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신소] 소녀와 하얀 늑대의 그림같은 모험 ‘네바’
2024.10.21 17:00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 [숨신소]는 숨은 신작 소개의 줄임말로, 매주 스팀에 출시된 신작 중 좋은 유저 평가와 높은 동시접속자를 기록한 명작들을 발 빠르게 소개해 주는 코너입니다
10월 셋째 주 스팀에는 여러 장르 신작들이 출시됐습니다. ‘고딕’ 느낌의 도트 RPG ‘드로바’와 생존 건설 시뮬레이션 ‘에덴 크래프터’가 큰 호평과 함께 많은 유저들이 즐겼고, VR 좀비게임 ‘애리조나 선샤인’의 리메이크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면 코나미가 개발한 ‘프로야구 스피리츠’ 시리즈 신작은 높은 동시접속자 대비 ‘복합적’ 평가를, 공포게임 ‘어 콰이어트 플레이스: 더 로드 어헤드’와 메카 액션게임 ‘멕워리어 5: 클랜’은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주 눈에 띄는 신작은 ‘네바(Neva)’ 입니다. 귀여운 거대 늑대와 소녀가 함께 모험을 떠나는 감성적인 어드벤처게임이죠. 개발사 노마다 스튜디오는 지난 2018년 ‘그리스(GRIS)’라는 또다른 감성적인 플랫포머게임을 출시해 주목 받았습니다.
주인공은 회백빛 풍성한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 알바와, 하얗고 나뭇가지 모양 뿔을 지닌 늑대 네바입니다. 알바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세계에서 네바 어미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세상이 썩어가는 저주가 들이닥치고, 네바의 어미는 스스로를 희생해 네바와 알바를 탈출시킵니다. 네바와 알바는 세상이 부패하는 이유를 찾아내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죠.
각 스테이지는 여름부터 계절순으로 진행됩니다. 계절이 흐를수록 아기 늑대 네바도 성장하죠. 알바와 네바의 관계 역시 시간에 따라 더 단단하고 강해집니다. 이는 실제 플레이에도 반영되는데, 어린 네바는 간혹 플랫포밍 퍼즐에서 떨어지거나 적이 나타나도 알바에게 보호를 받습니다. 반면 성장한 네바는 전투에 직접 참여해 일반 공격 범위를 크게 늘려주거나 적을 물어 붙잡기도 합니다.
알바는 검을 활용해 부패와 어둠으로 묘사되는 적들과 맞섭니다. 네바가 어린 시절에는 이단 점프, 대쉬와 구르기를 주로 활용해 적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회피하며 전투합니다. 체력은 총 세 칸으로 적지만, 적에게 공격을 적중할 때마다 조금씩 회복됩니다. 이후 네바가 성장하면, 거대한 늑대와 함께 조금 더 강력해진 적과 싸우게 됩니다.
등장하는 적들은 세계가 부패함에 따라 생겨난 어두운 존재들입니다. 기본적인 생김새는 길고 얇은 팔, 통통한 배, 하얀 가면과 새까만 신체입니다. 약한 적은 알바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여럿이 뭉쳐져 거미 같은 모양이 될 때도 있으며, 집채만한 강적도 등장하죠. 간혹 동물들의 사체에 기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멧돼지, 두루미, 사슴을 검게 물들이고, 돌진하거나 뿔을 활용해 큰 범위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게임의 강점은 아름다운 배경과 분위기입니다. 계절에 따라 배경은 더 아름답게, 혹은 쓸쓸하게 묘사됩니다. 삶의 풍성함이 느껴지는 여름부터, 고요하고 쓸쓸한 가을을 거쳐, 저주가 강해지고 세상이 쇠락해가는 겨울이 펼쳐진 뒤, 생명이 태동하는 봄이 옵니다. 플레이어가 디딜 수 있는 대지는 검은색으로 표현되고, 아름답고 처연하게 묘사된 꽃과 숲은 화사한 색으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으스스한 어둠의 공간은 붉은색과 검정으로 묘사되며, 대지가 파열되거나 세상이 무너지고 저주받은 모습도 특유의 방식으로 표현됩니다.
네바는 21일 오후 4시 기준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95% 긍정)’ 평가를 기록 중입니다. 특히 서정적인 스토리와 아름다운 그래픽에 대한 호평이 많습니다. “마음이 정화되는 깔끔한 그래픽”, “게임을 즐기기에 알맞은 적당한 난이도”, “주인공이 네바를 부를 때 마다 마음이 포근해진다”, “전작 그리스보다 스토리 이해가 쉽고 더 대중적으로 변했다”, “오랜 벗과의 교감, 계절의 흐름, 생명의 순환 등 모든 것이 아름답다”, “화가들이 만든 게임" 등 호평이 이어집니다.
다만 일부 요소를 단점으로 지적하는 유저들도 있었습니다. 플레이타임이 5시간 정도로 짧으며, 개발사 전작 그리스보다 퍼즐이나 사운드가 덜 감동적이라는 리뷰가 보입니다. 또한 게임 결말에 크게 호불호가 나뉩니다. 일부 유저는 감동적이었다고 호평을 한 반면, 어떤 유저들은 다소 허무하고 짜임새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