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옥 프론티어, 아이온 어비스, '아스텔리아' 아바론
2017.06.19 19:48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아스텔리아' 1차 비공개 테스트 소개 영상 (영상제공: 넥슨)
최근 유행하는 게임은 여러 유저가 한 판에 승부를 보는 게임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가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는 MMORPG가 유행에 뒤쳐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MMORPG에는 다른 장르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얽히고 설키는 대규모 전투다. ‘프론티어’를 앞세운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어비스’를 중심으로 한 ‘아이온: 영원의 탑’의 ‘어비스’가 대규모 세력적을 테마로 큰 인기를 얻었던 게임이다. 그리고 이번에 등장한 온라인 MMORPG 신작 ‘아스텔리아’ 역시 많은 유저가 뒤엉켜 싸우는 ‘아바론’을 메인으로 하고 있다.
‘아스텔리아’를 개발 중인 스튜디오8 정현태 PD는 “보통 FPS나 RTS는 정해진 수의 유저가 들어가서 방을 만들고 모두가 준비한 다음에 동시에 싸우기 시작한다. 양쪽이 공평한 대칭 전투다”라며 “그러나 MMORPG의 PvP는 다르다. 1:1도 가능하지만, 다 대 다, 1 대 다까지 다양한 상황이 한 곳에서 벌어진다. 여기에 우리 쪽은 싸울 준비를 한 상황에서 무방비의 상대를 치고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비대칭 전투라고 말할 수 있다. 한 공간에서 다양한 전투 상황을 제공할 수 있는 장르가 많지 않은데 그 중 하나가 MMORPG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스튜디오8 정현태 PD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제작진이 유저와 몬스터가 함께 있는 곳으로 디자인한 이유 역시 한 공간에서 최대한 다양한 전투 상황을 만들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바론’에 들어가면 직접적인 적인 다른 진영 유저도 있지만, 적 진영의 NPC, 중립 몬스터도 있다. 그리고 NPC와 다른 진영의 유저를 쓰러뜨리면 ‘배틀포인트’를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 한마디로 몬스터 사냥, 1:1 승부, 한 유저에 대한 집중 공격, 3명에서 5명 사이에서 진행되는 소규모 전투, 10명 이상끼리 맞붙는 대규모 전투까지. 각기 다른 상황이 한 전장에서 펼쳐진다.
정 PD는 “아발론은 항상 열려 있는 형태이며 주기는 1주일로 생각하고 있다. 1주일 동안 플레이하고 각 진영의 승패를 가룬 후 리셋하고 다음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영에 대해서는 “1:1로 나눌 경우 세력 간 불균형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진영 대결을 했을 때 가장 재미있는 구도가 1:1:1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3개 진영 대결로 잡았다”라고 덧붙였다.
▲ '아스텔리아'의 전장 '아바론' 원화 (사진제공: 넥슨)
전통적인 탱딜힐에 변주 더한 스텐스와 TCG
전장을 메인으로 한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역할분담이다. 100명이 싸울 때, 모두가 딜러라면 소위 말하는 ‘합’의 재미를 느끼기가 어렵다. 상대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구원자처럼 ‘힐러’가 나타나며 역전의 기회가 열리거나, 탱커가 앞을 지키고 있을 때 뒤로 돌아가서 적을 노리는 암살이 가능해지는 식이다. 여러 유저가 서로 호흡을 맞춰가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각 캐릭터의 역할이 확실하게 나뉘어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힘을 합쳐 빈틈 없이 도미노를 완성하는 것처럼 모든 직업이 전투 안에서 ‘본인의 역할’이 있어야 목표를 이뤘을 때 느끼는 쾌감이 2배가 된다.
정현태 PD가 강조한 부분 역시 역할분담이다. 우선 캐릭터의 경우 아주 전통적이다. 근접 딜러와 탱커를 동시에 하는 ‘워리어’, 암살자 ‘로그’, 원거리 딜러 ‘아처’, 순식간에 상대를 녹이는 ‘메이지’, 힐러와 버퍼를 맡은 ‘스칼라’가 있다. 전형적인 ‘탱딜힐’ 구조다.
▲ 총 5가지 메인 캐릭터가 있다
왼쪽분터 워리어, 아처, 로그, 스칼라, 메이지 (사진제공: 넥슨)
사실 스튜디오8에는 '창세기전', '리니지 2', '블레이드앤소울' 등 MMORPG 개발 경험을 가진 개발진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 참석한 정현태 PD 역시 '창세기전 3'와 '창세기전 파트 2'의 메인 프로그래머로 시작해, '리니지 2'의 프로그래밍 팀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 이토록 MMORPG 개발 경력이 풍부한 PD가 대규모 전장과 역할분담, 어떻게 보면 '정통 MMORPG'로 회귀하자고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정 PD는 "리니지 2를 개발하고 나서 내부에서 차세대 MMO는 액션이 강조된 게임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많이 있었다. 그 다음에 실제로 '테라'나 '블레이드앤소울' 같이 액션이 강조된 MMO가 많이 나왔고 이러한 게임이 트렌드를 이뤘다. 그런데 RPG는 원래 '역할분담게임'이라는 취지가 있다. 그런데 액션이 부각되다보니 너무 액션쪽으로 몰린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액션의 맛을 살림과 동시에 역할분담이 강조된 '정통 MMORPG'가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RPG의 본질인 역할분담을 추구하면서 액션을 같이 살려나가자는 것이 개발진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보자. 보통 MMORPG에서 힐러는 유저들이 많이 안 한다. 전투 자체가 재미없거나, 초반에 키우기 힘들어서 기피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나중에 파티를 짜거나 대규모 전장을 진행할 때 ‘힐러’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만다.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제작진이 선택한 두 가지 카드가 있다. 하나는 ‘스탠스’다. 정 PD는 “각 캐릭터는 두 가지 스텐스를 선택할 수 있다. 힐러인 ‘스칼라’를 예로 들면 치유에 특화된 ‘힐러’ 스탠스가 있고, 전투에 특화된 ‘아크 스탠스’가 있다. 이 두 가지를 플레이 중에 자유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고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는 말 그대로 ‘카드’다. 카드 형태의 소환수 ‘아스텔’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1차 테스트에는 총 32종이 등장하며 ‘서번트’와 ‘가디언’으로 나뉜다. 둘의 차이는 강력함이다. 정 PD는 “한 번에 동시에 불러낼 수 있는 ‘아스텔’ 수는 3종이다. 기본적으로 ‘서번트’는 메인 캐릭터보다 아래다. 전투를 도와주는 ‘소환수’에 가깝다. 반면 ‘가디언’은 얻은 초반에 기본 스탯이 캐릭터보다 높다. 기본적으로 위기 상황에서 나를 구해내는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서번트’는 소모하는 ‘소환력’이 적은 반면 ‘가디언’은 많은 양을 쓴다. 즉, 처음부터 많은 ‘소환력’을 사용하면 나중에 정작 필요할 때 ‘아스텔’을 못 부르는 상황이 올 수 있다”라고 전했다.
▲ 메인 캐릭터의 전투에 변주를 더해주는 주인공이 '아스텔'이다
(사진제공: 넥슨)
▲ 수집욕을 자극하는 '아스텔' 32종을 테스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사진제공: 넥슨)
여기에 ‘아스텔’ 역시 캐릭터와 동일하게 클래스가 나뉘며 각 클래스의 고유 스킬을 가지고 있다. 즉, 어떤 ‘아스텔’을 어떠한 타이밍에 불러내느냐가 전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활용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나에게 없는 스킬을 넣는 것이다. 힐러가 부족한 전투력을 채우기 위해 ‘워리어’ 아스텔을 넣는 식이다.
두 번째는 나의 강점을 강화하는 것이다. 정현태 PD는 “아스텔은 기본적으로 퀘스트를 통해 얻는다. 모은 ‘아스텔’은 일단 ‘북’에 들어가며 그 중 원하는 8종을 골라 ‘덱’을 짤 수 있다. 이 ‘덱’에 들어간 것 중 3가지를 소환하는 것이다”라며 “또한 게임 안에는 ‘덱 버프’라는 것이 있다. 각 카드에는 ‘덱 버프 점수’가 있고, 덱에 들어간 모든 카드의 점수가 일정 이상이면 일종의 패시브라 할 수 있는 ‘덱 버프’가 발동된다. 버프 효과는 다양하다. 소환 게이지 소모량을 줄여주는 것도 있고, 메인 캐릭터가 죽었을 때 즉시 부활시켜주거나 사정거리를 늘려주는 등이 있다”라고 밝혔다.
▲ 수많은 전투 상황에서, 어떤 아스텔을 어느 타이밍에 부를 것인가가 관건으로 통한다
(사진제공: 넥슨)
다시 말해, 어떤 아스텔을 불러내느냐와 함께, 어떠한 '아스텔'로 덱을 꾸릴 것인가도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전통적인 ‘탱딜힐’에 TCG로 다양한 전술을 붙여 ‘색다른 느낌’을 주고 싶다는 것이 정 PD의 설명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아스텔리아’의 메인 중 하나는 ‘전장’의 참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밸런스가 중요하다. 캐릭터에 아스텔까지 더하면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이 너무 다양해서 밸런스를 맞추기가 영 까다로워 보인다. 정 PD 역시 밸런스를 잡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두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직업 간 균형을 잡아갈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아스텔리아’의 밸런스는 캐릭터와 아스텔 두 가지를 다른 기준으로 잡는다. 그 이유는 아스텔은 모든 유저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클래스는 직업별로 각기 다른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즉, ‘아스텔’이라는 공통영역 위에 각 클래스의 다른 요소가 얹히는 식이다”라며 “그래서 위와 아래, 두 단계로 밸런스를 잡는 것이다. 우선 ‘아스텔’의 경우 확 튀는 부분을 잡아내려 한다. 예를 들어 ‘이것만 쓰면 다 이겨’라는 식이라면 다양한 ‘아스텔’을 쓸 이유가 없어져 버린다. 이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테스트 목표 중 하나다. 이어서 클래스는 적어도 1:1 상황에서는 특정 직업이 일방적으로 강하지 않게 맞춰 놨다. 그리고 이번 테스트에 전장 플레이를 보며 밸런스를 맞춰나갈 생각이다. 이에 많은 유저들이 전장에 참여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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