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불황에 제대로 맞은 국내 게임사, 허리띠 졸라맸다
2023.02.14 17:58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작년 3분기부터 조짐을 보인 경기불황과 모바일게임 레드오션이 작년 연말 게임업계를 제대로 덮쳤다. 넷마블은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전환됐고, 펄어비스,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위메이드플레이, 조이시티, 컴투스홀딩스, 플레이위드, 베스파, 액션스퀘어 등 중견 게임사 다수가 적자를 기록하거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1년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도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하는 실적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작년에 명확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게임사는 최대 연매출 달성에 영업이익도 증가한 넥슨과 넥슨지티 합병 효과로 매출 및 이익이 증가한 넥슨게임즈, 계열사 편입 등 사업 및 경영효율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위메이드맥스 세 곳 정도이며, 크래프톤과 더블유게임즈는 연간 기준으로 보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작년 실적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업황이 좋았던 상반기에 주력 모바일게임 타이틀을 토대로 집중적으로 자금을 확보했으나, 하반기에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경기불황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게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자체가 레드오션에 돌입하며 매출 순위는 동일하더라도 실제 매출액은 기존보다 줄어드는 경향이 드러났다.
실제로 연간 기준으로 최대 연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 감소 및 적자를 면치 못한 게임사가 적지 않다. 특히 작년 4분기에 장기간 구글 플레이 매출 최상위권을 수성했던 엔씨소프트의 작년 4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3,810억 원으로, 1분기에 기록했던 6,407억 원보다 40.5% 감소했다. 아울러 오딘: 발할라 라이징, 우마무스메를 앞세워 신흥강자로 급부상했던 카카오게임즈 역시 작년 4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2% 감소한 1,517억 원에 그쳤다. 이는 상반기 매출을 하반기까지 유지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데브시스터즈는 전년 실적을 책임졌던 쿠키런: 킹덤 매출이 작년에 급격히 하락하며 연간 기준으로 매출은 41.9% 감소하고, 영업손실 202억 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BTS 컬래버레이션 등 대형 마케팅을 진행했음에도, 영업이익 적자에 매출 역시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줄어들었다. 마케팅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주요 게임사 다수는 작년은 물론 올해도 비용 절감을 핵심으로 앞세웠다. 작년 연간 및 4분기 실적에 대한 컨퍼런스콜에서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 다수는 마케팅비, 인건비 등 영업비용을 보수적으로 집행했고, 올해는 더 타이트하게 관리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마케팅비는 회사 상황에 맞춰 컨트롤할 수 있지만, 인건비는 직원 고용 등에 따른 고정비용이기에 큰 폭으로 조정하는 것이 어렵다. 특히 작년에는 국내 게임업계 전체적으로 레드오션에 돌입한 모바일게임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블록체인, 메타버스, 미디어 콘텐츠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진행하던 시기다. 따라서 사업에 대한 틀을 잡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관련 인력 확보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시기였기에 실적부진에도 신사업에 투자하는 비용을 큰 폭으로 축소할 수는 없었던 상황이다.
위믹스를 앞세워 국내 게임사 중 블록체인 사업에 조기에 뛰어든 위메이드는 관련 투자가 증가하며 작년에 매출은 36.9% 올랐으나, 영업손실 806억 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컴투스 역시 작년에 역대 최대 연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166억 원을 기록했고, 컴투버스 등 메타버스와 재벌집 막내아들 등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대한 투자로 이에 관련된 외주용역비, 인건비 등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외에도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홀딩스, 컴투스홀딩스 역시 작년에 자체 기축통화와 플랫폼을 갖춘 블록체인 사업을 개시했다.
위메이드플레이 역시 신작 개발을 위한 자회사 인력 증가로 인건비가 상승하며 1,3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1% 감소한 7.5억에 불과했고, 국내 게임사 다수가 PC, 콘솔 등 모바일이 아는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신규 타이틀을 준비 중이며, 중국 등 아시아 외에도 북미와 유럽 등 기존에 국내 게임사가 약세를 보였던 지역에 대한 공세를 높이는 게임사도 적지 않다.
종합하자면 작년 한 해 국내 게임업계는 상반기 성과를 밑바탕으로 삼아 하반기에 버티면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는 시기를 보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이익률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 해답은 작년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신작 및 신사업이 기대한 만큼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다만 실적을 견인할만한 주요 신작은 2분기부터 예정되어 있어, 올해 1분기에는 실적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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