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양극화, 상장사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2021.04.20 18:30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작년에 게임업계에 나타난 현상은 양극화 심화다. 2020 게임백서에는 국내 게임사 458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가 담겼는데 회사 규모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인 종사자 규모가 작을수록 ‘매출 감소’를 많이 꼽았다.
게임업계 주요 비상장사 실적에도 이러한 양극화가 나타났다. 외감법에 따르면 비상장사라도 일정 기준 이상이면 1년에 한 번 이상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기준은 다음과 같다. 우선 직전 사업연도(2020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500억 원 이상이거나 매출 500억 원 이상인 회사다. 두 가지 중 하나에만 해당해도 외부감사 대상이다. 이어서 자산총액 120억 이상, 부채총액 70억 이상, 매출 100억 원 이상, 정규직 직원 100명 이상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면 이 역시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4월 20일 기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주요 게임 비상장사 실적을 살펴보면 대형 회사와 중소 게임사의 상황이 상반됐다. 대형 업체는 성과가 늘고, 중소 게임사의 경우 매출이 늘었음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적자로 전환된 사례가 많았다.
대형 업체를 대표하는 측은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다. 크래프톤은 작년에 매출 1조 6,704억 원, 영업이익 7,739억 원을 달성했고 이는 2019년보다 매출은 54%, 영업이익은 115% 늘어난 수치다. 이어서 스마일게이트는 매출은 14% 늘어난 1조 73억 원, 영업이익은 26% 증가한 3,646억 원이다. 두 회사 모두 2019년보다 호실적을 거뒀고, 스마일게이트는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반면 중소 게임사로 분류되는 시프트업, 라인게임즈,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아이엠씨게임즈, 나딕게임즈, 코그 등은 전년보다 실적이 악화됐거나 매출 증가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아이엠씨게임즈의 경우 매출은 2019년보다 83% 증가했음에도, 인건비와 지급수수료 증가로 영업비용이 45% 늘며 적자를 지속했다. 적자폭이 많이 감소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매출 증가가 흑자전환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시프트업과 라인게임즈도 상황이 비슷하다. 시프트업은 매출은 77% 늘어났는데, 영업손실은 113억 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이어서 라인게임즈는 매출은 전년보다 183% 증가했으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 회사의 경우 영업비용 세부 내용을 보면 지급수수료가 2019년보다 185% 뛰었다.
이 외에도 클로저스 개발사인 나딕게임즈는 영업이익이 적자전환됐고, 그랜드체이스, 엘소드, 커츠펠 등을 대표작으로 하는 코그(KOG)는 매출도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31% 줄었다. VR 게임을 주력으로 한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역시 매출은 전년보다 3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지속했다.
관련 내용에서 뽑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이슈는 ‘지급수수료’다. 이 지급수수료에는 다양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주로 차지하는 것은 구글, 애플 등 앱마켓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외부 IP 사용에 대한 로열티 비용이다. 앱 수수료의 경우 매출 기준 30%이기에 매출이 늘어날수록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IP 로열티 역시 통상적으로 매출 기반으로 비용이 책정된다. 게임산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이지만 주요 플랫폼이 모바일로 넘어오고, IP 중요성이 높아지며 유명 원작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 늘어나며 이익을 내기 위한 허들이 높아지는 경향이 이어지는 셈이다.
아울러 올해의 경우 게임업계 전체적으로 인건비 증가가 예상된다. 대형 게임사가 연쇄적으로 기존 직원 및 신입시원 연봉을 높이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게임사 역시 인력유출을 방어하기 위해 연봉을 높여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실제로 조이시티, 베스파 등 상장사는 물론 작년 3월에 첫 게임 로드 오브 히어로즈를 출시한 클로버게임즈, 랜덤다이스로 알려진 111퍼센트 등도 연봉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앞서 이야기한 지급수수료 문제가 남은 가운데, 올해는 인건비 상승이라는 또 다른 허들이 생기며 게임업계 양극화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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