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19년 시작부터 힘 빠지는 한국 게임산업
2019.01.07 17:29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게임산업 성장동력이 줄어들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새해다. 작년에 아쉽게 못해본 것을 정리하고, 올해는 뭔가 해보자고 각오를 다지는 때다. 회사 차원에서 생각하면 작년에 세워둔 사업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분주한 시기다. 게임업체로 말하면 출시 궤도에 오른 신작이 잘 뜰 수 있도록 단단히 준비하거나 한 단계 성장을 위한 새 먹거리를 탐색하는 때다. 업계를 환기시킬 새 게임을 발굴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일이다.
이처럼 바빠야 할 새해지만 한국 게임산업 두 어깨는 축 늘어져 있다.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은 샘솟지만 몸을 일으킬 힘이 나지 않는다. 산업적으로 보면 성장동력이 줄어들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작년을 돌아보면 적신호는 모바일에서 먼저 감지됐다. 가장 규모가 큰 게임 수출시장으로 자리해왔던 중국은 새 게임이 들어갈 대문이 닫혀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중소 게임사가 설 자리는 더 좁아졌다. 한국 시장을 침공한 해외 게임이 우후죽순 등장한 것이다. 1월 7일 기준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TOP 30 중 절반에 가까운 14종이 해외 게임이며 대부분 중국 게임이다. ‘뮤 오리진 2’나 ‘라그나로크 M’처럼 한국 게임을 원작으로 삼은 게임도 있지만 개발 자체는 중국 게임사가 맡았기에 엄밀히 말하면 ‘국산 게임’은 아니다.

▲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상위권에 해외 게임 다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료출처: 구글 플레이 공식 홈페이지)
한국이 종주국이자 최강국이라 자부하고 있던 e스포츠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명실공히 e스포츠 종주국이지만 후발주자 추격이 만만치 않다.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중국과 전통 스포츠 산업에 일가견이 있는 미국이 대표적이다. 이를 직접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 ‘오버워치 리그’다. ‘오버워치 리그 팀을 창단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가입비’가 필요하다. 초기에 알려진 금액이 2,000만 달러, 약 224억 원에 달하는 큰 돈을 투자해야 하며 현재는 금액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도됐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이 들어감에도 시즌 1에 12개 팀이 참여했으며 오는 2월에 막을 올리는 시즌 2에는 20팀으로 늘어났다. 20팀 중 미국이 11팀, 중국이 4팀이다. 여기에 서울을 홈그라운드로 삼은 ‘서울 다이너스티’ 역시 엄밀히 따지면 외국 자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서울 다이너스티’를 소유한 Gen.G e스포츠는 미국 실리콘밸리 자금을 기반으로 한 곳이다.
그리고 2019년이 막 시작된 현재 온라인에도 적색경보가 울렸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해외에서도 흥행한 온라인게임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넥슨이 매물로 나온다는 소식이다. 1월 3일에 터진 NXC 김정주 대표의 ‘넥슨 매각설’은 지금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5일에 공개한 입장문에는 ‘매각설’을 직접적으로 부인하는 내용이 없어 매각을 고려하는 것이 사실이 아니냐는 예상이 곳곳에서 나왔다.

▲ 김정주 대표는 5일 넥슨 매각설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으며, 매각을 부인하는 내용은 없었다 (사진제공: NXC)
정말로 김정주 대표가 넥슨을 매각한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국내 기업에 파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국내 기업 중에는 넥슨을 통째로 사들일 자금력을 가진 곳은 거의 없다. 실제로 유력한 매입 후보로 거론되는 곳도 해외 기업뿐이다. 라이엇게임즈, 에픽게임즈, 슈퍼셀까지 공격적인 M&A로 회사 규모를 불려온 텐센트, ‘피파 온라인’을 바탕으로 넥슨과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EA, 2008년에 넥슨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디즈니 등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넥슨이 해외 기업에 팔린다면 국내 게임산업을 지탱하는 기둥 하나가 통째로 뽑혀나가는 것과 같다. 온라인게임 시작을 알린 ‘바람의나라’부터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까지 한국 대표 게임을 더 이상 ‘한국 게임’이라 부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 여파는 강하게 시장을 때릴 것으로 전망된다. 작게는 온라인마저 해외 업체에 안방을 내주는 꼴이 될 수 있다. 크게는 국산 대표 게임이 해외에 넘어가며 ‘게임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 넥슨이 해외 기업에 인수된다면 그 여파는 국내 게임업계 및 시장 전체에 퍼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넥슨)
더 암울한 부분은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대표 스스로가 회사를 매물로 내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의중은 다를 수 있으나 넥슨을 팔려 한다는 움직임 자체가 시장에서는 더 이상 한국에서 게임사업을 이어갈 비전이 안 보인다고 해석될 수 있다. 국내 게임업계 최정상에 서 있는 인물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 자체가 게임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게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던 움직임을 위축시킬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면 국내 시장에서 게임으로 인해 발생한 수익이 해외로 빠져나가며 국부 유출이 발생하고, 반대로 한국에서 게임으로 벌어들인 돈이 국내 시장과 업계에는 돌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이 경우 일정한 자금력을 가진 업체가 아니라면 살아남기 힘들어진다. 넥슨이 해외 업체에 인수된다면 그 여파는 국내 업계 전체를 뒤덮을 수 있다
넥슨 매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김정주 대표는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다”라고 밝히며 약간의 희망을 남겼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미궁 속이라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모바일, e스포츠, 온라인까지 성장동력이 꺼져가는 업계 현실을 ‘넥슨 매각설’이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희망찬 이야기를 해야 할 새해 벽두부터 비관적인 내용을 작성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곳곳에서 터진 적신호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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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후2019-01-08 19:34
신고삭제난 돈슨은 정말 싫다. 또한 국내 3N은 싫다. 하지만 매각을 하더라도 절대 짱개와 해외는 아니다. 말은 아니라고 하지만 국내 게임 규제와 법정에 가고 등등 온갓 겪었으니 매각을 한다는 것이지! 이해 할만 하다.. 나같아도 저러면 국내에서 뭘 하기도 싫다.. 차라리 해외에 가고 말지! 그맘 충분히 이해한다.하지만 국내 상황과 이런 저런 일을 봐도 감정과 기분만으로 매각을 하는 것은 좀더 심사숙고 했으면 한다
karengj2019.01.07 19:52
신고삭제지금쯤 여가부생각. "잘됐다 이틈에 게임을 게임중독으로 등록하고 어퍼컷날려서 아예 게임산업 폐쇄시켜버려야지" 하고있을듯
정말화난행성2019.01.07 19:55
신고삭제여가부가 국산게임만 건들다가 외산게임까지 피해가...읍읍...
-2019.01.08 14:15
신고삭제이렇게 생각하면 ㄹㅇ 바보. 여가부가 진짜로 게임이 해롭다고 생각해서 막는줄 아나본데ㅋ 여가부의 목적은 돈이다. 게임중독만큼 40~50대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게 없고 때문에 돈 끌어모으기도 쉬움. 넥슨이 해외로 매각된다면 세금 손쉽게 긁어모을 수 있는 큰 자금줄이 빠지기 때문에 여가부는 오히려 넥슨의 매각을 막으려들 것이다.
미르후2019.01.08 19:34
신고삭제시발 여가부 폐쇄가 답임
bboongya2019.01.07 20:12
신고삭제여태까지 게임업계 사람들은 회사가 망하는데 나서는 사람은 적폐취급받고 대변해주는 이에게 관심도 없다. 이직하면 되지 뭐하러 노조비를 내나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고 이렇게 20년동안 게임개발자들은 고장나면 쉽게 갈아끼우는 소모품을 자처한다.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나서기 무서워하고 다른것을 두려워하며 항상 기업의 주체가 되지못한 그들 이기에...
겜덕2019.01.08 10:00
신고삭제강한 규제의 파동으로 인한 게임산업의 양산화를 촉발시켰고, 사행성이 나오게 된 거라 생각함
여가부의 셧다운제와 그놈에 말도안되는 청소년 보호법때문에 몇십년 진보될수있는 게임산업이 퇴보되는 거라 생각됨
안그래도 게임을 돈주고 왜하냐? 라는 우리나라 인식이 큰데, 그런 규제때문에 더욱더 게임산업은 사행성을 만들수밖에 없고, 양질의 게임은 안나오고 양산형 가챠 사행성 게임만 빈번하게 일어난것도 있으며 새대가 교체되면서 그만큼 사람마다 눈높이가 높아지는데, 국산게임은 그런 시대의 흐름을 맞춰갈 능력이 가춰진 상태가 아닌데, 그걸 맞추려고 하니 안되는 것도 있음, 이건 게임에 대한 대한민국의 국민인식도 문제고, 사행성게임을 너무 찍어대고 만든 기업가들도 문제라 생각함, 해외에서는 벌써부터 게임을 제 4차산업으로 생각하여 게임기업에게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있는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게임을 악으로 간주하고 행동하니 그게 문제임
겜덕2019.01.08 10:04
신고삭제아 더붙여서 여가부같은 쓰레기 집단때문에 나라도 말아먹는것도 있음, 그저 여성의 인권을 지켜주는 단체로만 남아야하는데 그놈에 가족이다 여성이다. 청소년이다. 라는걸 끌어들여서 지들 배만 불리는 쓰레기 집단을 해체해야함,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볼수있지만, 결국에는 돈이 되는 산업을 버린 정부와 나라가 문제임
그놈의 아이돌만 주구장창 뽑아놓고 '이것이 한류 힘이다.'라고 외치는 국뽕 주입식교육의 결과라고 생각함
nr21cgm2019.01.08 12:32
신고삭제그래서 어쩌라는거지... 유저더러 게임규제가 심해서 울나라 국부가 유출됄 상황이니 정부에 압력이라도 넣으라는 소린가..왜 무엇을 누구를 위해서? 넥슨? 소위 돈슨이라 불리며 코흘리게 애들돈까지 쓸어담는 방식으로 부를 늘려오지 않았나? 오죽하면 돈슨이랄까....중국에비하면 울나라가 훨씬 규제에서 자유로운거 아닌가? 울나라 여건이 안좋아서 회사를 파는데 왜 여건 안좋은 울나라겜회사를 외국자본은 사려고 할까....? 흐흐 이 기자님이 새해 벽두부터...왠 횡설수설을 이리 하는가....
nr21cgm2019.01.08 12:41
신고삭제사행성 중심의 이기적 성장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이 환골탈퇴할생각은 않고 뭐..매각...
-2019.01.08 14:17
신고삭제진짜 누구의 편도 들어주고 싶지 않다. 게임을 규제하는 환경을 만든 정부 찌끄래기, 사행성의 시초 넥슨, 넥슨을 사려는 외국 기업... 어느 누구한테 손을 들어주던 한국 게이머는 큰 손해를 볼 듯
Happlypart2019.01.08 16:17
신고삭제한국게임도 이제 2000년대 온라인게임만 생각하지말고, 좀 스팀게임같이 패키지/완성본게임 만드는거에 눈돌리는게 어떨까 싶은데..
미르후2019.01.08 19:34
신고삭제난 돈슨은 정말 싫다. 또한 국내 3N은 싫다. 하지만 매각을 하더라도 절대 짱개와 해외는 아니다. 말은 아니라고 하지만 국내 게임 규제와 법정에 가고 등등 온갓 겪었으니 매각을 한다는 것이지! 이해 할만 하다.. 나같아도 저러면 국내에서 뭘 하기도 싫다.. 차라리 해외에 가고 말지! 그맘 충분히 이해한다.하지만 국내 상황과 이런 저런 일을 봐도 감정과 기분만으로 매각을 하는 것은 좀더 심사숙고 했으면 한다
삭제된 내용입니다.
bboongya2019.01.09 04:01
신고삭제사실 해외기업이 매수해야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워 져요..
규제가 국내기업 한해서 하는게 많아서 ㅋㅋ..
미르후2019.01.11 18:48
신고삭제bboongya//알아요,,, 다먼 중국만은 안된다는 것이죠! 국내 언론과 전문가,유저층 모두가 한결 같이 중국만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죠! 만약에.. 김대표가 중국 텐센트에 넘기게 되면 욕 무진장 먹게 될것임~~ 차라리 다른 다른나가 낫지.. 중국은 절대 아니라고
삭제된 내용입니다.
bboongya2019.01.20 02:37
신고삭제아 근데 넥슨 일본회사 아니예요? 주식이 일본 주식이던데
Tomato-G2019.01.21 10:14
신고삭제사실 국내 게임산업은 포화상태고 규제는 공산국가 수준이며(중국에 준함) 한국 컨텐츠 수출의 캐시카우 역할을 도맡고 있음에도 국정감사 때와 여가부에 조리돌림만 당하니, 기업 가치 정점 찍었을 때 팔고 떠나는게 합리적이고 훌륭한 판단이 맞다... 판다니까 이제와서 겁먹고 동정여론이 생겼으나 한국 게이머들의 95%이상은 돈슨이라며 덮어놓고 까기 바빴고 그간 넥슨이 게임산업의 다양성을 위해 기부하는 셈 치고 개발을 지원했던 온갖 마이너한 비주류 장르 게임들 ex)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아이마, 하이퍼 유니버스, 에버플래닛, 듀랑고 등 에 대한 감사는 1도 없었던게 한국 유저수준과 서구 유저 수준과의 격차를 보여준다. 사실상 국내에선 단독인수는 물론 컨소시엄 인수조차 거의 불가능하고 이미 사모펀드들과 텐센트는 인수에 뛰어들었다. 김정주가 확인 버튼만 누르면 넥슨은 갈가리 찢겨져 ㅅㅐ로운 도전을 하던 개발팀들은 수익성이라는 이름앞에 싹 정리되고 의리 서비스하던 게임들도 모조리 섭종을 하며 넥슨은 텐센트 게임의 국내 퍼블리셔 회사 혹은 아이피만 공급해주는 페이퍼회사 수준으로 전락하겠지. 물론 피해는 각각 내용 측면과 세수 측면에서 고스란히 유저들과 정부가 받는다. 한마디로 자업자득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