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쌍검은 일찍 죽는다 TOP 5
2020.07.30 16:40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검은 생각보다 무겁다. 여기에 적에게 타격을 제대로 주기 위해서는 힘을 강하게 실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동서고금 검은 양손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짧거나 가벼운 검을 한 손으로 빠르게 휘두르는 경우도 많지만, 그 경우 남는 손에는 방어용 도구 등을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면에서 양손에 검을 하나씩 쥐고 휘두르는 ‘쌍검’은 아무나 쓸 수 없는 로망과도 같은 무기다.
다만, 쌍검은 유독 방어를 도외시 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공격력이 두 배가 되는 대신 방어력이나 회피력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게임계에서는 “쌍검 쓰는 애들은 가장 먼저 죽어” 라는 속설이 전해져 온다. 진짜인가 살펴보니, 실제로 쌍검을 들고 일찍 죽은 캐릭터들이 많다. 그들을 소환해 보도록 하자.
TOP 5. 바리안 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최후엔 쌍검이지
스톰윈드 국왕이자 얼라이언스 총사령관 바리안 린. 그의 삶을 보면 왕자, 검투사 노예, 영웅, 인격 분할과 통합 등 엄청난 우여곡절을 겪었다. 참고로 두 인격이 하나로 합쳐질 때 그의 검 샬라토르와 엘레메인이 하나로 합쳐져 샬라메인이 되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그는 웅장한 대검맨이었다.
훗날 부서진 해변 전투에서 그는 호드 군세와 협력해 굴단과 싸우다 실바나스의 퇴각으로 인해 고립된다. 이후 바리안은 남은 병력을 탈출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최후의 전투에 나서는데, 여기서 자신의 검 샬라메인을 쪼개 쌍검맨으로 거듭난다. 엄밀히 따지자면 쌍검을 써서 죽은 건 아니고 죽을 위기에서 쌍검을 쓰며 버티다 최후를 맞이한 것이긴 한데, 이 장면이 이후 히오스에서 수없이 재현되며 게이머 사이에서 “쌍검필패”라는 공식이 더욱 널리 퍼졌으니 아이러니할 뿐이다.
TOP 4. 쌍검(몬스터 헌터), 수레 좀 그만 타요!
몬스터 헌터 시리즈 극초기부터 등장한 쌍검은 한손검에서 방패 대신 검을 하나 더 든 무장이다. 귀인화와 난무로 빠른 연타가 가능해 어마어마한 대미지를 단시간 내에 퍼부을 수 있는데, 대신에 방어나 회피 성능이 떨어지고 운용이 까다로워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무기로 꼽힌다.
쌍검의 성능은 시리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명예스러운(?) 목록에 끼어 있는 것은 특유의 멋있는 공격 모션에 반해 컨트롤도 안 되면서 쌍검을 드는 사람이 꽤나 많기 때문이다. 누군가 우아아아! 하며 갑자기 달려나가 몬스터에 가까이 붙어 난무를 추더니 눈 깜짝할 새 수레에 실려가는 광경은 꽤나 흔한 일이다. 쌍검을 이 목록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부디 무기 선택에 신중을 가하자.
TOP 3. 데몬 효(사립 저스티스 학원), 유일한 사망자가 된 쌍검러
90년대 공중파 뉴스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싸우는 무시무시한 폭력 게임’으로 소개되어 유명세를 탄 대전격투 게임 사립 저스티스 학원. 다만, 대외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의외로 게임 내에서 실제로 죽는 사람은 드문 평온한 게임이다. 저스티스 학원의 학생회장이었던 이마와노 효가 학원을 장악해 세계정복을 꿈꾼다는 어처구니 없는 야심을 품다 결국 최후를 맞는다는 내용인데, 시리즈 전체에서 실제로 죽는 사람은 효 하나 뿐이다.
그리고, 그 효가 죽기 전 최종 형태로 선택한 무기가 바로 쌍검이다. 일명 ‘데몬 효’라는 형태로, 부러진 채 빛을 내뿜는 검과 여분의 검 두 개를 들고 무시무시한 모습이 된다. 그러나, 오히려 검 하나를 쓸 때보다 훨씬 약해진 데다 방어력도 한없이 떨어진다는 것이 함정. 결국 쌍검의 마력에 취한 채 쌍둥이 동생 쿄스케의 품에서 최후를 맞는다. 마지막에 쌍검 쓰지 말고 여분의 검으로 싸웠으면 안 죽었을 것 같기도 하다.
TOP 2. 요네(리그 오브 레전드), 이미 죽었다
최근 공개된 롤 150번째 챔피언 요네. 그는 야스오의 이부형으로, 과거 살인자의 누명을 쓴 야스오와 대결하던 중 이미 사망했다. 참고로 야스오와 싸우던 시절부터 그는 쌍검을 써온 순혈 이도류였다. 사망한 후 기생형 악마 아자카나와 결합해 부활한 채 게임에 등장하긴 했지만, 일단 한 번 죽었으니 설정부터 일찍 죽는 쌍검의 대표 주자로서의 자격이 차고 넘친다.
여기에 더해, 부활한 지금도 어쩐지 불안하다. 7월 30일 기준, 테스트 서버를 통해 선보여진 요네의 평가는 ‘딜링은 강하지만 쉽게 죽는’ 캐릭터다. 회피 능력이 약하고, CC기에 취약한데다, 근접 챔피언임에도 방어 능력치가 매우 낮아서 전형적인 ‘손 많이 타는 챔피언’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생 야스오와 마찬가지 이유로, 정식 참전 후에는 전장에 누워 있는 요네를 볼 확률이 꽤 높다는 것이다.
TOP 1. 시반 슈미터(창세기전 3), 쌍검은 몰살이다
창세기전 3에서 살라딘이 이끄는 용병단 ‘시반 슈미터’. 마르자나, 무카파, 발라 등으로 이루어진 시반 슈미터의 특징은 사막의 마룡 ‘아지다하카’를 다룬다는 것, 그리고 쌍검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대장인 살라딘을 포함해 위에 언급된 주요 단원 모두가 검을 두 개씩 들고 싸우는데, 아마도 살라딘과 마르자나의 스승이자 시반 슈미터의 전 대장인 기파랑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용맹한 용병단도 쌍검을 함부로 들면 안 된다는 법칙은 이겨내지 못했다. 시반 슈미터 단원들은 쌍검의 사신에 의해 모두 잔혹한 최후를 맞이한다. 살라딘이 자리를 비운 사이 버몬트 대공과 오스만 누리파샤가 시반 슈미터 아지트로 쳐들어오고, 마르자나와 무카파, 발라는 쌍검을 들고 최선을 다해 싸우지만 사로잡혀 처형당한다. 대장인 살라딘은 살아남지만, 그 역시 고생고생한 끝에 젊은 나이에 최후를 맞으니… 이 모든 운명은 뫼비우스의 띠가 아니라 쌍검의 띠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