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온 '에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달라졌다
2019.06.05 14:00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2017년, 첫 테스트를 실시한 MMORPG '에어'에 대한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핵심 콘텐츠로 소개됐던 비행선과 공중전, 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RvR, 매력적인 스팀펑크 세계관 중 어느 하나도 만족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었다. 제작 중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많은 유저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 '에어'가 두 번째 테스트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리 체험해 본 결과, 지난 테스트 때와는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전투와 스킬 체계는 룬과 유물 시스템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됐으며, 느릿느릿하고 심심했던 비행은 한층 다채롭고 깊이 있게 변했다. 의미 없이 치고 박기만 하던 RvR도 다양한 탈 것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진짜 전쟁이 됐다. 이 콘텐츠들이 게임 내에서 유기적으로 얽혀있진 않지만, 2차 테스트임을 감안하면 충분한 성과다.
눈에 띄게 짧아진 초반 동선
1차 테스트 당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은 공중전을 내세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하늘을 날기까지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부분이었다. 심한 경우 30시간을 플레이 해도 비행선을 구경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분히 게임 첫인상을 망칠 수 밖에 없는 단점이었다.
2차 테스트에서는 당시 의견을 적극 반영해, 초반 동선을 눈에 띄게 단축시켰다. 일단 레벨 올리는 속도가 빨라져 1시간이면 10레벨은 금방 올릴 수 있으며, 그 짧은 시간 동안 주요 시스템인 '룬', '유물'과 '전술 전환' 등이 개방된다. 단계적으로 새 콘텐츠를 만나며 내 캐릭터가 착실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레벨 오르는 속도 뿐 아니라 퀘스트 간 이동 거리도 합리적으로 변했다. 기존에는 한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서 지나치게 긴 거리를 움직여야 했다면, 이번 테스트에서는 그 부분이 대폭 수정됐다. 일단 한 지역 내에서는 뜀걸음으로 스태미나를 전부 소모하지 않고도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 내에서 퀘스트 동선이 이루어진다. 탈 것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경우에도 중간에 사냥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대체로 1~2분 내로 원하는 위치에 도달할 수 있다.
전술 전환과 룬, 유물로 한층 깊어진 전투
전투 자체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기자가 체험해 본 거너를 기준으로 보면, 기본 공격은 타겟팅 방식이지만 주요 공격 스킬은 직접 조준하는 논타겟팅 방식이기 때문에 컨트롤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극초반부터 경직과 감전 등 군중 제어기와 후퇴 등 회피기, 광역 딜링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스킬 콤비네이션을 구성하는 재미가 쏠쏠하며, 회피기 쿨타임이 길기 때문에 기본 전투 상태에서의 무빙과 적의 패턴을 정확히 읽는 것이 필요하다.
전술전환 시스템 역시 전투 깊이를 더한다. 어떤 전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전술을 전환하면 어지간한 컴뱃 액션게임 못지 않은 현란한 콤보를 넣는 것이 가능하다. 거너의 경우 속사모드와 져격모드로 전술을 전환할 수 있는데, 적이 멀리 있을 때는 저격 모드로 적에게 큰 대미지를 가할 수 있으며, 가까이 다가온 적은 속사 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경직과 공중기, 회피기를 사용해 가며 싸울 수 있다.
룬과 유물도 눈에 띄는 시스템이다. 룬은 전투를 보조하는 기능을 지닌 또 하나의 스킬인데, 독특하게도 발동 시점이나 방법 등을 직접 조절할 수 있다. 이를테면, 스킬 자원을 충전시켜주는 주문은 자원이 50% 미만일 때 자동으로 사용되도록 설정할 수 있으며, 공격에 폭발 범위를 더해주는 룬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스킬이 발동할 때 같이 사용되도록 구성할 수 있다. 스킬의 효과를 증폭시켜주는 아이템인 유물을 더하면 그야말로 유저가 원하는 대로 전투를 이끌 수 있게 된다.
확고한 정체성을 갖게 된 비행선
사실 전투나 초반 동선보다 많은 유저들이 기대하는 부분은 단연 비행선을 이용한 공중전 파트일 것이다. 기존 비행 콘텐츠는 일단 콘텐츠의 부재와 함께 비행기라고 하기엔 너무나 답답한 비행선의 굼뜬 움직임이 문제가 됐다. 띄우는 데 제약도 많고 오래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띄우고 나면 할 게 없었던 것.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빠른 초반 동선을 통해 비행선을 얻는 시간을 줄이고, 공중 해적이나 층을 나눠서 등장하는 다양한 보스 몬스터들로 어느 정도 해결했다.
사실 '에어'의 비행은 여전히 느긋한 편이다. 고속으로 활강하며 적을 요격하는 '전투기'를 상상했다면 아마 실망할 것이다. 오히려 수직으로 움직이는 기능이 포함된 대형 함선을 운용한다고 보는 것이 편하다. 우현과 좌현에 설치된 함포와 정면에 위치한 함포를 섞어가며 적을 공격해야 한다. 함포 과열을 막기 위해서는 세 부분의 함포를 모두 섞어가며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컨트롤 깊이와 전투의 양상도 필연적으로 다변화 된다.
비행선의 종류도 좀 더 다양해졌으며, 각 비행선의 정체성도 좀 더 확고해졌다. 고속선인 퀴버는 장갑과 공격력이 약한 만큼 평소에도 타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일반 필드몹 사냥에 탁월하다. 탱커형 비행선인 코멧은 기동성은 확연히 떨어지지만, 방어막 기술을 통해 적 공격을 무력화 할 수 있으며, 함포를 다수 갖고 있어 적진 한 가운데서 딜을 넣기가 편하다. 이 밖에도 저격선인 엑시리움이나 밸런스가 잡힌 리베시온 등을 골라서 사냥과 공성전에 참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전투의 핵심이 되는 콘텐츠들이 모두 업그레이드 되면서 RvR의 재미도 당연히 한층 더 깊어졌다. 공성전의 핵심이 되는 제공권을 책임져주는 비행선이 다양해지면서 함선 간의 상성이 생겼다. 다수의 함선이 전략을 짜고 진영을 편성해 싸우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좀 더 활발한 전투도 벌어진다. 지상에서는 맵에 배치된 마갑기와 본인 소유 마갑기를 활용해 적 비행선과 플레이어를 동시에 견제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전장에서 뭘 해야 할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나치게 따로 노는 지상과 공중 콘텐츠
이처럼 개별 콘텐츠는 전반적으로 1차 테스트 때에 비해 확실히 나아졌다. 그러나 해당 요소들이 한데 묶여서 서로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았다.
일단 RvR의 경우 마갑기와 비행선이 워낙에 강력한 탓에 기본 캐릭터로 전투를 펼치게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캐릭터 고유 스킬인 슈퍼점프를 이용해 적 비행선에 침투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실전에 써먹기는 굉장히 힘든 기술이다. 비행선이 지상에 내려오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마갑기를 모두 소진하거나 비행선 자원이 다 떨어지면 맨몸으로 싸울 수 밖에 없지만, 필드에 계속 중립 마갑기가 리스폰 되기 때문에 결국 탈 것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지상 콘텐츠와 공중 콘텐츠 간의 유기성도 적은 편이다. '에어'는 지상에서 퀘스트를 수행해 비행선 및 마갑기의 자원을 획득하고, 공중 콘텐츠를 펼치는 것이 기본 흐름이다. 문제는 지상과 공중을 오가며 게임을 진행해야 할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스토리를 통해 공중전이 필요한 이유를 플레이어에게 전달한다던가, 공중 필드에서 얻게 되는 보상을 늘리거나 공중전 전용 던전을 더욱 다양하게 마련하는 것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아직은 미흡해 보인다.
초반 동선이 대폭 변화하다 보니 의미 없는 퀘스트도 몇 개 보였다. NPC를 따라 천천히 걸어 다니며 동굴을 탐험하는 메인 퀘스트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해당 퀘스트는 한 학자를 따라 동굴로 들어가 천천히 걸어 다니기만 하면 끝나는 미션이다. 뭔가 대단한 스토리가 펼쳐지거나 보스전이 진행될 거 같은 분위기지만 평범한 컷신이 나온 뒤 자동으로 동굴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런 식의 퀘스트가 초반부에 상당히 자주 발생한다. 덕분에 스토리와 초반부 몰입이 끊긴다.
이 밖에도 조작감이나 버그 등의 자잘한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느껴진다. 특히, 각종 구조물과 그림자로 거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상과 달리 공중에서는 적과 나의 거리를 예상할 수 없어 스킬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 감도 조절이 세밀하게 안되다 보니 마우스 에임이 필요한 스킬을 사용할 때 애를 먹기도 했다. 부활 시 캐릭터가 투명해진다거나 퀘스트 수행 중에 NPC가 안보이는 버그도 비일비재하다.
환골탈태했지만 갈 길은 멀다
'에어' 2차 테스트는 지난 번과 비교하면 환골탈태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확실하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캐릭터 성장속도는 비교도 안되게 빨라졌으며, 게임의 핵심이 되는 공중전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콘텐츠가 전반적으로 매우 풍부해졌으며, 남다른 깊이도 갖췄다. 이제 남은 것은 훌륭히 완성된 조각들을 게임에서 어떤 방식으로 엮어낼 지에 대한 고민이다. 일단 이번 테스트에서는 개별 조각들을 맛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다음 테스트나 정식서비스에서는 이러한 연계성 부분도 나아지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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