게임에 있어서 돈벌이는 게임에서의 생존방식에 한 요소가 되었다. 돈이 없으면 사냥을 하고 약한 몬스터를 잡다 자신의 레벨에 맞도록 약간 무리하게 고레벨 몬스터를 잡으려해도 돈이 없으면 모든 것이 다 깨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게임에서 돈을 벌기 위함은 생존하기 위함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돈벌이를 위해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끊임없는 노가다. 결국 밤을 새워버릴 수도 있는 것이고, 사람들끼리 시비가 붙기도 하는 것이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면 시비가 붙는 것은 어느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 되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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