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아케이드 시대변화 반영된, 응암 TOP 오락실
2022.12.20 16:22게임메카 Ryunan
안녕하세요,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2022년도 어느덧 마무리에 들어갔는데요, 모든 기억을 뒤로 하고 내년에는 좀 더 나은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올해 마지막 성지순례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떠날 곳은 6호선 ‘응암루프’의 시작점이라고도 불리는 응암역입니다.
2000년대 후반, 철권 시리즈의 흥행과 코나미 E-amusement 도입, 유비트의 약진 등으로 아케이드게임 시장은 한창 부흥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고품질 게임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오고, 기존 히트작들의 부진, 철권의 아케이드 시장 철수,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직격탄까지 맞으며 아케이드게임 시장은 기나긴 쇠퇴와 암흑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름만 대도 다들 알 만한 내로라 하는 유명 게임센터가 상당히 많이 폐업했고, 이는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새롭게 오픈하는 게임센터들이 있습니다. 최근 새로 생기는 게임센터들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보이는데요, 예전에는 마니아들을 타깃으로 한 코어한 분위기의 게임센터가 많았다면 이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스포츠게임 중심으로 타깃층을 넓혔습니다. 2022년 말 기준, 국내 아케이드 게임센터는 이런 매장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다시 재편되어 활성화되고 있다고 봅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오늘 찾은 곳은 앞서 설명한 콘셉트의 신규 게임센터 중 하나로, 지하철 6호선 응암역에 있는 ‘TOP 오락실' 응암점 입니다. 건물 안 계단이 있는 곳으로 들어온 뒤 화살표를 따라 한 층 위로 올라오면 2층에서 게임센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옛날 같으면 접근성이 좋지 않은 2층 매장의 경우 철저한 마니아 위주 게임센터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 곳은 아닙니다.
이 곳도 최근 생기는 신규 게임센터들과 마찬가지로 무인으로 운영하는 게임센터입니다. 아무래도 인건비 문제 때문에 무인으로 운영하는 신규 게임센터의 비중이 상당히 늘어난 편인데요, 기기 이용시 문제가 생길 시 연락을 하면 알맞는 조치를 취해줍니다.
게임센터 한 곳에 붙어있는 게임장 이용 준수사항. 특별할 것은 없고 일반적인 게임센터와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역시 영업시간 정도인데요,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니 이용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다만 청소년 출입 가능 시간은 전국 공통으로 오후 10시까지입니다.
겨울철에는 두꺼운 옷을 입기 때문에 게임을 할 때 거추장스러운 겉옷을 벗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나 옷걸이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에 일부 게임센터는 옷이나 가방을 놓을 수 있는 바구니를 비치해놓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 곳은 매장 곳곳에 옷걸이가 비치돼 있어 옷을 잠시 걸어놓을 수 있게 해 놓았네요. 사실 이런게 없으면 빈 의자나 기기 등에 옷을 놔두는 사람들이 있기에, 옷걸이 등을 비치해 두는 편이 전체적으로 보면 훨씬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매장 내 동전교환기는 출입문 바로 옆에 있습니다. 1만원권까지 교환이 가능하며, 게임을 한 번에 많이 플레이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1만원권을 전부 동전으로 바꾸는 교환기도 있습니다. 왼쪽 교환기 이용 시 1만원권을 넣으면 500원 동전 20개가 나오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 매장 역시 100원 동전을 사용하지 않는 매장입니다. 사실상 100원 동전은 극히 일부 매장을 제외하면 국내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거의 퇴출되었다고 봐도 되겠지요.
입구에는 두 대의 인형뽑기 크레인 게임, 그리고 펀치 머신이 있습니다. 이런 가벼운 게임들은 역시 매장 입구에 놓아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매장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2층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프라이즈 게임 위주로 입구를 도배(?)해놓은 짱오락실 계열의 체인 같은 곳과 달리 이 곳은 가볍게 구색만 갖추어놓았다는 인상이 드는군요.
제일 먼저 보인 것은 두 대의 농구대와 함께 건슈팅 게임 렛츠 고 정글, 그리고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4와 스피드 터치 라고 불리는 2인용 게임입니다. 다른 게임센터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들로, 그리 귀하거나 특별하진 않지만 충분히 대중성을 확보한 이들이죠.
매장 정중앙엔 한 대의 테이블 에어하키 게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에어하키를 중심으로 사방에 다른 아케이드 게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오른편으로는 타임 크라이시스4 한 대, 그리고 코나미의 2009년작 더 비시바시 한 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에어하키 뒷편으로 스티커사진기 한 대가 있는데 1+1+1+1 4,000원 이벤트를 하고 있네요. 이 이벤트는 다른 게임센터에서도 하는 걸 여러 번 본 것으로 보아 기계 기본 옵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창가 쪽에 쭉 늘어서 있는 네 대의 게임은 철권 시리즈입니다. 전용 캐비닛에 들어 있는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언리미티드 1조(2대), 일반 게임박스에 들어 있는 철권 태그 토너먼트2 언리미티드가 1조(2대)가 보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카드 시스템 등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문득 철권이 스팀으로 출시되지 않고 한국 아케이드 네트워크도 끊어지지 않았더라면 현재 아케이드 시장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조금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물론 철권 자체는 유례 없는 부흥을 맞고 있지만요.
매장 제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스틱형 비디오게임이 존재하고, 그 옆에 이 매장의 유일한 자동차 레이싱게임인 세가의 아웃런2 SP가 1조 설치되어 있군요. 보통 레이싱게임의 대표격은 이니셜D인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특이하게 아웃런이 있습니다. 나온 지 꽤 오래 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기기 보존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
굉장히 오래간만에 보는 게임입니다. 놀이동산이라든가 유원지 등에 있을 법한 추억의 ‘노래하는 두더지'네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명작 게임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바래지 않는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순간입니다. 어릴 적 즐겨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오래간만에 한 번 두더지를 뿅망치로 때려보는 것도 좋은 추억여행이 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매장 가장 안쪽엔 이 게임센터의 유일한 리듬게임인 ‘펌프 잇 업’ 한 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가장 최신 기존으로 나온 LX기체에 최신작 XX(더블엑스)가 한 대 돌아가고 있는데, 플레이 요금은 다른 매장과 마찬가지로 1,000원입니다. 실내화, 의자, 선풍기 등이 마련돼 있어 플레이 편의는 좋은 편이니, 이 게임만큼은 마니아 유저들이 와서 즐기기에도 좋은 환경이 될 것 같습니다.
코어한 분위기와 마니아 위주의 게임보다는 가볍게 즐기고 갈 수 있는 라이트 유저들을 위한 캐주얼한 게임 위주로 설치되어 있었던 응암의 TOP 오락실. 물론 아케이드 전성기 시절 마니아 유저들을 노린 화려한 라인업에 비하면 규모나 다양성 면에서 조금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기나긴 쇠퇴 끝에 변화한 현재 아케이드 업계의 모습을 고려하면 이렇게라도 유저 수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어떠한 방식이든 괜찮습니다. 아케이드의 명맥이 유지된다면 언젠가 다시 비상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아케이드 게임의 부활을 기원하며, 2022년 마지막 성지순례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내년엔 더 밝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응암 TOP 게임장 근처 맛집 1. 50년 전통 자가제면 맛집, 불티나손만두
무려 50여 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메밀국수와 만두를 빚어 온 오랜 노포가 응암역에 한 곳 있습니다. 바로 ‘불티나 손만두’ 라는 작은 만두집인데요,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될 정도로 아주 유명한 이 집은 메밀국수도 유명하지만 만두가 더 종류가 다양하고 맛 또한 뛰어나다고 합니다.
그 중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개성 넘치는 메뉴로 ‘야채비빔 군만두’가 있습니다. 바삭하게 튀긴 납작한 초대형 군만두와 매콤달콤하고 개운한 뒷맛이 남는 고추장 소스에 버무린 양배추 샐러드를 함께 먹는 요리인데, 저 고추장 소스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흔히 말하는 마성의 맛이랄까요? 찐만두 또한 아주 맛있으니 꼭 한 번 드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대표메뉴: 야채비빔군만두 8,000원 / 메밀국수 7,500원 / 고기, 김치, 통만두 5,000원
응암 TOP 게임장 근처 맛집 2. 중국식 손만두의 강자, ‘니하오’
어쩌다보니 오늘 소개하는 맛집 두군데 다 만두집이네요. 앞의 불티나손만두가 한국식 만두였다면, 이 곳은 정통 중국식 만두를 판매하는 가게입니다. 만두라는 카테고리에 묶여 있긴 하지만, 성격이 많이 다른 곳이지요. 샤오롱바오(소롱포)를 비롯한 중국식 만두가 주력 메뉴인 니하오는, 만두와 함께 각종 요리들을 함께 취급하고 있습니다.
노부부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만두와 요리들은 중국이나 대만 현지에 가서 먹는 듯한 매력적인 맛을 자랑합니다. 만두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가서 드셔보시라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네요. 매장 안에서 흘러나오는 중국풍 음악과 방송 역시 실제로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냅니다.
대표메뉴: 샤오롱바오 8,000원 / 꿔티에(군만두) 8,000원 / 훈둔(만두국) 7,000원 / 피단두부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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