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까 영입할까? 생존 고민 치열한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
2018.05.23 15:24게임메카 안민균 기자
▲ 숨겨진 수작,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가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영상출처: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 공식 웹페이지)
지난 2013년 출시된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는 ‘좀비 아포칼립스가 일어난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라는, 생존 게임으로서 다소 진부한 설정을 가진 게임이다. 하지만 진부한 설정과는 다르게 곳곳에 존재하는 생존자 NPC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탐험 요소, 거점을 만들고 그 안에 생존자 NPC를 모아 관리하는 경영요소, 캐릭터 레벨을 올리고 스킬을 배울 수 있는 RPG 요소 등 다양한 요소를 게임 속에 담아내, 서바이벌 장르 숨겨진 수작으로 통하는 게임이다.
그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가 약 5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2’는 전작에 비해 선명해진 3D 그래픽과 다양한 상호작용 액션, 전작에 없었던 멀티 플레이 기능까지 갖춰 공개 당시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다.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2’ 게임 배경은 좀비 아포칼립스 이후 좀비로 가득 찬 세상에서 생존자를 모아 공동체를 형성하고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서 전작과 같으며, 플레이어는 좀비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고 발전시켜야한다. 그 과정에서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존자 무리와 접촉해 물자를 거래하거나, 동료로 영입해 함께 거점을 관리하면서 생존을 이어나가는 것이 핵심 콘텐츠다.
▲ 생존을 위한 거점을 만들자 (사진출처: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 공식 영상 갈무리)
어서 오세요. 적당히 망해버린 세계에
좀비가 공격해오니 피하고, 배고프니 먹고, 생존을 위한 아이템을 보충하기 위해 탐험한다. 흔히 있는 좀비 생존 게임 특징이다.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 또한 이를 기본으로 하지만, 게임이 오래 진행될수록 반복되는 생존 패턴으로 자칫 지루해지기에 십상인 생존 게임 딜레마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다.
우선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 세계는 생존자가 플레이어만이 아니다. 다른 비슷한 생존 게임, 예를 들어 ‘DayZ’, ‘H1Z1’, ‘FOREST’ 같은 게임들을 살펴보면 세계가 완전히 망해버렸는지, 도통 다른 생존자를 찾아볼 수가 없다. 반면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는 세계가 적당히 망했는지 곳곳에서 생존자 NPC들을 만나볼 수 있다. 플레이어는 생존자들과 거래를 하거나 거점 동료로 맞이하는 등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고, 죽여서 아이템을 빼앗을 수도 있다.
당연히 다양한 동료를 맞이하는 것이 생존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아이템 파밍과 별도로 생존자 파밍(?)이 필요하다. 생존자를 동료로 맞이하는 방법은 함께 좀비를 처치하면서 사이를 돈독히 하거나 생존자가 필요로 하는 일들을 처리해주다 보면 동료로 맞이할 수 있다.
▲ 생존자를 구하고 동료로 맞이하자 (사진출처: 공식 영상 갈무리)
생존자들은 각자 자신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어떤 생존자는 컴퓨터가 특기라 전기작업에 도움이 되지만 성향이 겁쟁이여서 외부로 나가는 것을 꺼리기도 하고, 어떤 생존자는 체력이 강하고 전투에 자신감이 있어 적극적으로 좀비를 소탕하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각 생존자들은 서로 원하는 바가 있고, 플레이어가 이와 반대되는 결정을 내릴 경우 모랄(사기)가 떨어져 빨리 지치는 등 능력치가 감소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 시설 관리에 자신 있는 생존자가 있는 반면 (사진출처: 공식 영상 갈무리)
▲ 전투에 능한 생존자도 존재한다 (사진출처: 공식 영상 갈무리)
다수의 생존자가 모이면 공동체답게 리더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리더가 어떤 성향을 지녔느냐에 따라 공동체가 따를 방향이 결정된다. 전투적인 생존자를 리더로 설정하면 주변 좀비를 청소하고 거점 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할 것이고, 시설 관리에 관련된 생존자를 리더로 설정하면 생존자와 자원을 모아 거점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리더(Leader)와는 별도로 ‘영웅(Hero)’이라는 특별한 자질을 가진 생존자를 만날 수 있는데, 이 생존자를 육성할 경우 공동체 전체에 보너스 능력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귀중한 전력으로 취급된다.
▲ 공동체의 운명을 이끄는 자, 리더 (사진출처: 공식 영상 갈무리)
다만 무작정 생존자를 모아서는 안되는데, 사람이 늘어나면 식량, 침대, 연료 등 거점 유지를 위해 필요한 소비 자원 또한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종합적인 고민이 발생하는 경영 요소가 플레이어가 느끼는 생존 경험을 좀 더 풍부하게 하고, 쉽게 지루해지는 것을 방지한다.
몰입도를 높이는 현실적인 요소 배치
생존 게임은 몰입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무리 게임 배경으로 잔혹하고 궁핍한 현실을 다뤄도,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입하지 못하면 생존 게임은 금새 아이템 파밍 게임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에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는 현실적인 요소를 배치하여 몰입도를 높였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종료해도 게임 세계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오랜 시간 접속하지 않았다가 접속하게 되면 동료 생존자가 죽어 있거나, 모아둔 자원이 고갈되어 있기도 한다. 한도가 있기 때문에 1년이고 2년이고 접속을 하지않는다고 실제로 그 정도 시간이 흘러있진 않지만, 마지막으로 접속했을 때 세계가 어떤 상태에 놓여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 플레이어가 없어도 생존자들은 이렇게 뛰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출처: 공식 영상 갈무리)
사실 게임을 꺼도 시간이 멋대로 흘러간다는 점은 플레이 성향에 따라서는 귀찮은 설정일 수 있다. 다행히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는 설정을 끌 수 없었던 전작과 달리 멀티 플레이를 사용 여부를 OFF로 해놓으면 접속을 종료해도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다양한 캐릭터 액션이 준비돼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전투에서 많은 액션을 볼 수 있는데, 힘차게 좀비를 두들겨 패는 것 외에도 뒤에서 목을 조르고, 집어 던지고, 내리 찍고, 매달려서 찌르는 등 필사적인 액션이 현실감을 가져다준다.
▲ 좀비를 향해 이단 옆차기를 날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사진출처: 공식 영상 갈무리)
전작 재조명, 새로울 건 없다.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는 ‘신작’이라는 명칭 하에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은 대부분 전작인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와 크게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픽은 많은 발전을 이뤘으나 시스템과 콘텐츠는 전작과 거의 변함이 없다. 멀티 플레이가 추가되긴 했지만 드넓은 오픈월드에 걸맞지 않게 최대 4명이며, 호스트 주변 일정 거리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하는 등 순수하게 즐기기엔 제한이 많다.
따라서 이번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는 새로운 것을 보여준다기보단, 시리즈를 재조명하고, 널리 알리는 첨병 정도로 볼 수 있다. 전작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가 게이머들 사이에서 꽤 호평을 받았음에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리즈 자체를 플레이해보지 않은 게이머에겐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라는 게임을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