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법원 'EA 피파 랜덤박스 도박 아니다' 최종 판결
2022.03.10 16:28게임메카 김경민 기자
2018년부터 이어진 네덜란드 법원과 EA 간 랜덤박스 사행성 관련 소송에서 EA가 항소를 통해 승소했다.
네덜란드 법원은 지난 19년, EA 스포츠 피파 시리즈 FUT(얼티밋 팀) 팩에서 나온 내용물을 유저끼리 거래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며, 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EA에 천만 유로(한화 약 135억 9,940만 원)에 달하는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는 2018년 네덜란드 당국이 피파 시리즈의 FUT 팩에서 우연히 얻은 결과물을 다른 사람과 사고 팔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아이템이 실제 물건과 같은 시장 가치를 지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사행성 문제다.
EA는 ‘자사 제품과 서비스가 어떤 방식으로든 도박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법적 대응했지만, 20년 10월까지 진행된 네덜란드 게임 규제 당국과의 공방에서 결국 패소했다. 하지만 EA는 곧바로 항소의 뜻을 밝혔고, 결국 10일(현지시간) 게임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으며 최종 승소했다.
최종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당국에 ‘2019년 EA에게 벌금을 부과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게임 내 가상 이적시장에서 가상 축구선수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행위임을 밝혔다. FUT 팩은 게임의 일부이며 팩에 담긴 콘텐츠를 게임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고, 해당 팩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행위가 게임과 별도의 창에서 시행된다는 사실이 또 하나의 게임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요약하자면, 네덜란드 당국은 FUT 팩의 내용물이 우연에 따라 정해진다는 것과 상품에 경제적 가치가 있기에 팩을 확률형 게임으로 정의하고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는 팩 자체가 도박 게임이 아니라 피파라는 게임의 일부며, 대부분(92%)의 팩이 게임 참여를 통해 획득되고 게임을 즐기기 위해 사용되기에 사행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암시장에서의 거래에 관한 변호도 이루어졌다. 법원측은 암시장에서 팩이 거래되는 가능성은 상대적이고 개별 팩이나 그 내용물보다는 완전한 계정 거래에 중점을 둔다며, 당국이 해당 거래가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다는 정당성을 제공할 수 없다면 FUT 팩 자체만 놓고 본 사행성 문제는 유죄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