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을 지나 새벽을 앞둔 파판 14, 앞으로의 행보는?
2022.02.12 13:00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12일, 파이널 판타지 14(이하 파판 14)의 2022 팬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해 아쉽게도 오프라인 참가는 취소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게임메카는 팬 페스티벌을 앞둔 지난 9일, 강남에 위치한 액토즈소프트 본사에서 파판 14 2022 팬 페스티벌 관련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바쁜 일정 탓에 조금 붉어진 눈으로도 열정적으로 FF14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 최정해 PD와 팬 페스티벌과 5월 업데이트 예정인 효월의 종언, 그리고 파판 14 한국 서버의 향후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오프라인 현장 관람이 취소가 됐는데
처음 기획을 했을 당시에는 (확진자가) 2,000명도 안 되던 시점이었어요. 처음 발표했을 때 이미 글로벌에서 팬 페스티벌을 진행한 후였는데, 현장에 관객이 없는 상태로 팬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게 굉장히 썰렁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이제 ‘최소한 100명 정도는 초대를 해 진행을 하자’라고 생각을 했고, ‘명절 연휴 지나서 1만 명 정도만 넘어가지 않으면 진행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랬었는데 설 연휴 때 만 명 대, 공지 시점에 이제 2만 7,000명 대였던 터라 (어쩔 수 없이 취소가 되어) 대단히 아쉽게 생각해요. 현장에서 유저 여러분들과 호흡하는 건 저희도 굉장히 원했던 거였거든요.
현장 관람에 초대 되신 분들은 60 대 1의 경쟁률을 뚫으신 분들이에요. 그분들이 가장 안타까워하실 것 같아 우선 그분들께는 저희가 준비했던 1번부터 100번까지의 넘버링이 된 빛의 전사 네임택이랑 손목띠, 마스크 들을 약소하게나마 보내드릴 계획이에요.
Q. 이번 한국 전용 굿즈가 글로벌 서버에서도 대단한 호응을 얻었다. 글로벌에서 판매할 예정은?
저희는 한국 지역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외 유저분들에게 판매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예약 판매도 이미 끝나서 완료된 것들은 아마 (국내에서도) 추가적인 판매는 안 하게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저희가 이제 2월 14일 날 공개될 효월의 종언 일러스트 마우스 장 패드가 판매가 될 예정이에요. 그것도 충분히 준비를 하긴 했는데, 빠르게 완판되면 그것도 추가 예약 판매를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이번 확장팩에서 패치 주기 단축은 가능한지?
올해는 국내 서비스 7주년의 해인데요. 이 패치 주기 단축에 관련된 얘기는 공개 테스트 당시부터 지금까지 매년 받는 질문이라 이번 인터뷰를 통해 명확하게 답변드리고 싶어 신중히 준비를 했습니다. 한국보다 1년 먼저 업데이트를 한 중국의 경우에는 글로벌 업데이트가 되고 나서 약 3개월 후에 업데이트가 되고요, 한국은 약 5개월 후에 업데이트가 되는 형태인데, 이러한 사이클을 조금 더 단축시키기 어려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 버전을 가지고 말씀을 드리면, 유저분들이 느끼시는 5.0은 글로벌이나 중국이나 한국이나 다 같은 빌드라고 생각하세요. 그러나 현지화를 위해 각 국가별 운영팀이 스퀘어에닉스와 굉장히 긴밀하게 협업 중이에요. 언어와 음성 더빙, 국가별 법률에 맞춘 사항들, 국가별 전용 콘텐츠, 한국의 경우 PC방 혜택 까지. 여기에 추가해야 할 특수한 사항들까지 매 패치마다 들어가게 되는데, 개발팀 관점에서는 이게 모두 다 다른 빌드예요.
그런 이유로 새롭게 개발을 할 때마다 이것이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검증 과정이 필수입니다. 이 모든 것을 스퀘어에닉스에서 다 검증하고 출시하는 구조예요. 모든 빌드의 개발 검증을 모두 스퀘어에닉스 개발팀이 맡는 부분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 시점에서 만약 글로벌과 동시에 업데이트 하려 한다면, 글로벌 메이저 패치 업데이트 간격이 현재는 약 4개월인데 언어권 별로 다른 빌드 개발 검증 기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해서 6개월 주기의 업데이트가 되어버립니다. 이건 전체 패치 주기가 늦어지는 일이므로 그 어떤 유저도 원하지 않을 거라 생각을 하고 있어요. FF14 개발팀의 기조는 지역에 무관하게 모든 버전의 퀄리티 유지가 첫 번째고요, 두 번째가 현재 메이저 업데이트 주기의 유지입니다. 그 결과 현재의 패치 주기가 정착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패치 주기 단축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을 매우 잘 알고 있고, 이후에도 개발팀과 함께 패치 스케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이상으로 그렇게 간단히 좁힐 수 없다는 점을 부디 너그러이 이해 부탁드립니다.
Q. 새 확장팩에 맞추어 PC방 혜택은 어떻게 되는가
현재 시국이 시국인지라 PC방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는데, 이번 대확산 시기 이후에는 좀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담아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6.0 업데이트까지 지속적으로 한국판 공식 SNS 채널을 통해서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소개해드릴 테니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Q. 이번 현지화 작업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는가?
효월의 종언은 확장팩 중 가장 많은 양을 자랑하기에 양적인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리고 기존 시나리오의 큰 축을 이루는 하이델린과 조디아크 스토리의 최종장이어서, 한국판에서 현지화 해왔던 기존 스토리를 다시 한 번 돌아보며 놓친 세계관이나 변경 사항이 없는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한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면 한국판 번역명 기준으로 ‘새벽의 현자’라는 명칭이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새로 추가될 신규 직업인 ‘현자’와 동음이의어가 돼서 명칭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새벽의 현자를 칭할 때의 ‘현자’는 ‘특정 분야의 지식을 터득하거나 혹은 그 분야의 발전에 공헌한 자에게 수여되는 칭호’이며, ‘숭배와 존경의 대상이자 금서도 열람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닌 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규 잡인 ‘현자’의 경우에는 또 달라요. 살레이안 마법 대학에서 만든 의학, 에테르학, 마법학을 통합한 학문을 ‘현학’이라고 하는데요, 이 ‘현학에 통달한 자’를 ‘현자’라고 합니다. 같은 현자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는데 내포하는 의미가 완전히 달라 신규 잡의 명칭을 ‘현학자’로 하는 것도 검토를 했어요. ‘현자’의 무기가 현학 도구거든요. 그런데 이건 또 기존 힐러인 ‘학자’와 비슷해서 헷갈리잖아요.
신규 유저 입장에서는 이 차이를 잘 모를 수도 있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기존의 ‘새벽의 현자’를 ‘새벽의 현인’으로 일괄 변경하고 신규 잡 명칭을 현자로 결정했습니다. 현지화와 설정집의 볼륨이 워낙 크다 보니 아직까지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모쪼록 응원과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Q. 신생 – 창천 – 홍련 – 칠흑을 지나 효월에 도착했다. 마치 새벽, 낮, 저녁, 밤을 이어 다시 돌아온 새벽을 의미하는 것 같다. 한 번의 순환을 거쳤으니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다음 이야기에 관한 힌트를 줄 수 있나?
거기까지는 어려울 것 같고, ‘효월’에 관련된 이야기는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만월’, ‘신월’ 같은 한자어보다는 ‘보름달’, ‘반달’, ‘초승달’ 같은 표현을 주로 쓰잖아요. 그래서 처음엔 효월의 종언이 아닌 새벽 달의 종언이라고 번역하려고 했어요. 스퀘어에닉스와도 그렇게 합의를 봤고요. 그런데 이 새벽달에 상표권 관련 이슈가 있어서 등록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아쉽게도 ‘효월의 종언’으로 등록을 해 출시를 하게 됐어요. 그래도 플레이 하실 때는 모쪼록 메인 타이틀을 ‘새벽 달의 종언’으로 생각하고 플레이 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Q. 직업 밸런스 조정은 6.0 버전에서 바로 적용되는가?
글로벌에선 6.08 버전에서 (직업 밸런스가) 조정이 되었었는데, 한국은 처음부터 6.08 버전의 스킬 계수가 적용되어 들어오니 안심하시고 즐겨 주셔도 무방합니다.
Q. 효월을 대비해 준비해둔 요소나 목표가 있는지.
저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서버가 2015년부터 쭉 사용하고 있는데, 서버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서 전면 교체하는 검토를 2020년부터 했어요. 최초 목표는 6.0 런칭 전 교체였지만, 반도체 대란 때문에 힘든 상황이에요. 서버가 이번 주에 들어오는데도 네트워크 장비가 없어서 6.0 전에 세팅을 못 할 것 같아요. 올해 하반기에 6.0 업데이트를 하고 나서 전면 교체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프로모션들도 준비하고 있어서 저희도 많이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칠흑을 런칭하고 이게 2020년에 역대 최고 성과의 해라고 말씀드렸었는데, 작년이 더 좋았어요. 그래서 아마 올해는 더 좋지 않을까 희망찬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Q. 한국 서버의 향후 10년에 대해서 표현하자면?
올해가 한국에서는 서비스 7주년을 맞이했지만, 요시다 PD님을 비롯한 스퀘어 에닉스 개발팀과 협업한 지는 9년 차예요. 거의 10년을 일해왔는데, 상당히 긴 시간이었고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죠. 글로벌 버전은 향후 10년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으니, 한국판 운영팀도 향후 10년에 대한 준비를 해야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사실 “스퀘어 에닉스와의 관계는 괜찮니?” 이런 질문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협업을 진행하다 보니 FF14 개발팀과의 신뢰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고 자신할 수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안심하고 향후 10년을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죽하면 우리 회사 경영진 분들이 저한테 그래요. “최정해 실장은 액토즈소프트 사람이 아니라 스퀘어에닉스 사람인 것 같다.”라고. (웃음) 진짜 이 얘기를 여러 번 들었거든요. FF14 개발팀과 한국 서버 운영팀의 신뢰가 원팀으로 보일 정도로 두터워 그런 농담을 하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글로벌 버전이 서비스를 해나가는 한, 한국에서도 한국어로 된 FF14를 계속해서 운영해 나갈 것이니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Q. 그럼 마무리 인사를 부탁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분들이 힘겨워하고 있는 현 시국에, 저희가 성심성의껏 준비한 팬 페스티벌이 많은 모험가 분들께 작은 즐거움이라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6.0 업데이트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는데, 아직 한참 바쁘게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서 다음은 7주년 기념 방송 등을 통해 인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모쪼록 건강 유의하시고, 다가올 6.0 효월의 종언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리고, 꼭 플레이해 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또, 제가 글로벌 버전을 한다고 비난을 많이 받아요. 그런데 이게 제 일이에요. 제가 먼저 플레이 해보고 잘 알아야 그만큼 잘 서비스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게임으로서 즐기는 것도 있긴 하지만, 일로서 알아야 하는 것도 있으니까요. 요시다 PD님은 항상 미팅 할 때마다 물어봐요. ‘4층 깼니.’, ‘이번에 뭐 해봤니.’ 그래서 안 해볼 수도 없고요. 한국판 운영 프로듀서인 만큼 가장 많이 알아야 되는 사람 중에 한 명이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하는 거니까 응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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