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ㅊㅊ] 추석, 함께 앉아 구경만 해도 웃음 터지는 게임 5선
2023.09.25 18:37게임메카 김인호 기자
※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오는 28일, 꽤나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과 모이는 만큼 함께 즐길 오락거리가 빠질 수 없는데요, 옛날엔 고스톱이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했다면 요즘은 모여서 OTT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다만, 게임의 경우 콘솔 기기나 PC, 컨트롤러 여러 대를 보유하지 않았다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1~2인만 게임을 직접 즐기고 나머지는 구경하거나 차례를 대기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죠.
이에 이번 [겜ㅊㅊ]에서는 뒤에서 보고 있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는 시뮬레이션 게임들을 추천해드릴까 합니다.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내 차례가 오면 나도 저거 해 봐야지'라는 생각을 절로 갖게 만드는 게임들 말이죠.
1. 사아아아아슴 시뮬레이터 (DEEEER Simulator)
이름부터 심상치 않죠. ‘사아아아아슴 시뮬레이터’는 말 그대로 사아아아아슴이 되어보는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사슴이 아니라 사아아아아슴인 이유는, 일어서서 사람처럼 뛰어다니거나, 앞 발을 허우적거리며 주변인들을 공격하거나, 육지에서 움직이는 물고기에 타거나, 원피스 '루피'처럼 목을 늘리는 등 별의별 기행이 가능한 괴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목을 늘려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처럼 하고 날아다니는 장면에서는 황당함에 절로 실소가 나옵니다.
유쾌함을 더하는 각종 도전과제도 제시됩니다. 트럭에 치이거나, 사람 10명을 사슴으로 바꿔야 하는 등 여타 게임에서 보기 힘든 임무가 주를 이루죠. 특히 도전과제 중 하나는 무기 30종을 획득하는 것인데요. 길을 가다 권총을 주우면, 멋진 포즈와 함께 사슴뿔에 권총이 장착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어를 공식 지원하다 보니 이런 특이한 임무들을 수행하는 과정에도 전혀 지장이 없죠. 사아아아아슴 시뮬레이터는 25일 기준 스팀에서 리뷰 2,952개 리뷰와 ‘매우 긍정적(91%)’ 평점을 기록 중입니다.
2. 언타이틀드 구스 게임 (Untitled Goose Game)
다음은 ‘이름없는 거위 게임’이라고도 알려진 ‘언타이틀드 구스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평화로운 마을에서 거위가 되어 온갖 장난을 칠 수 있죠. 모자를 훔치거나 소리를 질러 짜증을 유발하는 가벼운 장난부터, 의자를 빼 앉으려는 노인을 넘어뜨리거나 정원사를 놀라게 해 망치로 자신의 손을 내리치게 만드는 등 다소 악랄한 행동까지 가능합니다. 대다수 행동이 조금 악동 같긴 합니다만 지나치게 폭력적이진 않기에, 웃으며 볼 수 있는 수준이죠.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의외로 전략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임무에 따라 NPC 특성을 고려해 거위가 할 행동을 결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노신사의 슬리퍼를 벗기는 임무에서는 신문을 볼 때와 차를 마실 때 다리를 꼬는 방향이 다른 것을 이용해 슬리퍼를 빼앗아야 하죠. 이번 추석, 가족·친지분들과 함께 어떻게 마을 주민을 골탕먹일지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3. 염소 시뮬레이터 (Goat Simulator)
이 분야 원조는 바로 ‘염소 시뮬레이터’입니다. 지난 2014년 스팀에 출시돼 소위 ‘병맛’ 시뮬레이터 열풍을 일으켰죠. 플레이어는 염소가 되어 거리를 마음껏 부수며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혀를 늘려 농구공을 집어 던진다거나, 제트팩을 등에 매고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엽기적인 플레이는 물론, 산 중턱에 있는 마법진에 사람을 모아놓으면 악마처럼 외형이 변경되는 등 숨겨진 요소도 있죠.
실제로 한 해외 유저는 스팀 리뷰를 통해 ‘염소판 GTA’라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넓은 오픈월드에서 비상식적인 행동을 마음껏 펼치는 부분이 비슷하기 때문이죠. 아울러 작년 11월에는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후속작이 출시되기도 했는데요. 순서대로라면 2편이지만, ‘염소 시뮬레이터 3’라는 요상한 넘버링으로 특유의 유쾌함을 어필했습니다. 후속작인 만큼 세련된 그래픽, 멀티플레이 모드, 피구공으로 바주카포를 쏘는 할머니 등 다양한 요소들로 개성을 더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 원-암드 쿡 (One-armed cook)
원-암드 쿡은 최대 4인이 요리를 만드는 게임으로, 앞서 소개한 게임과 비교하면 언뜻 평범해 보일 수 있습니다. 대신 재료 준비부터 손질, 조리, 서빙 등 식당을 운영하며 발생하는 모든 과정을 팔 하나로만 해야 하죠. 정신없이 바쁜 식당에서 팔을 하나만 쓸 때 벌어질 수 있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게임으로 표현했습니다.
특히 종잡을 수 없는 물리법칙이 상황을 더욱 유쾌하게 만듭니다. 핫도그를 팔기 위해 소시지를 구워야 하는데, 이 소시지를 냉장고에서 꺼내는 것부터 쉽지 않거든요. 힘들게 꺼내더라도 집어서 빵에 올리거나, 손님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뜨리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나마 손님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먹어주는 시스템 판정이 다행이라 할 수 있죠. 원-암드 쿡은 25일 기준 스팀에서 리뷰 수 1만 6,026개와 ‘매우 긍정적(92%)’ 평점을 기록 중입니다.
5. 완전 정확한 전투 시뮬레이터 (Totally Accurate Battle Simulator)
마지막으로 추천해드릴 게임은 ‘병맛 전쟁 시뮬레이터’라고도 불리는 ‘완전 정확한 전투 시뮬레이터’입니다. 플레이어는 디펜스 게임과 유사하게 라운드별로 정해진 적을 처치해야 하죠. 다만 본인이 직접 싸우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적절하게 병사를 배치해야 합니다. 방패를 든 병사부터 몽둥이, 창, 활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병사들이 등장하며, 상위 라운드로 올라갈수록 무기가 점점 현대화됩니다.
왜 이 게임이 ‘병맛 전쟁 시뮬레이터’라고 불리는지는 전투 장면에서 알 수 있습니다. 병사들은 취한 것처럼 허우적거리며 움직이고, 무기도 휘두르는 건지 그냥 몸으로 미는 건지 구분이 잘 안되죠. 여기에 맘모스나 수레를 타고 달리다 나자빠지는 병사 등이 선택지로 존재해 유쾌함을 더하는데요. 워낙 뜬금없기도 하고, 움직임 자체가 우스꽝스러워 뒤에서 보고 있으면 헛웃음이 나옵니다. 별로 선호하지 않는 장르임에도 유머 코드가 맞아서 재미있게 즐겼다는 유저 평가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