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같이 극 2'의 재미, 6편 빈자리 채우고 남는다
2017.12.19 10:59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용과 같이 극 2' 한국어판 트레일러 (영상제공: 세가퍼블리싱코리아)
세가에서 만든 ‘용과 같이’는 야쿠자라는 소재를 십분 활용한 인기 액션게임 시리즈다. 하지만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다소 ‘애증’의 존재라 할 수 있다. ‘마리오 사장’ 카와우치 시로의 끈질긴 노력 끝에 한국어로 출시된 ‘용과 같이 극’은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인기는 ‘용과 같이 제로: 맹세의 장소’로 이어졌고, 여기에 최신작 ‘용과 같이 6’ 한국어화 발매까지 확정된 상황.
하지만 2016년 12월, ‘용과 같이 6’가 내용 상의 문제로 발매가 취소되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결국 국내 게이머는 시리즈 주인공 ‘키류 카즈마’의 마지막 이야기는 물론, 신작을 위해 준비된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2편을 리메이크한 ‘용과 같이 극 2’까지 성우 망언으로 물의를 빚으며 시리즈에 대한 여론이 나빠졌다. 일각에서는 더 이상 한국에서 ‘용과 같이’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가는 ‘용과 같이 극 2’ 한국어판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12월 7일, ‘용과 같이 극 2’ 한국어판을 국내에 출시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용과 같이 극 2' 자체의 완성도다. 뛰어난 게임성으로 정면 승부를 해야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것. 세가의 생각도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진검승부에 나선 '용과 같이 극 2'를 직접 살펴보았다.
▲ '용과 같이 극 2'는 6편의 빈자리를 채우기 충분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시리즈 최고 인기작의 귀환, 신규 에피소드가 힘 더한다
‘용과 같이 극 2’는 과거 ‘용과 같이’ 시리즈를 리메이크하는 ‘극’ 프로젝트 두 번째 타이틀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2006년 발매된 ‘용과 같이 2’를 기반으로 한다.
‘용과 같이 2’는 전설의 야쿠자 키류 카즈마가 관동과 관서를 아우르는 대전쟁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1편에서 100억 엔을 둘러싼 소동 이후, 키류가 몸담았던 조직 ‘동성회’는 세력이 약해지며 위기에 처한다. 그런 와중에 5대 회장 테라다 유키오가 의문의 자객에게 암살당하게 된다. 이에 은퇴 후 평온한 삶을 보내던 키류는 관서의 야쿠자 조직, ‘오미 연합’과의 동맹을 체결하고자 오사카의 유흥가 ‘소텐보리’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관서의 용’ 고다 류지가 쿠데타를 일으켜 동맹을 방해하고, 괴멸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계 조직 진권파의 음모가 밝혀지는 등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 야쿠자 대전쟁을 그린 '용과 같이 2', 그 스토리를 재현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미 검증을 받은 ‘용과 같이 2’를 리메이크한 만큼, ‘용과 같이 극 2’ 역시 스토리 면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다. 여기에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돕는 장치가 다수 마련되었다. 먼저 ‘용과 같이 6’에서 처음 도입된 ‘드래곤 엔진’이다. 전작 ‘용과 같이 극’ 역시 실사 풍의 그래픽을 앞세웠는데, 이번에는 최신 기술을 도입하며 더욱 그래픽 품질을 높였다. 게임 중간중간 삽입된 시네마틱 영상에서는 피부의 모공이나 수염, 눈에 보이는 실핏줄 등이 매우 사실적으로 구현됐다. 한 편의 느와르 영화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정도니 보는 재미는 확실하다.
▲ 얼굴 묘사 하나는 사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수염 깎은 자국까지도 정교하게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한국어화 수준도 만족스럽다. 일본어 대사와 텍스트를 자막 한국어화한 것뿐만 아니라, 게임 속 한국어 대사까지 개선된 것이다. 과거 ‘용과 같이 2’는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한국 조직 ‘진권파’ 소속 인물들의 한국어 대사가 너무나도 수준 이하였다. 대사 자체가 일본어를 직역한 터라 이해하기 어려웠고, 더빙도 엉망이라 인터넷에서 놀림거리였다. 하지만 ‘용과 같이 극 2’에서는 한국어 대사를 대폭 개선했다. 한국어 대사가 들릴 때마다 게임 몰입감이 뚝 떨어지던 원작의 단점을 극복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밖에도 게임 내 소소한 부분들도 친절하게 한국어화가 되어 있다. 특히 ‘마지마 건설’에서 직원을 모집하는 광고 같은 경우는 B급 분위기까지 제대로 살려서 웃음을 준다.
▲ 놀림거리 한국어 대사는 이제 그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지마 건설의 가족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용과 같이 극 2’는 기존 스토리를 한층 더 몰입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에 목이 마른 국내 팬들을 달랠 수 없다. 이에 준비한 것이 바로 시리즈 최고 인기 캐릭터 마지마 고로의 이야기를 담은 신규 시나리오 ‘마지마 편’이다. ‘마지마 편’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마지마 고로가 되어, ‘상남자’의 삶을 체험하게 된다. 특히 숫자만을 중시하는 테라다 유키오 일파와의 갈등, ‘용과 같이 제로’에서 이어지는 마키무라 마코토와의 사랑 이야기까지. 키류 카즈마 최후 못지 않은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스토리 면에서 흠 잡을 데는 없다는 것이다.
▲ '상남자' 마지마 고로, 그가 동성회를 탈퇴한 이유는?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지마 고로만의 액션도 즐길 거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형에 따라 무기에 따라, 각양각색 액션에 눈이 즐겁다
‘용과 같이’ 시리즈 특징은 게임 플레이 내내 스토리와 배틀, 어드벤처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것이다. 시네마틱 영상을 보고 거리로 나가면 어슬렁거리는 양아치나 필드 보스와의 대결이 펼쳐진다. 특히 전투에서는 호쾌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전설의 야쿠자가 주인공인 만큼, 평범한 공격에서도 짜릿한 손맛이 느껴지고, 필살기에 해당하는 ‘히트액션’을 날릴 때는 속이 뻥 뚫리는 듯한 통쾌함이 느껴진다.
▲ 전설의 야쿠자 아니랄까봐 격투도 살인 병기급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히트액션'은 묵은 체증까지 가시는 짜릿함이 압권 (사진: 게임메카 촬영)
‘용과 같이 극 2’는 이러한 액션 장점을 강화시켰다. 그 기반은 바로 앞서 말했던 ‘드래곤 엔진’이다. ‘용과 같이 6’처럼 심리스로 펼쳐지는 맵에서 자유로이 전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적을 붙잡아 근처 상점으로 던져버리면 유리창이 와장창 깨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안에 있던 점원들은 겁에 질려 카운터에 숨는다. 지형을 포함한 주위 오브젝트가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가 게임의 사실성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 술집에선 술병으로 싸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물론 가게 안에서 깽판 부린 뒷 처리는 자신의 몫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울러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전작 ‘용과 같이 극’에서는 4가지 전투 스타일을 오가며 전투를 벌이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은 조금 다르다. 전투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여러 무기를 장비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각 무기마다 각양각색의 성능을 지니고 있을뿐더러, 전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히트액션까지 다채롭게 바꾼다. 일본도를 손에 넣으면 사무라이가 된 마냥 적을 베어버리고, 길거리에 놓은 삼각콘으로 마구 때릴 수도 있다.
▲ 무기 착용이 금지되던 투기장은 1편이면 족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역전만루홈런급 스매시를 날려라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용과 같이 극 2’에서는 주위 상황에 따라 액션의 종류가 달라진다. 지금 어느 곳에서 싸우고 있는지, 어떤 무기를 쥐고 있는지, 누가 동료로 있는지에 따라 액션 종류가 천차만별인 것이다. 이러한 액션게임에서는 게임을 할수록 보스전을 제외하면 같은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에 쉽게 지루해지기 마련인데, 이를 폭넓은 상호작용으로 메운 것이다.
기자의 경우, 키류가 편의점 전자레인지에 적의 머리를 밀어 넣고 “따뜻하게 데워달라”고 말하는 히트액션의 만화적인 연출이 마음에 들어서 적을 만날 때마다 편의점으로 유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뜨거운 라멘을 받아 얼굴에 붓거나 대파를 무기처럼 휘두르는 등, ‘용과 같이’ 특유의 유머러스한 것이 많으니 ‘잡몹’과의 전투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사실 몇몇 액션은 이미 ‘용과 같이 6’에서 선보인 것이지만, 국내에는 6편이 나오지 않았던 터라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
▲ 동료와의 협공도 가능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존에 나왔던 미니게임, ‘극’의 경지로
‘용과 같이’의 또 다른 재미는 진중한 야쿠자에게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다양한 오락이다. 골프나 배팅센터 같은 스포츠부터 장기나 마작 같은 보드게임, 심지어 과거 세가에서 개발한 아케이드 게임까지 즐길 수 있다. ‘남심’을 자극하는 아슬아슬한 미니게임까지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용과 같이 극 2’는 ‘성인이라면 즐겨라’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미니게임이 있으니, 콘텐츠 양으로는 손색이 없다.
▲ 비디오방도 가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일본식 장기에도 도전해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갖가지 즐길 거리 중에서도 ‘용과 같이 극 2’가 핵심으로 내세운 것은 2가지다. 먼저 지난 ‘용과 같이 6’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클랜 크리에이터’ 모드다. ‘클랜 크리에이터’ 모드에서 플레이어는 직접 조직을 운영하듯이 조직원을 모으고, 전투 미션을 진행하게 된다.
해당 모드가 첫 도입된 6편과 달리 ‘용과 같이 극 2’에서는 미션에서 상대해야 하는 적의 숫자가 늘어나고, 맵 곳곳에 회복 아이템이나 금화 등이 출현하는 등 플레이어의 전략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기자는 특전으로 얻은 SR등급 조직원 하나를 믿고 초반 미션을 진행했는데, 섣부른 지시에 어이없이 패배했고, 이기고 싶어서 조직원을 뽑는 ‘직원 모집’에서는 소지금을 전부 탕진하기도 했다. 어려워진 난이도만큼, 도전하고 싶은 욕구도 커진 것이다.
▲ SR하나면 1스테이지는 껌 아닌가요?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응, 아니야~ 치열한 전략이 핵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주점을 운영하며 높은 매상을 올려야 하는 ‘신 물장사 아일랜드’도 빼놓을 수 없다. 게임 시스템 자체는 이전 ‘용과 같이 제로’에 등장했던 ‘머니 아일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플레이어가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늘었다. ‘신 물장사 아일랜드’ 자체에도 경영 악화 상태의 캬바클럽 ‘포샤인’을 전국 1등 가게로 만들어야 하는 스토리 라인이 추가됐다. 또한, 라이벌과의 매출 경쟁 역시 ‘캬바쿠라 그랑프리’라는 대회가 되며 좀 더 치열해졌다.
▲ '신 물장사 아일랜드' 핵심 인물 '코유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지막으로 상황을 해설하는 MC 역할이 추가됐는데, “점장이 호스티스를 지원해주고 있다”거나 “매출이 100만 엔을 넘었다”는 등 쉴새 없이 떠들어준다. 이러한 추임새가 게임을 하면서 ‘잘하고 있다’는 확실한 피드백이 되니 좀 더 미니게임에 몰입하게 만든다. 스토리를 진행하던 도중에 잠시 휴식 차 시작한 미니게임을 본편보다 더 열중하기도 했다. 미니게임 수준은 ‘용과 같이 6’를 능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 MC의 말을 듣다보면 영업이 더욱 신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