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꺼진 2022년 게임업계, 상세 수치 나왔다
2024.03.05 14:37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2022년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넘어가기 직전이다. 국내 게임산업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인한 비대면 분야 성장세에 힘입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전년보다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5.8%로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이 측면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 부분은 팬데믹 시작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던 PC방이며, 게임 제작 및 배급은 시장 규모는 늘었으나 성장세가 둔화됐고, 2023년에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이야기한 것에 대한 상세 수치는 4일 발간된 2023년 게임백서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번 백서에서 게임산업에 관련한 자료는 모두 2022년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2022년 게임유통업(PC방∙아케이드게임장) 시장 규모는 1조 9,2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에 그쳤다. 여기에 2019년 당시 시장규모가 2조 1,000억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업장 수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우선 PC방은 2019년에는 1만 1,871곳으로 집계됐으나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9,970곳, 9,265곳으로 감소했고, 2022년에는 8,485곳에 그쳤다. 2020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무려 14.9%가 줄어든 것이다. 아케이드게임장은 2022년에 556개로 2016년부터 4년 간 이어져온 하락세는 끊었으나, 국내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에 불과하기에 게임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국내에 가장 많은 게임유통업이라 할 수 있는 PC방에서 일하는 종사자 수도 2022년에는 전년보다 2.9% 감소한 3만 4,715명에 그쳤다. 아울러 PC방 매출액 상세 내역을 살펴보면 종사자 규모가 커질수록 전체 매출에서 식음료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게임 유통 외에 노래방, 휴게 음식점 등을 겸업하는 복합유통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복합유통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카페를 포함한 휴게 음식점인데, 이러한 측면은 PC 게임 이용 외에 먹거리 등을 갖춰야 영업이 가능한 업황을 보여준다.
이를 토대로 2023년 이후에도 PC방은 가정에 고사양 PC가 보급되며 PC방을 찾을 이유가 줄어들며 성장세를 보이기 어렵고, 아케이드게임장 역시 독자적인 성장보다 극장 등 복합매장 활성화 여부와 궤를 같이 하며 트렌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엔데믹에 접어드는 시점에도 게임유통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았다.
하락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게임 제작 및 배급업
그렇다면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제작 및 배급업은 어떨까? 우선 게임유통업을 제외한 2022년 게임 제작 및 배급업체 매출 규모는 20조 2,945억 원으로 전년보다 6.2% 증가했다. 기종별로 보면 모바일게임은 13조 720억 원으로 7.6%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4%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PC게임은 전년보다 3% 성장한 5조 8,053억 원으로, 점유율은 28.6%다.
이어서 콘솔 게임은 1조 1,1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점유율 측면에서는 PC와 마찬가지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마지막으로 아케이드게임은 2,976억 원으로 성장률은 8.9%지만 전체에서 비중은 1.5%로 미미했다. 즉, 모바일게임이 60%에 달하는 시장 비중을 차지한 플랫폼 쏠림은 2022년에도 여전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측면은 게임 제작 및 배급업 종사자 수에서도 드러난다. 2022년 게임 제작 및 배급업체 수는 전년보다 10% 증가한 1,287곳이며, 종사자 수는 전년보다 7.2% 늘어난 4만 8,514명이다. 종사자 수에서 모바일은 전체의 35.7%로 1위를 차지했고, PC와 콘솔은 17.8%, 2.5%였다. 다만 증가율 측면에서는 콘솔이 72.3%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PC 14.5%, 모바일 3.8% 수준이었다. 이 측면은 모바일게임 외에 PC, 콘솔 신작 개발이 활발해졌던 2022년 흐름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3년부터는 게임 제작 및 배급업에도 하락세가 나타난다. 2023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0.9% 감소한 19조 7,9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남에 따라 야외활동이 본격화되며 게임 외 즐길거리가 부상했다. 비대면 측면에서도 넷플릭스 등 OTT 비중 증가를 간과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부진으로 사람들이 씀씀이를 줄이기 시작하며 성장을 기대해보기 어렵게 됐다.
플랫폼별 2023년 매출 전망은 담기지 않았으나, 국내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축을 이루고 있는 모바일게임 매출 성장이 둔화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게임 상장사는 2022년 연말부터 시작된 실적악화가 작년에 들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특히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모바일게임을 주력으로 한 게임사는 급격한 실적악화를 면치 못한 바 있다.
아울러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 신기술 관련 인력을 고용하는 측면 역시 외부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관망세를 유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기술 인력 고용에 대해 조사에 참여한 사업체 중 88.4%가 고용하지 않은 상태라 밝혔고, 고용 필요성에 대해서도 50.4%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고용 인력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VR/AR이었고, 향후 도입 예정인 분야도 VR/AR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추세라면 신기술을 전환점으로 삼기까지는 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올해 국내 게임업계 최대 화두는 PC와 콘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시장 개척이다. 작년에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 등이 두각을 드러냈으며, 올해도 스텔라 블레이드, 퍼스트 디센던트, 인조이 등 국내 주요 게임사가 준비 중인 PC∙콘솔 신작 다수가 출격할 예정이다. 모바일 MMORPG가 성장 한계에 부딪쳤다는 점을 수치로도 체감할 수 있는 현재, 색다른 도전으로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