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 아시아 사업총괄, 한국 질문에 “노력 중이다”만 되풀이
2018.06.12 15:54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최근 국내 Xbox 유저들은 소외당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멀티플랫폼 게임이 국내 정식 발매될 때 Xbox One을 빼고 출시되는 경우는 다반사요, 간혹 출시되는 게임이라도 게임 매장에서 취급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아예 매장에서 대놓고 ‘Xbox One 타이틀은 들여놓기 부담된다’라고 언급할 정도다. 온라인 구매가 대안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게임 타이틀을 모아야 직성이 풀리는 유저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밖에 없다.
서운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Xbox One 제작사이자 전세계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MS조차 국내 시장에 힘을 덜 쏟는 듯한 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제대로 된 마케팅이 펼쳐진 지도 오래 됐고, 기대작 게임들의 한국어화 빈도도 높지 않다. 당장 올해 출시된 ‘씨 오브 시브즈’와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만 해도 한국어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국내에서는 아는 사람만 즐기는 타이틀이 됐다. 이에 대해 국내 Xbox 유저 사이에서는 ‘PS4에 비해 유저 수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본사 지원까지 뜸해지는 것은 너무하다’라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 '가장 강력한 콘솔' 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됐지만 국내에서 큰 화제를 못 불러일으킨 Xbox One X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일각에서는 ‘MS가 한국 Xbox 시장을 버린 것이 아니냐’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이러한 루머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게임메카는 한국MS 측에 수 차례 접선을 시도해 봤지만, 홍보 대행사로부터는 ‘작년부터 Xbox 외부대응 담당자가 없어져 본사와 연락을 직접 취하고 있다’는 답변밖에 들려오지 않았다. 일시적인 내부 인선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진정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런 자리를 오랫동안 공석으로 놔둘 수 있을까 하는 찝찝함은 더욱 진해져 갔다.
그러던 와중, 드디어 기회가 닿았다. ‘E3 2018’이 열리는 미국 LA에서 MS 본사 고위 관계자와 인터뷰를 할 기회가 생긴 것. 그것도 무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20분 간의 짧은 인터뷰 약속이었지만, 이 자리를 통해 MS가 한국 시장을 버리지 않았고 이러저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개인적으로 기대에 벅차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다. 어렵게 만난 제레미 힌튼 MS 아시아 비즈니스 리드(Lead)는 한국 시장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노력 중이다’ 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뚜렷한 답을 주지 않았다.
▲ MS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제레미 힌튼 리드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한국 시장 현 상황 묻는 질문에 “노력하고 있다”
제레미 힌튼 리드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질문 몇 가지를 거쳐 가장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일단 위에서 말한 한국 시장에서의 Xbox One이 처한 현 상황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했다. 그리고 MS 본사가 바라보는 한국 Xbox 시장에 대한 평가와 전망,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힌튼은 “우리는 유저에게 플랫폼 선택 권한을 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Xbox One을 밀고 싶지만 PC 시장이 더 크다. 한국에서 Xbox 사업을 밀어주기 위해 마케팅 플랜 등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마케팅 플랜에 대해 묻자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답변과 함께 한국 시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틀에 박힌 대답이 돌아왔다.
생각보다 간단명료한 대답에 의문이 들었다. 혹시 Xbox One 한국 시장 상황이 생각했던 것처럼 나쁘지 않은 게 아닐까? 오프라인 패키지 판매는 저조하지만 온라인 DL 구매나 시즌 패스 등이 생각보다 잘 돼서 큰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일까?
▲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놓고 '부담'이라고 표현하는 Xbox One 타이틀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러나 이 예측은 빗나갔다. 게임 타이틀 온/오프라인 판매 비중을 묻는 질문에 힌튼은 “아직은 오프라인 마켓이 더 크다”라고 답했다. 국내 시장에 한정된 답변은 아니었지만, 이로 미루어 볼 때 국내 Xbox One 시장은 눈에 보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향후 한국어화 계획에 대한 질문에도 힌튼은 뚜렷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진행된 다양한 Xbox 독점작들의 한국어화 계획을 묻자 그는 “한국어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어화가 확정된 것은 ‘포르자 호라이즌 4’ 뿐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기어즈 5’나 ‘헤일로 인피니트’ 같은 기대작들에 대해서는 ‘노력 중’이라는 대답과 함께 확실한 언급을 피했다. 정말로 한국을 중국 급 주요 시장으로 생각한다면 발표와 동시에 확답할 수 있는 부분이다.
▲ '헤일로'와 '기어즈' 한국어화는 한국 유저들에게 있어 최우선 사항이다 (사진출처: MS E3 컨퍼런스 영상 갈무리)
이밖에도 힌튼은 “아시아 시장은 유럽이나 미국보다 크다”, “최근 Xbox에 글로벌 게임을 많이 가져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어제도 아시아 게임 11종을 발표했다”,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 등 한국 개발사들과도 협업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이어갔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 위기에 처한 Xbox One을 살리기 위한 상세 계획은 끝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힌튼은 10일 Xbox 쇼케이스에서 마지막에 깜짝 발표된 ‘차세대 Xbox’ 콘솔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신형 콘솔을 발표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국내 Xbox 시장에 대한 위기의식과 뚜렷한 개선 정책이 없다면, 신형 콘솔이 나오더라도 정작 MS 자체가 흥행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MS 아시아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제레미 힌튼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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