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인천 차이나타운에도 오락실이, 그것도 네 군데나?
2019.10.31 14:17게임메카 Ryunan
안녕하세요, 게임메카 독자 여러분. 성지순례 Ryunan입니다. 어느덧 2019년도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요즘, 저희가 떠날 곳은 조금 재미있는 곳입니다. 혹시 전철 노선도를 보면서 ‘이 열차를 타고 종점까지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 갈 곳이 바로 그 지하철 종점 여행의 종착역입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경인선 끝 인천역에 있는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가시죠.
인천 차이나타운은 인천역 바로 앞에 위치한 관광지입니다. 사실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관광지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을씨년스런 분위기가 풍기는 낙후된 지역 이미지가 강했죠. 몇몇 대형 중국요리점이 호객행위를 하고, 일부 여행객들이 숨은 중국식 맛집을 찾아오는 정도였습니다.
그랬던 인천 차이나타운이 언젠가부터 각종 방송 매체를 타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지금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인천의 대표적 명소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관광객 행렬과 함께 거리가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이 곳에도 하나둘씩 관광객들을 위한 게임센터가 문을 열기 시작했는데요, 성지급이라고 할 만한 대형 게임센터는 없지만 나름 재밌는 콘셉트의 점포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돌아볼 곳은 인천 차이나타운 내에 위치한 게임센터 네 군데입니다.
첫 번째 게임센터는 차이나타운에서 신포시장 쪽으로 이어지는 근대개항거리에 위치한 ‘빽투더레트로’ 입니다. 이름만 봐도 어떤 느낌일 지 가늠이 가지 않나요? 80~90년대 복고풍 옛날 오락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곳으로, 매장 앞에는 옛날 문방구에서 판매하던 각종 간식거리들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매장에 들어가면 게임보다도 다른 것들이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벽을 가득 채운 옛날 영화포스터 및 각종 소품들입니다. 60~70년대를 연상시키는 이 공간엔 필자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왔던 각종 물건들이 한가득입니다. 심지어 직원 사무실 위에는 태극기와 함께 검정고무신 시절에나 봤을 법한 박 전 대통령 초상화까지 걸려 있습니다. 사실 오락실 산업이 발달한 것은 이 시절 이후이긴 한데요…
게임 라인업을 보면, 체감게임은 전혀 없이 모두 스틱을 사용하여 플레이하는 게임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임이 들어있는 박스 역시 최근 흔히 볼 수 있는 LCD 모니터가 아닌 브라운관 TV를 사용하는 구형 박스입니다. 최근엔 이런 박스를 보기 힘들어진 터라 왠지 반갑네요. 게임 타이틀 역시 80~90년대 유행했던 고전게임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스노우 브라더스가 눈에 제일 먼저 띄는군요.
게임센터 내에 붙어있는 이용 안내입니다. 무인 매장이니만큼 깨끗하게 이용해달라는 문구와 함께 25년 이상 된 구형 게임기 박스를 사용하고 있어 최근 게임과는 조작감이 다르니 주의해달라는 내용도 보입니다. 참고로 모든 게임은 500원 동전을 사용합니다. 다 옛날이지만, 가격만큼은 역시 현실에 맞출 수밖에 없었겠죠.
네 곳이나 돌아봐야 하니, 빠르게 다음 게임센터로 이동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중화요릿집 ‘공화춘’ 삼거리 근처에 새로 입점한 게임센터로, 이름은 ‘니하오락실’ 입니다. 중국어 인사인 ‘니하오’를 사용한 언어유희 같은데요, 노란 간판에 ‘니하오’만 빨간 글씨로 강조되어 있는 게 재미있네요.
이 곳은 나름 구색을 잘 갖춘 청소년 게임장입니다. 2층에 주택이 있는 일반 상가건물 1층을 게임센터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어린아이가 포함된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아서인지 입구에는 앵그리버드 얼굴의 탑승형 놀이기구 한 대가 놓여져 있습니다.
매장 내부의 조명 때문인지 상당히 사이버틱한 분위기가 느껴지는데요, 마치 밀레니엄 시대 분위기가 나는 듯 합니다. 게임을 하는 데 지장이 갈 정도로 어둡지는 않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앗, 남코의 ‘완간 미드나이트 3 Plus’ 기기가 보이네요. 6버전이 돌아가는 2019년 기준으로는 한참 구버전이긴 하지만, 한때 꽤 재미있게 플레이 했던 버전이라 반갑습니다. 이니셜D와 함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레이싱게임 투톱으로, 현재 한국의 몇몇 대형 게임 센터에서 최신작이 절찬리에 가동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관광지인 차이나타운을 찾아 온 사람들을 겨냥한 게임센터라 그런지, 마니아들을 위한 게임보다는 일반적인 게임센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이트 유저용 게임이 많습니다. 그 덕택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매장에 들어와 가볍게 게임 한두 판을 즐기고 가는 모습이 자주 보이네요. 다트라든가 농구 같이, 게임을 잘 몰라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입니다.
매장 안쪽에는 별도의 공간이 있는데, 여기엔 크레인 게임이 모여 있습니다. 보통 이런 인형뽑기 게임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매장 바깥쪽에 자리잡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특이하게도 매장 가장 안쪽에 크레인 게임이 있군요.
리듬게임은 유일하게 펌프 잇 업 단 한 대만 가동 중인데, 최신 기체에 최신 버전으로 가동되고 있습니다. 관광지답게 플레이 요금은 1,000원으로 고정되어 있는 대신, 실내화가 비치되어 있어 큰 부담 없이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네요. 왠지 여름철에는 더위 때문에 플레이하기 힘들 것 같은데, 아마 그때가 되면 선풍기라도 한 대 붙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 번째 게임센터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차이나타운에서 송현동 동화마을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VR 가상현실체험 게임장’이라는 곳입니다. 처음 찾아갔던 ‘빽투더레트로’ 게임센터처럼, 간판과 상호만으로도 어떤 곳인지 한 번에 알 수 있네요.
이 곳은 재미있게도 농구대가 매장 바깥으로 나와있습니다. 비가 오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이 제일 먼저 들었지만, 위에 설치되어 있는 자동식 천막을 보고 바로 생각을 접었습니다. 농구대 왼편엔 추억의 두더지 게임, 그리고 오른편엔 펀치 머신이 있습니다. 꽤 특이하게도 기계 한 대에 샌드백이 세 개나 붙어있네요. 이런 기기는 처음 봅니다.
아무래도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들이 자주 오가는 동화마을 길목이기 때문에, 매장 앞에는 아기자기한 게임기들이 나와 있습니다. 제가 어릴 적만 해도 어른들은 “오락실은 불량배들이 우글거리는 나쁜 공간이야”라고 말했고, 오락실을 가면 크게 혼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오락실은 분위기도 밝아졌고 가족형 공간이 된 곳이 많아서 아이들과 함께 가도 좋은 곳이 됐습니다.
이 곳에도 펌프 잇 업 한 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기기는 가장 최신 기기인 LX 기체지만 버전은 최신작 바로 전 버전인 프라임2 오프라인 모드로 가동되고 있습니다. 매장 천장 높이 때문인지 상단 간판이 제거된 상태로 운영 중인데,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군요.
아무래도 일반 게임 종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구색맞추기 정도의 스틱형 게임 세 대와 타임 크라이시스. 그리고 완간 미드나이트가 한 조 설치되어 있다는 게 조금 이색적입니다. 요즘엔 찾기 힘든 이 게임을 인천 차이나타운에서만 벌써 두 조나 발견했는데, 어떤 유통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해집니다.
매장 이름부터 VR인 것처럼, 이 곳은 VR게임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놀이동산 어트랙션을 보는 것 같은 거대한 의자가 매장 정중앙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 곳은 일반적인 아케이드게임을 하러 온다기보다는 VR 게임에 특화된 곳입니다. 출입문 외에도 매장 전체가 유리벽 없이 통으로 뚫려있어 전체적으로 넓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게 좋군요.
이제 마지막 네 번째 게임센터입니다. 마지막 목적지는 인천역에서 내려 차이나타운 ‘중화문’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짱 게임랜드’ 입니다. 인천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게임센터죠.
매장 바깥에는 천막과 함께 인형뽑기 크레인 게임이 쭉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그 동안 성지순례를 통해 몇 차례 찾아간 주황색 간판 ‘짱오락실’ 체인과는 간판 디자인이 많이 다릅니다. 이름만 동일한 별개의 게임센터인지, 아니면 짱오락실 체인과 연관이 있는 곳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짱 게임랜드는 오늘 소개하는 인천 차이나타운 게임센터 중 가장 크고 넓습니다. 그만큼 갖추고 있는 게임도 다양한 편인데요, 기기배치가 꽤 여유롭게 되어 있어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기기는 LX 최신 기체 펌프 잇 업이군요. 이로써 현재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펌프 잇 업 외에 다른 리듬게임이 없습니다.
매장 안쪽에는 농구와 함께 사격, 에어하키 등 체감형 게임들이 보입니다. 기둥 근처에는 기기가 많지 않고 매장 중간에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레이싱 코너에는 오토바이 게임인 스피드 라이더2, 그리고 현재 국내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이니셜D 시리즈 버전 8이 한 조씩 있습니다. 이니셜D 버전 8은 얼마나 많은 물량이 국내에 풀렸는지, 최신작 제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현역으로 돌아가는 곳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마니아들보다는 일반인들이 지나가며 한두 판 하는 정도가 되긴 했지만요.
안쪽 벽에는 틀린그림찾기와 더 비시바시, 경품 게임인 블랙홀 프라이즈와 볼링 게임, 다트, 농구 등 여느 게임센터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게임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기기들이긴 하지만, 차이나타운에 있는 게임센터 중에선 가장 종류가 많네요
스틱형 비디오게임은 매장 가장 안쪽에 위치합니다. 두 대의 철권과 함께 메탈슬러그 등이 몇 대 보이네요. 처음 갔던 빽투더레트로의 브라운관 모니터를 사용하는 고전게임 박스와 달리, 16 대 9 LCD 모니터를 이용한 최신 박스에서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인천 차이나타운 게임센터 네 곳을 둘러봤습니다. 아무래도 관광지 한복판에 있는 게임센터다 보니 일반 번화가에 있는 곳들과는 매장 구성이 약간 차이가 있긴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네 곳은 서로 다른 방향성과 개성으로 차이나타운의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마니아들이 열광할 만한 요소가 부족하긴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재미있고 이색적인 풍경 속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 한두 판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으로 보입니다.
인천 차이나타운 근처 맛집 1. 최고의 군만두 ‘다다복’
차이나타운 메인 거리에서 인천 근대거리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화교학교가 있는데, 그 맞은편에 다다복이라는 작은 만두집이 있습니다. 차이나타운 메인 거리에서 살짝 떨어진 언덕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다른 가게들에 비해 크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죠. 그러나 군만두 마니아들에게 이 곳은 성지급 명소로 알음알음 알려져 있습니다.
직접 빚은 만두를 한 번 쪄낸 뒤, 후라이팬에 한쪽 면만 익혀서 내 오는 이 집 군만두는 흡사 소롱포를 먹는 것처럼 육즙이 가득해 먹을 때 주의해야 합니다. 그 외에 깍뚝썰기한 야채와 고기가 가득 들어간 왕만두, 호로록 넘어가는 물만두 등도 별미니 배에 여유가 있다면 모두 즐겨보시길!
대표메뉴: 군만두 5,500원, 소롱포 6,000원, 물만두, 찐만두, 왕만두 5,000원
인천 차이나타운 근처 맛집 2. 상하이식 군만두 성젠바오와 하얀짜장 ‘럭키차이나’
두 번째 소개할 집 역시 만두 가게입니다. 이 곳은 상하이식 만두인 성젠바오를 선보이는 가게로, 촉촉하게 쪄낸 둥근 포자만두 한쪽 면을 바싹 굽습니다. 역시 만두 안엔 육즙이 가득하죠. 다른 요리를 주문하더라도 만두는 꼭 추가로 주문해야 합니다. 더불어, 이 곳은 검지 않은 ‘하얀짜장’ 도 판매하는 곳입니다.
대표메뉴: 성젠바오(고기만두) 2개 3,000원, 4개 5,000원, 하얀짜장 8,000원
인천 차이나타운 근처 맛집 3. 맛있는 대만식 빵이 가득 ‘구구만다복’
인천 차이나타운은 최근 들어 본토 중국인들이 건너와 만든 대림동이나 건대 같은 곳과는 달리,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입니다. 그렇기에 이 곳에 사는 사람들도 수십 년 전에 한국에 터를 잡은 화교들이 많죠. 그래서인지 중국 본토 중화인민공화국이 아닌, 중화민국 대만 분위기가 많이 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실제로 거리 곳곳에는 대만 국기와 함께 대만식 음료, 대만식 과자 등을 판매하는 매장이 상당히많은데요, 오늘 소개할 구구만다복 역시 대만 제과점이라는 콘셉트로 펑리수, 누가크래커 등의 대만식 과자들을 팔고 있습니다. 차이나타운 방문 후 기념으로 선물 하나 사 가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대표메뉴: 월병류 2,000원, 펑리수 1,500원, 기타 베이커리류 2~3,000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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