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의 성공 기반엔 민트로켓 특유의 조직 문화가 있었다
2022.11.17 19:03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의 기세가 굉장히 매섭다. 지난 10월 27일 출시된 이후 1,000개가 넘는 스팀 평점이 등록되는 가운데서도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최고 인기 제품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블팩토리, 애프터 디 엔드, 탱고파이브: 더 라스트 댄스처럼 넥슨의 숱한 도전들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을 개발한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스타 2022에서 데이브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공개한 것이다. 체험해보니 완성도도 생각보다 높았고, 닌텐도 스위치와의 궁합도 괜찮다 보니 현장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다. 혹자는 다른 콘솔 버전 출시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개발사 민트로켓 김대훤 부사장, 황재호 디렉터와 지스타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데이브가 여기저기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가?
황재호 디렉터(이하 황): 출시 이후 좋은 평가가 많아서 내부 분위기가 고무적이다. 사실 인기를 실감하진 못했다. 버그가 생각보다 많아서 그걸 고치는 거에만 2~3주 정도 썼다. 이후 친구들이나 아는 분들에게 이야기를 들을 때 많이 알아주시는구나 생각했다.
Q. 여러 플랫폼에 대응하고 콘텐츠를 추가하다 보면 지원이 필요할 것 같은데, 넥슨에서 어떤 식으로 지원하고 있는지?
김대훤 부사장(이하 김): 민트로켓이 일부러 소규모로 가고 있는 건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디렉터의 날카로운 생각이 조직에 퍼지기 위해선 직접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20~30명이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반응이 좋으면 좋을 수록 사람이 많이 필요하긴 하겠다. 그래서 앞으로는 중앙 조직에서 기술적인 부분 플랫폼 적 대응 등의 서포트를 늘릴 생각이다. 아무래도 데이브는 첫 게임이다 보니 이런 부분에서 부족함이 많은데, 점차 보완해나갈 생각이다.
Q. 스위치 주요 기능들이 추후 지원되는지 궁금하다.
황: 아직 스위치에 꼼꼼하게 대응은 못 했으며, 데모 버전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다. 현재 조이콘을 뽑아서 플레이하는 걸 구상하고 있으며. 출시 단계에선 훨씬 좋은 모습으로 나올 것이다.
Q. 외부에선 오랜만에 스타 개발자가 나오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내부에선 어떤가?
김: 아직 미약한 성공이지만, 이번 성과는 엄청난 전략이나 안건이 아닌 재미를 찾기 위해 필요했던 게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그걸 무턱대고 실행했기 때문이다. 일단 황재호 디렉터 같은 개발자를 발굴하는 데 힘을 쏟았고, 중앙에서의 기술적 지원, 조직 관리 노하우 전수, 여러 테스트를 통해서 개발팀 피드백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높으신 분들의 불필요한 의견이 전달되지 않도록 했다. 그 부분이 성공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Q. 스위치 버전의 경우 전반적으로 느낌도 좋았고 손맛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아쉬웠던 건 UI/UX 최적화였다. 글씨가 너무 작아 보였는데 이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황: 처음에 스팀덱을 가지고 커스터마이징을 하다 보니 스위치에서 보기엔 확실히 글씨가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UX 측면에서도 워낙에 다양한 요소가 많은 게임이다 보니 정확한 전달이 힘들었다. 그런 것들을 스위치에서도 어떻게 적절한 타이밍에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최종 버전에선 당연히 개선될 것이다.
Q. 더 큰 화면에서 다른 콘솔의 다른 패드로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듀얼 센스의 적응형 트리거가 작살과 조합되면 좋을 것 같은데, 다른 콘솔로의 출시를 준비 중이신지 궁금하다.
황: 마음 같아선 더 많은 플랫폼에서 게임을 전달하고 싶다. 다만 그런 것들이 본질을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콘솔 개발은 QA 허들이 굉장히 높다고 들었는데, 어땠는가?
황: 닌텐도 자체도 QA 허들이 높은데 회사 내에서도 경험이 없다 보니 힘들었다. 다행히 팀원 중에 한 명이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출시한 경험이 있었다. 그분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좌충우돌하며 진행하고 있다.김: 스위치는 그렇지만, 다른 콘솔과 관련해선 노하우가 쌓이고 있다. 각 콘솔별 기술 및 정책 대응은 중앙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 불필요한 문제에 대응하느라 게임 만드는 데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해 회사 차원에서 보강해 나갈 생각이다.
Q. 앞서 해보기인데도 분량이 상당하다. 졍식 버전의 볼륨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가?
황: 처음엔 앞서 해보기 플레이 타임을 8시간 정도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꼼꼼하게 플레이해주시더라. 재밌게 즐겨주셔서 감사하다. 현재는 전체의 57% 정도만 공개된 상태이다.
Q. 플레이어 입장에서 민트로켓에게서 어떤 게임을 기대할 수 있을까?
김: 어떤 장르나 재미를 말하기는 어렵다. 뭔가 새로운 걸 만들고자 했으나, 내부 시스템에 의해 좌절되는 것들을 없애기 위해 만든 게 민트로켓이다. 일단은 없던 걸 만드는 것에 노력하려고 한다. 한 분야의 게임 개발에 몰두한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지키고 발굴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개발진을 뽑을 때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을 보지 특정 장르나 뭔가를 생각하고 뽑지 않는다. 유저분들 기대치를 과감히 뛰어넘을 수 있는 색다름이 나올 수 있게 하겠다.
Q. 멀티플레이에 대한 요구가 많더라. 이와 관련된 힌트가 있을까?
황: 현시점에서 멀티플레이 지원 여부를 확실히 이야기하긴 힘들다. 유저분들의 요구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 여력이 되면 맞춰 가려 한다.김: 처음에 황 디렉터가 멀티플레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길래 물어봤다. 진짜 필요한 거냐고. 괜히 넥슨의 영향을 받은 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빼더라. 덕분에 솔로 플레이에 집중하는 게임이 만들어졌다.
Q. 무기 제작에 있어 적극적으로 M.O.E의 캐릭터와 BGM이 활용되는데 의도한 부분인지 궁금하다.
황: 소위 말하는 덕후의 스테레오 타입을 담은 캐릭터를 만들고 이 친구가 좋아하는 세계관을 만들어보자 하다가 M.O.E가 보였다. 저도 좋아하는 게임이고 해서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Q. 인디게임 풍이 아닌 AAA급 게임을 제작할 생각은 없는가?
황: 현시점에선 버그 생각밖에 없다. 부사장님 말씀처럼 제가 하고 싶은 것 보다 이 시장에서 제가 잘해서 이길 수 있는 것 구상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이블팩토리 시절 부터 도트 그래픽, 아케이드적 재미에 대한 구력이 쌓였다. 지금은 자신 있는 걸 더 파고 싶다.
Q. 앞서 해보기 단계인데 후반부 콘텐츠에 대해서 알려줬으면 좋겠다.
황: 실제로 바다를 쭉 내려가면 어두워지는데, 우린 그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을 주고 싶었다. 게임의 핵심이 되는 요소, 현실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럴싸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Q. 스위치와 PC 버전사이에 컷신이나 연출 차이가 있는가?
황: 연출 차이는 없다. 하나 딱 차이가 있다면, 시간을 스킵할 때 잠깐 나오는 컷신이 있는데, 스팀 버전은 스팀 덱, 스위치에선 스위치를 들고 있다.
Q. 지스타 현장에서 유저에게 어떤 피드백을 받았는가?
황: 하나는 “느낌이 좋다, 진동이 좋다”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반응이 느리다”였다. 후자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전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Q. 인디게임 인큐베이팅을 펼치는 다른 회사들이 많은데 민트로켓은 어떤가?
김: 사정이 되고 시선이 맞다면 많은 분들과 같이 하고 싶다. 정말 새로운 것을 갖고 계신 분들이 넥슨을 찾아오고 싶게 만드는 게 저희 목표다. 업계 내에 창작과 도전을 좋아하시는 분들과 같이 하고 싶다. 다만, 애초에 넥슨은 그런 DNA를 가진 분들이 많았다. 우린 그 사람들을 모아서 시작했다. 때문에 단순한 인큐베이팅보다는 회사 내부적으로 이런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황: 이번에 게임을 만들면서 경영진의 말을 들은 게 거의 없다. 지레 겁먹어서 멀티플레이를 넣겠다고 하니 부사장님이 막아주실 정도였다. 이런 시스템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본다.
Q. 매출 부분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면?
황: 당연히 본전 이상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많이 팔고 많이 벌어서 도전하는 게 쉬운 과정은 아니다. 없던 걸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렵다. 이런 고민을 나눈 팀원들이 금은보화를 나눠갈 수 있으면 좋겠다.김: 앞서 해보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팔리고 있다. 주간 판매 성적도 좋다. 본전은 당연히 찾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이를 IP화 해서 이것을 얼마나 더 키우고 자리 잡게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데이브는 IP를 확장할 수 있는 근본인 캐릭터와 세계관 등을 갖고 있다. 분명히 우리의 소중한 IP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지원하려 한다.
Q. 개발 단계에서 꼭 해보고 싶었는데 추가하지 못한 게 있다면?
황: 해보고 싶은 건 많았다. 난파된 보물섬 같은 바다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찾고 싶었다. 다만 스토리를 위해서 다소 포기한 부분도 많다. 지금도 일을 벌리기보다는 메인 소스를 매끄럽게 하는 것에 투자하고 있다.김: 우스갯소리로 말하자면, 황 디렉터가 게임 진행 상황을 말하면, 하지 말라고 했다. 참견하고 싶어지니까. 전 상식적인 질문만 던지고 그걸 황 디렉터가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하길 바랐다. 대신에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테스트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그렇게 진행하다 보니 어느 순간 테스트에서 일관되게 매우 좋은 점수를 얻게 됐다. 그때부터 이 정도면 출시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객관적인 지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황: 넥슨에서 일하면서 경영진 허들을 주기적으로 가져왔었고, 큰 게임은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희는 그 대신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 테스트를 받았다. 스파링하듯이 계속 테스트를 했다. 처음엔 점수가 낮았지만, 점차 점수가 올라갔고, 그를 통해 인정받으면서 세상에 나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나오고 보니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현 개발 상황에 대해서도 좋게 생각하게 됐다.김: 넥슨에게 좋은 IP가 있고 운영을 잘한다는 평가를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넥슨은 개발사이며 도전과 창조를 하고 싶다. 드디어 그 꿈이 실행되는 거 같아서 뿌듯하고, 데이브 더 다이버 팀과 성취해낸 것 같아서 진심으로 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린다. 도전만 많이 하는 게 아니라 성과를 내고 사람들에게 기대를 줄 수 있도록 내부 개발진과 열심히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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