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아! 테스형, 게임 속에 계셨소? TOP 5
2020.10.08 17:14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추석 연휴, KBS를 통해 방송된 나훈아 공연에 전 국민이 열광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응원하고자 15년 만에 TV에 출연해 비대면 공연을 펼쳤는데, 직접 콘서트장에 가야만 볼 수 있다던 화려한 연출과 쇼맨십에 시청자 모두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나훈아를 그저 옛날 트로트 가수 정도로만 알고 있던 10대와 20대까지도 매료시키며 인터넷 공간을 온통 나훈아로 도배시켰다.
이 날 공연에서 가장 화제가 된 곡은 신곡 ‘테스형’ 이었다. 테스형이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투영함과 동시에 고대 아테네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를 친근하게 줄여 부르는 명칭인데, 그 덕분에 멀게만 느껴졌던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전국민의 형이 되었다. 기왕 새로운 형이 생겼으니, 게임에서도 한 번 불러보자. 테스형!
TOP 5. 가장 유명한 테스형, 어크 오디세이
사실, 게임 속 테스형 하면 가장 유명한 캐릭터는 역시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일 것이다. 아테네의 유명한 철학자로 나오는데, 외모가 추했다는 역사적 고증을 한껏 반영했는지 겉모습은 영 초라하다. 뚱뚱하고 못생긴 얼굴과 복슬복슬한 털 등 얼핏 봐서는 유명한 철학자가 아닌 동네 아저씨 같지만,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면 역시 테스형 맞구나 싶다.
어쌔신 크리드에 나오는 테스형은 조금 대하기 불편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존재다. 명실공히 언변 최강자라 도저히 말로 이길 수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주인공을 지적하고, 질문을 던지고, 말로 누른다. 그렇지만 매번 주인공을 도와주고, 다양한 퀘스트를 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듬직한 친형 같은 느낌이다. 아 테스형! 말로 그만 좀 때려.
TOP 4. 어쨌든 테스형 맞네, 소크라테스 존스: 프로 필로소퍼
2013년 출시된 철학 비주얼노벨 ‘소크라테스 존스: 프로 필로소퍼’는 카네기 맬런 대학교에서 제작한 교육용 플래시게임이다. 교통사고로 인해 철학자들이 모여 있는 사후 세계에 간 주인공이,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 필요한 ‘도덕성의 본질’을 찾아 플라톤, 프로타고라스, 토머스 홉스, 존 스튜어트 밀, 칸트 등 5인의 철학자와 토론을 벌이게 된다. 특히 상대의 논리를 깨부수는 장면에서 ‘넌센스!’를 외치는 장면은 역전재판이 떠오른다.
그런데 어째, 철학자 중 테스형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고? 무슨 소리! 이 게임에서 테스형은 바로 플레이어 자신이다. 물론 고대 철학자가 아니고, 소크라테스 존스 라는 이름의 현대인이지만 말이다. 고대 테스형에 비해 조금 젊고 잘생겼지만, 이름도 소크라테스인데다 철학자고 저승 세계에 있으니 테스형임은 틀림 없다.
TOP 3. 소크라테스식 대화의 진수, 소크라테스의 지혜(구글플레이)
국산 모바일게임 소크라테스의 지혜(더 위즈덤 오브 소크라테스)는 테스형과 함께 덕담을 나눌 수 있는 철학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플라톤의 저서 ‘메노’에 묘사된 대화를 그려냈는데, 테스형에게 직접 미덕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미덕을 얻는지를 배우게 된다.
이 게임은 제작자가 “무늬는 게임이지만, 실제로는 철학 공부를 할 수 있는 21세기형 책”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메노의 내용을 80~90% 가까이 삽입했다. 자연히 철학적 깊이 측면에서는 뛰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소크라테스식 대화를 2인칭 상대방 시점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을 지도 모르겠다.
TOP 2. 피자를 탐하는 테스형, 소크라테스 퀘스트
2019 글로벌 게임잼에 참가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에 ‘소크라테스 퀘스트: 피자와 스크롤’이라는 작품이 있다. 집으로 돌아가라는 제자의 말에 “집? 집이 뭐야? 집이라는 게 뭐지?”라는 물음을 던지며 여행을 떠나는 테스형의 모험을 그린 작품인데, 설정부터 엄청나게 독특하다. 참고로 피자라는 음식은 고대 그리스 병사들이 방패에 빵과 대추야자를 올려 구워먹은 것에서 시작된 음식이기에, 의외로 고증이 확실하다.
설정은 그렇다 쳐도, 이 게임 속 소크라테스는 이 목록에 있는 테스형 중 가장 전투적이다. 다른 철학자들을 찾아가는 것까진 좋은데, 느닷없이 지팡이를 퍽퍽 휘둘러서 적을 물리친다. 하긴, 도적이 들끓던 고대에 여행을 하려면 전투는 필수적일 지도 모른다. 실제로 테스형은 중보병으로 전쟁에 세 번이나 참전했으니, 이 정도의 무력은 당연히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
TOP 1. 게임에 이어 게임기까지 정복, Vtech 소크라테스
앞의 테스형들이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소프트웨어라면, 이번 테스형은 실체가 있는 하드웨어다. V테크에서 1988년 출시한 8비트 콘솔 게임기로, 기기 이름부터가 무려 ‘소크라테스’다. 게임기 이름치고 꽤나 지적인 이유는, 교육에 초점을 맞춘 콘솔 기기로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V테크 소크라테스로 나온 게임들은 미로찾기, 세계지리 탐험, 분수 계산, CAD, 논리 전략, 기억력 게임, 미국 여행 등 교육용 게임이 대부분이었고, 컨트롤러에는 키보드가 달려 있었다.
이 기기는 단순히 테스형의 이름만 따온 것이 아니라, 실제 캐릭터도 등장시켰다. 다만, 8비트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선지 몸을 로봇으로 바꿨을 뿐. 이렇게 신체까지 바꿔 가며 열연한 테스형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이 기기는 느린 연산 속도와 낮은 그래픽 성능, 얼마 안 되는 게임, 비싼 가격, 그리고 당대 경쟁기기였던 닌텐도 패미컴과 세가 마스터 시스템 등에 밀려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덕분에 지금은 구경하기 힘든 환상의 게임기로도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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