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차이일까? 블소2에서 느껴지는 아쉬움
2021.07.20 16:32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문득 10여년 전이 생각난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대히트를 기록한 아이온에 이은 차세대 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를 만들고 있었다. 단언컨대 첫 영상이 공개된 2008년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2012년 여름까지, 국내 게이머들의 최고 화제는 블소였다.
PC온라인게임 경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 블소가 유독 빛났던 이유는 뭘까? 한 가지로 정리하긴 어렵지만 김형태 특유의 독보적인 비주얼을 기반으로, 수준 높은 액션과 경공, 복수극이라는 강렬한 스토리텔링, 무협과 판타지를 적절히 섞은 '오리엔탈 판타지'라는 매력적인 세계관까지. 이 모든 것이 섞여 블소라는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비록 출시 당시부터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여러 비판이 있긴 했으나, 어쨌든 블소는 몰개성한 MMORPG 홍수 사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과 색을 자랑했다.

블소 출시로부터 9년. 국내 게임업계는 후속작인 블소2의 등장을 코앞에 두고 있다. 사전예약 참여자는 400만 명을 넘어섰고, 캐릭터와 문파 생성 역시 연이어 마감되며 몇 차례에 걸쳐 증설했다. 분명 반응은 엔씨의 여느 대작급으로 뜨겁다. 그런데, 왠지 묘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거 내가 알던 블소 맞나?'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곰곰이 따져 보았다. 일단 비주얼과 세계관이 기존에 알던 '오리엔탈 판타지' 블소와 상당히 다르다. 블소2 캐릭터 영상을 보면 오리엔탈은 거의 없고 판타지만 강조된 느낌이다. 비주얼 역시 당연하겠지만 김형태 풍 아트에서 독립해 사실적인 비율로 바뀌었다. 어찌 보면 특색이 옅어졌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스토리의 경우 블소로부터 한참 전 이야기를 다룬다는 정도를 빼면 거의 알려진 부분이 없다. 홍문파와 진서연, 멸문에 대한 복수라는 전작에 비해 거의 감감무소식이다.

위의 이유들로 인해 일각에서는 '난 이 놈을 블소로 인정 못하네!'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로 전작인 블소를 재미있게 즐겼던 게이머들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 역시 과거 블소를 상당히 몰입해 즐겼던 터라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내가 알던 블소는 이게 아닌데, 내가 알던 블소는 이러저러한 건데, 내가 알던 블소는...
가만, 어쩌면 문제의 원인은 ‘내가 알던 블소’일 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알던 블소’를 잘 살린 모바일 MMORPG는 이미 한 차례 나온 바 있다. 넷마블에서 2018년 출시한 블소 레볼루션이다. 이와 차별화함과 동시에 IP의 영속성을 유지하려면 블소2는 첫인상부터 전작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마치 리니지2와 리니지 간 관계처럼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낯설어 보이는 게임 분위기에 대해서는 섣불리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리니지의 공성전처럼, 블소2 역시 무공과 경공이라는 핵심 포인트를 강화 유지하고 있기에, 과연 이 분위기가 블소 IP에 걸맞을지 여부는 게임 내에서 직접 확인해야 확답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블소2와 관련된 또 하나의 아쉬움은 확실히 와닿는 이미지가 없다는 것이다. 기자 역시 여태껏 공개된 블소2 관련 영상들을 몇 번씩 뜯어보고, 관련 시스템 설명들을 읽어 봐도 블소2가 어떤 게임인지 쉽사리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10여년 전, 블소가 수 년에 걸쳐 정보들을 차례차례 공개하고 수 차례에 걸친 테스트와 시연 버전 공개를 통해 모두의 머릿속에 블소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것에 비하면 블소2의 출시 전 이미지는 너무나도 흐릿하다.
기자가 만나 본 엔씨소프트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시대의 변화를 원인으로 들었다. 실제로 10년 전 블소와 같은 마케팅 방식은 2021년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흔히 찾아볼 수 없다. 타사 대작 MMORPG들을 보면 테스트 뿐 아니라 정보 공개도 거의 없이 트레일러 공개-발표회-사전예약-출시까지의 과정이 길어야 2~3달 만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블소2는 2017년 11월 제작발표회에서 첫 공개된 후 쇼케이스나 간담회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공개한 편이다.
그러나, 블소2의 비교 대상을 타 모바일게임이 아닌 전작 블소로 잡는다면 이 같은 행보에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엔씨소프트 전작인 리니지M이나 리니지2M도 출시 전 테스트를 진행하진 않았지만, 이들은 원작을 모바일로 재해석한 ‘M’이었기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다. 반면 블소2는 M이 아닌 후속작인데다 시대 배경도 달라지기에 뚜렷한 이미지를 전달해 주는 것이 필요했다. 특히나 메인 스토리에 대한 상세 설명이나 비주얼적 어필이 없었던 점이 가장 아쉽다.

정리해 보면 현재 블소2에 대한 아쉬움은 PC온라인과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적 차이, 블소 IP의 현상태와 변화, 과거와 달라진 게임 출시 전 행보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여기서 발생한 의문이나 아쉬움이 출시를 한 달여 앞둔 지금까지 해소되지 못했기에 ‘이거 블소 맞나?’라는 불만까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블소2의 첫 번째 과제는 이러한 팬들과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다. 블소2가 내세운 액션과 스토리, 시스템적 장점이 무엇이며, 전작 블소와 어떤 부분에서 닮았으며 어디서 차별화되는지 등을 정식서비스 이후 빠른 시간 내에 전달해야 한다. 전작의 흔적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 변화를 꾀했더라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감정적 간극을 좁힌다면 IP의 영속성은 유지될 수 있다.
SNS 댓글이 없습니다.
많이 본 뉴스
-
1
마비노기 모바일 홈페이지에 정체불명 팝업이 띄워졌다
-
2
어쩌다 카드사가 스팀 성인게임을 심의하게 되었나?
-
3
다크 소울 3 리마스터? 프롬 신작 'FMC' 제작 중
-
4
카드사 심의 결과? 스팀서 '야겜' 100여개 일괄 삭제
-
5
[오늘의 스팀] 업데이트 두 번에 나락 간 '레디 오어 낫'
-
6
마법소녀들의 단간론파, '마법소녀의 마녀재판' 출시
-
7
드디어, '사펑' 나이트 시티에 자율주행이 상용화됐다
-
8
[순위분석] 마비노기, 온라인은 '방긋' 모바일은 '우울'
-
9
[오늘의 스팀] 10주년 DLC가 아크: 서바이벌을 망쳤다
-
10
[오늘의 스팀] 역대 최고치, 림버스 컴퍼니 동접 급증
나랑이랑2021-07-20 17:08
신고삭제굳이 다운그레이드 된 게임을 출시할 필요가 있을까?
블소는 스타일리시한 게임이였는데..
이런 개성 없는 디자인이라면..
그냥 짱깨 무협이 훨 낫겠는데? ㅋㅋ
건쉽2021.07.20 16:59
신고삭제김형태 일러가 빠지니까 모델링부터 해서 뭔가 블소같지가 않네
나랑이랑2021.07.20 17:08
신고삭제굳이 다운그레이드 된 게임을 출시할 필요가 있을까?
블소는 스타일리시한 게임이였는데..
이런 개성 없는 디자인이라면..
그냥 짱깨 무협이 훨 낫겠는데? ㅋㅋ
빈2021.07.20 20:04
신고삭제그냥 리니지 3M 하면 될껄 왜 구지 블소라고 하냐
귀무자검의길2021.07.20 20:05
신고삭제저는 블소1를 베타테스트부터 지금까지 쭉 플레이한 게이머입니다만, 한가지 잘못아시는게 있는데 블소1도 오리엔탈과는 거리가 멉니다. 블소1는 그냥 중세 판타지입니다. 블소1를 보면 복장이나 세계관 등 모든 점에서 그냥 중세 유럽임.
대놓고 고대 로마 맵이 나오는건 기본이고, 심지어는 중세도 아니고 2차대전때나 쓰일법한 게틀링건도 등장하고 폭탄 지뢰도 나오고 2차세계대전 나치 독일 군복도 등장하고... 로봇까지 등장하는 등 그냥 현대~미래 세계까지 왔다갔다함;
귀무자검의길2021.07.20 20:14
신고삭제블소2는 진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임.
솔직히 게임계의 최고 기대작인 엘든링, 젤다 야숨2도 올해 출시되지 않고, 올해는 최다 고티 예상작이 몬헌 라이즈, 몬헌 스토리즈2인데
올해에 블소2는 기대작이라 할만했음.
만약 블소2가 PC게임이나 콘솔로 개발되서 잘만 등장했으면 전세계적인 갓겜이 될수도있었을텐데...
그걸 스스로 발로 차버렸다.
엔씨는 기술력은 진짜 좋은데도 그걸 쓰지 않고 썩히고만 있고 돈버는데만 혈안이 된거같음.
모바일게임만 출시하는걸 보니 진짜 빡친다.
어떻게보면 넥슨보다 훨씬 더 돈이 많고 자본력이 막강한게 엔씨고..
한국 게임사 중 가장 초초초대기업이 엔씨 아닌가?
지금 한국에선 돈없는 인디게임사들도 스팀게임이나 콘솔게임으로 진출하려고 열일하고 있는데
가장 거대한 엔씨에서 먼저 모범을 보여서 콘솔게임 시장을 개척해야되는거 아님?
엔씨 정도면 AAA급 콘솔게임을 수십개는 개발해도 될 정도로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대기업인데... 도대체 얼마나 돈을 더 벌려고 모바일만 자꾸 개발하려는지 모르겠다;;
블소1의 최고 특징이자 장점이 수준높은 칼싸움 전투, 그리고 뛰어난 근접 타격감인데
블소2에서는 절대 블소1의 수준 높은 타격감을 계승 못한다.
자동사냥 때문에 모바일이란 플랫폼에서는 한계가 있음...
그런데도 블소2를 끝까지 PC스팀게임이나 콘솔이 아니라 모바일로 밀고 나간걸보니 진짜 빡친다;
그리고 블소1에서 제발 좀 린남 쌍검사 추가 좀 해달라고!!!
meath2021.07.20 21:37
신고삭제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현재 게임계의 변화하는 추세에 발맞추는게 아니라면 추락하는건 일순간입니다.8월이 되면 알겠지만 아직 결과물이 확실히 공개되진 않는만큼 속단하기도 이른것 같네요.
악마이2021.07.20 22:45
신고삭제후속작을 할때, 임팩트가 강했던건 계승해야지..
소여2021.07.21 13:19
신고삭제캐릭터 디자인도 개성인데 그걸 굳이 없앨 필요가 있었나?
hst1112021.07.21 14:03
신고삭제블소2가 예전보다 못한느낌이 많이드는 게임이 된것 같아 안타깝네요
Wh2021.07.22 02:43
신고삭제변신 있다면서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