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이의 바싸기행기 2부(바이탈 싸인)
2003.11.10 11:35지영이
“바싸 좋아하세요?”
“좋아해요, 이번엔 놓치지 않을 겁니다.”
난 소연이의 두 손을 꽉 잡았다. 그런데 느닷없이 소연이의 얼굴이 선배의 여동생 얼굴로 바뀌더니 내 손을 할퀴기 시작했다.
“헉헉!”
깜짝 놀라 일어난 내 두 눈앞에 우리집 개새끼 뽀리가 지 목을 움켜쥔 내 두 손을 향해 필사의 발길질을 해대는 모습이 보였다. 미안한 마음에 뽀리를 소파에 패대기치고 일어나니 컴퓨터가 켜져 있다. 깜빡 잊고 또 컴을 켜놓고 잔 모양이다. 컴퓨터를 끄려고 마우스를 움직이니 25명의 러시아미녀 스크린샷이 사라지면서 윈도우 화면에 바싸 홈페이지가 보였다.
갑자기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 젠장!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꿈에서까지 나타나 슬램덩크 패러디를 보여주다니 -_-; 훗, 그런데 슬램덩크의 소연이도 이쁘지만 꿈에서 본 선배의 여동생도 정말 예뻤다. 음, 이왕 이렇게 된 것 실명을 밝힐 수 없으니, 그 선배의 여동생 이름을 임시로 소연이라고 쓰겠다. 문득 꿈속에서 나를 할퀴던 소연이의 감촉이 생각났다. 흠 +_+ 잠시 고민하던 나는 다시 한번 바싸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어제 진 이유는 그 망할 수류탄 때문이었다. |
무기가 여러 가지인 것 같은데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다가 죽은 것은 꽤 억울한 일이었다. 로켓포보다 수류탄이 더 좋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고민하던 난 바싸 홈페이지 가이드를 보기로 했다. 어떤 무기가 있고,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 안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 홈피 방문~~! |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캐릭터 소개, 맵 소개, 무기 소개 등이 차례로 나열되어 있었다. 캐릭터 소개에 들어가서 내가 고른 캐릭터를 보니 일본인 여자애라는 소개가 나왔다. 헛~ 겨우 16살? 그런데 키는 165cm라… 완전 일본 미소녀의 전형이군. 하지만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은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난 로리나 좋아하는 변태가 절대 아니다! 믿어 달라! 모르고 골랐을 뿐… 그런데 취미가 그래피티랑 음악감상이라~ 딱 내 취향이네! 생일이 12월 24일이라. 기억해두잣! |
캐릭터 설명을 대충 본 나는 본격적으로 무기소개가 있는 페이지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종류가 많다. 처음 봤던 그 기관총 같은 녀석이 GMP라고 불리나보다. 연사가 되는 기관총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화기인 듯 싶었다. 두 번째 나온 녀석은 스나이퍼 건이었다. 오옷! 멋지다. 이거 꼭 써봐야지. 그리고 세 번째는 어제 두어 방 쏴보고 끝났던 로켓런처였다.
스플레쉬 대미지가 있다는 것에 흥미가 간다. 그리고 레이저 건도 있었고 샷건도 있었다. 샷건이 근접전 최강의 무기라고 하니 저녀석도 써봐야 겠다. 앗! 찾았다 찾았다. 나를 죽인 그 망할 수류탄 투척기다. 생긴 것도 무식하게 생겼군. -_-; 마지막으로 나온 것은 스파이크 건이었는데 무식한 전기충격기처럼 생겨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았다. 뭐니뭐니해도 무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뽀대다.
▶ 총의 생명은 뽀대가 아니겠는가!? |
대충 무기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난 뒤 난 다시 한번 당당하게 게임에 들어갔다. 조인을 하고 들어가서 설명서에 나온 대로 무기교체 버튼을 누르니 총들이 주르륵 나열되었다. 난 우선 뽀대가 나는 순서대로 총을 골랐다. 첫 번째는 따로 고르는 것이 없었고, 두 번째 무기는 샷건으로 바꿨다.
그리고 세 번째 무기는 스나이퍼건~! 네 번째 무기는 로켓런처로 바꾸려 했지만 네 번째 무기 역시 수류탄 투척기로 고정이었다. 결국 세 번째 란에서 로켓런처, 레이저건, 스나이퍼 건 셋 중에 하나만 고를 수 있는 모양이다. 쩝 셋 다 고르고 싶은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우선 스나이퍼건을 골랐다. 드디어 게임은 시작되었다. 맵 이름은 지하철이었는데, 꽤 복잡하게 보였다.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노란 삼각형의 우리편 동료들을 따라 움직이다보니 적들이 보였다. 수류탄이 공중에 난무하는 속에서 난 재빨리 3번 키를 눌러 스나이퍼건을 선택했다. 무기 네 가지는 각각 1, 2, 3, 4번의 숫자키로 바꿀 수 있었고 [Q]나 [E]키로도 가능했다. 왓~! 영화에서 봤던 조준경이 보이면서 앞쪽의 사물들이 확 당겨져 보인다. 그리고 나를 향해 뭔가 겨누는 적의 움직임… 퍽!
▶ 영화의 한 장면같지 않은가? |
누워버린 내 시체를 보며 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짜식들 빠르군! 다음 판에서 복수닷!”
그러나 난 복수할 수가 없었다. 스나이퍼 건으로 조준을 할 때마다 이미 난 죽어 있었다. 드디어 우리 편에서도 불만의 소리가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스나이퍼 건을 쓰는 사람은 처음 봤다는 것이다-_-; 역시 스나이퍼 건은 맵이 넓은 개활지 같은 데에서 썼어야 했나? 난 다음 번 무기교체에서 로켓런처로 바꾸었다. 이젠 좀 괜찮아지겠지.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난 제일 먼저 누워 있었다. 대체 뭐가 문제지? 레이저 건으로 바꿔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무기를 가져가건 동료들을 따라서 문을 나서는 순간 상대편의 공격에 누워버리는 것이다.
▶ 로켓도 들어보고 |
▶ 레이저도 들어보자 |
“그렇군! 수류탄이었어!”
문득 난 메시지를 보고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수류탄에 죽었다는 메시지가 뜨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니 어제의 첫 죽음도 수류탄 때문이었다. 역시 수류탄이 짱이었군! 난 다음 판부터 수류탄을 던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물론 먼저 죽는 것은 똑같았지만 동시에 던진 수류탄에 적이 죽는 경우도 생겼던 것이다. 첫 킬을 했을 때의 그 기분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째지는 기분 속에서 난 아침강의를 펑크내면서까지 오전 내내 수류탄을 던지며 놀았다. FPS가 이렇게 재미난 거였다니~ ㅠ.ㅠ
▶ 수류탄을 제압하는 자만이 바싸를 제압한다 |
삽질은 이제 끝이다. 이제 삽 대신 무기를 들었다~! 수류탄을 제압하는 자만이 바싸를 제압한다.
지영이의 바싸 팁 1. 전진키인 [W]키 양 옆에 있는 [Q]와 [E]키를 잘 사용하면 아주 빨리 무기를 교체할 수 있다. 2. 수류탄 투척키는 딱 세 발 뿐이다. 전략적으로 잘 사용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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