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미도, 본격적인 피카레스크 맛에 덕심 저격 당했다
2022.10.28 13:49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27일 서브컬처 타워 디펜스 무기미도가 정식 출시됐다. 무기미도는 출시 전부터 높은 퀄리티의 일러스트로 이목을 끌었으나, 어둡고 암울한 배경 등으로 여타 서브컬처 게임 대비 캐릭터와의 유대감이나 소통을 쌓는 일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울러 출시 전에는 전투에 대한 콘텐츠 설명 없이 세계관 중심의 소개만 이루어져 여타 타워 디펜스와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픈 후 직접 플레이를 통해 느낀 무기미도는 의외로 충실한 요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섬세한 그래픽과 매력적인 캐릭터
무기미도는 무법도시 디스시티를 배경으로, ‘족쇄’라는 이능력을 사용해 탈옥한 죄수들을 붙잡고 혼돈에 빠진 세상을 수습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스토리는 주요 캐릭터 뿐 아니라 엑스트라에게까지도 모두 한국어 더빙이 입혀져 있고, 상황에 따라 미려한 일러스트를 제공해 몰입을 살린다.
국내에서 은근히 보기 드문 피카레스크식 구성을 취했다는 것도 취향에 따라 메리트가 될 수 있다. 어두침침한 스토리 속에서도 각자의 신념을 보이는 대목이나 알 수 없는 변이와 멸망으로 인해 각자의 살 길을 택한 캐릭터 간의 갈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투와 파밍 등으로 성장한 캐릭터와 진행하는 일 대 일 대화 ‘심문’이나, 원하는 언어의 캐릭터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언어를 변경하는 ‘커스텀 음성‘ 기능도 제공하는 등 서브컬처 유저 특유 감성도 잡았다. 특히 심문에 사용되는 자원 ‘증거’는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순차적으로 습득할 수 있으므로, 게임 진행의 원동력으로도 작용한다.
코어와 상태이상을 활용한 전략적 승부
무기미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엔듀라(탱커), 퓨리(물리 탱딜), 움브라(물리 근딜), 레티클(물리 원딜), 아케인(마법 원딜), 카타리시스(힐러 및 서포터) 등 총 여섯 개의 직군으로 분류된다. 유저는 해당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적군의 정보를 확인한 뒤 이에 맞춰 최대 여섯 명의 캐릭터를 맵에 적절히 배치하여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된다. 맵에 배치한 캐릭터는 스테이지 시작과 함께 곧바로 전투에 투입되며, 한번 전투불능에 빠진 캐릭터는 다시 사용할 수 없다.
무기미도 디펜스의 핵심은 이동과 코어다. 플레이어는 스테이지에 지정된 횟수만큼 캐릭터를 움직여 효율적인 위치에 배치해 필요에 따라 다른 곳에 있는 적을 저지하고 공격하게 된다. 이를 활용해 전위에서 체력을 많이 소모한 캐릭터를 후위로 보내거나, 효율적인 공격을 위해 특정 적을 점사하는 일도 가능하다.
강한 적들에게 나타나는 ‘코어’는 파괴 시 기절과 스킬 캐스팅을 끊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해 플레이어는 막강한 일부 대상을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보스 몬스터의 스킬을 멈추고 역습할 수도 있다. 코어가 파괴돼 무력화된 대상은 기존보다 더 많은 대미지를 입기에, 상황에 따라 버스트를 노릴 수도 있다.
기본기는 탄탄하다, 얼마나 자리를 잡느냐가 관건
메인 스토리 스테이지 외에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가 들어가 있다. 성장 재화 수급과 일회성 보상 지급 콘텐츠, 길드 협동 콘텐츠 등 시작부터 복잡하지 않을 정도의 필수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오픈해 게임 시스템을 익히게끔 유도한다. 특히 스테이지 중 만날 수 있는 비경은 퍼즐 형식으로 조건에 맞춘 클리어를 요구하는데, 컨트롤 대신 적당한 센스만 있으면 누구든 클리어 할 수 있는 합리적 난이도로 휴식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
성장을 위한 자원 파밍 또한 매우 안정적이다. 우선 레벨업에 필요한 기본 재화의 경우 한 번만 클리어하면 스태미너만 소모해 재화 파밍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프리코네의 스킵 티켓 기능처럼 말이다. 특정 재화를 목적으로 해당 지역에 반복 전투를 진행할 경우, 파밍이 완료되면 반복을 중단하겠냐는 친절한 기능도 덤으로 붙어 있다.
다양한 캐릭터를 키우는 것이 필수적인 타워 디펜스 게임에서 기본 재화 파밍에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확실한 이점이다. 덧붙여 반복작업에 피로도가 줄어드니 그만큼 게임의 본질적인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다. 여기에 랜덤 강화 요소나 별도의 장비 수집이 없고 캐릭터 뽑기 외에는 가챠 요소가 없다는 것 역시 거부감을 낮춘다.
몇 가지 아쉬운 것은 좋아하는 캐릭터를 보유해야 유저들이 더욱 오래 즐길 수 있는 수집형 RPG임에도 불구하고 리세마라의 편의성이 매우 낮다는 점, 각도를 바꿀 수 없는 사이드뷰이기에 세로로 캐릭터가 겹쳐 있을 때 터치가 힘들다는 점 정도가 있겠다.
하지만 이것이 주된 게임성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전투 시작 전 전략적 선택과 캐릭터 성장도, 전투 돌입 후 상황에 따라 캐릭터를 옮기고 스킬을 사용하느라 손이 바쁜 것도 불합리적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사용하지 않는 캐릭터의 활용도를 조금 더 넓혀주고, 유저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 추가나 적극적인 이벤트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면 가볍고 오래 즐기기 좋은 게임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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