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이 시작되는 1월 초를 장식하는 행사 중 하나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 2026다. 현장에 자리한 여러 신제품을 통해 올해와 그 이후를 관통할 기술적인 변화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올해 CES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AI가 화두로 떠올랐으나, 방향은 조금 달랐다. 특히 올해는 물리적 하드웨어와 결합해 동작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고, 국내에서도 AI 두뇌를 탑재한 로봇 ‘아틀라스’를 올해부터 실제 생산현장에 투입한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큰 폭으로 치솟은 바 있다
▲ CES 2026 현장 (사진출처: CES 공식 홈페이지)
신년이 시작되는 1월 초를 장식하는 행사 중 하나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 2026(Consumer Electronics Show)다. 현장에 자리한 여러 신제품을 통해 올해와 그 이후를 관통할 기술적인 변화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올해 CES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AI가 화두로 떠올랐으나, 방향은 조금 달랐다. 특히 올해는 물리적 하드웨어와 결합해 동작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고, 국내에서도 AI 두뇌를 탑재한 로봇 ‘아틀라스’를 올해부터 실제 생산현장에 투입한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큰 폭으로 치솟은 바 있다.
CES에서 화제로 떠오른 게이밍 장비 중에도 AI 탑재를 기반으로 한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가 눈길을 끌었다. 게임 플레이를 분석해 조언을 제시하는 종류부터, 게임에 맞춰 최적화를 자동으로 설정해주는 기능, 더 부드럽고 선명한 화면 등을 특징으로 앞세웠다. 이에 올해 CES에서 공개된 AI 관련 게이밍 기기 및 장비를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AI로 뇌파를 측정해 게임 실력을 높여준다?
HP는 올해 CES에서 오멘(OMEN)을 통합해 자사 게이밍 브랜드를 ‘하이퍼X(HyperX)’로 일원화했다. 이와 함께 선보인 주변기기 중 하나가 사용자의 뇌파를 감지하여 게임 실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소개된 게이밍 헤드셋이다. 헤드셋에는 뇌파를 측정하는 EEG 센서가 탑재되며, AI가 실시간으로 플레이어의 뇌 활동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플레이어가 집중력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하이퍼X는 비침습적(신체에 칩을 심지 않는 방식)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을 보유한 뉴러블(Neurable)과 협력 중이다. 뉴러블은 준프로 e스포츠 선수를 대상으로 자사 신경 피드백 시스템인 프라임(Prime)을 테스트해본 결과, 선수들이 실시간 피드백을 받으며 스스로 실수를 보완하는 능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분이 장기적으로 누적되면 초 단위 승부를 펼치는 경기 환경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뉴러블은 비침습적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로 뇌 활동 데이터를 분석해 피드백을 제공하여 게임 실력을 높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사진출처: 뉴러블 공식 홈페이지)
CES마다 이색적인 게이밍 기기를 자주 선보여온 레이저도 빠지지 않았다. 우선은 AI 게임 코치를 콘셉트로 삼은 ‘프로젝트 에이바(Project AVA)’가 있다. 책상에 세워두고 사용하는 콘셉트로, 가상 아바타가 홀로그램으로 등장하여 상호작용할 수 있다. 게임에 관해서는 실시간으로 화면을 분석해 전투 양상을 파악하거나 전술적인 조언을 건네는 역할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아울러 가상 아바타 중 하나로 ‘페이커’ 이상혁이 포함되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AI 기반 게이밍 헤드셋인 프로젝트 모토코(Project Motoko)도 올해 CES에서 베일을 벗었다.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및 XR(증강현실) 가능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는 사용자의 시각과 청각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카메라 2개와 마이크가 내장되며, AI 모델로 데이터를 처리해 게임에 대한 조언을 들어볼 수 있다. 아울러 챗 GPT, 제미나이, 그록 등 주요 AI 서비스와의 연동도 지원한다.
▲ 프로젝트 에이바 아바타로 등장하는 '페이커' (사진출처: 프로젝트 에이바 소개 영상 갈무리)
▲ AI를 기반으로 플레이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고 소개된 게이밍 헤드셋 '프로젝트 모토코' (사진제공: 레이저)
신형 GPU 발표는 없었지만, AI 토대로 성능 향상 꾀한다
올해 CES에서는 신형 GPU 등 PC로 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기대할 법한 새로운 소식은 없었다. 엔비디아는 AI, 자율주행, 로봇을 중심으로 발표를 이어갔고, AMD 역시 게이밍 CPU 신제품으로는 라이젠 7 9850X3D를 선보이는 것에 그쳤다. 이 영역에서 선방한 곳이 18A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를 공개한 인텔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AI를 토대로 게이밍 성능 향상을 꾀하는 신기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인텔은 올해 CES를 통해 ‘팬서 레이크’라 불리는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를 공개했다. 모바일(노트북) 라인업에는 인텔 아크 그래픽을 탑재한 인텔 코어 울트라 X9 및 X7 프로세서가 포함된다. 레이 트레이싱, AI 기반 업스케일링, 최대 4배의 멀티프레임 생성을 지원하는 XeSS 3(인텔 자체 개발 AI 기반 그래픽 최적화 기술)를 지원한다.
이를 토대로 인텔은 루나 레이크보다 최대 77% 향상된 내장 그래픽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IT 전문매체인 톰스 가이드(Tom's Guide)는 시연을 통해 게임용으로 제작되지 않은 노트북에서도 배틀필드 6와 같은 최신 PC 게임이 최고 설정에서 초당 120프레임 이상을 기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가 탑재된 기기 (사진제공: 인텔)
이어서 엔비디아는 올해 CES에서 그래픽 업스케일링 기술 DLSS의 신규 버전인 4.5를 선보였다. DLSS는 AI를 활용해 게임 그래픽 품질과 프레임을 높이는 기술이다. DLSS 4.5에는 전 세대보다 더 선명한 화면을 기대할 수 있는 2세대 트랜스포머(Transformer) 모델, 불필요한 연산을 줄여 시스템 부하를 낮추는 다이나믹 멀티프레임 제너레이션((Dynamic Multi Frame Generation) 등이 도입되며, 멀티 프레임 제너레이션 (Multi Frame Generation)의 프레임 생성이 6배까지 확장된다.
▲ 엔비디아 DLSS 4.5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엔비디아 공식 홈페이지)
AMD는 자사 CPU 신제품인 라이젠 7 9850x3D에 프레임 생성과 업스케일링을 지원하는 FSR 레드스톤이 적용된다는 점을 어필했다. 특히 레드스톤에는 레이 트레이싱 효율을 높이는 AI 기술인 ‘FSR 래디언스 캐싱(Radiance Caching)’이 포함된다. AI가 장면 내 빛 분포를 학습해 밝고 어두운 곳을 미리 예측하는 방식으로, 이를 활용하면 레이 트레이싱을 켠 상태에서 초당 프레임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다.
▲ AMD 라이젠 9000 시리즈 칩셋 이미지 (사진제공: AMD)
‘AI’가 마케팅으로 소모되지 말고 실제 가치를 제공하길
이 외에도 올해 CES에서는 AI를 기반으로 하지는 않지만 색다른 게이밍 제품 다수가 눈길을 끌었다. 최대 171인치 규모의 가상 화면을 지원하는 240Hz 마이크로 OLED 게이밍 글래스인 ‘에이수스 ROG XREAL R1’, 게임에서 주로 쓰는 단축키나 유튜브 등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 등을 지정해두는 엘가토 스트림 덱(Stream Deck)이 장착된 키보드인 커세어 갤리온 100 SD(GALLEON 100 SD), 세로로 모니터 2개가 달려 화면이 밖으로 나오도록 텐트처럼 접으면 2인 플레이도 가능한 에이수스 제피러스 듀오(Zephyrus Duo) 등이 있다.
▲ 에이수스 ROG XREAL R1 (사진제공: 에이수스 코리아)
▲ 스트림 덱이 장착된 커세어 갤리온 100 SD (사진출처: 제품 공식 페이지)
종합하자면 올해 CES는 AI를 탑재한 기기인 ‘피지컬 AI’가 화제로 떠올랐고, 게임 역시 단순한 기능을 넘어 기기 자체에 AI 기술을 반영해 플레이 경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실질적인 가치를 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실제로 주요 하드웨어 업체 중 하나인 델은 올해 CES에서 AI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고, 제품 소개 자체에 집중하며 눈길을 끌었다. 델의 케빈 테르윌리거(Kevin Terwilliger) 제품 총괄은 “지난 한 해 동안 소비자 관점에서 깨달은 점은 사람들이 AI를 이유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AI라는 용어는 소비자에게 구체적인 이득이 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보다 더 큰 혼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신기술인 AI에 집중하는 것은 하드웨어 업계에서 당연한 일이며,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도 느낄 정도의 확실한 결과를 낼 수 있다면 이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AI가 포함된 제품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고 싶다면, 마케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강점을 제공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