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너무 커서 길 잃어버릴 지경, 대전 더벙커게임존
2020.03.27 17:19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안녕하세요, 게임메카 독자 여러분.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특히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게임센터는 감염 우려가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게임센터 방문을 잠시 미뤄 두거나, 가더라도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소독 등을 철저히 해야겠습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새로운 게임센터를 소개하는 게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훗날 꼭 찾아가 보시길 바라며 3월 성지순례를 진행하겠습니다. 이번 편은 모처럼 수도권을 벗어나, 대전광역시로 향했습니다.
*이번 게임센터 취재는 코로나 국내 확진자 수가 비교적 적었던 지난 2월 초중순에 진행했습니다.
대전 구도심이자 성심당이 있는 은행동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신도심 ‘유성온천역’ 근처.이 곳에 전국적으로도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규모의 초대형 게임센터가 새로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위치는 대전지하철 유성온천역 7번 출구에서 내리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7번 출구에서 나온 뒤 앞으로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노블레스 타워 빌딩 앞, ‘더벙커’ 라는 간판이 보이시나요? 이 곳이 바로 오늘의 목적지, 대전 ‘더벙커게임존’ 입니다.
더벙커게임존은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건물 바깥에 지하로 내려가는 전용 계단이 있기 때문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곧바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입구에 펀치머신 몇 대가 설치되어 있는 넓은 광장이 나옵니다.
‘더 벙커(The Bunker)’ 라는 이름의 영문 네온사인 간판이 달려있는 이 곳이 더벙커게임존 정문입니다. 출입구 좌우로 마치 벽이 구멍이 뚫린 듯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입니다. 그 오른편 올라가는 계단으로는 파괴된 도시를 배경으로 한 벽화 한 점이 그려져 있습니다.
들어가기 전, 정문 왼편에 또 다른 문이 하나 있는데요, 이 곳은 인형뽑기 게임이 몰려있는 크레인 게임 구역입니다. 참고로 이 곳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도 매장과 연결됩니다. 크레인 게임 구역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곳은 많이 봤지만, 여기처럼 아예 공간 전체를 통째로 분리해 놓은 사례는 처음 봅니다.
게임센터 입구에 붙어있는 더벙커게임존 이용 안내입니다. 영업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입니다.
더벙커게임존의 가장 큰 특징은 아케이드 게임 외에도 다른 편의시설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는 점인데요, 이 때문에 게임센터 규모가 굉장히 넓습니다. 그래서 믿기 힘들겠지만(?) 게임센터 내에서 길을 잃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 매장 입구에 ‘더벙커 안내 지도’ 라는 작은 평면도 및 이동 동선 안내가 표시돼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입구에서 본 크레인 게임 존 입구입니다. 스티커 사진기도 한 대 놓여 있군요. 출입구 오른편에는 음료 자판기와 함께 각종 완구 가챠 뽑기가 설치돼 있는데요, 예전에 찾아간 평택 ‘핑크타이거’ 이후 이런 가챠샵 수준 뽑기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총 30가지 종류 가챠가 설치되어 있네요.
매장 오른편에는 미니볼링과 스크린야구를 즐길 수 있는 구역이 분리돼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좌우로 농구대가 한 대씩, 거길 지나 안으로 더 들어가면 볼링 레인과 스크린 야구 기기가 보입니다. 볼링의 경우 공과 레인이 조금 작지만 실제 볼링과 거의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특이하게도 더벙커게임존에는 꽃집이 들어서 있습니다. 게임센터 내에 꽃집이 존재하는 건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못 본 광경입니다. 참고로 이 곳은 꽃 판매와 함께 테이크아웃 카페 기능도 동시에 하고 있어 커피나 음료를 구매해 마실 수도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 라인업을 살펴보겠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곳은 바로 댄스 게임 존입니다. 코나미 댄스 러쉬 스타덤, 댄스 댄스 레볼루션(DDR)이 각각 한 대, 안다미로 펌프 잇 업이 최신 LX기체로 두 대 나란히 가동되고 있습니다. 특히 댄스 댄스 레볼루션은 대전 뿐 아니라 충청권 전체에 유일한 기체이기도 합니다.
각 게임기에는 짐을 놓을 수 있는 바구니,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 거치대, 플레이 전용 실내화까지 비치돼 있습니다. 기기 사이 거리도 넓고 뒤쪽 공간도 충분해 매우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졌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댄스 게임 바로 뒷편에는 벤치와 함께 꽤 넓은 공간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그 뒤편에는 철권을 비롯한 각종 스틱형 비디오 게임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고전게임들도 신형 박스에 담겨 있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비시바시 채널과 더 비시바시가 서로 등을 비스듬히 맞대고 있는 모습. 두 게임 사이 발매 간극은 약 10여 년 가까이 됩니다. 이 두 대가 동시 설치된 게임센터는 그리 흔히 찾아볼 수 없는 터라 상당히 이색적인 모습입니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에어하키, 프리파라, 틀린그림찾기, 손펌프 등 일반적인 게임센터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기기들이 보입니다. 특히 손펌프의 경우 최신작인 XX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댄스 게임 구역을 지나 매장 안쪽으로 들어오면 또 다른 넓은 공간이 나옵니다. 게임센터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굉장히 큰데요, 땅값 비싼 수도권은 물론 전국 모든 게임센터 중에서도 아마 면적 면에서는 탑클래스에 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게임센터라기보다는 여러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존 같은 느낌입니다.
이 곳은 EZ2AC를 비롯하여 국내 정식 발매된 비마니 시리즈 리듬게임들을 거의 대부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비트매니아IIDX를 비롯하여 유비트 두 대, 팝픈뮤직 한 대가 보입니다.
세션이 가능한 기타도라 시리즈 또한 댄스 댄스 레볼루션과 함께 현재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돌아가고 있는 기기라 가치가 상당히 높습니다. 기타도라 세션 오른편에는 최근 유니아나를 통해 정식 발매된 마벨러스사의 ‘왓카’ 라는 새로운 리듬게임이 한 대 있습니다. 해당 게임은 유니아나를 통해 수입되긴 했지만, 코나미 비마니 시리즈와는 별개 작품입니다.
반대편에는 최근 정식 발매된 마이마이DX, 그리고 신 태고의 달인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이마이DX와 왓카의 경우 비마니 시리즈와는 관계없이 새롭게 수입된 리듬게임인데, 나름대로 팬층을 확보해 생각보다 흥행하는 중입니다. 특히 마이마이의 경우 DX기기가 발매되기 전 구 기종부터 한국에서 꾸준히 가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정 팬층이 꽤 두텁습니다.
팝픈뮤직 오른편 외벽을 따라 노스텔지어 한 대와 사운드 볼텍스 네 대가 줄지어 있는데요, 사운드 볼텍스는 더벙커게임존에서 가장 많은 기기가 설치된 게임이기도 합니다. 특이하게 기기 바로 앞에 벤치와 함께 두 개의 옷걸이가 설치되어 있는데, 대다수 게임장에서 옷을 벗어 바구니에 넣거나 의자, 심지어는 바닥이나 옆 기기 등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최신작과 볼링 게임기를 비롯한 각종 체감형 게임들도 충실합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많다는 분위기입니다. 상단 네온사인 간판 문구도 인상적입니다.
이 곳은 레이싱 게임 구역. 총 네 종의 레이싱 게임이 설치되어 있는데요, 순서대로 마리오카트DX, 안다미로에서 수입한 레이싱 게임인 오버테이크DX,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최신작 이니셜D제로와 함께 역시 안다미로에서 수입한 대만 게임 스피드 레이서3가 서로 등을 마주한 채 가동하고 있습니다.
일반 코인노래방과는 다르게 생긴 이 기기는 미니(MINI)K라는 이름의 새로운 코인노래방 부스입니다. 녹음실처럼 헤드셋을 끼고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진지하게 노래 연습하시는 분들이나 내 목소리가 궁금하시다면 한 번쯤 체험해 보셔도 될 듯 합니다.
사격, 양궁 등 각종 스포츠 게임들은 매장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게임들은 동전을 넣고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티켓 발권기를 통해 표 구매 후 직원의 안내를 받아 즐기는 방식입니다. 최근엔 이런 류의 스포츠 게임들을 게임센터에서 간혹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VR체험존도 있습니다. 체험 요금은 1인 3,000원, 2인 5,000원으로,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 같은 실제 놀이동산 놀이기구를 VR로 재현한 것부터 하늘을 나는 등 다양한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참고로 VR기기는 체중과 신장 제한이 있습니다.
앞서 꽃집에서도 음료를 판매하긴 했지만, 이 곳에서도 각종 음료와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뒷편에는 별도 테이블도 마련돼 있어 간단한 식사도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곳은 안내데스크 역할도 하고 있어, 매장에서 뭔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이 곳에서 직원을 찾으면 됩니다.
‘더벙커 코인 뮤직’ 이라는 간판이 달려있는 이 곳은 코인 노래방 구역입니다. 별도로 따로 분리되어 있어 소음 걱정을 덜었습니다. 참고로 코인 노래방 구역은 별도 출입문이 따로 존재하고, 부스가 아닌 룸 형태로 되어 있어 오락실과 분리된 전문 업소라고 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곡 별, 혹은 시간 별로 요금을 지불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참고로 룸이 아닌 일반적인 게임센터에 있는 코인노래방 부스도 세 대 설치돼 있는데요, 시설이 조금 좁고 열악한 대신 가격이 훨씬 저렴합니다. 500원에 두 곡, 1,000원에 다섯 곡을 부를 수 있기에 주머니 사정 안 좋은 청소년들은 이 쪽을 좀 더 선호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게임센터 안에는 PC방까지 존재합니다. 앞서 소개한 꽃집과 같이 게임센터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매장이지만, 일단은 게임센터 구역 내에 있습니다. 상단 간판의 왼편에 있는 문이 PC방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인데, PC방 공간 또한 게임센터 못지 않게 아주 넓습니다. 게임센터가 영업을 끝낸 후엔 건물 내부 계단과 연결된 출입문을 통해 들어오면 됩니다.
라인업과 시설, 면적 면에서 압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대전 더벙커게임존을 둘러봤습니다. 우리 동네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였는데요,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에서 단연 원탑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케이드 게임센터들에 손님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사태가 완화되고 사회가 정상 기능을 되찾는다면 꼭 한 번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모두 그때까지 건강 조심하세요!
대전권 맛집 1. 대전 최고의 수타우동 ‘토미야’
대전정부청사 근처 조그만 가게 ‘토미야’ 는 우동으로 유명한 일본 카가와현에서 경력을 쌓은 요리사가 직접 면을 뽑는 수타우동 전문점입니다. 가게 규모에 비해 방문하는 손님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요, 인기의 비결은 단연 쫀득쫀득하고 맛있는 수타우동면입니다.
마치 가래떡을 연상시키는 쫄깃하고 찰진 식감의 수타우동은 여태껏 먹어본 적 없는 새로운 맛이며, 사이드로 판매하는 닭튀김 역시 자칫 허전할 수 있는 우동에 포인트를 더합니다. 특히 쯔유에 비벼먹는 차가운 우동에 닭튀김 두 점을 올린 토리텐붓카케 우동은 점장의 강력 추천 메뉴!
대표메뉴: 토리텐붓카케우동 7,000원, 카케우동 5,000원, 닭튀김 1세트 1,500원
대전권 맛집 2. 대전의 또 다른 빵집 강자, 하레하레
일각에서 대전을 ‘성심당의 도시’라 부를 만큼 성심당의 유명세가 큰데요, 사실 대전에는 그 못지않게 맛있는 빵을 만드는 곳이 많습니다. 오늘 소개할 ‘하레하레’ 역시 성심당과 같은 대전 지역 빵집으로, 2016년 세계제빵월드컵 우승 경력이 있는 실력파 가게입니다. 인기순위 상위에 올라 있는 간판 메뉴 레몬크로와상과 녹차인절미, 어니언크림치즈는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대표메뉴: 어니언크림치즈 4,000원, 녹차인절미3,400원, 레몬크로와상 4,300원
대전권 맛집 3. 성심당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테라스 키친’
성심당 본점 2층에는 ‘테라스 키친’ 이라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돈까스나 오무라이스를 비롯한 각종 경양식을 판매하는 식당으로, 빵집 못지않게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입니다. 실제로 이 곳에서 판매하는 음식들은 맛도 평균 이상인데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가성비 맛집’으로 소문나 있기도 합니다.
제 추천 메뉴는 보들보들한 계란 오믈렛과 치킨까스 위에 카레를 듬뿍 얹어낸 ‘치킨까스 카레라이스’ 인데요, 배고픈 게이머들의 공복을 채워줄 만한 넉넉한 양이 일품입니다.
대표메뉴: 치킨까스 카레라이스 7,500원, 알찬돈까스 6,500원, 전설의 팥빙수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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