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오징어게임과 함께 뜨는 한국형 콘텐츠 ‘도깨비’
2021.10.13 18:16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디아블로 2 순위는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2: 레져렉션을 통합해 집계했습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운 드라마는 오징어게임이다. 넷플릭스는 13일 전세계 1억 1,100만 가구가 오징어게임을 시청했고, 94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오징어게임이 눈길을 끄는 부분은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와 감성을 담은 드라마임에도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게임메카 인기순위에서도 로블록스가 오징어게임을 소재로 한 유저 제작 게임으로 반사이익을 얻으며 2주 연속 순위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그런데 국내 게임 중 출시 전임에도 전세계를 놀라게 할 한국형 게임으로 기대를 모으는 신작이 있다. 이번 주에 3계단 상승해 42위를 차지한 ‘도깨비’다. 도깨비가 순위권에 오른 시점은 게임스컴에서 플레이 영상을 공개한 8월 말이다. 기존에도 기대작 중 출시, 테스트 등 굵직한 일정이 없어도 새로운 소식만으로 순위에 입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다만 단발성 이슈로 인한 진입은 뒤를 받쳐줄 화력이 없어 1~2주 만에 50위 밖으로 밀려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그러나 도깨비는 7주 동안 순위권을 지켰고, 이번 주에는 게임 내적인 이슈가 없었음에도 상승세를 보였다.
게임 내는 아니지만 저번 주에 도깨비에 관련해 주목도 높은 이슈가 있었다. 지난 5일에 진행된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한국 문화를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드는 국내 게임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요청하는 질의가 나왔고, 현장에서 도깨비는 한국 문화를 잘 활용한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이번 주에 도깨비는 포털 검색량이 큰 폭으로 뛰었는데, 국정감사에서 ‘한국 문화를 잘 살린 게임’으로 조명되며 게임에 관한 관심이 다시금 상승한 것이 게임메카 인기순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오징어 게임과 도깨비 열풍은 국내 게임업계에 새로운 메시지를 던진다. 2021년, 국내 게임사에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적인 소재로 반향을 일으킨 도깨비와 오징어게임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한국적인 소재가 글로벌에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낸 사례로 손꼽힌다. 다만 한국 문화를 억지로 욱여넣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본이 되는 게임 자체를 잘 만들어야 성공이 뒤따라올 것이다.
내홍에 디아블로 2 열풍까지, 순위 밖으로 밀려난 패스 오브 엑자일
8월 말 만해도 디아블로 3와 경쟁구도를 이뤘던 패스 오브 엑자일이 급격하게 기력이 쇠했다. 디아블로 2: 레저렉션 출시 후에도 큰 폭의 하락 없이 30위 내를 유지 중인 디아블로 3와 달리 패스 오브 엑자일은 9월 내내 하락곡선을 그렸고, 10월에는 내림세가 더 커지며 이번 주에 50위 밖으로 밀려났다. 같은 장르의 강력한 경쟁자인 디아블로 2: 레저렉션 출시가 패스 오브 엑자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패스 오브 엑자일은 내부 이슈가 더 심각하다.
가장 큰 부분은 지난 7월에 시작된 신규 리그(시즌) 탐험에서 하향 위주 밸런스 패치와 많은 유저들의 우려에도 패치 방향을 고수한 제작진의 결정으로 민심을 크게 잃었고, 결국 유저 다수가 이탈한 것이다. 실제로 패치 내용 및 제작진 태도에 실망감을 느껴 이번 리그는 조기에 중단하거나 시작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10월 말에 밸런스 조정을 중심으로 한 3.16 패치를 진행한다. 이 패치가 불만을 크게 완화할 방향으로 전개돼야 순위권 복귀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상위권과 중위권은 큰 변화 없이 조용하다. 9월 말에 순위를 뒤흔들어놓은 디아블로 2가 2위에 안착했고, 이후 순위 전체적으로 큰 태풍이 지나간 후 조용히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다만 하위권에서는 순위 변동이 비교적 활발하게 일어났다. 우선 20주년 업데이트 및 이벤트로 눈길을 끈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가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42위에서 34위까지 뛰어올랐다. 이어서 ‘파 크라이 6’와 ‘배틀필드 2042’가 43위와 44위로 진입하며, 연말까지 이어질 해외 기대작 행렬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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