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흥행 중인 모바일 MMORPG들의 저력은?
2022.03.03 17:42게임메카 김경민 기자
모바일게임 분야는 유독 수명이 짧은 편이다. 역사 자체도 짧고, 개발 기간도 PC나 콘솔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걸리는 데다, 대세도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바일게임 업계에서는 4~5년 이상 서비스되면 장수 게임이라 일컫기도 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재미를 공유하는 데 용이한 MMORPG들이 장수와 흥행을 동시에 잡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오랫동안 흥행한 MMORPG들의 저력은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국내에서 4년 이상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모바일 MMORPG들의 특징을 살펴보며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 보았다.
뮤오리진
올해로 7살이 된 웹젠 인기작 뮤오리진은 뮤 온라인의 모바일 버전으로, 2022년에도 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오르내릴 정도로 장수하는 게임이다. 원작의 감성을 모바일 환경에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으로 큰 팬덤을 형성했으며, 이는 그래픽이 뛰어난 후속작들이 지속적으로 발매되고 있음에도 자기잠식 없이 위치를 공고히 하는 기반이 됐다.
앞서 말했듯, 뮤오리진이 7년 간 매출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에는 원작의 향수를 모바일 환경에서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역할을 했다. 아울러 웹젠이 대세 플랫폼 변화의 흐름에 빠르게 편승한 선택은 원작 팬들 외에도 모바일로 MMORPG를 즐기려는 게이머들이 대거 유입되는 결과를 낳았고, IP 확장의 선봉장으로 입지를 단단히 굳히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또한 2022년 기준으로 모바일 MMORPG 중 사양이 낮은 편에 속하기에, 고성능 기기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도 게이머 유치에 한 몫 하고 있다.
리니지M
어떻게 보면 리니지M은 출시 전부터 이미 흥행이 예고돼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위에서 설명한 뮤오리진 시리즈와 같이 원작 팬들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혈맹을 위시한 게임 내 다인 PvP 콘텐츠들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인맥, 그리고 이들이 모여 형성하는 리니지만의 고유한 생태계를 모바일 환경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유례 없는 대흥행을 낳는 기폭제가 됐다. 혈맹으로 뭉쳐진 팬층은 매우 두텁고 단단해서, 문양 사건과 리니지W 출시 등으로 매출 하락세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최상위권의 매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엔씨소프트식 성공방정식은 리니지2M, 리니지W에서도 들어맞으며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 안에 이 세 작품이 모두 포함되는 결과를 낳았다. 남들보다 강해지고자 하는 욕구도 매출상승에 기여했겠지만, 무엇보다 혈맹을 바탕으로 한 리니지식 생태계가 구축된 것이 장기 서비스에 큰 역할을 했다.
검은사막 모바일
지난 달 28일 4주년을 맞이한 검은사막 모바일은 유저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펄어비스의 기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언례행사를 개최하고 있고, 작년 말 칼페온 연회에서는 2일 중 하루를 통째로 모바일을 위한 행사로 꾸리기도 했다. 그래픽 수준이 뛰어난 것 외에도 꾸준히 유저들을 위한 업데이트와 소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많은 게이머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업데이트와 개편 측면에서는 매년 2번씩 진행되는 연회를 통해 로드맵을 공개하고, 이를 착실히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장 작년 6월 하이델 연회에서 하반기 업데이트 예정으로 공개된 대양 리뉴얼, 가문파견 확대 등을 통해 편의성을 개선했고, 지켜지지 못한 점도 빠르게 이행할 것임을 약속하기도 했다. 또한,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 간 개성과 고유 재미 강화를 위한 밸런스 패치도 빠르면 매 주, 길어도 매 달마다 조정하며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올해 ‘새로고침’ 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게임에 존재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재조정하고 새로운 변화가 느껴질 만큼 고쳐나가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앞으로 검은사막 모바일이 선보일 모습이 기대되고, 오랫동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기를 바라 본다.
리니지2 레볼루션
넷마블이 제작한 모바일 전용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보다도 1년 앞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리니지라는 IP를 모바일 시장에 도입한 첫 시도며, 출시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전 서버가 포화되고 수천 명의 대기열이 생기는 등 MMORPG에 목말랐던 게이머들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했다.
이렇듯, 리니지2 레볼루션은 국산 모바일 MMORPG의 선구자격으로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가져왔다. ‘레이븐’, ‘히트’ 등으로 다져진 게임 개발력과 엔씨소프트 간판 리니지 IP를 적절히 섞어낸 결과물은 첫 해 1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MMORPG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는 데 공헌했다. 일각에서는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면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도 있지만, 2022년 3월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도 흥행 이어갈 수 있을까
위 네 작품의 공통점은 탄탄한 원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유입된 유저들을 포용하는 방법은 각기 다르다. 검은사막 모바일처럼 소통과 퀄리티로 승부를 보는 이도 있는 한편, 게임 내 이권을 보장해 주거나 유저 간 똘똘 뭉치게끔 환경을 조성한 게임들도 있다. 무작정 이를 따라한다고 장수 흥행 게임이 될 순 없겠지만, 필요조건임은 확실하다.
모바일 MMORPG판은 예전부터 포화 상태로 불려 왔으며,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타이틀로 인해 장기 집권이 힘든 장르다. 이러한 레드오션에서 오랜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올해도 여러 게임사들이 수많은 기대작들을 공개하며 모바일게임 판을 흔들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게임들이 올해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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