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노래방 버금가는 현실감, 싱 투게더: VR 노래방

옛날엔 자주 갔는데, 코로나19 이후 발길이 뜸해진 곳들이 있습니다. 필자에게는 노래방이 그 중 하나입니다. 그나마 요즘에는 코인노래방 형태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곳도 많이 생겼지만, 특유의 좁은 공간과 답답함이 싫어서 선뜻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노래방을 못 즐기고 계시는 분들에게 희소식으로 다가올 오늘의 주제는 바로 ‘가상세계 노래방’입니다. 그 중에서도 메타 혹은 PC VR이 가능한 기기를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무료로 이용 가능한 '싱 투게더: VR 노래방(Sing Together)'을 리뷰해 봤습니다.

▲ 싱 투게더: VR 노래방 스크린샷 (사진출처: 스팀)

▲ 싱 투게더: VR 노래방 영상 리뷰 (영상제작: 흑임자XR)

노래방 환경 구성에 진심이다

싱 투게더에 접속하면 다른 방에서 새어나오는 듯한 느낌의 MR이 은은히 흘러나오기 때문에, 정말 노래방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래 보이는 곳이 싱 투게더 로비로, 정면에는 솔로/멀티 버전을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떠있습니다. 메뉴 왼쪽에는 커뮤니티 창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싱 투게더 디스코드가 그대로 표시돼 있네요. 디스코드에는 3가지의 서브 메뉴(Song, Room, General)가 존재하는데, 사람들이 선곡한 곡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거나 함께 노래를 부르길 원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멀티 방의 정보를 올리고, 오류 발생 시 운영자와 소통할 수도 있습니다.

▲ 접속하면 만나게 되는 솔로 멀티 선택창

하단에는 개인 영역 메뉴바가 있는데요, 순서대로 채팅, 공지사항, 로비, 플레이 사운드, 설정, 지원의 버튼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버튼들은 공통적으로 파란색이면 ON, 회색이면 OFF 상태입니다. 개인 영역 메뉴바 오른쪽 하단에는 A, B라고 적힌 것이 보이는데, 오큘러스 기준 조이스틱에서 해당 버튼을 누르면 이 메뉴바 자체를 ON/OFF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 사운드 버튼은 마이크 설정을 할 수 있는 ‘플레이 사운드 테스트’라는 메뉴 제어 버튼입니다. 이 플레이 사운드 테스트에서는 음악 소리 및 마이크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 옵션은 아직 베타이긴 하나, 마이크 사용을 ON으로 바꾸면 손에 마이크가 생기게 됩니다. 또한 컨트롤러 거리 연동을 ON 하면 마치 마이크와 얼굴의 간격에 따라 소리가 크고 작아지는 등의 효과도 낼 수 있습니다. PC VR일 경우 VR 기기 내 마이크가 아니라 원하는 실제 마이크 기기를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설정 버튼에서는 언어, 컨트롤러 진동, 로비 반주음, 아바타 등을 크고 켜거나 세부적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 옵션에서 마이크의 다양한 옵션을 설정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노래 부르기

노래를 부르려면 솔로/멀티를 선택한 후 공간을 골라야 합니다. 공간은 일반적인 노래방과 콘서트 홀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노래방은 정면에 큰 화면이 있는 일반적인 노래방이며, 소파가 놓여있는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콘서트 홀은 가수들이 공연을 하는 거대한 공간으로, 무대 위에서 관객석을 쳐다보며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참고로 무대에서 뒤를 돌아보면 대형 스크린이 있는데, 마치 정말 콘서트장에서 공연을 하는 가수처럼 실시간으로 내 캐릭터의 모습이 송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노래를 부르게 되면 객석과 무대 밑에서 마치 관람객들이 흔드는 것처럼 야광봉들의 물결이 보입니다.

▲ 콘서트 홀에서 노래를 부르면 거대한 전광판에 노래를 부르는 내 모습이 중계된다

해당 공간에서도 개인 영역 메뉴바가 활성화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스크린, 음악, 설정, 지원, 플레이 사운드, 리모콘 조절이 가능합니다. 로비에 있는 개인영역 메뉴바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메뉴바 하단의 나가기 버튼입니다. 이 나가기 버튼은 노래 부르기를 종료하고 로비로 돌아갈 수 있는 버튼입니다.

▲ 개인영역의 메뉴바는 아래에서 볼 수 있다

▲ 검색영역에서는 가상의 키보드가 생겨 원하는 문자를 입력하여 검색할 수 있다

스크린 버튼은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노래방 모니터나 콘서트 홀 대형 화면이 아니라 나만 볼 수 있는 임의 스크린을 내 근처에 띄울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이 스크린은 본인만 볼 수 있으며, 멀티 시에는 별도로 보이지 않습니다. 음악 버튼 메뉴에서는 음악 차트, 둘러보기, 보관함의 서브메뉴가 있으며 원하는 노래 제목, 가수를 검색할 수 있는 검색 영역도 있습니다. 차트는 실제 노래방에서 보던 음악 차트고, 둘러보기에서는 최근 부른 음악 리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보관함에서는 좋아요를 눌러둔 음악의 리스트들을 볼 수 있어 빠른 선곡이 가능합니다. 설정과 지원, 플레이 사운드는 로비에서 접근할 수 있는 버튼과 동일하며, 리모콘의 경우 실제 노래방에서 쓰는 리모콘 기능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멀티 메뉴에서는 최대 8명까지 한 방에 접속해 노래를 부르며 놀 수 있습니다. 방장이 방을 생성한 후 참여자들이 리스트에서 방을 선택해 입장하는 방식이며,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원하는 사람들끼리만 즐길 수도 있습니다. 노래방 공간을 선택하면 각자 소파 위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며, 콘서트 홀에서는 노래를 예약한 사람의 순서가 되면 그 사람만 무대 위로 올라가며 나머지 사람들은 무대 밑에서 야광봉을 흔들며 응원합니다.

▲ 콘서트 홀에서 멀티를 하면 노래를 부르는 사람만 무대로 이동한다

실제 노래방과는 이런 게 다르다

지금까지 싱 투게더의 현실성에 대해 설명 드렸지만, 정작 가장 큰 문제는 앱 바깥에 있습니다. 바로 내 시각과 청각은 VR 공간 내에 있지만, 내가 부르는 노래는 현실에 울려 퍼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좀 크게 질러야 하는 음악은 상황과 시간, 장소를 가려야만 합니다. 만약 공동주택이나 사무실 등 방음이 안 좋은 곳에서 싱 투게더를 즐긴다면, 부른 노래의 점수는 이웃집에서 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마음껏 노래를 부르고 싶다면 외부로 소리가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형태의 마이크를 꼭 지참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노래 리스트의 경우 MR이 유튜브에 업로드된 음악에 한해서만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안 올라온 최신곡이나 마이너한 곡들은 부르기가 힘듭니다. 더불어 메타 스토어 App Lab에 있는 개발 중인 콘텐츠이기에, 아직 어색한 모습이 여럿 보입니다. 예를 들면 마이크 에코 같은 경우가 상당히 불안정합니다. 이런 경우엔 옵션 설정을 통해 거슬리지 않는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발 중인 부분들이 충분히 개선되고 마이크 딜레이도 줄인다면, 노래방에 실제로 가지 않아도 충분히 스트레스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 봅니다. 멀티 기능까지 지원하기에, 정식 출시가 되면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와 놀다가 노래를 부르고 싶어질 때마다 켜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싱 투게더를 하기 이전에 VR챗 플랫폼 내에 있는 노래방 맵을 이용해 본 적도 있었는데요, 여기서도 스크린에 유튜브에 업로드 된 MR을 불러와서 노래를 부르는 방식을 구현한 바 있습니다. 싱 투게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게임 내에서 노래 검색 및 마이크 설정, 멀티 기능에 집중한 단독적인 노래방 콘텐츠를 더했습니다. 지속적으로 개선 및 확장해 나간다면 앞으로가 기대되는 콘텐츠입니다. 가상세계 노래방을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싱 투게더에 접속해서 나만의 18번을 불러보시길 바랍니다. 아, 소음에는 주의하시길.

▲ 익숙한 노래방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