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실사 영상으로 만든다는 것은 참 어렵다. 원작을 너무 그대로 따라가고자 하면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그렇다고 재해석을 너무 많이 가하면 원작 느낌이 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리고 간혹, 실사화 과정에서 '눈뽕'을 선사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퍼 소닉' 제작 초기 공개된 소닉 비주얼이다. 작은 눈과 인간형 치아 등 '불쾌한 골짜기'의 모든 요소를 다 합쳐놓은 듯한 비주얼로 인해 거센 반발이 잇따랐고, 결국 해당 디자인은 전면 폐기됐다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게임을 실사 영상으로 만든다는 것은 참 어렵다. 원작을 너무 그대로 따라가고자 하면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그렇다고 재해석을 너무 많이 가하면 원작 느낌이 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다. 물론 엄청난 싱크로율로 압도하거나, 원작을 완전히 뒤틀어서 새로운 비주얼을 선보이고도 호평을 받는 작품이 있는 걸 보면, 결국 제작자의 역량에 달린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간혹, 실사화 과정에서 '눈뽕'을 선사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퍼 소닉' 제작 초기 공개된 소닉 비주얼이다. 작은 눈과 인간형 치아 등 '불쾌한 골짜기'의 모든 요소를 다 합쳐놓은 듯한 비주얼로 인해 거센 반발이 잇따랐고, 결국 해당 디자인은 전면 폐기됐다. 오늘은 어글리 소닉처럼, 실사 영화에서 이상한 모습으로 등장해 팬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준 게임 캐릭터들을 한데 모아 봤다.
▲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은 어글리 소닉 (사진: 첫 예고편 영상 갈무리)
TOP 5. 마인크래프트 무비 - 네모낳고 털 난 분홍색 양
2024년 가을, 잭 블랙이 등장하는 영화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 예고편이 나왔을 때 전세계 게이머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네모네모 빔'을 맞은 각진 몸체에, 극사실주의를 표방한 동물의 털과 가죽 텍스처를 정성스럽게 발라놓은 동물들이 시각적 충격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분홍색 양과 라마에서 '불쾌한 골짜기' 효과가 극에 달했다. 사각형 몸뚱이에 실제 동물의 억센 털과 촉촉하게 젖은 코, 심지어 사람처럼 동공 지진을 일으키는 눈알까지. 본 기자 역시 이를 처음 봤을 때 '만우절 농담인가?' 하는 의문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어글리 소닉 사태를 언급하며 '이대로 나온다면 영화는 반드시 망할 것'이라는 악평까지도 나왔지만, 이는 역으로 흥행을 이끌었다. 예고편 장면과 대사가 SNS에서 유쾌한 밈이 됐고, 여기에 유쾌한 잭 블랙의 열연이 더해져 논란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결국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는 수퍼 소닉 3를 제치고 게임 원작 실사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하는 등 전설을 써내려갔다. 지금 보니 저 양도 은근 귀여워 보이는 것은 덤이다.
▲ 털 달린 깍두기 (사진출처: 공식 예고편 영상 갈무리)
TOP 4. 위쳐(넷플릭스) - 닐프가드 제국의 쭈글쭈글 갑옷
넷플릭스에서 화제를 모은 위쳐 드라마 시즌 1에서는 닐프가드 제국군이 등장한다. 원작 게임 속 닐프가드 군대는 검은색 판금 갑옷을 쫙 빼입고 대륙을 유린하는 존재들로, 겉모습만큼은 확실히 멋진 군대였다. 그런데, 정작 드라마 속 제국군 갑옷은 쭈글쭈글한 표면으로 영 볼품 없는 모습이었다. 이를 본 팬들은 "쓰레기 봉투를 입었나", "플라스틱 갑옷이 열에 녹은 듯"이라며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음낭 갑옷'이라는 멸칭까지 붙일 정도였다.
이에 제작진은 "급조된 대규모 징집병의 빠르고 지저분한 느낌을 주려 했다"고 소개했지만, 팬들의 반응을 잠재우진 못했다. 결국 조롱을 견디지 못한 드라마 제작진은 시즌 2부터 갑옷 디자인을 전면 변경해, 멀쩡한 판금 갑옷으로 원상복구 시켰다. 물론 여전히 원작 속 닐프가드 제국군 갑옷의 멋이 나진 않지만, 이전에 비하면 선녀 같다는 평이 다수다.
▲ 제국의 위엄은 어디 가고 쭈글쭈글한 모습으로 왔는가 (사진출처: 레딧)
TOP 3. 철권(2010) - 콧수염 도끼맨이 된 미시마 카즈야
격투게임의 명가 철권 시리즈도 실사화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2010년 개봉한 헐리우드 실사 영화 '철권'은 멀쩡한 부분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지만, 그 중 원작 팬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캐릭터 붕괴는 미시마 카즈야다. 원작의 카즈야는 뾰족한 올백 머리에 데빌의 힘을 사용하며 냉혹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무도가인데, 영화판의 카즈야는 덥수룩한 콧수염을 기르고 양날도끼 두 자루를 붕붕 휘두르는 삼류 악당으로 등장한다. 미시마류 가라데의 달인에게 쌍도끼가 웬 말인가? 물론 데빌 인자 같은 설정도 증발했다.
그렇게 영화가 처참한 흥행 실패를 겪었음에도, 2014년에 '철권 2: 카즈야의 복수'라는 후속작까지 나오고 말았다. 배우까지 바뀌었는데, 포스터에 박힌 그의 얼굴은 아무리 봐도 카즈야보다는 마샬 로우나 짝퉁 이소룡에 가깝다. 원작 설정 파괴는 기본이고, 철권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봐도 무시무시할 정도다. 스티브 폭스나 헤이하치 등 딴지를 걸 만한 캐릭터가 많은 와중에도, 단연 시각적 충격 1위를 가져갈 만 하다.
▲ 풍신권 대신 도끼질을 연습한 평행세계의 카즈야 (사진출처: 빌런 위키)
TOP 2. 명탐정 피카츄 - 극사실주의 내루미
2019년작 '명탐정 피카츄'는 포켓몬을 현실 세계에 훌륭하게 이식했다는 호평을 받긴 했다. 능글맞은 라이언 레이놀즈 목소리를 내는 털복숭이 피카츄의 모습을 비롯해 전체적인 포켓몬들이 제법 현실과 잘 어우러지며 귀여웠으니까. 하지만 몇몇 포켓몬은 크리처물을 떠올리게 하는 괴물처럼 변해버리고 말았다. 인간형 포켓몬인 마임맨의 소름 돋는 질감도 화제였지만, 그보다 게이머들의 질겁을 자아낸 존재는 바로 '내루미'였다.
주인공의 얼굴을 핥는 내루미의 모습은 거의 생물학적 테러 수준이다. 혀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오돌도톨한 돌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했고, 거미줄처럼 늘어지는 끈적한 침은 모니터 너머로 침 냄새가 나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 물론 비중이 극히 적고 앞뒤 묘사를 보면 이러한 반응을 노린 것 같긴 한데, 포켓몬 게임에서 자주 보던 핑크빛 귀여운 내루미가 B급 몬스터 영화에나 나올 법한 모습으로 변한 모습은 지금 봐도 충격적이다.
▲ 모니터 너머로 침 냄새가 진동하는 듯 하다 (사진출처: 공식 예고편 갈무리)
TOP 1. 슈퍼마리오 브라더스(1993) - 동심 파괴의 선구자, 파충류 요시
대망의 1위는 게임 실사 영화의 큰형님인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다. 이 영화는 우리가 아는 알록달록하고 환상적인 버섯 왕국을 가차 없이 박살 내고, 칙칙한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도시 '디노해튼'을 건설해버렸다. 쿠파는 사람 잡아먹을 것 같은 모습이 됐고, 굼바는 머리통이 쪼그라든 징그러운 양복쟁이 괴물로 변모했다. 물론 이들은 게임 내에서도 악역으로 나오니만큼 그럭저럭 봐줄 수 있는데, 문제는 귀여운 아군 공룡 '요시'였다.
슈퍼마리오 월드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마리오 시리즈의 대표적인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의 요시. 나름 외전격 게임 주인공으로도 다수 등장할 정도로 인기 캐릭터인데, 이를 현실적인 파충류로 묘사하겠다며 최첨단 애니메트로닉스 기술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물은 쥬라기 공원에서 막 탈출한 피에 굶주린 벨로시랩터에 가까웠다. 아, 쥬라기 공원보다 이 영화가 먼저 나왔으니 선배격이려나? 영화 속 요시는 마리오를 태워주기는커녕 당장이라도 배관공 형제를 잡아먹을 듯한 서늘함만 뿜어냈다. 실사화라는 명목 하에 자행된 이 악몽이야말로 1위를 차지할 자격이 충분하다.