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게임광고] 일러스트가 매력적이었던 세인트 아이즈
2021.05.03 16:50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일본식 RPG, 이른바 JRPG의 전성기는 역시 90년대였습니다. 현재도 회자되는 많은 명작 시리즈들이 당시 탄생했죠. 그렇다 보니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웬만해서는 눈에 띄지도 못하고 묻혀버리기 일쑤다 보니, 신작 RPG들은 눈에 띄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시스템을 특화시킨다던지, 일러스트에서 차별화를 시도한다던지, 유명 원작자를 모셔오는 등이죠.
TGL에서 1999년 낸 세인트 아이즈 역시 이런 흐름 속에 탄생한 RPG입니다. 사실, 이 게임을 RPG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살짝 의문인데요, 전투 방식이 RTS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유닛 생성이나 자원 채취가 빠진 스타크래프트 컨트롤 유즈맵이나 번지의 미스(MYTH)와 비슷하죠. 여기에 일러스트레이터로 수채화풍 라이트 노벨 삽화가 특징이었던 코우시를 기용해 비주얼적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PC파워진 1999년 9월호, 세인트 아이즈의 첫 광고가 실렸습니다. 1면에는 연약하고 작아 보이는 소녀가 검을 쥔 채 묘한 표정으로 앉아 있고, '소녀의 이름은 에스텔...' 이라는 멘트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코우시의 수채화풍 일러스트와 함께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2면에는 본격적인 게임 소개가 나와 있습니다. 앞 장의 게임 로고에도 '리얼타임 시뮬레이션 롤플레잉'이라는 표기가 있었는데, 이번 장에서 더욱 본격적으로 설명됩니다. 다양한 유닛을 구성해 실시간으로 전투를 벌이는 RTS 느낌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른쪽에는 스크린샷 몇 장이 아주 작게 나와 있습니다. 인게임 그래픽이 아주 나쁜 게임은 아닌데, 부드러운 수채화풍 일러스트와는 살짝 거리감이 있는 느낌이 드네요.


10월호 광고에도 이러한 게임 설명과 함께 이벤트가 명시돼 있습니다. 세인트 아이즈로 엽서를 예쁘게 꾸며 보내면,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제공한다는 팬아트 이벤트입니다. 선물 내역을 보면 엄청나게 두꺼운 노트북이 1위고, 2위는 펜티엄 3 컴퓨터, 그 외에도 17인치 모니터, MP3, 휠 마우스, 키보드, 조이스틱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과연 1위 엽서 그림이 뭐였는지 궁금합니다만, 당선작에 대한 소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참고로 저 게임 사양이 당시에도 그리 높진 않았기에, 노트북에서도 충분히 돌아갔을 겁니다.

11월호에도 엽서 콘테스트 소개와 함께, 새로운 일러스트가 보입니다. 주인공인 에스텔과 함께 앞서 일러스트에도 잠깐 나왔던 장발의 매서운 눈매 남성 캐릭터가 보입니다. 이 게임의 흑막이자 최종보스인 유진으로, 게임 내에서 행보는 꽤 독특합니다만 결국엔 악당퇴치 엔딩을 맞이합니다.
참고로 게임 로고 좌측 하단에는 '지금 서점에 있습니다'라는 도장이 찍혀 있는데, 당시 PC게임은 전문점에서도 취급했지만 서점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았기에 볼 수 있었던 문구입니다. 참고로 지금은 오프라인 서점도 거의 전멸 상태고 PC 패키지도 실물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보니 굉장히 이색적인 말처럼 느껴지네요.


12월 광고 역시 전체적인 내용은 그대로면서, 일러스트가 교체됐습니다. 그나마 스크린샷 크기가 커져서 어떤 게임인지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됐네요.
어쨌건, 세인트 아이즈는 꽤나 불운한 게임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당시 쟁쟁한 경쟁작들에 묻혀 게임성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채 인기작 반열에 들지 못했고, 한국에선 나름 널리 알려지긴 했으나 정품 구매자보다는 번들 CD나 와레즈 등지에서 게임을 접한 유저가 훨씬 많았거든요. 덕분에 골수 마니아가 많은 것에 비해 후속작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개발사인 TGL도 몇 년 지나지 않아 전연령 게임 제작에서 손을 뗐고요. 3년 정도만 일찍 나왔으면 평가가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게임입니다.
SNS 댓글이 없습니다.
많이 본 뉴스
-
1
[오늘의 스팀] 인조이, 출시와 함께 전세계 판매 1위
-
2
유저 모드 위해, 크래프톤 ‘인조이’ 데누보 적용 취소
-
3
패스 오브 엑자일 2, 정식 출시 연말로 연기
-
4
인조이, 게임 초반 놓치기 쉬운 ‘꿀팁’ 7선
-
5
배틀그라운드, 삼뚝과 의인화 '총기' 간 미연시 공개
-
6
진짜 나오나? 팰월드 미연시 스팀 페이지 오픈
-
7
축구공으로 때린다, 호날두 '아랑전설' 캐릭터로 등장
-
8
[오늘의 스팀] 철권 8 시즌 2 시작, 밸런스 비판 급증
-
9
[오늘의 스팀] 폴아웃 풍 신작 아톰폴, 평가 ‘매긍’
-
10
몬헌 와일즈 디렉터 “식공 하향, 해머 상향하겠다”
pokemon2021-05-03 17:32
신고삭제그때 그시절의 감성 세인트아이즈 처음들어보지만 왠지모르게 지금해도 진득하게 앉아서 할만한 그런 게임인것같네요 ㅎㅎ
pokemon2021.05.03 17:32
신고삭제그때 그시절의 감성 세인트아이즈 처음들어보지만 왠지모르게 지금해도 진득하게 앉아서 할만한 그런 게임인것같네요 ㅎㅎ
미친소2021.05.03 17:40
신고삭제예쁜 여자 캐릭터 일러스트와 두꺼운 노트북이 인상적이군요.
퍼플울프2021.05.03 18:02
신고삭제엽서 콘테스트의 상품 목록 중 펜티엄3를 보니 반갑기도 하고 상전벽해의 세월감도 느껴지고 그러네요.
WATAROO2021.05.03 18:52
신고삭제타 - 선!
소불고기2021.05.03 20:51
신고삭제두꺼운 노트북과 팬티엄 3를 보니 확실히 세월이 체감되네요 ㅋㅋ
꼴통갑부2021.05.03 23:04
신고삭제잡지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고화질 컬러의 느낌이 많이 생각나네요.
meath2021.05.03 23:11
신고삭제저 시절 TGL의 세인트아이즈는 롤플레잉 게이머들에게는 정말 사랑받았던 게임중 하나였죠. SRPG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느낌도 있고, PC 파워진에서 부록으로 준 정품 포가튼사가와 메타녀2도 눈길을 끄네요. 포가튼사가도 정말 명작이었는데 말이죠.
모노블로스2021.05.03 23:13
신고삭제옛날에 저런 일러스트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게임잡지 사고 스크랩해뒀었는데 정말 추억이네요 ㅎㅎ
아이쿠루2021.05.03 23:58
신고삭제세인트 아이즈 재밌게 했었죠. TGL 게임에 명작이 많은 것 같네요.
브라이트2021.05.04 10:41
신고삭제이런 게임이 있었구나... 그 시절에 접했더라면 꽤 열심히 했을 것 같은 게임이네요.
앤탈2021.05.04 13:35
신고삭제일러스트가 지금 봐도 매력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